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시인의 자취 따라 걷다…성북동 골목 여행

입력 2017.05.03 (08:40) 수정 2017.05.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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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서울 도심 속, 찾아보면 걷기 좋은 길 많이 있는데요.

그 중, 저는 옛 정취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골목이 참 좋더라고요.

이번 주 쉬는 날이 많죠. 멀리 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이런 골목들 천천히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지주 기자에게 소개받아볼까요?

<기자 멘트>

오늘 휴일인데 날씨 맑습니다.

근처 괜찮은 골목 걸어보는 것도 좋겠죠.

저희는 성북동으로 가볼 건데요.

교과서에 나왔던 시, 성북동 비둘기의 무댑니다.

산들바람과 함께 옛 문인의 숨결 느낄 수 있습니다.

한양도성의 북쪽 마을이라 해서 성북동이라 이름이 붙여졌죠.

90년대 이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시간이 멈춘 느낌이죠.

오르막, 내리막, 계단길... 종류도 다채롭죠.

무려 5km가 넘습니다.

다 걸으려면 반나절 갖고는 어림없죠.

오늘은 문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3km 구간을 걸어봅니다.

성북동으로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파란 하늘과 맞닿은 한양도성 성곽길.

그 아래 서울 성북동 골목이 있습니다.

지하철 한성대입구역부터 시작되는데요.

골목 곳곳, 문인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만해 한용운, 조지훈 시인도 성북동에서 살았다고 하죠.

<인터뷰> 박병호(문화해설사) : “성북동은 서울 최초로 역사문화 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많은 역사 문화의 유적지가 있는 곳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한국 문학사를 길이 빛냈던 문인들의 발자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걸어볼 성북동 골목, 대략 3km 정돕니다.

먼저 오르막길부터 걸어볼까요?

이렇게 20여 분을 걷다 보면, 양옆으로 올망졸망한 집들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에 몇 안 남은 산동네 북정마을입니다.

90년대 이후 개발이 제한되어 시간이 멈춰버린 느낌이죠.

최근 이곳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성북동 골목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빨간 벽이 강렬하죠?

유난히 눈에 띄는 이 집으로 들어가 봅니다.

아담한 카페 같은 이곳, 복합문화예술 공간입니다.

흑백사진들이 더 정겹습니다.

북정마을 주민들을 담은 사진도 많은데요, 웃는 모습이 포근해 보입니다.

<인터뷰> 윤웅석(복합문화예술 공간 운영) : “제가 이 공간에 머물면서 북정마을의 따뜻한 마음, 따뜻한 생활, 따뜻한 모습을 그대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담아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들어와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성북동 골목의 휴식첩니다.

<인터뷰> 장명조(서울시 강남구) : “그림과 같은 사진도 볼 수 있고요. 아늑하고, 새소리도 지금 나고 있거든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네요.”

여기선 간단하게 사진 수업도 이뤄집니다.

운영자의 지도에 따라 한 장, 한 장 심혈을 기울여 찍습니다.

색의 대비, 빛과 그림자가 있죠.

소박한 성북동 골목 같습니다.

잠시 쉬었다면, 다시 골목길 걸어볼까요?

계단을 지나, 좁은 내리막길입니다.

골목길 참 다채롭죠.

지나칠 수 없는 곳 심우장입니다.

작고 단아한 한옥인데요.

만해 한용운 선생이 입적할 때까지 살던 곳입니다.

‘님의 침묵’ 시인이자 독립 운동갑니다.

한용운 선생의 친필 원고와 시집을 만날 수 있고요.

부엌에는 한용운 선생이 직접 사용했다는 가마솥도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이거 다 진짜예요?”

<녹취> “그럼요~ 진짜죠.”

소박하지만 올곧음이 느껴지죠.

한용운 선생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집입니다.

<인터뷰> 박지영(서울시 성북구) : “골목길을 걷다가 심우장에 들어왔는데 한용운의 시도 되새기고 역사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천천히 걷다 보면 성북동 골목길 따라 국숫집 9곳을 만납니다.

이곳, 국수 거리 48년 역사 자랑합니다.

국수 거리 생긴 이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중민(국수 전문점 운영) : “성북동은 영화·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또 서민들이 많이 살아요. 서민들이나 영화·예술인들이 값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국수인 것 같아요.”

문인들이 즐겼다던 국수의 맛입니다.

국수는 국물이 생명이죠.

멸치, 다시마, 건새우 등 각종 재료를 망에 넣고요.

한 냄비 가득, 국물을 우립니다.

1시간 정도 푹 끓이면 되는데요.

정말 진하게 우러났죠.

뜨끈한 국물, 손님이 먹기 직전 주전자로 따라 줍니다.

그래서 국물은 풍미를 더하고, 면발은 더 쫄깃하게 먹을 수 있죠.

성북동 골목에서 즐기는 잔치국수 맛은 어떨까요?

<인터뷰> 최준규(서울시 강북구) : “성북동에 오면 국숫집을 꼭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먹어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참 맛있네요.”

연등 따라 걷다 보면 북악산의 남쪽 자락에 있는 사찰, 길상사를 만납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사찰 안엔 오색의 연등이 가득하죠.

하지만, 이곳 원래 사찰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홍정근(길상사 사무국장) : “이곳은 원래 음식점이었는데요.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영한 여사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화돼서 터와 건물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했습니다. 그래서 길상사라는 사찰이 개원하게 됐습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 정신 즉,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을 평생 실천하셨죠.

살아생전, 이곳 의자에 앉아 사색을 즐겼다는데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이들을 통해, 성북동 골목 안, 길상사에서 그 정신을 되새깁니다.

<인터뷰> 홍재현(서울시 송파구) : “저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잠깐이나마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서 좋은 것 같아요.”

골목길을 두고 길상사 바로 맞은편, 담쟁이덩굴 주택이 눈에 띕니다.

사람들을 따라 들어가 봤습니다.

이곳, 한복집입니다.

옛 멋이 느껴지는 보자기, 색깔별로 준비되어 있는데요.

보자기 공예를 체험하는 곳입니다.

<인터뷰> 이효재(한복 디자이너) : “보자기로 갑 티슈를 싸볼 거예요.”

보자기, 어떻게 변신할까요?

먼저, 두 장의 보자기를 겹쳐서 갑 티슈를 완전히 감쌉니다.

갑 티슈 위쪽, 안쪽 보자기가 3cm 정도 보이게 뒤집어 접고요.

보자기 양옆을 손으로 잡고 고무줄로 묶어 모양을 내주면 보자기 멋 한껏 살아났죠.

이번엔 포도주 병, 포장하는 방법입니다.

보자기 가운데에 병을 놓고요.

보자기 네 귀퉁이를 위로 올립니다.

고무줄로 보자기가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하고요.

보자기 귀퉁이를 고무줄 안으로 넣어 모양을 내줍니다.

여기에 꽃 꽂으면, 보자기 선물 포장 완성입니다.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죠.

<인터뷰> 강지원(서울시 마포구) : “보자기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요. 성북동에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좋았어요.”

발길 닿는 곳마다 문인의 숨결, 느낄 수 있습니다.

옛 정취도 가득한 성북동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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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시인의 자취 따라 걷다…성북동 골목 여행
    • 입력 2017-05-03 08:40:27
    • 수정2017-05-03 09: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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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걷기 좋은 골목길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서울 도심 속, 찾아보면 걷기 좋은 길 많이 있는데요.

그 중, 저는 옛 정취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골목이 참 좋더라고요.

이번 주 쉬는 날이 많죠. 멀리 가는 게 부담스럽다면 이런 골목들 천천히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지주 기자에게 소개받아볼까요?

<기자 멘트>

오늘 휴일인데 날씨 맑습니다.

근처 괜찮은 골목 걸어보는 것도 좋겠죠.

저희는 성북동으로 가볼 건데요.

교과서에 나왔던 시, 성북동 비둘기의 무댑니다.

산들바람과 함께 옛 문인의 숨결 느낄 수 있습니다.

한양도성의 북쪽 마을이라 해서 성북동이라 이름이 붙여졌죠.

90년대 이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시간이 멈춘 느낌이죠.

오르막, 내리막, 계단길... 종류도 다채롭죠.

무려 5km가 넘습니다.

다 걸으려면 반나절 갖고는 어림없죠.

오늘은 문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3km 구간을 걸어봅니다.

성북동으로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파란 하늘과 맞닿은 한양도성 성곽길.

그 아래 서울 성북동 골목이 있습니다.

지하철 한성대입구역부터 시작되는데요.

골목 곳곳, 문인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만해 한용운, 조지훈 시인도 성북동에서 살았다고 하죠.

<인터뷰> 박병호(문화해설사) : “성북동은 서울 최초로 역사문화 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많은 역사 문화의 유적지가 있는 곳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한국 문학사를 길이 빛냈던 문인들의 발자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걸어볼 성북동 골목, 대략 3km 정돕니다.

먼저 오르막길부터 걸어볼까요?

이렇게 20여 분을 걷다 보면, 양옆으로 올망졸망한 집들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에 몇 안 남은 산동네 북정마을입니다.

90년대 이후 개발이 제한되어 시간이 멈춰버린 느낌이죠.

최근 이곳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성북동 골목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빨간 벽이 강렬하죠?

유난히 눈에 띄는 이 집으로 들어가 봅니다.

아담한 카페 같은 이곳, 복합문화예술 공간입니다.

흑백사진들이 더 정겹습니다.

북정마을 주민들을 담은 사진도 많은데요, 웃는 모습이 포근해 보입니다.

<인터뷰> 윤웅석(복합문화예술 공간 운영) : “제가 이 공간에 머물면서 북정마을의 따뜻한 마음, 따뜻한 생활, 따뜻한 모습을 그대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담아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들어와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성북동 골목의 휴식첩니다.

<인터뷰> 장명조(서울시 강남구) : “그림과 같은 사진도 볼 수 있고요. 아늑하고, 새소리도 지금 나고 있거든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네요.”

여기선 간단하게 사진 수업도 이뤄집니다.

운영자의 지도에 따라 한 장, 한 장 심혈을 기울여 찍습니다.

색의 대비, 빛과 그림자가 있죠.

소박한 성북동 골목 같습니다.

잠시 쉬었다면, 다시 골목길 걸어볼까요?

계단을 지나, 좁은 내리막길입니다.

골목길 참 다채롭죠.

지나칠 수 없는 곳 심우장입니다.

작고 단아한 한옥인데요.

만해 한용운 선생이 입적할 때까지 살던 곳입니다.

‘님의 침묵’ 시인이자 독립 운동갑니다.

한용운 선생의 친필 원고와 시집을 만날 수 있고요.

부엌에는 한용운 선생이 직접 사용했다는 가마솥도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이거 다 진짜예요?”

<녹취> “그럼요~ 진짜죠.”

소박하지만 올곧음이 느껴지죠.

한용운 선생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집입니다.

<인터뷰> 박지영(서울시 성북구) : “골목길을 걷다가 심우장에 들어왔는데 한용운의 시도 되새기고 역사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천천히 걷다 보면 성북동 골목길 따라 국숫집 9곳을 만납니다.

이곳, 국수 거리 48년 역사 자랑합니다.

국수 거리 생긴 이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중민(국수 전문점 운영) : “성북동은 영화·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또 서민들이 많이 살아요. 서민들이나 영화·예술인들이 값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국수인 것 같아요.”

문인들이 즐겼다던 국수의 맛입니다.

국수는 국물이 생명이죠.

멸치, 다시마, 건새우 등 각종 재료를 망에 넣고요.

한 냄비 가득, 국물을 우립니다.

1시간 정도 푹 끓이면 되는데요.

정말 진하게 우러났죠.

뜨끈한 국물, 손님이 먹기 직전 주전자로 따라 줍니다.

그래서 국물은 풍미를 더하고, 면발은 더 쫄깃하게 먹을 수 있죠.

성북동 골목에서 즐기는 잔치국수 맛은 어떨까요?

<인터뷰> 최준규(서울시 강북구) : “성북동에 오면 국숫집을 꼭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먹어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참 맛있네요.”

연등 따라 걷다 보면 북악산의 남쪽 자락에 있는 사찰, 길상사를 만납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사찰 안엔 오색의 연등이 가득하죠.

하지만, 이곳 원래 사찰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홍정근(길상사 사무국장) : “이곳은 원래 음식점이었는데요.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영한 여사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화돼서 터와 건물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했습니다. 그래서 길상사라는 사찰이 개원하게 됐습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 정신 즉,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을 평생 실천하셨죠.

살아생전, 이곳 의자에 앉아 사색을 즐겼다는데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이들을 통해, 성북동 골목 안, 길상사에서 그 정신을 되새깁니다.

<인터뷰> 홍재현(서울시 송파구) : “저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잠깐이나마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서 좋은 것 같아요.”

골목길을 두고 길상사 바로 맞은편, 담쟁이덩굴 주택이 눈에 띕니다.

사람들을 따라 들어가 봤습니다.

이곳, 한복집입니다.

옛 멋이 느껴지는 보자기, 색깔별로 준비되어 있는데요.

보자기 공예를 체험하는 곳입니다.

<인터뷰> 이효재(한복 디자이너) : “보자기로 갑 티슈를 싸볼 거예요.”

보자기, 어떻게 변신할까요?

먼저, 두 장의 보자기를 겹쳐서 갑 티슈를 완전히 감쌉니다.

갑 티슈 위쪽, 안쪽 보자기가 3cm 정도 보이게 뒤집어 접고요.

보자기 양옆을 손으로 잡고 고무줄로 묶어 모양을 내주면 보자기 멋 한껏 살아났죠.

이번엔 포도주 병, 포장하는 방법입니다.

보자기 가운데에 병을 놓고요.

보자기 네 귀퉁이를 위로 올립니다.

고무줄로 보자기가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하고요.

보자기 귀퉁이를 고무줄 안으로 넣어 모양을 내줍니다.

여기에 꽃 꽂으면, 보자기 선물 포장 완성입니다.

전통미와 고급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죠.

<인터뷰> 강지원(서울시 마포구) : “보자기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요. 성북동에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좋았어요.”

발길 닿는 곳마다 문인의 숨결, 느낄 수 있습니다.

옛 정취도 가득한 성북동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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