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발신번호 조작 돕는 별정 통신사 적발

입력 2017.05.01 (21:29) 수정 2017.05.0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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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전 입수한 개인 정보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지난해에만 만7천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적발될 만큼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초기엔 검찰이나 국세청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대출을 해준다며 서민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자녀를 납치했다며 목소리까지 흉내내는 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조직은 주로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인터넷 전화를 겁니다.

그런데 정작 전화기에는 발신자 번호가 국내 번호인 02나 010으로 표시됩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죠.

국내에서는 이런 발신자 번호조작은 불법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3살 김 모 씨는 지난달 아들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속아 2천8백만 원을 뜯겼습니다.

당시 김 씨 휴대전화에는 발신번호로 010 번호가 떴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를 해보니 중국 콜센터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발신 번호가 조작됐던 겁니다.

<녹취> 김OO(보이스피싱 피해자) : "070으로 왔으면 내가 혹시 몰라서 의심을 했을텐데, 010으로 오니까 그거를 의심을 안 한 거지요."

이렇게 발신 번호가 조작되면 경찰 추적도 어렵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그게(보이스피싱 전화 번호) 착신이 안 되는 전화고. (통신사는 알고 있을 거 아니에요?) 어떻게 알아요, 통신사를. 자기네들이 조작을 해서 오는데."

현행법상 발신번호 조작은 물론,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그런데 기존 통신사들의 회선을 빌려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일부 별정 통신사들이 암암리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입된 번호와 관계없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발신자 번호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실제로 경찰이 지난달 서울의 한 별정통신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이 회사의 발신번호 조작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회원은 3천3백 명에 이릅니다.

이 곳 외에도 발신번호 조작 서비스를 제공했다 적발된 별정 통신사는 최근 2년 동안 29곳이나 됩니다.

<녹취> 별정통신사 직원(음성변조) : "영업적인 거 때문에 이제 저희가 발신번호 바꾸는 변조작을 해준 거죠. 알고 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문제죠."

별정통신사는 등록 기준이 자본금 3억 이상으로 느슨해 현재 560여 개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경찰은 일부 별정 통신사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들과 밀접히 연계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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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리포트] 발신번호 조작 돕는 별정 통신사 적발
    • 입력 2017-05-01 21:31:40
    • 수정2017-05-01 21: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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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전 입수한 개인 정보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지난해에만 만7천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적발될 만큼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초기엔 검찰이나 국세청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대출을 해준다며 서민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심지어 자녀를 납치했다며 목소리까지 흉내내는 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조직은 주로 중국에 콜센터를 두고 인터넷 전화를 겁니다.

그런데 정작 전화기에는 발신자 번호가 국내 번호인 02나 010으로 표시됩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죠.

국내에서는 이런 발신자 번호조작은 불법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3살 김 모 씨는 지난달 아들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속아 2천8백만 원을 뜯겼습니다.

당시 김 씨 휴대전화에는 발신번호로 010 번호가 떴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를 해보니 중국 콜센터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발신 번호가 조작됐던 겁니다.

<녹취> 김OO(보이스피싱 피해자) : "070으로 왔으면 내가 혹시 몰라서 의심을 했을텐데, 010으로 오니까 그거를 의심을 안 한 거지요."

이렇게 발신 번호가 조작되면 경찰 추적도 어렵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그게(보이스피싱 전화 번호) 착신이 안 되는 전화고. (통신사는 알고 있을 거 아니에요?) 어떻게 알아요, 통신사를. 자기네들이 조작을 해서 오는데."

현행법상 발신번호 조작은 물론,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그런데 기존 통신사들의 회선을 빌려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일부 별정 통신사들이 암암리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입된 번호와 관계없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발신자 번호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실제로 경찰이 지난달 서울의 한 별정통신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이 회사의 발신번호 조작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회원은 3천3백 명에 이릅니다.

이 곳 외에도 발신번호 조작 서비스를 제공했다 적발된 별정 통신사는 최근 2년 동안 29곳이나 됩니다.

<녹취> 별정통신사 직원(음성변조) : "영업적인 거 때문에 이제 저희가 발신번호 바꾸는 변조작을 해준 거죠. 알고 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문제죠."

별정통신사는 등록 기준이 자본금 3억 이상으로 느슨해 현재 560여 개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경찰은 일부 별정 통신사들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들과 밀접히 연계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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