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펫티켓’은 부족

입력 2017.05.03 (21:30) 수정 2017.05.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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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후보들이 반려동물과 관련해 내놓은 공약들입니다.

반려동물 의료보험제부터 헌법에 동물의 권리를 명시하는 것까지 저마다 다양한데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20%, 인구 수로는 천만 명을 넘기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 계층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이웃 간에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심할 경우 사건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에티켓'을 합친 이른바 '펫티켓'이란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펫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 먼저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펫티켓’ 부족…이웃 갈등 번지기 일쑤 ▼

<리포트>

인천 연안 섬에서 한 남성이 왼손에 붕대를 감은 채 육지로 이송됩니다.

이웃 주민이 기르던 반려견에게 먹이를 주다가 손을 물렸습니다.

서울 한 아파트.

강아지가 사람을 보자 사납게 짖어댑니다.

<녹취> 아파트 이웃 주민(음성변조) : "목줄을 안 매고 다니세요. 또 매는 경우도 있긴 있는데 문을 열어놓으면 개가 밖으로 나오잖아요. 그러면 옆에서 또 짖고, 사람이 가면은 또 짖고 하니까..."

같은 동 주민이 이 강아지에게 물렸고 반려견 주인과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송○○(반려견 주인) : "단번에 와가지고 여기서 이쪽 손은, 오른손은 다리, 이 손은 등 이래 가지고 그냥 이렇게(나를 아파트 밑으로 던지려고)하는 거야."

견주와 싸움이 붙은 상대 주민은 입건됐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한강공원에 단속 공무원과 함께 가봤습니다.

단속 요원들이 나타나자 반려견을 풀어 놓았던 주인이 목줄을 채웁니다.

<녹취> 반려견 주인(음성변조) : "제 모습이 나오는게 제 목소리 나오는게 싫으니까 하지마세요. 저희한테 커미션 받고서 하시던가."

지난 3년간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공원 7곳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매년 6천 건 정도입니다.

<녹취> 한희진(반려동물 입양카페 아름품 팀장) :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내가 이 아이를 보호하고 이 아이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그만큼 자기가 지켜야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을 해요."

매년 배변 처리를 안 해 적발된 건수도 천건이 넘습니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올해부터는 단속 인원을 대폭 늘려 주요 공원에서 24시간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 올바른 반려견 관리법…해결책은? ▼

<기자 멘트>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요즘 공원마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수막입니다.

얼핏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에티켓입니다.

하나 씩 살펴볼까요.

먼저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 목줄입니다.

주인 앞에선 순한 동물도 낯선 사람을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용변을 수거할 위생봉투도 빼놓을 수 없겠죠.

맹견이나 대형견의 경우에는 이런 입 가리개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당장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지난해 서울 11개 한강 공원에서만 이 같은 반려동물 관리 소홀 사례가 3만 8천 건 가량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 일주일에 한 건 수준으로 극히 미미합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한 불쾌감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반려견에 물려 다치는 경우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셉니다.

반려동물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놀라게 할 경우 주인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법원도 반려견 주인에게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로 인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반려견 놀이터·펫티켓 교육도 확충 필요 ▼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애견 놀이터입니다.

반려견들이 공원 풀밭을 힘껏 내달립니다.

마음껏 뛰어놀며 교육도 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김지수(서울 관악구) : "강아지는 목줄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 무조건 강아지 출입 금지인 데가 많다 보니까 불편하기도 하고…. (풀어놓으면) 강아지들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불쾌해 하시거든요."

현재 서울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3곳으로 늘었고 구청마다 공간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가 최근 전용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아름(동물보호단체 카라 팀장) : "반려견 놀이터가 3개 정도 있지만 좀 부족하다고 반려인들은 많이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해외로 나가보면 거주지 근방에 쉽게 굉장히 넓고 좋은 반려견 놀이터를 만날 수 있는데…."

<녹취> "진로를 막으시는 거죠. 이런 식으로…."

서울 한 자치단체는 분기별로 1:1맞춤형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견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적은 부담에 믿고 반려견을 교육할 수 있는 훈련 기관에 대한 수요가 그 만큼 높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다혜(서울 강동구) : "처음 키우다 보니까 애로사항도 많이 있었는데, (배운 것을) 훈련 시키다보니까 많이 나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이런 교육이 많이 있었으면…."

<인터뷰> 권혁필(반려동물 행동 전문가) : "(반려견을)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식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고요, 예전에는 같이 오셔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귀찮아 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새는 적극적이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을 넘어선 시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그 만큼 중요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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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펫티켓’은 부족
    • 입력 2017-05-03 21:34:33
    • 수정2017-05-03 22:08:06
    뉴스 9
<앵커 멘트>

대선후보들이 반려동물과 관련해 내놓은 공약들입니다.

반려동물 의료보험제부터 헌법에 동물의 권리를 명시하는 것까지 저마다 다양한데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20%, 인구 수로는 천만 명을 넘기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 계층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이웃 간에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심할 경우 사건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과 '에티켓'을 합친 이른바 '펫티켓'이란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펫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 먼저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펫티켓’ 부족…이웃 갈등 번지기 일쑤 ▼

<리포트>

인천 연안 섬에서 한 남성이 왼손에 붕대를 감은 채 육지로 이송됩니다.

이웃 주민이 기르던 반려견에게 먹이를 주다가 손을 물렸습니다.

서울 한 아파트.

강아지가 사람을 보자 사납게 짖어댑니다.

<녹취> 아파트 이웃 주민(음성변조) : "목줄을 안 매고 다니세요. 또 매는 경우도 있긴 있는데 문을 열어놓으면 개가 밖으로 나오잖아요. 그러면 옆에서 또 짖고, 사람이 가면은 또 짖고 하니까..."

같은 동 주민이 이 강아지에게 물렸고 반려견 주인과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송○○(반려견 주인) : "단번에 와가지고 여기서 이쪽 손은, 오른손은 다리, 이 손은 등 이래 가지고 그냥 이렇게(나를 아파트 밑으로 던지려고)하는 거야."

견주와 싸움이 붙은 상대 주민은 입건됐습니다.

인파가 몰리는 한강공원에 단속 공무원과 함께 가봤습니다.

단속 요원들이 나타나자 반려견을 풀어 놓았던 주인이 목줄을 채웁니다.

<녹취> 반려견 주인(음성변조) : "제 모습이 나오는게 제 목소리 나오는게 싫으니까 하지마세요. 저희한테 커미션 받고서 하시던가."

지난 3년간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공원 7곳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매년 6천 건 정도입니다.

<녹취> 한희진(반려동물 입양카페 아름품 팀장) :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내가 이 아이를 보호하고 이 아이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그만큼 자기가 지켜야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을 해요."

매년 배변 처리를 안 해 적발된 건수도 천건이 넘습니다.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올해부터는 단속 인원을 대폭 늘려 주요 공원에서 24시간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 올바른 반려견 관리법…해결책은? ▼

<기자 멘트>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면서 요즘 공원마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수막입니다.

얼핏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에티켓입니다.

하나 씩 살펴볼까요.

먼저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이 목줄입니다.

주인 앞에선 순한 동물도 낯선 사람을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용변을 수거할 위생봉투도 빼놓을 수 없겠죠.

맹견이나 대형견의 경우에는 이런 입 가리개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당장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지난해 서울 11개 한강 공원에서만 이 같은 반려동물 관리 소홀 사례가 3만 8천 건 가량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 일주일에 한 건 수준으로 극히 미미합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한 불쾌감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반려견에 물려 다치는 경우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셉니다.

반려동물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놀라게 할 경우 주인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법원도 반려견 주인에게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로 인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반려견 놀이터·펫티켓 교육도 확충 필요 ▼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애견 놀이터입니다.

반려견들이 공원 풀밭을 힘껏 내달립니다.

마음껏 뛰어놀며 교육도 시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김지수(서울 관악구) : "강아지는 목줄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 무조건 강아지 출입 금지인 데가 많다 보니까 불편하기도 하고…. (풀어놓으면) 강아지들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불쾌해 하시거든요."

현재 서울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3곳으로 늘었고 구청마다 공간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용인시가 최근 전용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아름(동물보호단체 카라 팀장) : "반려견 놀이터가 3개 정도 있지만 좀 부족하다고 반려인들은 많이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해외로 나가보면 거주지 근방에 쉽게 굉장히 넓고 좋은 반려견 놀이터를 만날 수 있는데…."

<녹취> "진로를 막으시는 거죠. 이런 식으로…."

서울 한 자치단체는 분기별로 1:1맞춤형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견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적은 부담에 믿고 반려견을 교육할 수 있는 훈련 기관에 대한 수요가 그 만큼 높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다혜(서울 강동구) : "처음 키우다 보니까 애로사항도 많이 있었는데, (배운 것을) 훈련 시키다보니까 많이 나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이런 교육이 많이 있었으면…."

<인터뷰> 권혁필(반려동물 행동 전문가) : "(반려견을)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식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고요, 예전에는 같이 오셔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 귀찮아 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새는 적극적이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을 넘어선 시대,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그 만큼 중요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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