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검증] ‘쌀 직불금 확대’ 공약…“악순환 키워” 지적

입력 2017.05.04 (21:16) 수정 2017.05.04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정부는 현재 논 1ha 당 100만 원을 주는 고정직불금과 쌀의 목표 가격을 제시한 뒤 산지 쌀 값이 그에 못 미치면 차액의 85%를 보전해 주는 변동직불금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쌀 직불금으로 2조 3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소비 감소로 쌀 값이 계속 떨어져 직불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선후보들은 쌀 목표 가격과 직불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KBS와 한국정책학회가 함께 하는 대선 정책공약 검증, 오늘(4일)은 열한 번째 시간으로 쌀 관련 농업 공약을 점검해 봅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선후보들의 쌀 관련 공약은 쌀 농사를 짓는 농가의 소득 보전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현재 18만 8천 원인 쌀의 목표 가격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ha 미만 소농에게 고정직불금 30%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고정직불금을 50% 인상하고, 친환경 쌀 직불금을 ha당 40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장려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 도입을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쌀 목표 가격과 직불금 인상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직불금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5년 이후 1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소비 감소 속에 쌀의 과잉 생산을 부추기면서 산지 쌀값을 20년 전보다도 낮은 12만 원대로 추락시켰다는 겁니다.

<인터뷰> 윤지웅(한국정책학회 경제 분야 위원) : "(쌀 직불금 제도로) 다른 농작물에 대한 재배 동기가 많이 줄어들게 되고요, 그로 인해서 또 쌀이 과잉생산되는 그리고 또 재정이 더 투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웃 일본은 2014년에 변동직불금을 없앴고 고정직불금도 점차 축소해 2018년까지 완전히 폐지할 계획입니다.

한국정책학회는 쌀 중심의 농업 정책에서 벗어나야 하며, 단기적인 농가 소득 보전 보다는 농업 구조 전반을 바꿀 수 있는 공약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선후보 검증] ‘쌀 직불금 확대’ 공약…“악순환 키워” 지적
    • 입력 2017-05-04 21:18:56
    • 수정2017-05-04 22:10:10
    뉴스 9
<앵커 멘트>

정부는 현재 논 1ha 당 100만 원을 주는 고정직불금과 쌀의 목표 가격을 제시한 뒤 산지 쌀 값이 그에 못 미치면 차액의 85%를 보전해 주는 변동직불금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쌀 직불금으로 2조 3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소비 감소로 쌀 값이 계속 떨어져 직불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선후보들은 쌀 목표 가격과 직불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KBS와 한국정책학회가 함께 하는 대선 정책공약 검증, 오늘(4일)은 열한 번째 시간으로 쌀 관련 농업 공약을 점검해 봅니다.

김기흥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선후보들의 쌀 관련 공약은 쌀 농사를 짓는 농가의 소득 보전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현재 18만 8천 원인 쌀의 목표 가격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ha 미만 소농에게 고정직불금 30%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고정직불금을 50% 인상하고, 친환경 쌀 직불금을 ha당 40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장려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 도입을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쌀 목표 가격과 직불금 인상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직불금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5년 이후 1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소비 감소 속에 쌀의 과잉 생산을 부추기면서 산지 쌀값을 20년 전보다도 낮은 12만 원대로 추락시켰다는 겁니다.

<인터뷰> 윤지웅(한국정책학회 경제 분야 위원) : "(쌀 직불금 제도로) 다른 농작물에 대한 재배 동기가 많이 줄어들게 되고요, 그로 인해서 또 쌀이 과잉생산되는 그리고 또 재정이 더 투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웃 일본은 2014년에 변동직불금을 없앴고 고정직불금도 점차 축소해 2018년까지 완전히 폐지할 계획입니다.

한국정책학회는 쌀 중심의 농업 정책에서 벗어나야 하며, 단기적인 농가 소득 보전 보다는 농업 구조 전반을 바꿀 수 있는 공약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