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보복 엄포에 한국만 납작?

입력 2017.05.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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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보복 엄포에 유독 대한민국만 납작 엎드린 꼴인가?

지난 1분기 대미 무역 흑자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25%나 흑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올리는 상위 10개 나라 가운데 대한민국이 가장 많이 흑자규모가 줄어들었다.

트럼프에 무릎?…韓 대미 무역흑자 25%↓ 상위 10개국 중 감소 폭 1위

7일 미국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는 1,772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1,652억 달러)보다 7.3%(120억 달러) 늘었다.

이 기간 수출은 3,728억 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75억 6천만 달러)보다 7.3%(253억 3천만 달러) 늘어났지만, 수입도 5,501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5,127억 8천만 달러)보다 7.3%(373억 달러)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2월 미국의 무역적자액은 499억 5천만 달러로 지난해 2월(543억 4천만 달러)보다 8.1%(43억 9천만 달러)나 축소돼 그동안의 엄포가 반짝 효과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3월 적자액은 592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 3월(532억 8천만 달러)보다 11.1%나 늘었다. 결국 미국의 적자 개선은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교역상대국별로 보면 1분기 주요 교역국 가운데 한국과 독일, 인도, 이탈리아, 베트남 등은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의 1분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6%(19억 9,700만 달러) 줄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97억 6천만 달러)보다 15.8%(15억 4천만 달러) 늘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174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178억 9천만 달러)보다 2.5%(4억 5천만 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면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는 같은 기간에 5.7%(8억 8천만 달러), 인도는 11.8%(7억 6천만 달러), 이탈리아는 7.0%(4억 6천만 달러), 베트남은 0.8%(7천만 달러) 각각 감소했다.

중국·일본·멕시코·캐나다·아일랜드는 대미무역흑자 늘어 '대조'

반면에 중국과 일본, 멕시코, 아일랜드, 캐나다 등은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늘었다.

중국은 1.2%(9억 300만 달러), 일본은 2.7%(4억 5천만 달러), 아일랜드는 44.1%(32억 8천만 달러)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묶인 멕시코는 13.9%(20억 4천만 달러), 캐나다는 91.3%(33억 달러)씩 대미무역흑자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미무역흑자 대국 순위도 뒤바뀌었다.

1분기 韓 흑자액 20억 달러 감소…對美 흑자국 순위 韓 6→8위로

1분기 대미무역흑자대국 순위는 1위 중국(788억 5천만 달러), 2위 일본(173억 8천만 달러), 3위 멕시코(167억 4천만 달러), 4위 독일(145억 7천만 달러), 5위 아일랜드(107억 3천만 달러), 6위 베트남(81억 3천만 달러), 7위 캐나다(69억 천만 달러), 8위 한국(61억 4천만 달러), 9위 이탈리아(60억 9천만 달러), 10위 인도(56억 5천만 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순위가 6위에서 2계단, 독일이 3위에서 1계단, 베트남이 5위에서 1계단, 이탈리아가 8위에서 1계단, 인도가 9위에서 1계단 각각 떨어졌다. 반면에 멕시코의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1계단, 아일랜드는 7위에서 2계단, 캐나다는 13위에서 6계단 각각 상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 주요무역상대국을 겨냥해 철강과 알루미늄 등의 수입제한과 징벌적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거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배경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달 30일 한미 FTA를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180일 내 각 무역협정이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지 조사한 뒤, 이에 관한 해결책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관련 링크>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입장 로이터 인터뷰

[연관 기사] 트럼프, “사드비용 1조 원 내라…한미 FTA 끝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에 대한 재협상에도 조만간 공식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국가안보에 타격을 주는지 특별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안보에 타격을 준다는 결론이 나면 긴급수입제한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에는 국가·상품별 무역적자를 초래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만 25%나 감소해 대미 무역흑자대국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무역전쟁의 표적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유독 한국이 서둘러 대미 수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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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무역보복 엄포에 한국만 납작?
    • 입력 2017-05-07 14:04:39
    취재K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보복 엄포에 유독 대한민국만 납작 엎드린 꼴인가?

지난 1분기 대미 무역 흑자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25%나 흑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올리는 상위 10개 나라 가운데 대한민국이 가장 많이 흑자규모가 줄어들었다.

트럼프에 무릎?…韓 대미 무역흑자 25%↓ 상위 10개국 중 감소 폭 1위

7일 미국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는 1,772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1,652억 달러)보다 7.3%(120억 달러) 늘었다.

이 기간 수출은 3,728억 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75억 6천만 달러)보다 7.3%(253억 3천만 달러) 늘어났지만, 수입도 5,501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5,127억 8천만 달러)보다 7.3%(373억 달러)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2월 미국의 무역적자액은 499억 5천만 달러로 지난해 2월(543억 4천만 달러)보다 8.1%(43억 9천만 달러)나 축소돼 그동안의 엄포가 반짝 효과를 내는 듯했다. 그러나 3월 적자액은 592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 3월(532억 8천만 달러)보다 11.1%나 늘었다. 결국 미국의 적자 개선은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교역상대국별로 보면 1분기 주요 교역국 가운데 한국과 독일, 인도, 이탈리아, 베트남 등은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의 1분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6%(19억 9,700만 달러) 줄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97억 6천만 달러)보다 15.8%(15억 4천만 달러) 늘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174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178억 9천만 달러)보다 2.5%(4억 5천만 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미국의 무역 정책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면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는 같은 기간에 5.7%(8억 8천만 달러), 인도는 11.8%(7억 6천만 달러), 이탈리아는 7.0%(4억 6천만 달러), 베트남은 0.8%(7천만 달러) 각각 감소했다.

중국·일본·멕시코·캐나다·아일랜드는 대미무역흑자 늘어 '대조'

반면에 중국과 일본, 멕시코, 아일랜드, 캐나다 등은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늘었다.

중국은 1.2%(9억 300만 달러), 일본은 2.7%(4억 5천만 달러), 아일랜드는 44.1%(32억 8천만 달러)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묶인 멕시코는 13.9%(20억 4천만 달러), 캐나다는 91.3%(33억 달러)씩 대미무역흑자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미무역흑자 대국 순위도 뒤바뀌었다.

1분기 韓 흑자액 20억 달러 감소…對美 흑자국 순위 韓 6→8위로

1분기 대미무역흑자대국 순위는 1위 중국(788억 5천만 달러), 2위 일본(173억 8천만 달러), 3위 멕시코(167억 4천만 달러), 4위 독일(145억 7천만 달러), 5위 아일랜드(107억 3천만 달러), 6위 베트남(81억 3천만 달러), 7위 캐나다(69억 천만 달러), 8위 한국(61억 4천만 달러), 9위 이탈리아(60억 9천만 달러), 10위 인도(56억 5천만 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순위가 6위에서 2계단, 독일이 3위에서 1계단, 베트남이 5위에서 1계단, 이탈리아가 8위에서 1계단, 인도가 9위에서 1계단 각각 떨어졌다. 반면에 멕시코의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1계단, 아일랜드는 7위에서 2계단, 캐나다는 13위에서 6계단 각각 상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 주요무역상대국을 겨냥해 철강과 알루미늄 등의 수입제한과 징벌적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거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배경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달 30일 한미 FTA를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180일 내 각 무역협정이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지 조사한 뒤, 이에 관한 해결책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관련 링크>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입장 로이터 인터뷰

[연관 기사] 트럼프, “사드비용 1조 원 내라…한미 FTA 끝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에 대한 재협상에도 조만간 공식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국가안보에 타격을 주는지 특별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안보에 타격을 준다는 결론이 나면 긴급수입제한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에는 국가·상품별 무역적자를 초래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만 25%나 감소해 대미 무역흑자대국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무역전쟁의 표적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유독 한국이 서둘러 대미 수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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