[뉴스 따라잡기] 차에 사람 매달고 질주한 ‘만취 운전자’

입력 2017.05.01 (08:34) 수정 2017.05.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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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차량 보닛 위에 사람이 매달려 있고, 차가 그대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차에 매달려 있는 남성은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긴박한 상황인데요.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계속됩니다.

이런 위험한 질주는 골목길과 대로변 가릴 것 없이 3킬로미터 가량 계속됐습니다.

한밤중에 주택가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차량에 매달려 있던 남성은 무사했을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1일 밤, 서울의 한 주택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차량 한 대.

그런데, 달리는 차량 보닛위에 한 남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A(음성변조) : "나갔는데 여기서 딱 꺾더라고. 보닛에 사람이 있어서 애들이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보닛에서 막 전화를 걸더라고."

<녹취> 목격자 B(음성변조) :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차 한 대가 급하게 내려오는데 보니까 사람을 이렇게 앞 유리에 매달고 내려오더라고요."

골목을 벗어나 대로변으로 나간 차량은 신호도 무시한 채 위험한 질주를 계속합니다.

그날 밤 차에 매달려있던 남성은 태권도 사범인 32살 이인환씨.

위험천만한 상황의 시작은 이 씨의 집 앞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오후 11시 40분 경이었고요. 제가 차에 볼일이 있어 나와 보니까 남자 둘이 제 차를 보고 있길래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제 차가 맞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 차라고 하니까 차를 긁었다고 이야기를 해서……."

차량을 살펴보던 남성은 31살 이 모 씨.

골목길을 지나다가 주차된 차를 부딪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이 씨의 행동이 어딘지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술을 많이 먹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고요. 혀는 조금 꼬인 상태에서 저한테 이야기하더라고요."

음주운전임을 직감하고 추궁하자, 선처를 호소하며 합의를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선처를 해달라고 했는데 저는 음주 같은 경우는 그 자리에서 잡지 못하면 나중에 음주에 대한 (증거를) 잡을 수가 없어서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휴대전화를 가지러 들어갔는데……."

일단 사고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 두려고 집으로 휴대전화를 가지러간 피해자.

그런데 그사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갑자기 달리는 소리가 나서 좀 의심스러워서 저도 빨리 휴대전화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는데 상대방은 차에 타 있더라고요."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가해 차량 운전자가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던 겁니다.

다급한 마음에 차량 앞을 막아섰지만,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앞으로 갔는데도 멈추지 않아서 멈추지 않고 계속 속도가 더 붙길래 깔리면 더 큰 일 나겠구나 싶어서 보닛 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긴박한 상황은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막무가내로 전진하는 차량.

보닛 위에 사람을 매단 채 골목길을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멈추라는 다급한 외침은 들은체 만체하고, 속력을 더 높였습니다.

지나는 시민이 보일 때마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하며, 다급한 상황을 알렸습니다.

<녹취> "아저씨, 빨리빨리! 신고 신고! 신고해 주세요. 빨리!"

차량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중에도 혹시 모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행인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녹취> "음주 차량! 음주 차량! 피해요, 피해! 음주 차예요, 음주 차!"

골목길을 벗어난 차량은 더 무서운 속도로 내달렸습니다.

<녹취> "아저씨! 뒤에 뒤에! 피해! 음주차!"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골목길 말고 이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려던 길에 마침 세 분 정도가 앞을 지나가려 길래 빨리 피하라고 건너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5분여 동안 계속된 위험천만한 질주.

피해자는 그 사이에도 경찰과 통화를 이어가면서 도주 차량의 위치를 알렸습니다.

<녹취> "차에 끌려가고 있다니까요! 3단지! 3단지 아파트! 여기 어디야, 00부동산!"

3km 넘게 이어진 도주극은 다시 한 골목길로 접어들어 막을 내립니다.

골목길에 정차한 청소차량에 부딪힌 뒤, 길이 막혀버린 상황.

급히 후진을 시도하며 다시 도망치려 하지만, 경찰이 그 사이 도착해 도주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인터뷰> 정현식(경사/동대문경찰서 답십리지구대) : "환경미화원 차량이 때마침 쓰레기를 수거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차량의 후미를 충돌하고 피의자 차량이 충돌하고 뒤로 후진해서 다시 도주할 수 재도주가 예상 돼서 저희가 순찰차로 그 피의자 차량에 후미를 막고 운전석에 있는 피의자를 검거하게 된 것입니다."

천만다행히도 피해자는 가벼운 찰과상 외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음주측정 결과 도주 차량 운전자 이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60퍼센트.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최정준(경사/동대문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처음에는 그냥 밀어붙였을 때는 자기가 그 피해자가 피할 거로 예상을 하고 밀어붙였는데 그 사람이 이제 보닛으로 올라오니까 순간적으로 화도 나고 흥분도 해서 계속 질주를 했던 겁니다."

음주운전도 모자라 위험천만한 질주로 상대방을 위협한 이 씨에게 경찰은 음주운전과 특수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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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차에 사람 매달고 질주한 ‘만취 운전자’
    • 입력 2017-05-01 08:43:53
    • 수정2017-05-01 09: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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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차량 보닛 위에 사람이 매달려 있고, 차가 그대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차에 매달려 있는 남성은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긴박한 상황인데요.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계속됩니다.

이런 위험한 질주는 골목길과 대로변 가릴 것 없이 3킬로미터 가량 계속됐습니다.

한밤중에 주택가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차량에 매달려 있던 남성은 무사했을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1일 밤, 서울의 한 주택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차량 한 대.

그런데, 달리는 차량 보닛위에 한 남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A(음성변조) : "나갔는데 여기서 딱 꺾더라고. 보닛에 사람이 있어서 애들이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보닛에서 막 전화를 걸더라고."

<녹취> 목격자 B(음성변조) :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차 한 대가 급하게 내려오는데 보니까 사람을 이렇게 앞 유리에 매달고 내려오더라고요."

골목을 벗어나 대로변으로 나간 차량은 신호도 무시한 채 위험한 질주를 계속합니다.

그날 밤 차에 매달려있던 남성은 태권도 사범인 32살 이인환씨.

위험천만한 상황의 시작은 이 씨의 집 앞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오후 11시 40분 경이었고요. 제가 차에 볼일이 있어 나와 보니까 남자 둘이 제 차를 보고 있길래 뭐하냐고 물어보니까 제 차가 맞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 차라고 하니까 차를 긁었다고 이야기를 해서……."

차량을 살펴보던 남성은 31살 이 모 씨.

골목길을 지나다가 주차된 차를 부딪혔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이 씨의 행동이 어딘지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술을 많이 먹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고요. 혀는 조금 꼬인 상태에서 저한테 이야기하더라고요."

음주운전임을 직감하고 추궁하자, 선처를 호소하며 합의를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선처를 해달라고 했는데 저는 음주 같은 경우는 그 자리에서 잡지 못하면 나중에 음주에 대한 (증거를) 잡을 수가 없어서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휴대전화를 가지러 들어갔는데……."

일단 사고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 두려고 집으로 휴대전화를 가지러간 피해자.

그런데 그사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갑자기 달리는 소리가 나서 좀 의심스러워서 저도 빨리 휴대전화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는데 상대방은 차에 타 있더라고요."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가해 차량 운전자가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던 겁니다.

다급한 마음에 차량 앞을 막아섰지만,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앞으로 갔는데도 멈추지 않아서 멈추지 않고 계속 속도가 더 붙길래 깔리면 더 큰 일 나겠구나 싶어서 보닛 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긴박한 상황은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막무가내로 전진하는 차량.

보닛 위에 사람을 매단 채 골목길을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멈추라는 다급한 외침은 들은체 만체하고, 속력을 더 높였습니다.

지나는 시민이 보일 때마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하며, 다급한 상황을 알렸습니다.

<녹취> "아저씨, 빨리빨리! 신고 신고! 신고해 주세요. 빨리!"

차량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중에도 혹시 모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행인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녹취> "음주 차량! 음주 차량! 피해요, 피해! 음주 차예요, 음주 차!"

골목길을 벗어난 차량은 더 무서운 속도로 내달렸습니다.

<녹취> "아저씨! 뒤에 뒤에! 피해! 음주차!"

<인터뷰> 이인환(피해자) : "골목길 말고 이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려던 길에 마침 세 분 정도가 앞을 지나가려 길래 빨리 피하라고 건너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5분여 동안 계속된 위험천만한 질주.

피해자는 그 사이에도 경찰과 통화를 이어가면서 도주 차량의 위치를 알렸습니다.

<녹취> "차에 끌려가고 있다니까요! 3단지! 3단지 아파트! 여기 어디야, 00부동산!"

3km 넘게 이어진 도주극은 다시 한 골목길로 접어들어 막을 내립니다.

골목길에 정차한 청소차량에 부딪힌 뒤, 길이 막혀버린 상황.

급히 후진을 시도하며 다시 도망치려 하지만, 경찰이 그 사이 도착해 도주 차량을 막아섰습니다.

<인터뷰> 정현식(경사/동대문경찰서 답십리지구대) : "환경미화원 차량이 때마침 쓰레기를 수거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차량의 후미를 충돌하고 피의자 차량이 충돌하고 뒤로 후진해서 다시 도주할 수 재도주가 예상 돼서 저희가 순찰차로 그 피의자 차량에 후미를 막고 운전석에 있는 피의자를 검거하게 된 것입니다."

천만다행히도 피해자는 가벼운 찰과상 외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음주측정 결과 도주 차량 운전자 이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60퍼센트.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최정준(경사/동대문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 "처음에는 그냥 밀어붙였을 때는 자기가 그 피해자가 피할 거로 예상을 하고 밀어붙였는데 그 사람이 이제 보닛으로 올라오니까 순간적으로 화도 나고 흥분도 해서 계속 질주를 했던 겁니다."

음주운전도 모자라 위험천만한 질주로 상대방을 위협한 이 씨에게 경찰은 음주운전과 특수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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