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승차권 확인 기분 나쁘다”…KTX 승무원 폭행

입력 2017.05.03 (08:33) 수정 2017.05.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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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며칠 전 KTX 열차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남성이 막무가내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주먹질도 모자라 넘어진 사람을 발로 걷어차기까지 합니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남성은 속수무책으로 맞기만 하고, 별다른 저항도 못 했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남성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이고, 피해자는 승무원입니다.

승차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난데없이 이렇게 주먹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폭행을 당한 승무원은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텐데요.

승무원들 사이에선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열차, 특실 안입니다.

한 남성 승객이 주먹을 휘둘러 남자 승무원을 넘어뜨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승무원에게 발길질까지 가합니다.

험악해진 분위기에 자리를 피하는 승객도 있습니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난동, 발단은 승차권 검사였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특실에 그냥 앉아계시기에 승무원이니까 (승차권) 검토를 하겠다고 정중하게 얘길 했는데 자기가 ‘서울 중앙지검 검사인데 네가 뭔데 검표를 하냐?’ 이런 식으로 화를 많이 내시더라고요.”

예약되지 않은 좌석에 승객이 앉아 있을 경우, 승차권 확인을 하는 건 승무원의 당연한 업무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승객은 무슨 일인지 화부터 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어쨌든 (확인을) 해야 하니까 한 번만 보여 달라고 그랬더니 승차권을 구긴 다음에 옆 좌석에 툭 버리는 거예요.”

승무원이 구겨진 승차권을 주워 확인해보자,

이 남성은 본인의 좌석 번호를 지키지 않고 앉아 있었습니다.

승차권을 확인한 승무원이 다른 객실로 이동하려던 순간,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갑자기 멱살 잡는 거예요. 방금 내가 표 보여줬으니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네까짓 게 뭔데 나를 검표하느냐면서 숫자를 세더라고요. 오, 사, 삼, 이, 일 하고 얼굴로 주먹이 두 번 날아온 거예요.”

갑작스런 주먹질에 승무원이 쓰러지고,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폭행은 객실 안과 연결 통로 가릴 것 없이 계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팀장님한테 폭행당하고 있으니까 빨리 오시라고 무전을 쳤는데, 또 무전 친다고 계속 폭행을 한 거죠.”

난동을 부린 남자는 폭행을 말리는 다른 승객에게도 위협을 가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고객들한테는 자기는 검사니까 너희는 참견하지 말라고 하면서 말리는 분들한테도 무릎 꿇으라고, 계속 그런 식으로 협박하고…….”

난동 소식을 듣고 도착한 다른 승무원에게도 폭행을 휘둘렀습니다.

이런 난동은 다음 정차역인 울산역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역무원들이 열차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하자 다른 객실로 도망치며 더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철도 경찰의 조사 결과 난동을 부린 남성은 37살 조 모 씨로 밝혀졌습니다.

음주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녹취> 철도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직업은 검사가 아닙니다. 무직입니다. 기분이 나빠서, 승차권 검사에 대해서 기분이 나빠서…….”

난데 없는 폭행을 당한 승무원은 상황이 끝난 뒤에도 충격에 몸을 떨어야만 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끝까지 일을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도저히 못 움직일 정도로 통증이 오니까 대전부터 서울 구간까지는 일을 못 하겠더라고요. 움직일 수도 없어서…….”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해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대부분 승무원은 다 욕먹으면서 일하고 있거든요. (승객이) 술 먹고 탑승하면 멱살도 많이 잡고, (이번엔) 충격이 커서 정신과 진료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대인 기피증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열차 승무원들 사이에서 승객들의 이런 폭행 문제는 생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KTX 승무원(음성변조) : “승무원들이 표를 좀 확인해야겠다고 하면 그냥 막 뺨 때리려고 하고, 뺨 맞은 경우도 엄청 많고요.”

특히 여성 승무원의 경우 남성 승객들의 도 넘은 행동을 견뎌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녹취> KTX 승무원(음성변조) : "(여성 승무원들에게) 각종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검표하는 중에 카메라로 치마 안쪽을 찍는다든가, 얼굴을 가격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 사례들이 굉장히 많죠."

열차 내 승객 난동 사건은 매년 100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강복(서울 철도경찰대 수사팀장) : “매점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유, 또 강아지를 애완견 가방에 넣으라는 말을 들어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승무원한테) 폭행이나 욕설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승객의 이런 난동은 열차 안전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 하지만 항공기 기내 난동에 비해 열차 승무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녹취>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항공기 내에 있는 기장이나 승무원처럼 (승객을) 인신구속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은 없는데요. 그거는 기본적으로 사법권을 바탕으로 해서 하는 업무고, 일반적인 열차 승무원들은 철도경찰대가 실질적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서 인수해가는 이런 형태가 되겠습니다.”

항공기 승무원들은 기내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포승줄 등으로 제압할수 있지만, 열차 승무원에겐 이런 권한이 없습니다.

<녹취> 승무원 B(음성변조) : "기사화되지 않은 그런 사례들이 굉장히 많죠. 감동 노동자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로 스트레스를 되게 많이 받아서 우울증으로 또 이제 고통받는 그런 승무원들도 있고……."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혼자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녹취> 승무원 A (음성변조) :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서 승무원이 플랫폼에 떨어져서 여승무원들 다리가 다 까진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거든요. 치료비조차도 뭐 회사에서는 감당을 안 하는 거죠. 다치면 본인 손해에요.”

철도 경찰은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한 조 씨에게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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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승차권 확인 기분 나쁘다”…KTX 승무원 폭행
    • 입력 2017-05-03 08:34:32
    • 수정2017-05-03 09: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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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며칠 전 KTX 열차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남성이 막무가내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주먹질도 모자라 넘어진 사람을 발로 걷어차기까지 합니다.

폭행을 당하고 있는 남성은 속수무책으로 맞기만 하고, 별다른 저항도 못 했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남성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이고, 피해자는 승무원입니다.

승차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난데없이 이렇게 주먹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폭행을 당한 승무원은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텐데요.

승무원들 사이에선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열차, 특실 안입니다.

한 남성 승객이 주먹을 휘둘러 남자 승무원을 넘어뜨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승무원에게 발길질까지 가합니다.

험악해진 분위기에 자리를 피하는 승객도 있습니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난동, 발단은 승차권 검사였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특실에 그냥 앉아계시기에 승무원이니까 (승차권) 검토를 하겠다고 정중하게 얘길 했는데 자기가 ‘서울 중앙지검 검사인데 네가 뭔데 검표를 하냐?’ 이런 식으로 화를 많이 내시더라고요.”

예약되지 않은 좌석에 승객이 앉아 있을 경우, 승차권 확인을 하는 건 승무원의 당연한 업무입니다.

그런데 이 남자 승객은 무슨 일인지 화부터 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어쨌든 (확인을) 해야 하니까 한 번만 보여 달라고 그랬더니 승차권을 구긴 다음에 옆 좌석에 툭 버리는 거예요.”

승무원이 구겨진 승차권을 주워 확인해보자,

이 남성은 본인의 좌석 번호를 지키지 않고 앉아 있었습니다.

승차권을 확인한 승무원이 다른 객실로 이동하려던 순간,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갑자기 멱살 잡는 거예요. 방금 내가 표 보여줬으니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네까짓 게 뭔데 나를 검표하느냐면서 숫자를 세더라고요. 오, 사, 삼, 이, 일 하고 얼굴로 주먹이 두 번 날아온 거예요.”

갑작스런 주먹질에 승무원이 쓰러지고,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폭행은 객실 안과 연결 통로 가릴 것 없이 계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팀장님한테 폭행당하고 있으니까 빨리 오시라고 무전을 쳤는데, 또 무전 친다고 계속 폭행을 한 거죠.”

난동을 부린 남자는 폭행을 말리는 다른 승객에게도 위협을 가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고객들한테는 자기는 검사니까 너희는 참견하지 말라고 하면서 말리는 분들한테도 무릎 꿇으라고, 계속 그런 식으로 협박하고…….”

난동 소식을 듣고 도착한 다른 승무원에게도 폭행을 휘둘렀습니다.

이런 난동은 다음 정차역인 울산역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역무원들이 열차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하자 다른 객실로 도망치며 더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철도 경찰의 조사 결과 난동을 부린 남성은 37살 조 모 씨로 밝혀졌습니다.

음주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녹취> 철도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직업은 검사가 아닙니다. 무직입니다. 기분이 나빠서, 승차권 검사에 대해서 기분이 나빠서…….”

난데 없는 폭행을 당한 승무원은 상황이 끝난 뒤에도 충격에 몸을 떨어야만 했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끝까지 일을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도저히 못 움직일 정도로 통증이 오니까 대전부터 서울 구간까지는 일을 못 하겠더라고요. 움직일 수도 없어서…….”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해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녹취> 피해 승무원(음성변조) : “대부분 승무원은 다 욕먹으면서 일하고 있거든요. (승객이) 술 먹고 탑승하면 멱살도 많이 잡고, (이번엔) 충격이 커서 정신과 진료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대인 기피증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열차 승무원들 사이에서 승객들의 이런 폭행 문제는 생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KTX 승무원(음성변조) : “승무원들이 표를 좀 확인해야겠다고 하면 그냥 막 뺨 때리려고 하고, 뺨 맞은 경우도 엄청 많고요.”

특히 여성 승무원의 경우 남성 승객들의 도 넘은 행동을 견뎌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녹취> KTX 승무원(음성변조) : "(여성 승무원들에게) 각종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검표하는 중에 카메라로 치마 안쪽을 찍는다든가, 얼굴을 가격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 사례들이 굉장히 많죠."

열차 내 승객 난동 사건은 매년 100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강복(서울 철도경찰대 수사팀장) : “매점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유, 또 강아지를 애완견 가방에 넣으라는 말을 들어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승무원한테) 폭행이나 욕설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승객의 이런 난동은 열차 안전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 하지만 항공기 기내 난동에 비해 열차 승무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녹취>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항공기 내에 있는 기장이나 승무원처럼 (승객을) 인신구속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은 없는데요. 그거는 기본적으로 사법권을 바탕으로 해서 하는 업무고, 일반적인 열차 승무원들은 철도경찰대가 실질적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서 인수해가는 이런 형태가 되겠습니다.”

항공기 승무원들은 기내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포승줄 등으로 제압할수 있지만, 열차 승무원에겐 이런 권한이 없습니다.

<녹취> 승무원 B(음성변조) : "기사화되지 않은 그런 사례들이 굉장히 많죠. 감동 노동자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로 스트레스를 되게 많이 받아서 우울증으로 또 이제 고통받는 그런 승무원들도 있고……."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혼자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녹취> 승무원 A (음성변조) :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서 승무원이 플랫폼에 떨어져서 여승무원들 다리가 다 까진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거든요. 치료비조차도 뭐 회사에서는 감당을 안 하는 거죠. 다치면 본인 손해에요.”

철도 경찰은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한 조 씨에게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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