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감토론] 어린이날 기획 “아동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 어떻게 만들까?”

입력 2017.05.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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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널 (가나다순) ▒

신원영 연구원 : NGO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이봉주 교수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현숙 상임대표 : 탁틴내일
최명기 원장 : 정신과 전문의 (청담 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대체로 날씨도 화창해서 어린이들과 놀기에 참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KBS <공감토론>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꾸며보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접하십시오. 어른은 뿌리라고 하면 어린이는 싹입니다. 뿌리가 근본이라고 위에 올라앉아서 싹을 누르면 그 나무는 죽어버립니다.’ 어린이날을 만드신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말씀하신 어린이 선언문의 일부입니다.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오늘 KBS <공감토론> 시작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KBS <공감토론> 오늘 함께 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아동복지 분야 권위자십니다. 한국아동복지학회장 지내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봉주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쉬운 날인데도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봉주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NGO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신원영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네. 박사님, NGO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 주로 어떤 사업 하시는 거죠?

□ 신원영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는 2015년에 개소를 했고요. 그 이름에 맞게 우리나라 아동권리의 실태를 살펴보고 또 이 실태를 살펴본 것을 토대로 다양한 옹호정책을 하는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제가 이렇게 뵈니까 잘하실 것 같습니다.

□ 신원영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좋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단법인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현숙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탁틴내일, 이름만 들어도 아주 탁 트여 있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뜻입니까?

□ 이현숙
네, 맞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꿈꾸는 탁 트인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주로 어떤 일 하세요?

□ 이현숙
주로 아이들 교육도 하고 있고요. 청소년 활동프로그램, 정책제언, 상담, 이런 것들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러시군요. 아동 청소년 심리 상담을 주로 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청담 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맡고 계시는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명기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반갑습니다. 심리센터연구소도 하시고 정신과 병원도 하시고 그러시군요.

□ 최명기
네. 요새는 우울한 아이들이 많아서요. 특히 봄, 가을에는 우울해서 등교하기 힘든데 늦게 일어나서 학교를 안 간다고 오해 받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그렇게 우울함이라든가 학교 적응이 어려운 부분이라든가 그렇게 상담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많아졌습니까?

□ 최명기
요새는 조금씩 조금씩 더 늘어나는 추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등교를 하기 힘들다, 그러면 억압적으로 가게 했는데 지금은 청소년도 권리가 있다 보니까 그게 어렵다 보니까 그 와중에서 오히려 상담을 하거나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는 훨씬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른도 상담하십니까?

□ 최명기
네.

□ 백운기 / 진행
저도 회사 나가기 싫고 그럴 때는 어떻게,

□ 최명기
그럴 때는 조금 늦게 나가는 게,

□ 백운기 / 진행
네. 우리 오늘 어린이, 청소년들 문제 전문가들 이렇게 나와 주셔서 아주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리고요. 네 분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할까요?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한 번 저희가 들어봤습니다. 고민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바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시작할까요?

(시민 인터뷰)

□ 백운기 / 진행
네. 우리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대체로 그렇게 만족한 목소리들이 아닌 것 같군요.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고 갈 어린이들인데 지금 행복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이 매우 큰 것 같기도 한데요. 이봉주 교수님, 우리 애들 이렇게 쭉 들어보니까요. 숙제, 그런데 이 어린이는 숙제 면제권을 달라고, 권리의식이 어려서부터 아주 투철한 어린이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떻게 들으셨어요.

□ 이봉주
네. 우리 아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었고요. 역시 아이들의 삶에서도 아이들이 누리고 싶은 것,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될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잘 누리지 못할 때 역시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그런 면에서는 불행도 느끼고 또 아쉬움도 느낀다, 이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대체적으로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많이 못 노는 것 같아요. ‘놀고 싶다’가 가장 많이 들리네요?

□ 이현숙
네. 실제로 못 놀고 있죠. 학원에 가는 시간도 많고 숙제도 굉장히 많고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너무 오랫동안 공부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왜 못 놀게 하죠?

□ 이현숙
그러니까 부모님께서 불안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일단 미래가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성공확률이 높은 것은 좋은 대학에 가서 뭔가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취직도 될 수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요즘에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잖아요. 예전과 달아졌기 때문에 그 불안한 마음에 어릴 때부터 아이들 좀 다그치고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잘 안 되죠. 네, 신원영 박사님은 혹시 자녀가 있으세요?

□ 신원영
네.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지금 잘 놀게 하고 계십니까?

□ 신원영
네. 다행히 저희 아이는 6살이라 아직 학업 스트레스나 숙제나 이것에 놓인 아이가 아니라서 지금 충분히 놀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오늘 이렇게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들으셨어요?

□ 신원영
저희 아이도 곧 이제 학교를 갈 거고 지금 인터뷰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우리 아이들이 참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선택권이 없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고요. 그러니까 자유라는 것,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행복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데 아이들이 이것들을 빼앗기다 보니까 이런 행복감이나 스트레스나, 이런 것들이 높구나, 하는 것을 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이런 불평, 이런 게 쌓이면 또 상담도 받고 그렇게들 많이 오고 그렇겠죠?

□ 최명기
네. 부모님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게 가만히 앉아 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잘 모르세요. 부모님 본인도 어른이지만 한 5시간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그러면 가만히 못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못 있죠.

□ 최명기
그런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4~5시간 가만히 앉아 있고요. 학원에서 서너 시간 가만히 앉아 있고요. 허리가 아파서라도 못 있을 것 같은데 그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너무 당연히 여기시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우리가 아이들한테 운동을 시키면 힘든 게 눈에 보여요. 그러니까 부모님도 동정심이 발휘가 됩니다. 쉬어라, 그런데 공부를 시킬 때는 이게 커다란 두개골 안에서 뇌가 얼마나 힘든지 눈에 안 보여요. 그러니까 공부는 무한정 할 수 있다고 착각하세요. 무한정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무한정 할 수 없는 애한테 무한정 하고 있으라고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 저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하여튼 대체로 이렇게 어린이날, 물론 힘들다고 하는 소리만 골라서 이렇게 편집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서태교 기자님, 그렇게 편집한 것 아니죠? 대체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한 거예요. 이봉주 교수님, 어떤 조사를 하나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린이들이 어떤 점에서 행복하지 않은가, 이런 조사하신 건가요?

□ 이봉주
네, 맞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소개를 좀 해 주시죠.

□ 이봉주
네, 그러죠. 이번에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제가 속해 있는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초등학교 3학년 아동들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를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행복감 국제비교.

□ 이봉주
맞습니다. 16개국인데요. 영국, 독일, 이스라엘, 폴란드 등 16개 국가의 만 8세, 만 10세, 만 12세 어린이 약 56,000명을 조사했고요. 이 가운데 특히 8세 아동 17,496명을 추출해서 심층 분석을 시도를 했습니다. 이게 한국 아동은 2,432명이 참가를 했고 신뢰수준이 95%에서 ±0.5%, 이런 조사입니다. 그런데 조사결과를 보면 이게 우리로서는 참 안타까운 결과인데요. 한국의 만 8세, 초등학교 3학년이죠.

□ 백운기 / 진행
만 8살이면 초등학교 3학년이죠.

□ 이봉주
네. 3학년 아동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비교를 해 봤더니 16개국 중에서 14번째입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낮은 거죠.

□ 백운기 / 진행
뒤에서 세 번째군요.

□ 이봉주
맞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린이들한테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어떻게 물어보는 겁니까?

□ 이봉주
서베이 방식으로 물어보는데요. 여러 가지 항목으로 가족생활에 관해서도 물어보고 친구 관계에 대해서 물어보고 학교생활에서도 물어보고 또 아까 들으신 것처럼 자기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물어보는데 그것을 물어봐서 이런 식으로 조사할 수 있는 최저연령을 만 8세 정도로 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어린 아동들을 조사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전반적인 행복감에서 상당히 낮은 순위로 나왔고 상당히 불행하게도 우리보다 경제상태가 상당히 떨어지는 알제리라든지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이런 국가들보다도 오히려 더 우리 아동들이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8살은 그렇고요. 또 혹시 나이가 더,

□ 이봉주
이번에 또 저희가 발표한 것에는 12세하고 비교를 했는데요. 이게 이야기가 더 우울해지는데 12세를 봤더니 16개국 중에서 가장 꼴찌입니다. 가장 최저 수준이고요.

□ 백운기 / 진행
나이가 들수록 더.

□ 이봉주
네. 그리고 우리 아동들의 행복감이 출발도 낮은 상태지만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폭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커서 12세 정도가 되면 어떻게 보면 불행감에서는 1위, 행복감에서는 꼴찌, 이런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흔히 조사결과 이렇게 살펴보고 그럴 때 OECD 국가 중에서 꼴찌, 이런 얘기는 좀 많이 들어서 이러려고 OECD 가입했나,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이것은 대상이 OECD국가만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또 여러 나라, 보니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우리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그런 나라도 포함이 돼 있는데 거기에서도 꼴찌를 했다면 이것은 정말 좀 생각해 봐야 될 부분이 있네요.

□ 이봉주
네. 특히 아동들의 행복감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물론 경제상태가 좋아지면 행복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경제상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다음부터는 늘어나는 경제상태가 아동행복감을 담보하지는 않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경제상태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 이런 것들이 행복감에 영향을 미쳐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아동들의 행복감이 낮은 것으로 이렇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백운기 / 진행
혹시 그러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 그 이유가 가장 큰 게 뭐였습니까?

□ 이봉주
이번 조사를 보니까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사실은 아이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데 좀 두드러지게 나타난 요인들 중에 하나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또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외모에 대한 불만족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외모요? 내 얼굴, 내 모습.

□ 이봉주
네, 얼굴, 그다음에 체형, 이런 데 대한 불만족이 만 8세 아동에서도 국제 비교적으로 보면 벌써 상당히 낮고요. 12세 아동에서는 16개국 중에서 외모만족도가 가장 떨어집니다.

□ 백운기 / 진행
제가 보기에는 세계에서 우리 애들이 제일 예쁘던데.

□ 이봉주
그런데 이게 보니까 역시 우리 사회의 어떻게 보면 개인을 어떤 획일적인 기준의 정형적인 외모로 평가하고 또 그것에 따라서 어떻게 생각하면 약간 차별대우를 받는 이런 경험이 아동기서부터 있어서 아이들이 이런 외모, 이런 데에 상당히 민감한 것으로 이렇게 나타납니다.

□ 백운기 / 진행
참 말씀 듣고 보니까 저도 우울해지려고 그러는데, 그런데 최명기 박사님, 외모에 대한 불만, 그 정도로 높습니까?

□ 최명기
초등학교 저학년에 그 불만을 많이 나타내는 것은 부모님들부터 시작이 됩니다. 자기 아이를 보고 못생겼다고 얘기하는 부모님은 한 분도 안 계시지만 계속 살찌면 안 된다, 과자 먹으면 안 된다, 그래 가지고 아이들의 체중을 갖고 아이들을 압박하는 부모님들이 상당수가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옛날에는 고학년, 지금은 3~4학년부터 굉장히 서열에 민감합니다. 부모님들은 서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공부를 1등 하는 식으로 서열에 민감하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은 그 서열에 민감하긴 하지만 그 부분이 노력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을 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누구보다 낫고 서열이 낫고 인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 도구의 하나로 생각이 되는 것은 외모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 본인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인기를 끌고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하다 보니까 외모가 괜찮으면 인기를 끌고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현숙 대표님, 외모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주관적인 것 아니겠어요?

□ 이현숙
주관적인 게 사실 중요한데요. 우리 사회 분위기는 주관적이지는 않은 것 같고요. 아무래도 대중매체에서 원하는, 사회에서 원하는 몸이 규격화 되어 있고 그리고 그것을 돈을 써서라든지 어떠한 식으로든지 해야 된다는 생각들이 있고 또 아이들의 기준 자체가 다 상향되다 보니까 그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기는 되게 열등한 존재로 느끼게 되는 이러한 문제들이 있어서 사실은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사춘기 때 가장 중요한 게 자기 변화된 몸에 적응하고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건데 이런 몸에 대한 폭력들은 사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데 굉장히 큰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몸에 대한 폭력이라는 표현이 참 공감이 가는데요. 지금 이봉주 교수님 발표하신 그 자료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이현숙
역시 아무리 부모님이 예쁘다고 칭찬을 하고 하더라도 은연중에 나오거든요. 되게 불안해하시고 키가 안 크면 어떡할까, 살이 찌면 어떡할까, 이런 것들, 그런 것들 속에서 계속 불안해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비교 당하기도 하고 또 드라마나 TV 같은 것을 봐도 외모가 좀 나쁜 사람들은 놀림을 받거나 이런 게 당연한 이런 것들이 익숙해 왔을 때는 아무리 네 몸이 예쁘다고 얘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수긍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우리 어린이들이 외모로 평가하는 사회라고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그런 뜻으로도 들립니다.

□ 신원영
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동의를 하고요. 그러니까 결국 여기 계시는 교수님과 원장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결국 아이들의 생각은 성인의 생각이 내재화 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부모의 가치가, 성인이라고 하면 아동이 가장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게 부모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부모의 가치관이 그대로 내재화 돼서 이게 자신의 것으로 되는데 부모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빛, 언어, 이런 것들을 아이들이 은연중에 느끼기도 하고 또 본능적으로 느끼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부모가 너가 못생겼어, 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이런 표현들이 아이들 속에 내재화 돼서 외모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도구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또 하나의 문제가 대중매체에서 아이돌 그룹 같은 경우 굉장히 연령이 지금 낮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아이돌 그룹의 정형화 된 외모의 모습, 몸짱, 얼짱, 이런 용어들, 이런 용어조차 아이들이 쉽게 사용하면서 우리 사회가 몸으로 얼굴로 이렇게 하는 게 결국 짱이 되는 구나, 라고 쉽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점점 더 외모에 집중하게 되고 방학이나 이런 때를 이용해서 성형을 하거나 몸매를 가꾸거나 이런 활동에 더 몰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직접 조사하셨지만 조사하시고 나서 이렇게까지 우리 어린이들의 자존감이라고 그럴까요? 또는 행복만족도, 이런 게 낮은 수준으로 나올 거라고는 예상 안 하셨죠?

□ 이봉주
네. 예상은 안 했습니다만, 기존의 연구들을 보면 그런 징후들을 사실은 볼 수 있었고요. 이게 또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자기 정체성, 이런 것은 자율권에서도 나오는데요. 우리 아동들의 경우는 그런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이 상당히 떨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남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는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고 결국 외모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아 정체성에 영향이 커지고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이러한 남의 시선에 훨씬 민감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자랄 때. 그게 소위 사춘기 현상인데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놀랍기는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해 보면 외모가 그 시기에 주는 의미가 상당히 또 중요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낮고 또 행복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중에서 특히 외모 때문에 이렇게 만족도가 낮다는 부분은 약간 좀 충격입니다. 문제는 지금 이봉주 교수님 하신 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조사들도 보면 우리 아이들이 대체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결과들이 좀 있더라고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OECD가 72개 나라 15살 학생 5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후 보고서가 하나 있던데요. 학생 웰빙보고서라고 하더라고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에 6.36을 기록했는데 이 72개국 중에서 또 우리가 뒤에서 두 번째라고, 이봉주 교수님, 그렇습니까?

□ 이봉주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터키가 우리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고 그러는데요. 아이들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나온 나라는 멕시코, 핀란드,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스위스 순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학습시간으로 봤을 때 우리 청소년들의 학습시간이 가장 높았다고 그래요. 그리고 2등을 했던 핀란드는 우리보다 학습시간이 훨씬 낮은 거죠. 그런데 이봉주 교수님, 우리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이렇게 낮은 것은 아까 조사하신 것에서는 외모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 학생 웰빙보고서에 따른 행복지수가 낮은 부분은 어떤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이봉주
이 조사에서도 그렇고 제가 앞에 소개한 조사에서도 물론 외모가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학업스트레스 그 자체가 또 아이들의 행복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번에 우리 연구에서도 보면 학교만족도가 16개국 중에 15위고요. 다른 여타 조사에서도 방과 후 활동시간이 길고 수업시간이 길고 학업시간이 길고 학교만족도 떨어지고 선생님과의 관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제 결국은 어떻게 보면 성적 줄 세우기 식 교육, 이런 것들이 전체적인 학교 만족도라든지 학업만족도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게 결국은 전체적인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이게 우리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역시 그런 면에서 72개국 중에 또 여기서도 어떻게 보면 아쉽게도 거의 최하위권으로 나왔다, 이런 통계를 볼 때마다 터키가 없었으면 어떨 뻔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이것을 보니까 왜 터키를 형제 나라라고 하는지, 그런데 지금 핀란드가 2등을 했는데 핀란드에 비해서 우리 청소년들의 일주일 학습시간이 1.7배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이현숙 대표님, 결국은 공부, 학습, 여기에 대한 압박, 그런 것들이 불만도를 높이는 거죠.

□ 이현숙
네, 그런 것도 있고요. 또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부모님들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로 나오고 있거든요. 사실 근로시간도 굉장히 길고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적고 그러한 것들이 전반적으로 일을 과다하게 하고 여가가 별로 없는, 그래서 부모님들도 사실은 아이들하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른다든지 이런 것들이 단지 학업스트레스 뿐만이 아니라 가족관계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에서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는 우리 어린이들, 특히 학생들이 이렇게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신원영
네. 지금 이 연구와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면 행복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많은 연구자들이 자아존중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앞서는 자아존중감과 관련해서 외모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자아존중감이라는 게 결국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피드백을 통해서 자신의 이미지가 형성이 되고 특히 중요한 관계는 친구, 부모님, 이렇게 들어갈 수 있고요.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형성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줄 세우기, 정말 비교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줄 세우기 문화이다 보니까 우리 아이들 자신이 그 안에서 위치를 발견하게 되고 내 위치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구나, 그러니까 내 위치로 자신을 평가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그러면서 행복감이 낮아진 그런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얼마 전에 대규모 조사를 했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스트레스와 관련해서 조사를 했을 때 학업스트레스가 다른 어떤 친구문제나 외모문제나 어떤 가족의 경제문제보다 압도적으로 스트레스지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의견 한 번 들어볼까요?

□ 최명기
일단 인간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해야 되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공부는 잘하는 애들이 딱 정해져 있게 되는 거고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학급이 40명인데 제가 19등이면 공부를 잘하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도 19등 보고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2등에서 4등이 돼야지 공부를 잘하거든요. 5등도 학교에 따라 잘한다는 얘기를 부모한테 듣지 못합니다. 어떤 학교는 전교 1등만 공부 잘한다는 얘기를 듣죠.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애들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해야 되니까 당연히 불행하고요. 또 두 번째로 부모는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자존감이 떨어져서요.” 라고 얘기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공부를 못해서 부모가 야단치기 때문에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학교에서 해야 되고 그리고 부모님들은 열심히 공부하면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공부도 많은 경우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불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최명기
사실은 많은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10%의 아이들에 비해서 나머지 90%는 희생하고 있는 건데 부모님들은 희망고문을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너도 열심히 하면 10%가 될 수 있어.” 그러다 보니까 부모님들이 제도를 바꾸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뭘 만들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아이를 다그치는 쪽으로 나가거든요. 결국은 나머지 공부 못하는 90% 아이가 학교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해 주면 그 아이들은 행복해지는 건데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계속 공부를 하게끔 만드는 제도는 아이들을 계속 불행하게 만드는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이게 학업스트레스 역시 문제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진짜 문제는 이게 성적 혹은 학업이라는 하나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한다, 사실은 우리 원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그 90%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각자의 소질에 따라서 다양하게 평가를 받으면 노래를 잘하는 친구는 노래를 잘하는 친구로 행복하고 그림을 잘하는 친구는 그림을 잘하는 친구로 대우 받고 행복할 수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보면 획일적인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하는 것, 이게 아이들을 상당히 불행하게 만드는 그런 환경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저희가 후반부에 대책도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분 고민을 해 보겠지만요. 이봉주 교수님, 지금 자료를 쭉 보시면 크게 외모 문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공부에 대한 압박감,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나라 어린이들로 하여금 ‘나는 불행해.’ 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 이봉주
네. 거기에 제가 아까 이현숙 대표님도 잠깐 말씀을 하셨는데 하나 더 추가를 한다면 가족생활입니다. 보니까 우리 아동들이 전반적으로는 가족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가족에서 뭘 하냐 이렇게 보면 부모님과 대화 나누는 시간에 대한 만족도 상당히 낮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보내는 시간 상당히 짧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아동기의 필수적인 가정에서의 어떤 삶, 그래서 저는 그것을 뭐라고 표현하느냐 하면 우리가 한참 동안 성인들의 저녁 있는 삶을 얘기했는데 그게 우리나라는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좀 만들어 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런 부분만 나오면 제일 자신이 없는 사람이 저입니다마는, 지금 외모에 대한 불만, 공부에 대한 압박, 가족생활, 이런 부분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이현숙 대표님, 혹시 우리 어린이들 불행하다고 느끼는 요인,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이현숙
지금 나온 것들이 사실은 가장 핵심적인 것 같고요.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사실 우리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을 칭찬할 수 있고 각자 잘하는 분야에 대해서 “나는 수학을 잘하지만 쟤는 영어를 잘해.” 이렇게 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으면 가장 좋은데, 그런데 여러 가지 통계 같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대학을 졸업했느냐 아니냐, 또 어떤 대학을 졸업했느냐에 따라서 임금격차라든지 이런 게 굉장히 심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도 아이들이 실제로 왜 대학을 가려고 하는가, 결국은 취직을 잘하기 위해서라든지 이후의 삶을 위한 거라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선진국들처럼 그런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를 없애준다면 굳이 우리가 힘들게 대학을 가려고 다 기를 쓰고 노력하지 않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도 한 번 같이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는요.

□ 신원영
네. 지금 학업과 관련된 것, 그리고 외모와 관련된 것, 그리고 가족생활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고 저는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학업과 관련돼서 아이들의 놀이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놀이요.

□ 신원영
네. 우리 아이들이 학업의 압박에 시달리고 학원에 가야 하고 방과 후의 시간에 있어서 정말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들여다보면 많은 아이들이 학원을 가거나 방과 후의 공부를 위한 활동에 매진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시기의 아이들이 정말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진짜 자리에만 앉아 있는 그런 경우, 그래서 아이들이 이럴 때 더 행복하지 못한 그런 이유로 놀이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 부모들은 우리 어린이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부모들의 생각을 한 번 들어볼까요?

(시민 인터뷰)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지금 이렇게 부모님들 얘기 들어보면 제가 듣다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정답을 다 알면서 그러면서도 못하는 것 같아요.

□ 최명기
인간이 굉장히 비합리적이어서 그렇습니다. 사실은 사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강한가에 대해서 매년 많은 기관에서 조사를 합니다. 사교육의 효과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타나지가 않거든요. 오히려 학습범위가 방대해지게 되면서부터 사실은 학업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교육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러나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하니까 그것을 집단심리 때문에 안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때문에 많은 부모님들이 본인이 환갑 돼서는 후회합니다. 그때 그 많은 비용을 왜 얘한테 그렇게 썼을까, 그것을 차라리 갖고 있다가 진작 우리 아이가 힘들 때 중요할 때 해 주면 되는데 잘 안 되고요. 그리고 또 부모님들도 다 압니다. 결국 우리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게 돈을 연봉을 천만 원, 2천만 원 받느냐도 결정하지만 결국 이혼을 하느냐 이혼하지 않느냐, 몇 살에 암을 진단 받느냐, 혹은 이렇게 하다가 진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느냐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로서 그것은 내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현재로서는 최대한 통제를 해야지 나의 불안이 없어지게 되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그런 말씀하신 분 얘기가 걸리던데요. 안 하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이 하니까 또 안 할 수도 없고, 그게 참 큰 문제예요. 그렇죠?

□ 신원영
네. 저도 부모님들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음은 정말 짠하고 마음껏 놀게 해 주고 싶은데 어떤 구조적으로 그렇게 공부를 시킬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굉장히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고요.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또 한편 한 아버님께서 놀아주고 싶은데 퇴근하고 오면 너무 지쳐 있다,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신 게 인상에 남았거든요. 그런데 OECD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부모님, 특히 아빠가 놀아주는 시간이 하루 고작 3분이라는 통계가 2015년도에,

□ 백운기 / 진행
이제 OECD 자료는 가급적 인용을 안 하고 싶어요.

□ 신원영
네, 발표가 되었거든요. 정말 3분이라는 시간에 어떻게 놀아주시는지 모르겠지만 3분이라고 이렇게 발표가 되었어요. 그리고 대화시간 같은 경우는 약 한 49분 정도, 그런데 OECD 평균이 150분이었어요. 3분의 1 정도 수준인 거죠. 그래서 이렇게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마음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시지만 사회 구조상 저녁이 없는 삶을 사시고 노동시간이 기시고,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과 대화시간이 짧아지고 그리고 아이들과 놀아주실 시간이 없으시구나,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관계가 행복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부모의 관계와 친구의 관계가 초등학교 아이들, 고학년부터 시작될 때 어떤 게 더 아이들의 행복에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저희가 조사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해 봤어요. 그랬더니 너무 놀랍게도 친구와의 관계보다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의 행복감에 더 의미 있게 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저희가 조사한 데이터는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중2 아이들이거든요. 이렇게 고학년이고 중학생인 아이들이 이 데이터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의 아이들이 여전히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를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는데 있어서 굉장히 강력하게 작용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 박사님.

□ 최명기
사실은 부모와 아이의 친밀한 관계도 중요하지만 부모끼리의 친밀한 관계도 중요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맞습니다.

□ 최명기
예를 들어서 부모끼리의 사이가 나쁘면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도 좋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야 돼, 아이가 행복해야 돼, 하면서 서로 서로는 너 때문에 애가 이렇게 됐다고 탓하거든요. 그런데 서로 서로 탓하면 애들이 집에 들어가 봤자 분위기가 험악하니까 가급적 집에 안 들어가려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사이가 좋으면 아이는 저절로 거기에 끌어 들어가게 되죠.

□ 백운기 / 진행
저희가 후반부에 해답을 생각을 해 보려고 하는데 최 박사님 말씀을 들으면 갈수록 해답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아무튼 한 번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이현숙 대표님께서는 부모들 말씀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드셨나요.

□ 이현숙
저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부모님 마음 다 비슷하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안아주고 싶고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그런데 아까 최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부모님들이 회사에서 일찍 끝나거나 이런 제도를 바꾸거나 하는 것은 통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니까 결국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그래도 힘들겠지만 가장 최선인 게 아이들을 공부를 시킬 수밖에 없는 이런 선택을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이런 상황들인 것 같아서 이것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진짜 들어보면 부모님들 다 정답 알고 계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답답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아이들이 행복할 권리, 그리고 아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 이런 게 크게 보면 아동의 권리라고 하는데요. 아동의 권리는 유엔에서 1989년에 벌써 유엔아동권리협약이라는 것을 해서 우리나라도 비준국가입니다. 그런데 아동권리를 보면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권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가족의 책임도 있지만 가장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가정만의 힘, 부모님들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구조와 사회체계가 진짜 그야말로 아동친화적 그리고 가족친화적으로 바뀌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고맙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한 나라 어떻게 하면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님, NGO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박사님, 사단법인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님, 청담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정신과전문의 최명기 원장님 함께 하고 계십니다.

□ 백운기 / 진행
KBS <공감토론> 이어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문자를 주셨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3991 쓰시는 분입니다. “예전만 해도 어린이 하면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란다는 의미가 가득했는데요. 요즘은 오히려 측은하고 힘이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과외 다니느라 바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이제 우리 사회가 이런 어린이들에게 활기차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봉금준 청취자님,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제가 어린이였을 때 어린이날이면 하루 종일 온 마을에 울렸는데 지금은 좀처럼 들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참 어린이들 마음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어린이를 체험하는 공간이나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다 체험하지 않았나요? 체험하고 자랐는데, 이런 의견도 있으시군요.
5921 쓰시는 분, “외모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 너무 씁쓸합니다. 하나하나 별님 달님보다 예쁘고 개성 있는 아이들 얼굴인 걸요. 커보면 알겠죠. 단, 자존감 다친 성인으로 자라지 않게 잘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4981 쓰시는 분, “어렸을 때 동생과 외모를 비교 당하면서 컸고 가정과 학교에서 컸을 때까지도 못생겼다고 매일 놀림 당했는데 저는 오히려 자존감이 더 높았습니다. 부모님이 진심으로 저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요.”
0134님, “어린 시절 생각을 하면 정해진 시간에 꼭 학교에 가야 하고 낮에 제가 하고 싶은 활동을 못하고 그러는 게 참 답답하고 싫었습니다. 규칙, 규율, 참을성, 인내를 배운다는 명분 하에 행해지는 단체생활이 갑갑했습니다.”
두 분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5920 쓰시는 분, “어른이 돼서는 별로 부러운 사람이 없는데 어릴 때는 다 크지 못한 마음에 공부 1등 하는 친구가 부러웠습니다. 1등만 인정받는 세상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서열 교육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312 쓰시는 분, “대선 기간인데요. 창의, 인재, 육성,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상을 후보들이 다들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부차적이고요. 경쟁체제, 서열화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린 시절 회고에서부터 또 대선 후보들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요. 저희들이 후반부에 생각해 볼 부분에 대한 힌트가 되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 어린이들 생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보려고 하는데요. 이봉주 교수님, 아까 유엔이 정한 아동권리협약 말씀하셨는데요. 거기에 보면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이렇게 유형이 4가지로 나눠져 있다면서요?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런 부분 어떻게 보장을 해 줘야 될까요?

□ 이봉주
이게 사실은 4가지 기본권리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아동이 생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되고 그다음에 교육 받아서 발달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되고 그다음에 아동이 학대라든지 방임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해 줘야 되고 또 아동이 단순히 보호만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의견을 표출하고 정치적인 과정이나 이런 데도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우리 같은 경우는 생존권 같은 경우 아주 기본적인 권리기 때문에 우리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면서 어느 정도 보호가 됐다고 생각을 하지만 발달권이라든지 보호권, 참여권, 이런 데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고 그다음에 특히 이런 권리상태가 가족의 경제적 상태라든지 사회적인 지위에 따라서 또 상당히 격차가 난다,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제 어린이 인권 문제에 관한 얘기를 해 보려고 하는 건데요. 이봉주 교수님, 그러면 아까 어떤 어린이가 얘기한 숙제면제권은 여기 어디에 들어가는 걸까요?

□ 이봉주
숙제면제권은 제가 생각하기에 발달권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숙제를 하는 것도 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필요할 때 숙제를 좀 하지 않고 자유롭게 노는 것도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 잘 아실 것 같은데요. 굿네이버스에서 아동권리실태조사를 하신 게 있다면서요?

□ 신원영
네. 굿네이버스에서는 지난 2016년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중2, 그리고 그들의 부모 18,000명을 직접 조사를 해서 아동권리 지표를 조사하고 이 지표를 가지고 우리나라 아동권리지수를 산출하였는데요. 이 아동권리지수 안에는 조금 전에 이봉주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신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이렇게 이것을 함께 가지고 종합적인 아동권리지수를 저희가 산출해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조사를 해서 우리나라 아동의 권리실현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을 해 보니까 정말 놀랍게도 지역 간에 학년 간에 격차가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났거든요. 처음에 서두에 이봉주 교수님께서는 국제적인 비교를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저희 기관에서는 이것을 국내 16개 시도 간에 비교를 해 봤고 학년 간에 비교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대도시지역과 중소도시가 포함된 도지역 간의 격차가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났고 학년도 아동이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으로 갈수록 아동의 권리경험, 권리지수들이 떨어지는 경향성이 정말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권리지수가 어떤 거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까?

□ 신원영
아동권리지수는 우리나라 아동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아동의 권리경험에 대해서 평가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저희가 100점을 평균으로 기준을 잡았고요. 100점보다 높은 지역이 있고 100점보다 높은 학년 극간이 있고,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100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서울, 부산, 대전, 이렇게 굉장히 큰 대도시 같은 경우는 아동권리지수가 높은 상위권으로 나타났고 그 외에 전북, 충북, 이런 중소도시가 포함된 자치도 같은 경우는 하위권으로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보다 중학교 2학년의 권리지수점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중학생이 됐을 때 더.

□ 신원영
네. 보통 일반적으로 행복감도 그렇고 권리경험도 그렇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성이 국제적인 데이터에서 나타나는데 문제는 떨어지는 급격한 차이가 우리나라가 좀 심하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권리지수, 얼른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쉽게 말하면 어떤 것을 권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신원영
그러면 제가 예를 들어서 말씀드려볼게요. 저희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예를 들어보면 생존권 같은 경우는 아동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지표들을 저희가 조사를 했는데 그 안에는 수면시간도 있을 수 있고요. 충분한 영양섭취, 이런 것들이 정말 잘 보장되었는가, 그리고 발달권 같은 경우는 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얼마큼 만족하는지, 그리고 놀 시간이 정말 충분히 주어졌는지, 이 발달권이 저희 지표 안에 포함되어 있고요. 보호권 같은 경우는 아동이 가정에서 학대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친구로부터 학교폭력 가해나 피해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하였고 참여권 같은 경우는 아동이 의견 존중을 받아본 경험들이나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어떤 장이 마련돼 있을 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저희가 조사를 해서 이것을 종합적으로 산출해서 하나의 지수로 보여 진 게 아동권리지수입니다. 저희가 지표는 굉장히 많은 수의 지표를 조사했는데요. 이것을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실업지수, 이런 것처럼 경제지수로 대표되는 지수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하나로 직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아동권리지수라는 것을 이렇게 산출을 한 것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분석을 하셨을 때 대도시가 중소기업도시보다 더 높고 또 초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러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으로 분석이 됐습니까?

□ 신원영
저희가 분석한 것에 의하면 저희가 아동권리지수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그리고 교육재정자립도, 이런 것들을 함께 상관관계를 분석을 했어요. 그랬는데 아동권리지수라는 것이 가정의 경제적인 환경과도 연관이 되지만 그 지역 내의 경제적인 환경과도 굉장히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동일하게 아동권리지수가 이렇게 낮은 것으로 나왔고요. 중학교 2학년으로 갈수록 권리지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저희가 분석했을 때는 중학교 시기로 올라가면서 아이들이 학업, 입시, 경쟁에 내몰리면서 권리경험이 박탈되는 것으로 저희가 보았습니다. 특히 수면시간, 생존에 필요한 수면시간이나 충분한 영양섭취, 이런 것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간에 격차가 굉장히 심한 것으로 드러났고 초등 시기에는 학교 내 체벌경험이 예를 들어서 3.5%에서 3.8% 이 사이였거든요.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은 17.8%,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최명기 박사님, 지금 신원영 박사님 말씀하신 그 조사 자료 결과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들으십니까?

□ 최명기
학교에 대한 부분이 예리하셨던 것 같고요. 예를 들어서 결국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권리가 가장 침해당한다고 느끼는 것은 어떤 체벌이라든가 그런 부분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결국 얼마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나, 또 이런 부분은 모든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시겠지만 그 지자체가 얼마나 교원의 자질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의 학교 자체가 열악할수록 능력이 있는 교사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시험을 봐서라도 타도로 빠져나가게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상당 부분 연결성이 있게 되는 거고요.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 점점 불만족이 올라가는 것은 또 자신의 권리를 아이들이 훨씬 인지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면서 두 가지가 반영이 돼서 학교라는 곳이 결국 아이들 입장에서 좀 더 행복하고 인격을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이들의 행복과 권리지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는 것을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깨닫게 됐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의견 궁금한데요. 이 아동권리지수 조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현숙
아동권리지수에 대해서요. 아무래도 중학교 올라가면 성적에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고 말씀하신 것처럼 권리에 더 민감해지는 그런 나이이기 때문에 조금만 권리침해가 있거나 그러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또 학교폭력이나 이런 것도 아무래도 중학교 1, 2학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때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또래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가장 힘든 시기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아동권리에 대해서 탁틴내일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 이현숙
네,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아동권리보호, 주로 어떤 부분에 강조를 많이 하십니까?

□ 이현숙
저희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저희들이 어른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 안전한 사회환경을 만든다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게임산업에 의해서 수면권이 침해가 된다고 한다면 셧다운제도나 이런 것을 제안을 해 가지고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뭔가 개별적으로 부모교육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회제도를 바꾸는 쪽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굿네이버스 조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봉주
네. 말씀하신 대로 국내에서 지자체별로 아동권리지수를 산출해서 비교했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고요. 아동권리 관련해서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국제비교조사에서도 저희가 아동권리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요. 재미난 것은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대해서 들어봤느냐, 이렇게 물어봤는데 들어봤다고 대답한 비율이 우리나라가 16개국 중에서 14위고요.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어른들이 아동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물어봤을 때는 16개국 중에 우리 아이들이 15위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국제비교 측면에서도 아동권리에 대해서 일단 우리 아이들이 잘 모르고 그다음에 어른들이 그것을 잘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거죠. 그러니까 이게 행복감하고도 상당히 또 관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조사결과는 그만 발표하기로 하죠. 그런데 또 한 가지 조사결과는 제가 하나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좀 다른 내용이니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충남도 교육청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인터넷설문조사 시스템을 이용해서 조사한 내용을 한 번 봤습니다. 도내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77,900명 가운데 5,500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인데요. 지난 달 24일부터 28일까지 조사했군요. 그것을 지난 2일 날 발표한 내용인데요. 이 조사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부모님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1등이 ‘함께 놀러가자’ 그게 31.1%가 나왔답니다. 그다음이 ‘사랑해’, 그다음이 ‘잘했다’는 칭찬이었고요.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잘했다’ 이 칭찬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여행가기’ 다음이 ‘놀이공원 가기’ 이렇게 답을 했다고 그러네요. 그런데 이 조사를 한 충청남도 지역 초등학생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2시간도 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루 중에 노는 시간이 2시간 미만이라고 하는 응답이 51.5%, 절반이 넘었고요. 가장 큰 고민이 뭐냐는 질문에 역시 공부, 성적, 이런 응답이 27.9%로 가장 많았고, 이제 쭉 이렇게 살펴봤는데요. 결국은 우리 애들이 놀고 싶은데 마음대로 못 놀고 공부의 압박감, 외모도 이야기했지만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우리 애들이 행복해질 거다, 라고 하는 것은 이제 거의 정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최명기 박사님, 신경정신과 전문의시니까 일단 진단을 해야 그다음에 또 치료도 하고 처방도 하고 그러시잖아요. 대충 진단은 이제 끝난 것 같습니까?

□ 최명기
네, 어느 정도 모든 진단은 사회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개인의 감정이며 우리가 또 아까 직접 의견을 듣는 것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진단은 끝났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럼 이제 처방으로 들어가도록 하시죠. 어떤 점부터 고쳐야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한 번 네 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그 부분에 대해서 한 번 또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먼저 최명기 박사님, 이런 문제들이 쭉 나왔는데 대안을 생각을 해 봐야죠. 일단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요.

□ 최명기
교육은 너무 우리가 문자를 통해서 공부를 하고 시험을 측정할 수 있는 교육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많은 부분이 할당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모순된 점이 뭔가 하면 진짜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애들을 위하는 특목고를 만들었기 때문에요.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는 거기는 공부 잘하는 애들만 있는 건데 그게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공부와 상관없는 부분이 많이 있어야 되는데 똑같이 움직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단 해당할 수 있는 교육제도의 가장 커다란 부분은 뭔가 하면 공부와 관계없는 부분의 커리큘럼이라든가 그런 부분이 학교생활의 상당수를 저는 차지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커리큘럼이라든가 그런 부분을 만드는데 있어서 학생의 참여가 굉장히 늘어나야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게 되면 교육을 시키는 관점에서 생각하는 좋은 교육과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교육이 너무 괴리가 커져버리는 거예요.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 신원영
네. 저희 기관에서는 얼마 전에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초중고 아동을 심층인터뷰를 해서 이들의 의견을 모아 가지고 대통령 후보에게 제안하는 아동들의 9대 공약을 정리해서 이를 5개 대선 캠프에 전달을 했었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얘기한 9대 공약 중에 하나가 뭐였느냐 하면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주세요.’ 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뭐라고 했느냐 하면 국영수의 성적과 정말 꿈이 상관관계가 있느냐, 지금 우리 현실은 그렇다, 국영수의 성적과 나의 꿈이 상관관계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이러면서 정말 1등만 중요한 교육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들러리가 되는 그런 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교육이었으면 좋겠다는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가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 많은 대선캠프에서 교육제도 정책에 대해서 공약으로 내놓으셨고 입시제도나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구조에 대해서 대수술 하실 거라고 많은 분들이 공약으로 내놓으셨는데 제가 이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정말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시고 정책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또 어떤 경제논리로 교육제도를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가령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교육시스템 안에서 교사 인원 감축의 문제에 대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경제논리로 보는 부분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적정 수준의 교사와 학생 비율이 맞춰질 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들이 만들어 질 텐데 이것을 경제논리로 보다 보니까 교원을 감축한다, 이런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을 경제논리로 보면서 게 아니라 정말 장기간 오랜 시간 그렇게 보시고 교육정책을 정말 제대로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육과목에서 국영수를 빼버리면 어떨까요. 국영수를 없애주겠다는 대선후보가 나오면 우리 어린이들은 찍어줄 것 같은데. 이현숙 대표님, 교육, 어떻게 바뀌는 게 좋겠습니까?

□ 이현숙
그러니까 교육문제는 해법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혁신학교 같은 것도 만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도 대안학교들도 그랬고 대학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면 또 바뀌어버리는 이런 경우들도 많이 있다 보니까 결국 현재 학교제도라고 하는 것은 국영수라는 그 과목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변별력을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이런 부분들을, 그러니까 저는 교과과목 개편하는 것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국영수 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필요한 철학이라든지 시민교육이라든지 인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좀 더 중심이 되고 가치에 대해서 자기 철학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고 나머지 기능적인 교육들이나 이런 것은 자기가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그래서 수학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아이는 1단계 정도만 하겠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내가 관심이 있으니까 4단계까지 하겠다든지 이렇게 과목에서 난이도 선택이나 이런 것도 가능하게 해서 하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것들이 많이 고민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현재는 교과과정을 정하는 것이 교육부에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거기에 사람들이 참여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런 기회들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봉주 교수님께는 이 부분도 같이 질문하고 싶은데요. 아동복지 차원에서 교육문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입니까?

□ 이봉주
상당히 크죠. 왜냐하면 교육은 또 미래의 기회하고도 관련이 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획일적으로 성적만을 기준으로 해서 줄 세우기 식, 이런 교육은 이제 진짜 없애야 된다, 그런 식의 주입식 교육은 사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를 기르는 데도 맞지 않는 방식이고요. 또 조사결과나 연구결과를 보면 놀이시간이 창의성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다양한 적성과 소질을 개발할 수 있고 또 각자의 다양성을 대우 받을 수 있는 그런 교육과 사회환경이 진짜 필요하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런 교육의 기회가 소득이라든지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출발선에서 공평하게 주어지는, 그래서 적어도 우리가 출발선에서는 공평한 평등한 기회를 가진다, 이런 사회적인 희망이 있어야 그것이 또 아동들에게도 행복하고 부모님들도 뭔가 희망을 보는 사회, 이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육과 관련해서 조금 더 생각을 해 보고 싶은데요.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학생들이, 그러니까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기를 원하는 적당한 시간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상을 부모들은 요구를 하고 거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현숙 대표님, 혹시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러한 방법은 없을까요?

□ 이현숙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요?

□ 백운기 / 진행
네.

□ 이현숙
참 어려운 얘기인데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이것은 사회제도의 변화와 같이 가지 않으면,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 이현숙
네, 그러니까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기본소득이 보장이 되고 살 수 있다고 하고 실수는 할 수 있어도 실패하지 않는 인생이 될 수 있는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과감하게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나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그런데 현재는 그런 길이 워낙 없다 보니까 가장 좁은 문인 대학으로 다 몰릴 수밖에 없는 이런 것을 개혁할 수 있으려면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거라든지 아니면 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 여러 가지가 함께 가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은 연구를 더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 이봉주
아니, 연구도 연구입니다만, 제가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이 나는 것은 그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실은 과목수를 대폭 줄여야 됩니다. 그래서 또 어떻게 보면 대부분 다 이런 과목수를 줄이자, 이런 데는 교육현장에서도 합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럼 어느 교과목을 줄일 것이냐, 이러면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이나 부서에서는 우리 교과목은 절대로 못 줄인다, 이래서 이게 항상 못 줄인다고 그럽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그러니까 국영수부터 없애야 한다니까요.

□ 이봉주
그래서 저는 차제에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약간 자기 울타리 지키기 식의 생각에서 좀 벗어나서 학업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는 과목수도 대폭 줄이는 이런 개혁도 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공감이 갑니다. 최명기 박사님, 어떤 의식도 같이 바뀌어야죠?

□ 최명기
네. 그러면서 사실은 우리가 이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아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제가 한 번 건의해 보겠습니다.

□ 최명기
그것은 대학을 평준화하는 겁니다.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거기에는 이익과 손해가 따르게 됩니다.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거기에 따르는 이익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교육제도의 문제가 전부 없어집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대학을 평준화하면 대학교 이름은 어떻게 합니까?

□ 최명기
예를 들어서 그것도 프랑스에서도 전체 대학이 평준화 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 대학에서 이름을 제1대학, 제2대학, 제3대학 했듯이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고 특정 과는 특정 대학이 있게 되는 거고요. 그러고 나서 그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서 특정 과에 대해서 전부다 대학의 졸업학력시험을 친 다음에 그것을 공개하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서울대학교가 찬성할까요?

□ 이봉주
제가 학교 가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 최명기
그렇기 때문에 방금 얘기하신 것과 같이 여기에 있어서는 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 수도 있게 되는 건데요. 원래 이렇게 시험을 쳐서 누구를 판별하는 것의 시작은 많은 사람이 겪지만 많은 학자들이 1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참전을 하게 되면서 하사관과 장교가 너무 부족하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하사관과 장교로서 잘 일할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뽑을 방법이 없다 보니까, 즉, IQ시험 같은 것을 치게 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교육제도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한쪽은 가르쳐서 키운다는 게 있고요. 하나는 쓸 만한 사람을 서열을 매겨서 뽑는다는 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준화가 되어 버리게 되면 그로 인해서 가장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것은 사실 기업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사람을 뽑을 때 과거에는 어느 학교를 나오면 이 사람은 어느 정도일 거야, 라고 생각하게 됐는데 모든 대학이 평준화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물론 그 사람이 그 학생이 졸업하게 될 때 당신은 전자공학과 전체 중에 100등이야, 200등이야, 400등이야, 이것은 나오게 되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들이 갖고 있는 어느 대학을 나왔으니까 이 정도일 거야, 라는 안목적 기준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하다못해 내가 같이 일할 사람을 뽑을 때도 그 안목적인 기준이 너무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대학이 평준화됨으로 인해서 완전한 혜택을 얻게 되는 방면이 있는 반면에 또 완전한 혼돈으로 빠지게 되는 면도 있지만 결국 그것은 뭔가 하느냐 하면 과거에 고교평준화가 있었을 때의 이익과 손해와 같은 게 벌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대학의 평준화고요. 그러나 대학의 평준화는 그 이익에 못지않게 엄청난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그것은 현재로서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저 하나 더 덧붙이고 싶어서, 대학의 평준화 말씀하셨는데 저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특성화고교라고 있잖아요. 그런 특성화고교가 만약에 자기가 어떤 특성을 살려서 거기서 어떤 역량을 쌓게 되면 기업에 취직하거나 했을 때 이점이 있다든지 우선적으로 취업이 된다든지 아니면 조건들이 동등하게 보장이 되거나 그러면 조금 더 해소가 될 수 있는 방안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대학의 평준화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있는 특성화고교도 대학을 가는 관문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안으로 학교를 개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도 그런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신원영 박사님도 좋은 아이디어 하나 내보시죠.

□ 신원영
네. 저는 지금 대입이나 대학의 평준화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아까 좀 전에 사회자 분께서 인식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해 주셨는데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덧붙이면 지금 미래사회의 인재를 얘기할 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같은 경우는 미래사회인재에 필요한 요소 중에 가장 핵심적으로 지적한 요소가 협업이었거든요. 사회적 상호작용하는 그런 협업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협업을 하거나 친구와 친구 간에 서로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교과목을 개편할 때 역량 중심의 교과목을 개편했으면 좋겠고, 더불어서 부모들이 정말 미래사회에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런 불안감들을 떨치고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제도개혁에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변화를 위한 대안 생각해 보고 있는데요. 교육문제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동안 인재양성 효율성, 경제성, 이런 부분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요. 무조건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계속 대안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KBS <공감토론> 함께 하고 계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이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고 또 이어가겠습니다.
청취자 박영신 님이 보내주신 문자입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에게도 행복이 전달이 되죠. 부모가 삶에 찌들어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밝고 맑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8291 쓰시는 분, “오늘 <공감토론>을 이번 대선후보들이 꼭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8902님, “학교선생님은 물론 모든 어른들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른 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한 경우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419님, “부모 문제가 큽니다. 공부하는 목적을 경쟁사회의 무기로 사용하려고 하니까 조급해 해서 아이들에게 다그치죠. 공부라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자녀와 얼마나 진솔한 대화를 하고 있을까요. 우리 부모들은 돈만 많이 쓰면 저절로 공부 잘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191 쓰시는 분, “국가적 차원에서 사교육을 없애고 엄마도 집에서 자녀들을 키우는 것으로 일터에서 가정으로 돌아가서 저녁에는 모든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지는 않지 않습니까?”
6107님, “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여자선수들 보고 시기하는 사람 있을까요? 그런데 남이 공부 잘하는 것은 부럽고 나도 따라가고 싶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너무 불안합니다. 해결방법은 공부 꼴등부터 높은 자리 많은 임금 주는 겁니다.” 이분은 나보다 더 하시네.
6914님, “저희 집은 사교육 안 시킵니다. 남편이 말했습니다. 방과 후에 애들 학교 보내는 것은 하루 종일 회사에서 돈 벌고 온 본인에게 밤 시간에 또 나가서 아르바이트 해서 돈 벌어오라는 소리와 같은 거라고 그러네요. 맞는 말 같아서 제가 참기로 했습니다.”
5921 쓰시는 분, “아이들 수면권을 위해서 셧다운제 찬성하시는 것은 알겠는데 이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어른 입장에서 아이들 보호권만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권리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 같습니다.”
네, 문자 보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 삶에 만족감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있는데요. 한도 끝도 없죠. 그런데 여러 가지 얘기한 것 중에서 앞에 진단한 내용을 가지고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교육문제 살펴봤고요. 이봉주 교수님, 이번에는 놀이에 관해서 얘기를 해 볼까 하는데요. 아까 노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셨지 않습니까? 지금 문자 보내주신 분들도 같이 이렇게 놀아주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그러는데, 그 말이 얼핏 생각이 났습니다. 골프선수 박세리 선수 있지 않습니까? 박세리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는데 주변에서 동료 선수들이 자꾸 이럴 때는 좀 쉬고 놀고 그러면 회복된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노는 법을 나는 못 배웠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것 듣고 참 마음이 짠했는데, 그래요. 정말 우리 노는 것을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르니까 못 노는 측면도 있죠, 교수님?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까 어느 청취자 분께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동도 행복하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그 반대도 성립한다, 아동기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성인이 돼도 어떻게 행복할 줄을 모른다, 놀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면 아동들의 발달에 진짜 중요한 놀이시간을 그런 식으로 축소함으로써 아동의 행복감은 물론 전체 사회적인 탄력성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것을 저해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자칫 아동기를 잘못 보게 되면 이 시기는 미래를 위해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이 시기는 그 시기를 그냥 준비하는 시기로만 보고 모든 희생을 감수해야 된다, 이런 식의 접근은 사실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닙니다. 그 삶 자체가 재미있고 흥미롭고 행복한 삶이어야 되는데 그것을 다 밀어놓고 너는 어른이 됐을 때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 다 희생을 해야 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돼서 어른이 됐을 때 행복해질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 이현숙
놀이하면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놀이는 밖에 나가서 뛰어놀고 뭔가 같이 협력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즐겁게 어울리는 이런 것을 많이 상상을 하실 텐데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놀이는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뭘 들여다보거나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사실 놀이문화라고 하는 부분들이 어른들도 잘 못 노는 것은 맞는 것 같고 특히 남성들은 술이 없으면 놀이를 잘 즐기지 못하는 이런 어려움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그래도 수다라는 게 있어서 조금 더, 그러한 문화들이 청소년들에게도 그대로 반영이 돼 가지고 남학생들은 주로 게임을 하거나 또 서열에 민감하다 보니까 그렇게 시간을 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 물론 게임을 통해서 협력을 배우거나 그럴 수도 있는데 어쨌든 몸을 안 쓰잖아요. 사실은 놀이를 한다는 것은 몸으로 즐겁게 논다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뭔가 협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런 것들을 함께 배워나가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그러한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또 놀이의 문화, 산업도 많이 개선이 돼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놀이문화들은 대부분 다 너무 자극적인 게 굉장히 많아요. 되게 자극에 민감해져 가지고 정적이고 또 깊이 사고하고 그러면서 작은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이런 것들을 많이 상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도 함께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그런데 부모들은 “넌 놀아도 왜 꼭 그렇게 노냐.” 이렇게 얘기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 최명기
그러니까 부모들이 생각하는 잘 노는 것과 아이들이 생각하는 잘 노는 게 너무 달라서 그렇습니다. 아까 얘기하셨듯이 애들은 대부분 게임을 하는데요. 애들이 게임을 하는데도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게임은 난이도가 하면 실력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공부는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애들은 게임을 하면서 자존감을 얻게 되고요. 그러면서 게임은 공부와 아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점수로 또박또박 나오게 됩니다. 점수로 또박또박 나오고 서열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는 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가 또 게임을 하지 않으면 게임용어를 모르고 애들 사이에서 친구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들 부러워하지만요. 게임 1등 하는 아이도 부러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많은 부모님들은 게임 많이 하는 애들은 무조건 공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게임 제일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제일 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도 복잡해질수록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게임은 밖에서의 외부운동량을 줄이지 않을 정도로 통제되어 있는 것은 맞는데 반대로 노는 것은 무조건 밖에서 뛰어놀아야만 된다는 것도 이제는 조금은 생각이 바뀌어야 되는 시점의 전환기에 와 있다는 느낌도 들기는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현실적인 말씀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애들한테 게임을 장려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게임 말고 달리 놀이문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요?

□ 최명기
그런데 그게 어렵습니다. 만약에 어떤 애가 “엄마, 나 오늘부터 게임을 안 할 거야. 대신 주말마다 술을 마실게.” 이것은 더 안 되는 일이고요. 어떤 남자애나 여자애가 “오늘부터 게임을 안 할 거야. 대신 나는 내 여친이랑 굉장히 좋은 교제를 할 테니까 내가 11시까지만 들어오면 나한테 연락하지 마.” 그것도 안 됩니다. 결국 놀 수 있는 마지막 남는 것은 먹는 것밖에 없습니다. 운동을 잘하는 애들은 운동을 하지만 운동을 못하는 애들은 운동하는 게 고통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성인과 다르게 아이들의 생활을 제약하게 되는 거고 인간이 결국 논다는 것은 쾌감을 추구하게 되는 건데 쾌감을 추구하는 것을 전부 제약하다 보니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놀 수 없는 건데 그나마 그중에 제일 건전한 게 게임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다른 것을 하느니 게임으로 몰리게 되는 악순환이 번지게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게임하는 것을 너무 막지만 말고 어느 정도는 보장을 해 주면서 하는 것이 더 낫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최명기
네.

□ 백운기 / 진행
어린이들은 좋아할 말씀인데, 아니, 듣고 보면 또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합니다만, 이현숙 대표님, 왜 손을 드셨나요?

□ 이현숙
저도 게임을 무조건 통제해야 된다는 입장은 아니에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적어도 아이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거기서 누구를 만나는지 게임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는지 아니면 게임에 중독돼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시고 그것을 흐름들을 보면서 개입을 하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이것 나쁘다, 이것도 아니고 또 긍정적인 점도 많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아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중독은 문제가 있죠. 신원영 박사님,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 신원영
네. 저는 원장님과 좀 생각이 다른 면이 있는데요.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다른 대안을 줬는지를 저희가 좀 생각을 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잘 놀려면 필요한 게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해 봤더니 시간이 있어야 하고 적절한 장소가 있어야 하고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 친구들은 서로 학원에 가기 바쁘고 학원 때문에 놀 시간이 없고 적절한 놀이장소가 없고 특히 청소년들이 하는 얘기는 놀이터 가서 놀면 비행청소년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청소년을 위한 적절한 놀이장소가 없고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에 몰리다 보니까 아이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게 놀이문화가 결국은 게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결국 놀이라는 게 이제는 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화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영국 같은 경우에는 놀이정책을 만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놀이정책을 만들었고 여기에 정말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을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살펴보니까 3년 동안 영국에서 2020년을 목표로 칠드런 플랜이라는 것을 수립하고 여기에 놀이터나 놀이콘텐츠나 이런 것들을 위해서 투입되는 예산이 한화로 약 3,300억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재작년에 아동정책기본계획에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해 주자, 라고 만들었으나, 거기에 실제 예산은 얼마인지 어떤 기구로 활용을 할지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명시화 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국가에서 아이들의 놀이에 관심을 가지고 놀이를 정책화해서 보급하고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는 이런 것들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새 정부에 놀이부를 하나 만들어야 될까요? 지금 공부문제, 교육문제, 그리고 놀이문제 생각해 봤는데요. 외모 아까 얘기하셨지 않습니까, 이봉주 교수님? 이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 이봉주
외모 문제는 마찬가지 이야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정형화 된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또 실제 조사를 해 보면 우리 아이들이 이런 외모문제 때문에 차별을 받아본 적이 있다, 그런 경험이 있다는 비중이 꽤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이게 결국은 우리 성인들, 사회 시스템의 문제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약간 강압적이고 아까 이 대표님은 폭력적이라는 표현까지 쓰셨습니다만, 그런 기준을 강화하고 그것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 없고 자아정체성이 떨어지게 만드는 이런 것은 이제 좀 우리가 끝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최명기 박사님, 외모상담 하러 오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말씀해 주십니까?

□ 최명기
저는 사실은 좀 역설적인데요. 저는 네가 잘못된 것은 별로 없다고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외모에 대한 부분 때문에 왔는데 “얘야, 외모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네 외면을 들여다봐라.” 그러면 오히려 아이들은 더 싫어해서 다시는 안 오겠다고 하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따분하죠.

□ 최명기
그렇기 때문에 외모가 좋아지고자 하는 것은 그래도 네가 뭔가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거니까 좋다고 얘기하면 이제 아이들이 이유를 많이 얘기합니다. “그래. 그럼 네가 나쁜 게 아니라 그렇게 바라보는 아이들이 나쁘구나.” 라고 하면서 일단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 같은 경우에 외모에 대해서 중고등학교 때 집착하던 아이들의 상당수는 성인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특히 고등학교, 중학교 때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막상 어느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걔가 공부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대학에 갈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걔네들한테는 상대적으로 집이 잘 사냐 못 사냐 부모가 모두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게 되면 그때부터 달라지게 됩니다. 다른 레벨들이 붙기 시작하죠. 쟤는 얼굴은 못생겼지만 대학은 어디 나왔대, 쟤는 외모는 저렇지만 집은 엄청 부자래, 쟤는 저렇지만 이렇대, 그런 게 붙게 되면서 자신의 외모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이 있는데 문제는 중고등학교에는 아무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렇게 네가 잘 버티는 것만 해도 굉장히 훌륭하다고 얘기하면서 처음에는 그것을 도와주는 식으로 접근하죠.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신원영 박사님, 외모 불만, 외모 스트레스,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 신원영
결국 아이들이 외모가 아닌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 현재 교육이 아이들의 강점을 발견하기 보다는 평가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그러니까 이게 맞물려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교육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나는 학업적인 부분은 부족하지만 나는 노래를 잘한다든지 아니면 나는 다른 체육적인 부분을 잘한다든지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문화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의견 들어볼까요?

□ 이현숙
네. 사실 아이들이 외모 때문에 차별을 받는 것도 경험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외모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잘 알아요. 그래서 자기가 그런 힘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일정 수준 이상의 외모를 가지면 좋겠다는 이런 바람들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것이 힘의 차이에 의해서 차별이 되는 이런 것이 잘못된 가치이고 사실 우리가 계속 인권이나 이런 부분 얘기하는 게 그거잖아요. 있는 태어난 그대로 존중 받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어야 된다는 게 그런 가치들에서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물론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저희들이 아이들하고 얘기할 때는 스스로 이런 주제를 주고 생각할 수 있는 힘들을 길러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진짜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많이 주는 그런 기회들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외모 부분까지 저희가 한 번 대안을 생각을 해 봤는데요. 이제 며칠 뒷면 대통령 선거가 있고 또 새 정부가 들어설 텐데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어린이 공약을 끝으로 한 번 살펴볼까요? 여러 가지 공약들을 많이 내놨기 때문에 시간상 다 소개해 드릴 수는 없고 후보별로 중요한 것을 몇 가지만 소개를 해 보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약을 보면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눈에 떼는 게 어린이 안전보장 구축을 위해서 정부가 '전담컨트롤타워'를 설치하겠다, 그리고 수업 없는 날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어린이 문화예술·체육 기회를 확대하겠다, 어린이의 쉴 권리와 놀 권리를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 이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인 것 같고요. 홍준표 후보 공약은 자동육아휴직제, 그리고 소득하위 50% 초중고생 미래양성바우처, 아동수당이죠. 그리고 또 눈에 띄는 게 끔찍한 아동 범죄는 엄벌에 처한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주로 안전한 대한민국에 초점을 맞춘 공약이 눈에 많이 띕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획기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서 학교 수업, 학원 과외에 지쳐서 꿈꿀 시간이 없는 아이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을 되찾아 주겠다." 라고 하면서 아동수당도 하고 학제개편하고 학원 휴일 휴무제 도입하고 이런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네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육아휴직 3년', '칼퇴근' 공약,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했고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라면서,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그리고 국공립어린이집과 유치원 확충, 그리고 슈퍼우먼방지법, 어린이병원비 100% 국가책임제, 이런 공약들을 내세웠는데요. 신원영 박사님, 아공사 굿네이버스도 아동정책을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을 했다고 그러셨는데 전체적으로 이런 후보들의 공약에 관해서 혹시 이런 것은 꼭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어떤 게 있으십니까?

□ 신원영
네. 저희 기관에서 아동정책 중에서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정책이 아동보호정책입니다. 아동보호정책이라는 것은 학대 받는 아이들을 생각하시면 되거든요. 그런데 대선후보들의 아동보호정책들을 저희가 좀 들여다봤을 때 기존에 정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아니면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그런 정책들을 재탕 삼탕하는 경우가 있었고요. 그리고 좀 아쉬운 것은 아동보호정책, 진짜 아동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학대 받는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 그리고 피해 받는 아동이 다시 가족으로 돌아갔을 때 가족기능의 회복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것들에 대한 정책들이 미흡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아동보호정책을 촘촘히 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학대 받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러려면 인프라적인 면들이 확충이 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 예산, 이런 것들이 빠져 있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사실 오늘 <공감토론>에서 아동학대 부분도 다뤄볼까 했는데요. 그것 말고도 나와 있는 자료가 너무 힘들고 어려운 조사들이 많아서 이 문제까지 얘기하면 오늘 어린이날 너무 우울해할 것 같아서 이 부분은 패스했습니다. 이봉주 교수님, 어떤 부분 공약이 좀 눈에 띄십니까?

□ 이봉주
네. 제가 보기에는 행복한 아동, 이런 표현을 실제 쓰기도 했고 그래서 아동건강에 대한 보장, 그리고 놀 권리 쉴 권리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 이런 게 인상이 깊고요. 그다음에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 공약 중에 아동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늘린다는 의미에서 아동수당도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게 저는 인상이 깊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아동수당들은 대체로 거의 모든 후보들이 얘기를 했네요.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저도 심 박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여기에 나와 있는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을 것 같고, 또 여기에는 없지만 저희들이 관심 있게 보는 것은 투표권 연령을 낮추는 이런 것도 아동청소년 권리확대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인 후보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의 공약에 관심이 있고요. 여기에 있는 아동수당도 좋고 칼퇴근 공약, 이런 것도 재밌는 것 같고 칼퇴근이나 이런 것 육아휴직 할 때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그것을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도 함께, 아빠도 함께 하는 그런 정책으로 방향을 전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고맙습니다. 최명기 박사님.

□ 최명기
저는 학제개편이나 고교학점제 도입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요. 많은 아이들이 우리가 등교 거부라고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사실은 등교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있으면 너무 힘들다 보니까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또 우울증으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건 사회공포증이 있건. 그런데 그 아이들이 한 번 학교에서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이제 그 학년을 더 이상 다니지 못하게 되면 그다음에는 계속 다음 학년이 되게 되고 결국은 공교육제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거든요. 그 아이들한테 물론 학교는 같이 지내는 곳이어서 출석을 어느 정도 해야 되는 것도 맞을 수 있지만 그 학생이 일정 정도 학력을 갖췄다고 인정하게 되면 그것을 테스트를 통과하면 꼭 검정고시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학점을 인정해서 그 아이가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게끔 해 주지 않으면 지금 공교육 시스템을 벗어나서 많이 방황하게 되는 아이들의 수가 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교학점제에는 굉장히 다른 의미에서 좋은 제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됐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대선 후보들의 공약, 전부 합쳐 가지고 시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요. 이제 마무리해야 될 시간인데요. 전문가들께서 이렇게 나오셨으니까 토론과정을 통해서 내가 꼭 이런 부분은 한 번 강조했으면 좋겠다는 부분 있으면 한 말씀씩 듣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30초씩 드리겠습니다. 신원영 박사님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 신원영
저는 우리 사회가 이제는 아동의 행복에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를 하려면 적극적으로 하셔야 되는데 그러려면 예산이 따라야 하고 정말 이 예산을 실행할 전문적인 기구들, 이런 것들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만드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 최명기
공부 열심히 해도 그렇게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그 어떠한 사소한 학교의 차이가 아니라 그 아이 자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고 얼마나 좋은 친구를 만나고 얼마나 불행을 피하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공부에 신경 쓰시지 마시고 아이 자체를 믿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공감합니다.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네. 우리는 모든 어른들이 사회적 부모가 돼서 모든 정책이라든지 사회에 대해서 고민을 할 때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보장되고 있는지 아동권리협약의 3조가 잘 이행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요. 이런 것들은 결국은 저녁이 있는 삶 아까 말씀하셨는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그래서 여러 가지 사회복지제도라든지 좀 함께 가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수님, 마무리 발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오늘 우리가 얘기한 아동이 행복한 사회, 그리고 아동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개인이나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이런 사회적인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한 가지만 더, 정말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하려면 누가 제일 중요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봉주
우리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제가 우문을 드렸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어린이날인데요. 동요 가사 하나 제가 읽어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제목이 ‘어른들은 몰라요’ 라는 동요인데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이런 동요가 있네요.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까, 전문가들 모시고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토론에 함께 해 주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님,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박사님,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님, 청담하버드심리연구소장이신 정신과전문의 최명기 원장님,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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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공감토론] 어린이날 기획 “아동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 어떻게 만들까?”
    • 입력 2017-05-08 14:23:45
    KBS공감토론
▒ 패널 (가나다순) ▒

신원영 연구원 : NGO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이봉주 교수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현숙 상임대표 : 탁틴내일
최명기 원장 : 정신과 전문의 (청담 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대체로 날씨도 화창해서 어린이들과 놀기에 참 좋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KBS <공감토론>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꾸며보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접하십시오. 어른은 뿌리라고 하면 어린이는 싹입니다. 뿌리가 근본이라고 위에 올라앉아서 싹을 누르면 그 나무는 죽어버립니다.’ 어린이날을 만드신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말씀하신 어린이 선언문의 일부입니다. 이 말씀을 생각하면서 오늘 KBS <공감토론> 시작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KBS <공감토론> 오늘 함께 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아동복지 분야 권위자십니다. 한국아동복지학회장 지내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봉주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쉬운 날인데도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봉주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NGO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신원영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네. 박사님, NGO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 주로 어떤 사업 하시는 거죠?

□ 신원영
굿네이버스의 아동권리연구소는 2015년에 개소를 했고요. 그 이름에 맞게 우리나라 아동권리의 실태를 살펴보고 또 이 실태를 살펴본 것을 토대로 다양한 옹호정책을 하는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제가 이렇게 뵈니까 잘하실 것 같습니다.

□ 신원영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좋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단법인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현숙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탁틴내일, 이름만 들어도 아주 탁 트여 있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뜻입니까?

□ 이현숙
네, 맞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꿈꾸는 탁 트인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주로 어떤 일 하세요?

□ 이현숙
주로 아이들 교육도 하고 있고요. 청소년 활동프로그램, 정책제언, 상담, 이런 것들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러시군요. 아동 청소년 심리 상담을 주로 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청담 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맡고 계시는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명기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반갑습니다. 심리센터연구소도 하시고 정신과 병원도 하시고 그러시군요.

□ 최명기
네. 요새는 우울한 아이들이 많아서요. 특히 봄, 가을에는 우울해서 등교하기 힘든데 늦게 일어나서 학교를 안 간다고 오해 받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그렇게 우울함이라든가 학교 적응이 어려운 부분이라든가 그렇게 상담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많아졌습니까?

□ 최명기
요새는 조금씩 조금씩 더 늘어나는 추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등교를 하기 힘들다, 그러면 억압적으로 가게 했는데 지금은 청소년도 권리가 있다 보니까 그게 어렵다 보니까 그 와중에서 오히려 상담을 하거나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는 훨씬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른도 상담하십니까?

□ 최명기
네.

□ 백운기 / 진행
저도 회사 나가기 싫고 그럴 때는 어떻게,

□ 최명기
그럴 때는 조금 늦게 나가는 게,

□ 백운기 / 진행
네. 우리 오늘 어린이, 청소년들 문제 전문가들 이렇게 나와 주셔서 아주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리고요. 네 분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할까요?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한 번 저희가 들어봤습니다. 고민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바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시작할까요?

(시민 인터뷰)

□ 백운기 / 진행
네. 우리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대체로 그렇게 만족한 목소리들이 아닌 것 같군요.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고 갈 어린이들인데 지금 행복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이 매우 큰 것 같기도 한데요. 이봉주 교수님, 우리 애들 이렇게 쭉 들어보니까요. 숙제, 그런데 이 어린이는 숙제 면제권을 달라고, 권리의식이 어려서부터 아주 투철한 어린이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떻게 들으셨어요.

□ 이봉주
네. 우리 아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었고요. 역시 아이들의 삶에서도 아이들이 누리고 싶은 것,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될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잘 누리지 못할 때 역시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그런 면에서는 불행도 느끼고 또 아쉬움도 느낀다, 이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대체적으로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많이 못 노는 것 같아요. ‘놀고 싶다’가 가장 많이 들리네요?

□ 이현숙
네. 실제로 못 놀고 있죠. 학원에 가는 시간도 많고 숙제도 굉장히 많고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너무 오랫동안 공부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왜 못 놀게 하죠?

□ 이현숙
그러니까 부모님께서 불안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일단 미래가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성공확률이 높은 것은 좋은 대학에 가서 뭔가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취직도 될 수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요즘에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잖아요. 예전과 달아졌기 때문에 그 불안한 마음에 어릴 때부터 아이들 좀 다그치고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잘 안 되죠. 네, 신원영 박사님은 혹시 자녀가 있으세요?

□ 신원영
네.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지금 잘 놀게 하고 계십니까?

□ 신원영
네. 다행히 저희 아이는 6살이라 아직 학업 스트레스나 숙제나 이것에 놓인 아이가 아니라서 지금 충분히 놀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오늘 이렇게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들으셨어요?

□ 신원영
저희 아이도 곧 이제 학교를 갈 거고 지금 인터뷰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우리 아이들이 참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선택권이 없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고요. 그러니까 자유라는 것,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행복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데 아이들이 이것들을 빼앗기다 보니까 이런 행복감이나 스트레스나, 이런 것들이 높구나, 하는 것을 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이런 불평, 이런 게 쌓이면 또 상담도 받고 그렇게들 많이 오고 그렇겠죠?

□ 최명기
네. 부모님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게 가만히 앉아 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잘 모르세요. 부모님 본인도 어른이지만 한 5시간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그러면 가만히 못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못 있죠.

□ 최명기
그런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4~5시간 가만히 앉아 있고요. 학원에서 서너 시간 가만히 앉아 있고요. 허리가 아파서라도 못 있을 것 같은데 그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너무 당연히 여기시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우리가 아이들한테 운동을 시키면 힘든 게 눈에 보여요. 그러니까 부모님도 동정심이 발휘가 됩니다. 쉬어라, 그런데 공부를 시킬 때는 이게 커다란 두개골 안에서 뇌가 얼마나 힘든지 눈에 안 보여요. 그러니까 공부는 무한정 할 수 있다고 착각하세요. 무한정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무한정 할 수 없는 애한테 무한정 하고 있으라고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 저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하여튼 대체로 이렇게 어린이날, 물론 힘들다고 하는 소리만 골라서 이렇게 편집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서태교 기자님, 그렇게 편집한 것 아니죠? 대체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한 거예요. 이봉주 교수님, 어떤 조사를 하나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린이들이 어떤 점에서 행복하지 않은가, 이런 조사하신 건가요?

□ 이봉주
네, 맞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소개를 좀 해 주시죠.

□ 이봉주
네, 그러죠. 이번에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제가 속해 있는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초등학교 3학년 아동들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를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행복감 국제비교.

□ 이봉주
맞습니다. 16개국인데요. 영국, 독일, 이스라엘, 폴란드 등 16개 국가의 만 8세, 만 10세, 만 12세 어린이 약 56,000명을 조사했고요. 이 가운데 특히 8세 아동 17,496명을 추출해서 심층 분석을 시도를 했습니다. 이게 한국 아동은 2,432명이 참가를 했고 신뢰수준이 95%에서 ±0.5%, 이런 조사입니다. 그런데 조사결과를 보면 이게 우리로서는 참 안타까운 결과인데요. 한국의 만 8세, 초등학교 3학년이죠.

□ 백운기 / 진행
만 8살이면 초등학교 3학년이죠.

□ 이봉주
네. 3학년 아동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비교를 해 봤더니 16개국 중에서 14번째입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낮은 거죠.

□ 백운기 / 진행
뒤에서 세 번째군요.

□ 이봉주
맞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린이들한테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어떻게 물어보는 겁니까?

□ 이봉주
서베이 방식으로 물어보는데요. 여러 가지 항목으로 가족생활에 관해서도 물어보고 친구 관계에 대해서 물어보고 학교생활에서도 물어보고 또 아까 들으신 것처럼 자기 자신의 생활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물어보는데 그것을 물어봐서 이런 식으로 조사할 수 있는 최저연령을 만 8세 정도로 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어린 아동들을 조사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전반적인 행복감에서 상당히 낮은 순위로 나왔고 상당히 불행하게도 우리보다 경제상태가 상당히 떨어지는 알제리라든지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이런 국가들보다도 오히려 더 우리 아동들이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8살은 그렇고요. 또 혹시 나이가 더,

□ 이봉주
이번에 또 저희가 발표한 것에는 12세하고 비교를 했는데요. 이게 이야기가 더 우울해지는데 12세를 봤더니 16개국 중에서 가장 꼴찌입니다. 가장 최저 수준이고요.

□ 백운기 / 진행
나이가 들수록 더.

□ 이봉주
네. 그리고 우리 아동들의 행복감이 출발도 낮은 상태지만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폭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커서 12세 정도가 되면 어떻게 보면 불행감에서는 1위, 행복감에서는 꼴찌, 이런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흔히 조사결과 이렇게 살펴보고 그럴 때 OECD 국가 중에서 꼴찌, 이런 얘기는 좀 많이 들어서 이러려고 OECD 가입했나,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이것은 대상이 OECD국가만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또 여러 나라, 보니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우리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그런 나라도 포함이 돼 있는데 거기에서도 꼴찌를 했다면 이것은 정말 좀 생각해 봐야 될 부분이 있네요.

□ 이봉주
네. 특히 아동들의 행복감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물론 경제상태가 좋아지면 행복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경제상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그다음부터는 늘어나는 경제상태가 아동행복감을 담보하지는 않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경제상태 이외의 다양한 요소들, 이런 것들이 행복감에 영향을 미쳐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아동들의 행복감이 낮은 것으로 이렇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백운기 / 진행
혹시 그러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 그 이유가 가장 큰 게 뭐였습니까?

□ 이봉주
이번 조사를 보니까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사실은 아이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데 좀 두드러지게 나타난 요인들 중에 하나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또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외모에 대한 불만족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외모요? 내 얼굴, 내 모습.

□ 이봉주
네, 얼굴, 그다음에 체형, 이런 데 대한 불만족이 만 8세 아동에서도 국제 비교적으로 보면 벌써 상당히 낮고요. 12세 아동에서는 16개국 중에서 외모만족도가 가장 떨어집니다.

□ 백운기 / 진행
제가 보기에는 세계에서 우리 애들이 제일 예쁘던데.

□ 이봉주
그런데 이게 보니까 역시 우리 사회의 어떻게 보면 개인을 어떤 획일적인 기준의 정형적인 외모로 평가하고 또 그것에 따라서 어떻게 생각하면 약간 차별대우를 받는 이런 경험이 아동기서부터 있어서 아이들이 이런 외모, 이런 데에 상당히 민감한 것으로 이렇게 나타납니다.

□ 백운기 / 진행
참 말씀 듣고 보니까 저도 우울해지려고 그러는데, 그런데 최명기 박사님, 외모에 대한 불만, 그 정도로 높습니까?

□ 최명기
초등학교 저학년에 그 불만을 많이 나타내는 것은 부모님들부터 시작이 됩니다. 자기 아이를 보고 못생겼다고 얘기하는 부모님은 한 분도 안 계시지만 계속 살찌면 안 된다, 과자 먹으면 안 된다, 그래 가지고 아이들의 체중을 갖고 아이들을 압박하는 부모님들이 상당수가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옛날에는 고학년, 지금은 3~4학년부터 굉장히 서열에 민감합니다. 부모님들은 서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공부를 1등 하는 식으로 서열에 민감하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은 그 서열에 민감하긴 하지만 그 부분이 노력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을 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누구보다 낫고 서열이 낫고 인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 도구의 하나로 생각이 되는 것은 외모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 본인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인기를 끌고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하다 보니까 외모가 괜찮으면 인기를 끌고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현숙 대표님, 외모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주관적인 것 아니겠어요?

□ 이현숙
주관적인 게 사실 중요한데요. 우리 사회 분위기는 주관적이지는 않은 것 같고요. 아무래도 대중매체에서 원하는, 사회에서 원하는 몸이 규격화 되어 있고 그리고 그것을 돈을 써서라든지 어떠한 식으로든지 해야 된다는 생각들이 있고 또 아이들의 기준 자체가 다 상향되다 보니까 그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기는 되게 열등한 존재로 느끼게 되는 이러한 문제들이 있어서 사실은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사춘기 때 가장 중요한 게 자기 변화된 몸에 적응하고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건데 이런 몸에 대한 폭력들은 사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데 굉장히 큰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몸에 대한 폭력이라는 표현이 참 공감이 가는데요. 지금 이봉주 교수님 발표하신 그 자료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이현숙
역시 아무리 부모님이 예쁘다고 칭찬을 하고 하더라도 은연중에 나오거든요. 되게 불안해하시고 키가 안 크면 어떡할까, 살이 찌면 어떡할까, 이런 것들, 그런 것들 속에서 계속 불안해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비교 당하기도 하고 또 드라마나 TV 같은 것을 봐도 외모가 좀 나쁜 사람들은 놀림을 받거나 이런 게 당연한 이런 것들이 익숙해 왔을 때는 아무리 네 몸이 예쁘다고 얘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수긍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우리 어린이들이 외모로 평가하는 사회라고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그런 뜻으로도 들립니다.

□ 신원영
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동의를 하고요. 그러니까 결국 여기 계시는 교수님과 원장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결국 아이들의 생각은 성인의 생각이 내재화 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부모의 가치가, 성인이라고 하면 아동이 가장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게 부모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부모의 가치관이 그대로 내재화 돼서 이게 자신의 것으로 되는데 부모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빛, 언어, 이런 것들을 아이들이 은연중에 느끼기도 하고 또 본능적으로 느끼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부모가 너가 못생겼어, 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이런 표현들이 아이들 속에 내재화 돼서 외모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도구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또 하나의 문제가 대중매체에서 아이돌 그룹 같은 경우 굉장히 연령이 지금 낮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아이돌 그룹의 정형화 된 외모의 모습, 몸짱, 얼짱, 이런 용어들, 이런 용어조차 아이들이 쉽게 사용하면서 우리 사회가 몸으로 얼굴로 이렇게 하는 게 결국 짱이 되는 구나, 라고 쉽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점점 더 외모에 집중하게 되고 방학이나 이런 때를 이용해서 성형을 하거나 몸매를 가꾸거나 이런 활동에 더 몰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직접 조사하셨지만 조사하시고 나서 이렇게까지 우리 어린이들의 자존감이라고 그럴까요? 또는 행복만족도, 이런 게 낮은 수준으로 나올 거라고는 예상 안 하셨죠?

□ 이봉주
네. 예상은 안 했습니다만, 기존의 연구들을 보면 그런 징후들을 사실은 볼 수 있었고요. 이게 또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자기 정체성, 이런 것은 자율권에서도 나오는데요. 우리 아동들의 경우는 그런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이 상당히 떨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남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는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고 결국 외모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아 정체성에 영향이 커지고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이러한 남의 시선에 훨씬 민감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자랄 때. 그게 소위 사춘기 현상인데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놀랍기는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해 보면 외모가 그 시기에 주는 의미가 상당히 또 중요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낮고 또 행복감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중에서 특히 외모 때문에 이렇게 만족도가 낮다는 부분은 약간 좀 충격입니다. 문제는 지금 이봉주 교수님 하신 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조사들도 보면 우리 아이들이 대체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결과들이 좀 있더라고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OECD가 72개 나라 15살 학생 5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후 보고서가 하나 있던데요. 학생 웰빙보고서라고 하더라고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에 6.36을 기록했는데 이 72개국 중에서 또 우리가 뒤에서 두 번째라고, 이봉주 교수님, 그렇습니까?

□ 이봉주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터키가 우리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고 그러는데요. 아이들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나온 나라는 멕시코, 핀란드,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스위스 순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학습시간으로 봤을 때 우리 청소년들의 학습시간이 가장 높았다고 그래요. 그리고 2등을 했던 핀란드는 우리보다 학습시간이 훨씬 낮은 거죠. 그런데 이봉주 교수님, 우리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이렇게 낮은 것은 아까 조사하신 것에서는 외모가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 학생 웰빙보고서에 따른 행복지수가 낮은 부분은 어떤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이봉주
이 조사에서도 그렇고 제가 앞에 소개한 조사에서도 물론 외모가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학업스트레스 그 자체가 또 아이들의 행복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번에 우리 연구에서도 보면 학교만족도가 16개국 중에 15위고요. 다른 여타 조사에서도 방과 후 활동시간이 길고 수업시간이 길고 학업시간이 길고 학교만족도 떨어지고 선생님과의 관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제 결국은 어떻게 보면 성적 줄 세우기 식 교육, 이런 것들이 전체적인 학교 만족도라든지 학업만족도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게 결국은 전체적인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이게 우리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역시 그런 면에서 72개국 중에 또 여기서도 어떻게 보면 아쉽게도 거의 최하위권으로 나왔다, 이런 통계를 볼 때마다 터키가 없었으면 어떨 뻔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이것을 보니까 왜 터키를 형제 나라라고 하는지, 그런데 지금 핀란드가 2등을 했는데 핀란드에 비해서 우리 청소년들의 일주일 학습시간이 1.7배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이현숙 대표님, 결국은 공부, 학습, 여기에 대한 압박, 그런 것들이 불만도를 높이는 거죠.

□ 이현숙
네, 그런 것도 있고요. 또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부모님들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로 나오고 있거든요. 사실 근로시간도 굉장히 길고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적고 그러한 것들이 전반적으로 일을 과다하게 하고 여가가 별로 없는, 그래서 부모님들도 사실은 아이들하고 놀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른다든지 이런 것들이 단지 학업스트레스 뿐만이 아니라 가족관계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에서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는 우리 어린이들, 특히 학생들이 이렇게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신원영
네. 지금 이 연구와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면 행복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많은 연구자들이 자아존중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앞서는 자아존중감과 관련해서 외모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 자아존중감이라는 게 결국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피드백을 통해서 자신의 이미지가 형성이 되고 특히 중요한 관계는 친구, 부모님, 이렇게 들어갈 수 있고요.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형성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줄 세우기, 정말 비교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줄 세우기 문화이다 보니까 우리 아이들 자신이 그 안에서 위치를 발견하게 되고 내 위치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구나, 그러니까 내 위치로 자신을 평가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그러면서 행복감이 낮아진 그런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얼마 전에 대규모 조사를 했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스트레스와 관련해서 조사를 했을 때 학업스트레스가 다른 어떤 친구문제나 외모문제나 어떤 가족의 경제문제보다 압도적으로 스트레스지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의견 한 번 들어볼까요?

□ 최명기
일단 인간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해야 되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공부는 잘하는 애들이 딱 정해져 있게 되는 거고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학급이 40명인데 제가 19등이면 공부를 잘하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도 19등 보고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2등에서 4등이 돼야지 공부를 잘하거든요. 5등도 학교에 따라 잘한다는 얘기를 부모한테 듣지 못합니다. 어떤 학교는 전교 1등만 공부 잘한다는 얘기를 듣죠.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애들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해야 되니까 당연히 불행하고요. 또 두 번째로 부모는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자존감이 떨어져서요.” 라고 얘기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공부를 못해서 부모가 야단치기 때문에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학교에서 해야 되고 그리고 부모님들은 열심히 공부하면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공부도 많은 경우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불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최명기
사실은 많은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10%의 아이들에 비해서 나머지 90%는 희생하고 있는 건데 부모님들은 희망고문을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너도 열심히 하면 10%가 될 수 있어.” 그러다 보니까 부모님들이 제도를 바꾸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뭘 만들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아이를 다그치는 쪽으로 나가거든요. 결국은 나머지 공부 못하는 90% 아이가 학교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해 주면 그 아이들은 행복해지는 건데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계속 공부를 하게끔 만드는 제도는 아이들을 계속 불행하게 만드는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이게 학업스트레스 역시 문제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진짜 문제는 이게 성적 혹은 학업이라는 하나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한다, 사실은 우리 원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그 90%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각자의 소질에 따라서 다양하게 평가를 받으면 노래를 잘하는 친구는 노래를 잘하는 친구로 행복하고 그림을 잘하는 친구는 그림을 잘하는 친구로 대우 받고 행복할 수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보면 획일적인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하는 것, 이게 아이들을 상당히 불행하게 만드는 그런 환경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저희가 후반부에 대책도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분 고민을 해 보겠지만요. 이봉주 교수님, 지금 자료를 쭉 보시면 크게 외모 문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공부에 대한 압박감,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나라 어린이들로 하여금 ‘나는 불행해.’ 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 이봉주
네. 거기에 제가 아까 이현숙 대표님도 잠깐 말씀을 하셨는데 하나 더 추가를 한다면 가족생활입니다. 보니까 우리 아동들이 전반적으로는 가족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가족에서 뭘 하냐 이렇게 보면 부모님과 대화 나누는 시간에 대한 만족도 상당히 낮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보내는 시간 상당히 짧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아동기의 필수적인 가정에서의 어떤 삶, 그래서 저는 그것을 뭐라고 표현하느냐 하면 우리가 한참 동안 성인들의 저녁 있는 삶을 얘기했는데 그게 우리나라는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좀 만들어 줘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런 부분만 나오면 제일 자신이 없는 사람이 저입니다마는, 지금 외모에 대한 불만, 공부에 대한 압박, 가족생활, 이런 부분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이현숙 대표님, 혹시 우리 어린이들 불행하다고 느끼는 요인,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이현숙
지금 나온 것들이 사실은 가장 핵심적인 것 같고요.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사실 우리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을 칭찬할 수 있고 각자 잘하는 분야에 대해서 “나는 수학을 잘하지만 쟤는 영어를 잘해.” 이렇게 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으면 가장 좋은데, 그런데 여러 가지 통계 같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대학을 졸업했느냐 아니냐, 또 어떤 대학을 졸업했느냐에 따라서 임금격차라든지 이런 게 굉장히 심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도 아이들이 실제로 왜 대학을 가려고 하는가, 결국은 취직을 잘하기 위해서라든지 이후의 삶을 위한 거라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선진국들처럼 그런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를 없애준다면 굳이 우리가 힘들게 대학을 가려고 다 기를 쓰고 노력하지 않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도 한 번 같이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는요.

□ 신원영
네. 지금 학업과 관련된 것, 그리고 외모와 관련된 것, 그리고 가족생활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고 저는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학업과 관련돼서 아이들의 놀이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놀이요.

□ 신원영
네. 우리 아이들이 학업의 압박에 시달리고 학원에 가야 하고 방과 후의 시간에 있어서 정말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들여다보면 많은 아이들이 학원을 가거나 방과 후의 공부를 위한 활동에 매진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시기의 아이들이 정말 신체적으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진짜 자리에만 앉아 있는 그런 경우, 그래서 아이들이 이럴 때 더 행복하지 못한 그런 이유로 놀이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 부모들은 우리 어린이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부모들의 생각을 한 번 들어볼까요?

(시민 인터뷰)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지금 이렇게 부모님들 얘기 들어보면 제가 듣다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정답을 다 알면서 그러면서도 못하는 것 같아요.

□ 최명기
인간이 굉장히 비합리적이어서 그렇습니다. 사실은 사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강한가에 대해서 매년 많은 기관에서 조사를 합니다. 사교육의 효과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타나지가 않거든요. 오히려 학습범위가 방대해지게 되면서부터 사실은 학업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교육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거든요. 그러나 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하니까 그것을 집단심리 때문에 안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때문에 많은 부모님들이 본인이 환갑 돼서는 후회합니다. 그때 그 많은 비용을 왜 얘한테 그렇게 썼을까, 그것을 차라리 갖고 있다가 진작 우리 아이가 힘들 때 중요할 때 해 주면 되는데 잘 안 되고요. 그리고 또 부모님들도 다 압니다. 결국 우리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게 돈을 연봉을 천만 원, 2천만 원 받느냐도 결정하지만 결국 이혼을 하느냐 이혼하지 않느냐, 몇 살에 암을 진단 받느냐, 혹은 이렇게 하다가 진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느냐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로서 그것은 내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현재로서는 최대한 통제를 해야지 나의 불안이 없어지게 되는 거죠.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그런 말씀하신 분 얘기가 걸리던데요. 안 하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이 하니까 또 안 할 수도 없고, 그게 참 큰 문제예요. 그렇죠?

□ 신원영
네. 저도 부모님들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음은 정말 짠하고 마음껏 놀게 해 주고 싶은데 어떤 구조적으로 그렇게 공부를 시킬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굉장히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고요.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또 한편 한 아버님께서 놀아주고 싶은데 퇴근하고 오면 너무 지쳐 있다,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신 게 인상에 남았거든요. 그런데 OECD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부모님, 특히 아빠가 놀아주는 시간이 하루 고작 3분이라는 통계가 2015년도에,

□ 백운기 / 진행
이제 OECD 자료는 가급적 인용을 안 하고 싶어요.

□ 신원영
네, 발표가 되었거든요. 정말 3분이라는 시간에 어떻게 놀아주시는지 모르겠지만 3분이라고 이렇게 발표가 되었어요. 그리고 대화시간 같은 경우는 약 한 49분 정도, 그런데 OECD 평균이 150분이었어요. 3분의 1 정도 수준인 거죠. 그래서 이렇게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마음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시지만 사회 구조상 저녁이 없는 삶을 사시고 노동시간이 기시고,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과 대화시간이 짧아지고 그리고 아이들과 놀아주실 시간이 없으시구나,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관계가 행복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부모의 관계와 친구의 관계가 초등학교 아이들, 고학년부터 시작될 때 어떤 게 더 아이들의 행복에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저희가 조사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해 봤어요. 그랬더니 너무 놀랍게도 친구와의 관계보다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의 행복감에 더 의미 있게 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저희가 조사한 데이터는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중2 아이들이거든요. 이렇게 고학년이고 중학생인 아이들이 이 데이터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의 아이들이 여전히 부모와의 친밀한 관계를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는데 있어서 굉장히 강력하게 작용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 박사님.

□ 최명기
사실은 부모와 아이의 친밀한 관계도 중요하지만 부모끼리의 친밀한 관계도 중요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맞습니다.

□ 최명기
예를 들어서 부모끼리의 사이가 나쁘면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도 좋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야 돼, 아이가 행복해야 돼, 하면서 서로 서로는 너 때문에 애가 이렇게 됐다고 탓하거든요. 그런데 서로 서로 탓하면 애들이 집에 들어가 봤자 분위기가 험악하니까 가급적 집에 안 들어가려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사이가 좋으면 아이는 저절로 거기에 끌어 들어가게 되죠.

□ 백운기 / 진행
저희가 후반부에 해답을 생각을 해 보려고 하는데 최 박사님 말씀을 들으면 갈수록 해답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아무튼 한 번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이현숙 대표님께서는 부모들 말씀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드셨나요.

□ 이현숙
저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부모님 마음 다 비슷하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안아주고 싶고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그런데 아까 최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부모님들이 회사에서 일찍 끝나거나 이런 제도를 바꾸거나 하는 것은 통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니까 결국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그래도 힘들겠지만 가장 최선인 게 아이들을 공부를 시킬 수밖에 없는 이런 선택을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이런 상황들인 것 같아서 이것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진짜 들어보면 부모님들 다 정답 알고 계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답답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아이들이 행복할 권리, 그리고 아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 이런 게 크게 보면 아동의 권리라고 하는데요. 아동의 권리는 유엔에서 1989년에 벌써 유엔아동권리협약이라는 것을 해서 우리나라도 비준국가입니다. 그런데 아동권리를 보면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권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가족의 책임도 있지만 가장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가정만의 힘, 부모님들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구조와 사회체계가 진짜 그야말로 아동친화적 그리고 가족친화적으로 바뀌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고맙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아서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한 나라 어떻게 하면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님, NGO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박사님, 사단법인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님, 청담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장 정신과전문의 최명기 원장님 함께 하고 계십니다.

□ 백운기 / 진행
KBS <공감토론> 이어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문자를 주셨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3991 쓰시는 분입니다. “예전만 해도 어린이 하면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란다는 의미가 가득했는데요. 요즘은 오히려 측은하고 힘이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과외 다니느라 바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이제 우리 사회가 이런 어린이들에게 활기차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봉금준 청취자님,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제가 어린이였을 때 어린이날이면 하루 종일 온 마을에 울렸는데 지금은 좀처럼 들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참 어린이들 마음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어린이를 체험하는 공간이나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다 체험하지 않았나요? 체험하고 자랐는데, 이런 의견도 있으시군요.
5921 쓰시는 분, “외모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 너무 씁쓸합니다. 하나하나 별님 달님보다 예쁘고 개성 있는 아이들 얼굴인 걸요. 커보면 알겠죠. 단, 자존감 다친 성인으로 자라지 않게 잘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4981 쓰시는 분, “어렸을 때 동생과 외모를 비교 당하면서 컸고 가정과 학교에서 컸을 때까지도 못생겼다고 매일 놀림 당했는데 저는 오히려 자존감이 더 높았습니다. 부모님이 진심으로 저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있었으니까요.”
0134님, “어린 시절 생각을 하면 정해진 시간에 꼭 학교에 가야 하고 낮에 제가 하고 싶은 활동을 못하고 그러는 게 참 답답하고 싫었습니다. 규칙, 규율, 참을성, 인내를 배운다는 명분 하에 행해지는 단체생활이 갑갑했습니다.”
두 분만 더 소개하겠습니다. 5920 쓰시는 분, “어른이 돼서는 별로 부러운 사람이 없는데 어릴 때는 다 크지 못한 마음에 공부 1등 하는 친구가 부러웠습니다. 1등만 인정받는 세상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서열 교육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312 쓰시는 분, “대선 기간인데요. 창의, 인재, 육성,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상을 후보들이 다들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부차적이고요. 경쟁체제, 서열화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린 시절 회고에서부터 또 대선 후보들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요. 저희들이 후반부에 생각해 볼 부분에 대한 힌트가 되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 어린이들 생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좀 더 얘기를 나눠보고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보려고 하는데요. 이봉주 교수님, 아까 유엔이 정한 아동권리협약 말씀하셨는데요. 거기에 보면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이렇게 유형이 4가지로 나눠져 있다면서요?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런 부분 어떻게 보장을 해 줘야 될까요?

□ 이봉주
이게 사실은 4가지 기본권리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아동이 생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되고 그다음에 교육 받아서 발달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되고 그다음에 아동이 학대라든지 방임으로부터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해 줘야 되고 또 아동이 단순히 보호만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의견을 표출하고 정치적인 과정이나 이런 데도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우리 같은 경우는 생존권 같은 경우 아주 기본적인 권리기 때문에 우리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면서 어느 정도 보호가 됐다고 생각을 하지만 발달권이라든지 보호권, 참여권, 이런 데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고 그다음에 특히 이런 권리상태가 가족의 경제적 상태라든지 사회적인 지위에 따라서 또 상당히 격차가 난다,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제 어린이 인권 문제에 관한 얘기를 해 보려고 하는 건데요. 이봉주 교수님, 그러면 아까 어떤 어린이가 얘기한 숙제면제권은 여기 어디에 들어가는 걸까요?

□ 이봉주
숙제면제권은 제가 생각하기에 발달권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숙제를 하는 것도 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필요할 때 숙제를 좀 하지 않고 자유롭게 노는 것도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께서 잘 아실 것 같은데요. 굿네이버스에서 아동권리실태조사를 하신 게 있다면서요?

□ 신원영
네. 굿네이버스에서는 지난 2016년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중2, 그리고 그들의 부모 18,000명을 직접 조사를 해서 아동권리 지표를 조사하고 이 지표를 가지고 우리나라 아동권리지수를 산출하였는데요. 이 아동권리지수 안에는 조금 전에 이봉주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신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이렇게 이것을 함께 가지고 종합적인 아동권리지수를 저희가 산출해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조사를 해서 우리나라 아동의 권리실현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을 해 보니까 정말 놀랍게도 지역 간에 학년 간에 격차가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났거든요. 처음에 서두에 이봉주 교수님께서는 국제적인 비교를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저희 기관에서는 이것을 국내 16개 시도 간에 비교를 해 봤고 학년 간에 비교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대도시지역과 중소도시가 포함된 도지역 간의 격차가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났고 학년도 아동이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으로 갈수록 아동의 권리경험, 권리지수들이 떨어지는 경향성이 정말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권리지수가 어떤 거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까?

□ 신원영
아동권리지수는 우리나라 아동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아동의 권리경험에 대해서 평가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저희가 100점을 평균으로 기준을 잡았고요. 100점보다 높은 지역이 있고 100점보다 높은 학년 극간이 있고,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100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서울, 부산, 대전, 이렇게 굉장히 큰 대도시 같은 경우는 아동권리지수가 높은 상위권으로 나타났고 그 외에 전북, 충북, 이런 중소도시가 포함된 자치도 같은 경우는 하위권으로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보다 중학교 2학년의 권리지수점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중학생이 됐을 때 더.

□ 신원영
네. 보통 일반적으로 행복감도 그렇고 권리경험도 그렇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성이 국제적인 데이터에서 나타나는데 문제는 떨어지는 급격한 차이가 우리나라가 좀 심하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권리지수, 얼른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쉽게 말하면 어떤 것을 권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신원영
그러면 제가 예를 들어서 말씀드려볼게요. 저희가 수집한 데이터에서 예를 들어보면 생존권 같은 경우는 아동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지표들을 저희가 조사를 했는데 그 안에는 수면시간도 있을 수 있고요. 충분한 영양섭취, 이런 것들이 정말 잘 보장되었는가, 그리고 발달권 같은 경우는 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얼마큼 만족하는지, 그리고 놀 시간이 정말 충분히 주어졌는지, 이 발달권이 저희 지표 안에 포함되어 있고요. 보호권 같은 경우는 아동이 가정에서 학대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친구로부터 학교폭력 가해나 피해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하였고 참여권 같은 경우는 아동이 의견 존중을 받아본 경험들이나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어떤 장이 마련돼 있을 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저희가 조사를 해서 이것을 종합적으로 산출해서 하나의 지수로 보여 진 게 아동권리지수입니다. 저희가 지표는 굉장히 많은 수의 지표를 조사했는데요. 이것을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실업지수, 이런 것처럼 경제지수로 대표되는 지수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하나로 직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아동권리지수라는 것을 이렇게 산출을 한 것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분석을 하셨을 때 대도시가 중소기업도시보다 더 높고 또 초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러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으로 분석이 됐습니까?

□ 신원영
저희가 분석한 것에 의하면 저희가 아동권리지수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그리고 교육재정자립도, 이런 것들을 함께 상관관계를 분석을 했어요. 그랬는데 아동권리지수라는 것이 가정의 경제적인 환경과도 연관이 되지만 그 지역 내의 경제적인 환경과도 굉장히 밀접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동일하게 아동권리지수가 이렇게 낮은 것으로 나왔고요. 중학교 2학년으로 갈수록 권리지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저희가 분석했을 때는 중학교 시기로 올라가면서 아이들이 학업, 입시, 경쟁에 내몰리면서 권리경험이 박탈되는 것으로 저희가 보았습니다. 특히 수면시간, 생존에 필요한 수면시간이나 충분한 영양섭취, 이런 것들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간에 격차가 굉장히 심한 것으로 드러났고 초등 시기에는 학교 내 체벌경험이 예를 들어서 3.5%에서 3.8% 이 사이였거든요.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은 17.8%,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최명기 박사님, 지금 신원영 박사님 말씀하신 그 조사 자료 결과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들으십니까?

□ 최명기
학교에 대한 부분이 예리하셨던 것 같고요. 예를 들어서 결국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권리가 가장 침해당한다고 느끼는 것은 어떤 체벌이라든가 그런 부분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결국 얼마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나, 또 이런 부분은 모든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시겠지만 그 지자체가 얼마나 교원의 자질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의 학교 자체가 열악할수록 능력이 있는 교사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시험을 봐서라도 타도로 빠져나가게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상당 부분 연결성이 있게 되는 거고요.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 점점 불만족이 올라가는 것은 또 자신의 권리를 아이들이 훨씬 인지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면서 두 가지가 반영이 돼서 학교라는 곳이 결국 아이들 입장에서 좀 더 행복하고 인격을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이들의 행복과 권리지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는 것을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깨닫게 됐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의견 궁금한데요. 이 아동권리지수 조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현숙
아동권리지수에 대해서요. 아무래도 중학교 올라가면 성적에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고 말씀하신 것처럼 권리에 더 민감해지는 그런 나이이기 때문에 조금만 권리침해가 있거나 그러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또 학교폭력이나 이런 것도 아무래도 중학교 1, 2학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때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또래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가장 힘든 시기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아동권리에 대해서 탁틴내일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 이현숙
네,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아동권리보호, 주로 어떤 부분에 강조를 많이 하십니까?

□ 이현숙
저희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저희들이 어른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 안전한 사회환경을 만든다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게임산업에 의해서 수면권이 침해가 된다고 한다면 셧다운제도나 이런 것을 제안을 해 가지고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뭔가 개별적으로 부모교육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회제도를 바꾸는 쪽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굿네이버스 조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봉주
네. 말씀하신 대로 국내에서 지자체별로 아동권리지수를 산출해서 비교했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고요. 아동권리 관련해서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국제비교조사에서도 저희가 아동권리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요. 재미난 것은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대해서 들어봤느냐, 이렇게 물어봤는데 들어봤다고 대답한 비율이 우리나라가 16개국 중에서 14위고요.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어른들이 아동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물어봤을 때는 16개국 중에 우리 아이들이 15위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국제비교 측면에서도 아동권리에 대해서 일단 우리 아이들이 잘 모르고 그다음에 어른들이 그것을 잘 지켜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거죠. 그러니까 이게 행복감하고도 상당히 또 관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조사결과는 그만 발표하기로 하죠. 그런데 또 한 가지 조사결과는 제가 하나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좀 다른 내용이니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충남도 교육청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인터넷설문조사 시스템을 이용해서 조사한 내용을 한 번 봤습니다. 도내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77,900명 가운데 5,500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인데요. 지난 달 24일부터 28일까지 조사했군요. 그것을 지난 2일 날 발표한 내용인데요. 이 조사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부모님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1등이 ‘함께 놀러가자’ 그게 31.1%가 나왔답니다. 그다음이 ‘사랑해’, 그다음이 ‘잘했다’는 칭찬이었고요.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잘했다’ 이 칭찬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여행가기’ 다음이 ‘놀이공원 가기’ 이렇게 답을 했다고 그러네요. 그런데 이 조사를 한 충청남도 지역 초등학생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2시간도 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루 중에 노는 시간이 2시간 미만이라고 하는 응답이 51.5%, 절반이 넘었고요. 가장 큰 고민이 뭐냐는 질문에 역시 공부, 성적, 이런 응답이 27.9%로 가장 많았고, 이제 쭉 이렇게 살펴봤는데요. 결국은 우리 애들이 놀고 싶은데 마음대로 못 놀고 공부의 압박감, 외모도 이야기했지만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우리 애들이 행복해질 거다, 라고 하는 것은 이제 거의 정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최명기 박사님, 신경정신과 전문의시니까 일단 진단을 해야 그다음에 또 치료도 하고 처방도 하고 그러시잖아요. 대충 진단은 이제 끝난 것 같습니까?

□ 최명기
네, 어느 정도 모든 진단은 사회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개인의 감정이며 우리가 또 아까 직접 의견을 듣는 것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진단은 끝났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럼 이제 처방으로 들어가도록 하시죠. 어떤 점부터 고쳐야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한 번 네 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그 부분에 대해서 한 번 또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먼저 최명기 박사님, 이런 문제들이 쭉 나왔는데 대안을 생각을 해 봐야죠. 일단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요.

□ 최명기
교육은 너무 우리가 문자를 통해서 공부를 하고 시험을 측정할 수 있는 교육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많은 부분이 할당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모순된 점이 뭔가 하면 진짜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애들을 위하는 특목고를 만들었기 때문에요.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는 거기는 공부 잘하는 애들만 있는 건데 그게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공부와 상관없는 부분이 많이 있어야 되는데 똑같이 움직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단 해당할 수 있는 교육제도의 가장 커다란 부분은 뭔가 하면 공부와 관계없는 부분의 커리큘럼이라든가 그런 부분이 학교생활의 상당수를 저는 차지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커리큘럼이라든가 그런 부분을 만드는데 있어서 학생의 참여가 굉장히 늘어나야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게 되면 교육을 시키는 관점에서 생각하는 좋은 교육과 교육을 받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교육이 너무 괴리가 커져버리는 거예요.

□ 백운기 / 진행
네. 신원영 박사님.

□ 신원영
네. 저희 기관에서는 얼마 전에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초중고 아동을 심층인터뷰를 해서 이들의 의견을 모아 가지고 대통령 후보에게 제안하는 아동들의 9대 공약을 정리해서 이를 5개 대선 캠프에 전달을 했었는데요. 이때 아이들이 얘기한 9대 공약 중에 하나가 뭐였느냐 하면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주세요.’ 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뭐라고 했느냐 하면 국영수의 성적과 정말 꿈이 상관관계가 있느냐, 지금 우리 현실은 그렇다, 국영수의 성적과 나의 꿈이 상관관계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이러면서 정말 1등만 중요한 교육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들러리가 되는 그런 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교육이었으면 좋겠다는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가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 많은 대선캠프에서 교육제도 정책에 대해서 공약으로 내놓으셨고 입시제도나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구조에 대해서 대수술 하실 거라고 많은 분들이 공약으로 내놓으셨는데 제가 이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정말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시고 정책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또 어떤 경제논리로 교육제도를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가령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교육시스템 안에서 교사 인원 감축의 문제에 대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경제논리로 보는 부분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적정 수준의 교사와 학생 비율이 맞춰질 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들이 만들어 질 텐데 이것을 경제논리로 보다 보니까 교원을 감축한다, 이런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것을 경제논리로 보면서 게 아니라 정말 장기간 오랜 시간 그렇게 보시고 교육정책을 정말 제대로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육과목에서 국영수를 빼버리면 어떨까요. 국영수를 없애주겠다는 대선후보가 나오면 우리 어린이들은 찍어줄 것 같은데. 이현숙 대표님, 교육, 어떻게 바뀌는 게 좋겠습니까?

□ 이현숙
그러니까 교육문제는 해법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혁신학교 같은 것도 만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도 대안학교들도 그랬고 대학입시에 좋은 성적을 내면 또 바뀌어버리는 이런 경우들도 많이 있다 보니까 결국 현재 학교제도라고 하는 것은 국영수라는 그 과목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변별력을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이런 부분들을, 그러니까 저는 교과과목 개편하는 것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국영수 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필요한 철학이라든지 시민교육이라든지 인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좀 더 중심이 되고 가치에 대해서 자기 철학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고 나머지 기능적인 교육들이나 이런 것은 자기가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그래서 수학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아이는 1단계 정도만 하겠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내가 관심이 있으니까 4단계까지 하겠다든지 이렇게 과목에서 난이도 선택이나 이런 것도 가능하게 해서 하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것들이 많이 고민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현재는 교과과정을 정하는 것이 교육부에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거기에 사람들이 참여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런 기회들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봉주 교수님께는 이 부분도 같이 질문하고 싶은데요. 아동복지 차원에서 교육문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입니까?

□ 이봉주
상당히 크죠. 왜냐하면 교육은 또 미래의 기회하고도 관련이 되기 때문에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획일적으로 성적만을 기준으로 해서 줄 세우기 식, 이런 교육은 이제 진짜 없애야 된다, 그런 식의 주입식 교육은 사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를 기르는 데도 맞지 않는 방식이고요. 또 조사결과나 연구결과를 보면 놀이시간이 창의성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만, 다양한 적성과 소질을 개발할 수 있고 또 각자의 다양성을 대우 받을 수 있는 그런 교육과 사회환경이 진짜 필요하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런 교육의 기회가 소득이라든지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출발선에서 공평하게 주어지는, 그래서 적어도 우리가 출발선에서는 공평한 평등한 기회를 가진다, 이런 사회적인 희망이 있어야 그것이 또 아동들에게도 행복하고 부모님들도 뭔가 희망을 보는 사회, 이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육과 관련해서 조금 더 생각을 해 보고 싶은데요.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학생들이, 그러니까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기를 원하는 적당한 시간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상을 부모들은 요구를 하고 거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현숙 대표님, 혹시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러한 방법은 없을까요?

□ 이현숙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요?

□ 백운기 / 진행
네.

□ 이현숙
참 어려운 얘기인데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이것은 사회제도의 변화와 같이 가지 않으면,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 이현숙
네, 그러니까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기본소득이 보장이 되고 살 수 있다고 하고 실수는 할 수 있어도 실패하지 않는 인생이 될 수 있는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과감하게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나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그런데 현재는 그런 길이 워낙 없다 보니까 가장 좁은 문인 대학으로 다 몰릴 수밖에 없는 이런 것을 개혁할 수 있으려면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거라든지 아니면 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 여러 가지가 함께 가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은 연구를 더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 이봉주
아니, 연구도 연구입니다만, 제가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이 나는 것은 그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실은 과목수를 대폭 줄여야 됩니다. 그래서 또 어떻게 보면 대부분 다 이런 과목수를 줄이자, 이런 데는 교육현장에서도 합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럼 어느 교과목을 줄일 것이냐, 이러면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이나 부서에서는 우리 교과목은 절대로 못 줄인다, 이래서 이게 항상 못 줄인다고 그럽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그러니까 국영수부터 없애야 한다니까요.

□ 이봉주
그래서 저는 차제에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약간 자기 울타리 지키기 식의 생각에서 좀 벗어나서 학업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는 과목수도 대폭 줄이는 이런 개혁도 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공감이 갑니다. 최명기 박사님, 어떤 의식도 같이 바뀌어야죠?

□ 최명기
네. 그러면서 사실은 우리가 이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아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 백운기 / 진행
제가 한 번 건의해 보겠습니다.

□ 최명기
그것은 대학을 평준화하는 겁니다.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고등학교 때 공부를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거기에는 이익과 손해가 따르게 됩니다.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면 거기에 따르는 이익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교육제도의 문제가 전부 없어집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대학을 평준화하면 대학교 이름은 어떻게 합니까?

□ 최명기
예를 들어서 그것도 프랑스에서도 전체 대학이 평준화 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 대학에서 이름을 제1대학, 제2대학, 제3대학 했듯이 대학을 평준화하게 되고 특정 과는 특정 대학이 있게 되는 거고요. 그러고 나서 그 대학을 졸업하게 되면서 특정 과에 대해서 전부다 대학의 졸업학력시험을 친 다음에 그것을 공개하면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봉주 교수님, 서울대학교가 찬성할까요?

□ 이봉주
제가 학교 가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 최명기
그렇기 때문에 방금 얘기하신 것과 같이 여기에 있어서는 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 수도 있게 되는 건데요. 원래 이렇게 시험을 쳐서 누구를 판별하는 것의 시작은 많은 사람이 겪지만 많은 학자들이 1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참전을 하게 되면서 하사관과 장교가 너무 부족하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하사관과 장교로서 잘 일할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뽑을 방법이 없다 보니까, 즉, IQ시험 같은 것을 치게 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교육제도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한쪽은 가르쳐서 키운다는 게 있고요. 하나는 쓸 만한 사람을 서열을 매겨서 뽑는다는 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준화가 되어 버리게 되면 그로 인해서 가장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것은 사실 기업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사람을 뽑을 때 과거에는 어느 학교를 나오면 이 사람은 어느 정도일 거야, 라고 생각하게 됐는데 모든 대학이 평준화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물론 그 사람이 그 학생이 졸업하게 될 때 당신은 전자공학과 전체 중에 100등이야, 200등이야, 400등이야, 이것은 나오게 되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들이 갖고 있는 어느 대학을 나왔으니까 이 정도일 거야, 라는 안목적 기준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하다못해 내가 같이 일할 사람을 뽑을 때도 그 안목적인 기준이 너무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대학이 평준화됨으로 인해서 완전한 혜택을 얻게 되는 방면이 있는 반면에 또 완전한 혼돈으로 빠지게 되는 면도 있지만 결국 그것은 뭔가 하느냐 하면 과거에 고교평준화가 있었을 때의 이익과 손해와 같은 게 벌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대학의 평준화고요. 그러나 대학의 평준화는 그 이익에 못지않게 엄청난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그것은 현재로서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저 하나 더 덧붙이고 싶어서, 대학의 평준화 말씀하셨는데 저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특성화고교라고 있잖아요. 그런 특성화고교가 만약에 자기가 어떤 특성을 살려서 거기서 어떤 역량을 쌓게 되면 기업에 취직하거나 했을 때 이점이 있다든지 우선적으로 취업이 된다든지 아니면 조건들이 동등하게 보장이 되거나 그러면 조금 더 해소가 될 수 있는 방안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대학의 평준화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있는 특성화고교도 대학을 가는 관문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안으로 학교를 개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도 그런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신원영 박사님도 좋은 아이디어 하나 내보시죠.

□ 신원영
네. 저는 지금 대입이나 대학의 평준화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아까 좀 전에 사회자 분께서 인식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해 주셨는데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덧붙이면 지금 미래사회의 인재를 얘기할 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 같은 경우는 미래사회인재에 필요한 요소 중에 가장 핵심적으로 지적한 요소가 협업이었거든요. 사회적 상호작용하는 그런 협업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협업을 하거나 친구와 친구 간에 서로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교과목을 개편할 때 역량 중심의 교과목을 개편했으면 좋겠고, 더불어서 부모들이 정말 미래사회에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런 불안감들을 떨치고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제도개혁에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변화를 위한 대안 생각해 보고 있는데요. 교육문제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동안 인재양성 효율성, 경제성, 이런 부분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요. 무조건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계속 대안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KBS <공감토론> 함께 하고 계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이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고 또 이어가겠습니다.
청취자 박영신 님이 보내주신 문자입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에게도 행복이 전달이 되죠. 부모가 삶에 찌들어 있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밝고 맑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8291 쓰시는 분, “오늘 <공감토론>을 이번 대선후보들이 꼭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8902님, “학교선생님은 물론 모든 어른들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른 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한 경우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419님, “부모 문제가 큽니다. 공부하는 목적을 경쟁사회의 무기로 사용하려고 하니까 조급해 해서 아이들에게 다그치죠. 공부라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자녀와 얼마나 진솔한 대화를 하고 있을까요. 우리 부모들은 돈만 많이 쓰면 저절로 공부 잘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191 쓰시는 분, “국가적 차원에서 사교육을 없애고 엄마도 집에서 자녀들을 키우는 것으로 일터에서 가정으로 돌아가서 저녁에는 모든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지는 않지 않습니까?”
6107님, “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여자선수들 보고 시기하는 사람 있을까요? 그런데 남이 공부 잘하는 것은 부럽고 나도 따라가고 싶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너무 불안합니다. 해결방법은 공부 꼴등부터 높은 자리 많은 임금 주는 겁니다.” 이분은 나보다 더 하시네.
6914님, “저희 집은 사교육 안 시킵니다. 남편이 말했습니다. 방과 후에 애들 학교 보내는 것은 하루 종일 회사에서 돈 벌고 온 본인에게 밤 시간에 또 나가서 아르바이트 해서 돈 벌어오라는 소리와 같은 거라고 그러네요. 맞는 말 같아서 제가 참기로 했습니다.”
5921 쓰시는 분, “아이들 수면권을 위해서 셧다운제 찬성하시는 것은 알겠는데 이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어른 입장에서 아이들 보호권만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권리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 같습니다.”
네, 문자 보내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 삶에 만족감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있는데요. 한도 끝도 없죠. 그런데 여러 가지 얘기한 것 중에서 앞에 진단한 내용을 가지고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교육문제 살펴봤고요. 이봉주 교수님, 이번에는 놀이에 관해서 얘기를 해 볼까 하는데요. 아까 노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셨지 않습니까? 지금 문자 보내주신 분들도 같이 이렇게 놀아주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그러는데, 그 말이 얼핏 생각이 났습니다. 골프선수 박세리 선수 있지 않습니까? 박세리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는데 주변에서 동료 선수들이 자꾸 이럴 때는 좀 쉬고 놀고 그러면 회복된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노는 법을 나는 못 배웠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것 듣고 참 마음이 짠했는데, 그래요. 정말 우리 노는 것을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르니까 못 노는 측면도 있죠, 교수님?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까 어느 청취자 분께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동도 행복하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그 반대도 성립한다, 아동기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성인이 돼도 어떻게 행복할 줄을 모른다, 놀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면 아동들의 발달에 진짜 중요한 놀이시간을 그런 식으로 축소함으로써 아동의 행복감은 물론 전체 사회적인 탄력성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것을 저해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자칫 아동기를 잘못 보게 되면 이 시기는 미래를 위해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이 시기는 그 시기를 그냥 준비하는 시기로만 보고 모든 희생을 감수해야 된다, 이런 식의 접근은 사실은 바람직한 접근이 아닙니다. 그 삶 자체가 재미있고 흥미롭고 행복한 삶이어야 되는데 그것을 다 밀어놓고 너는 어른이 됐을 때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 다 희생을 해야 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돼서 어른이 됐을 때 행복해질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 이현숙
놀이하면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놀이는 밖에 나가서 뛰어놀고 뭔가 같이 협력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즐겁게 어울리는 이런 것을 많이 상상을 하실 텐데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놀이는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뭘 들여다보거나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사실 놀이문화라고 하는 부분들이 어른들도 잘 못 노는 것은 맞는 것 같고 특히 남성들은 술이 없으면 놀이를 잘 즐기지 못하는 이런 어려움들이 있고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그래도 수다라는 게 있어서 조금 더, 그러한 문화들이 청소년들에게도 그대로 반영이 돼 가지고 남학생들은 주로 게임을 하거나 또 서열에 민감하다 보니까 그렇게 시간을 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 물론 게임을 통해서 협력을 배우거나 그럴 수도 있는데 어쨌든 몸을 안 쓰잖아요. 사실은 놀이를 한다는 것은 몸으로 즐겁게 논다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을 통해서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뭔가 협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런 것들을 함께 배워나가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그러한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또 놀이의 문화, 산업도 많이 개선이 돼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놀이문화들은 대부분 다 너무 자극적인 게 굉장히 많아요. 되게 자극에 민감해져 가지고 정적이고 또 깊이 사고하고 그러면서 작은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이런 것들을 많이 상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도 함께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그런데 부모들은 “넌 놀아도 왜 꼭 그렇게 노냐.” 이렇게 얘기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 최명기
그러니까 부모들이 생각하는 잘 노는 것과 아이들이 생각하는 잘 노는 게 너무 달라서 그렇습니다. 아까 얘기하셨듯이 애들은 대부분 게임을 하는데요. 애들이 게임을 하는데도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게임은 난이도가 하면 실력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공부는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애들은 게임을 하면서 자존감을 얻게 되고요. 그러면서 게임은 공부와 아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점수로 또박또박 나오게 됩니다. 점수로 또박또박 나오고 서열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는 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가 또 게임을 하지 않으면 게임용어를 모르고 애들 사이에서 친구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들 부러워하지만요. 게임 1등 하는 아이도 부러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많은 부모님들은 게임 많이 하는 애들은 무조건 공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게임 제일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제일 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도 복잡해질수록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게임은 밖에서의 외부운동량을 줄이지 않을 정도로 통제되어 있는 것은 맞는데 반대로 노는 것은 무조건 밖에서 뛰어놀아야만 된다는 것도 이제는 조금은 생각이 바뀌어야 되는 시점의 전환기에 와 있다는 느낌도 들기는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현실적인 말씀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애들한테 게임을 장려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게임 말고 달리 놀이문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요?

□ 최명기
그런데 그게 어렵습니다. 만약에 어떤 애가 “엄마, 나 오늘부터 게임을 안 할 거야. 대신 주말마다 술을 마실게.” 이것은 더 안 되는 일이고요. 어떤 남자애나 여자애가 “오늘부터 게임을 안 할 거야. 대신 나는 내 여친이랑 굉장히 좋은 교제를 할 테니까 내가 11시까지만 들어오면 나한테 연락하지 마.” 그것도 안 됩니다. 결국 놀 수 있는 마지막 남는 것은 먹는 것밖에 없습니다. 운동을 잘하는 애들은 운동을 하지만 운동을 못하는 애들은 운동하는 게 고통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성인과 다르게 아이들의 생활을 제약하게 되는 거고 인간이 결국 논다는 것은 쾌감을 추구하게 되는 건데 쾌감을 추구하는 것을 전부 제약하다 보니까 아이들 입장에서는 놀 수 없는 건데 그나마 그중에 제일 건전한 게 게임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다른 것을 하느니 게임으로 몰리게 되는 악순환이 번지게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게임하는 것을 너무 막지만 말고 어느 정도는 보장을 해 주면서 하는 것이 더 낫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최명기
네.

□ 백운기 / 진행
어린이들은 좋아할 말씀인데, 아니, 듣고 보면 또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합니다만, 이현숙 대표님, 왜 손을 드셨나요?

□ 이현숙
저도 게임을 무조건 통제해야 된다는 입장은 아니에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적어도 아이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거기서 누구를 만나는지 게임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는지 아니면 게임에 중독돼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시고 그것을 흐름들을 보면서 개입을 하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이것 나쁘다, 이것도 아니고 또 긍정적인 점도 많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아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중독은 문제가 있죠. 신원영 박사님,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까요?

□ 신원영
네. 저는 원장님과 좀 생각이 다른 면이 있는데요.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다른 대안을 줬는지를 저희가 좀 생각을 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잘 놀려면 필요한 게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해 봤더니 시간이 있어야 하고 적절한 장소가 있어야 하고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 친구들은 서로 학원에 가기 바쁘고 학원 때문에 놀 시간이 없고 적절한 놀이장소가 없고 특히 청소년들이 하는 얘기는 놀이터 가서 놀면 비행청소년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청소년을 위한 적절한 놀이장소가 없고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에 몰리다 보니까 아이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게 놀이문화가 결국은 게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결국 놀이라는 게 이제는 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화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영국 같은 경우에는 놀이정책을 만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놀이정책을 만들었고 여기에 정말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을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살펴보니까 3년 동안 영국에서 2020년을 목표로 칠드런 플랜이라는 것을 수립하고 여기에 놀이터나 놀이콘텐츠나 이런 것들을 위해서 투입되는 예산이 한화로 약 3,300억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재작년에 아동정책기본계획에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해 주자, 라고 만들었으나, 거기에 실제 예산은 얼마인지 어떤 기구로 활용을 할지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명시화 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국가에서 아이들의 놀이에 관심을 가지고 놀이를 정책화해서 보급하고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는 이런 것들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새 정부에 놀이부를 하나 만들어야 될까요? 지금 공부문제, 교육문제, 그리고 놀이문제 생각해 봤는데요. 외모 아까 얘기하셨지 않습니까, 이봉주 교수님? 이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 이봉주
외모 문제는 마찬가지 이야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정형화 된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또 실제 조사를 해 보면 우리 아이들이 이런 외모문제 때문에 차별을 받아본 적이 있다, 그런 경험이 있다는 비중이 꽤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이게 결국은 우리 성인들, 사회 시스템의 문제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약간 강압적이고 아까 이 대표님은 폭력적이라는 표현까지 쓰셨습니다만, 그런 기준을 강화하고 그것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 없고 자아정체성이 떨어지게 만드는 이런 것은 이제 좀 우리가 끝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최명기 박사님, 외모상담 하러 오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말씀해 주십니까?

□ 최명기
저는 사실은 좀 역설적인데요. 저는 네가 잘못된 것은 별로 없다고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외모에 대한 부분 때문에 왔는데 “얘야, 외모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네 외면을 들여다봐라.” 그러면 오히려 아이들은 더 싫어해서 다시는 안 오겠다고 하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따분하죠.

□ 최명기
그렇기 때문에 외모가 좋아지고자 하는 것은 그래도 네가 뭔가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거니까 좋다고 얘기하면 이제 아이들이 이유를 많이 얘기합니다. “그래. 그럼 네가 나쁜 게 아니라 그렇게 바라보는 아이들이 나쁘구나.” 라고 하면서 일단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는 것으로 시작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 같은 경우에 외모에 대해서 중고등학교 때 집착하던 아이들의 상당수는 성인이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특히 고등학교, 중학교 때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막상 어느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걔가 공부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대학에 갈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걔네들한테는 상대적으로 집이 잘 사냐 못 사냐 부모가 모두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게 되면 그때부터 달라지게 됩니다. 다른 레벨들이 붙기 시작하죠. 쟤는 얼굴은 못생겼지만 대학은 어디 나왔대, 쟤는 외모는 저렇지만 집은 엄청 부자래, 쟤는 저렇지만 이렇대, 그런 게 붙게 되면서 자신의 외모를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이 있는데 문제는 중고등학교에는 아무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렇게 네가 잘 버티는 것만 해도 굉장히 훌륭하다고 얘기하면서 처음에는 그것을 도와주는 식으로 접근하죠.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신원영 박사님, 외모 불만, 외모 스트레스,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 신원영
결국 아이들이 외모가 아닌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 현재 교육이 아이들의 강점을 발견하기 보다는 평가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그러니까 이게 맞물려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교육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나는 학업적인 부분은 부족하지만 나는 노래를 잘한다든지 아니면 나는 다른 체육적인 부분을 잘한다든지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문화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현숙 대표님 의견 들어볼까요?

□ 이현숙
네. 사실 아이들이 외모 때문에 차별을 받는 것도 경험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외모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잘 알아요. 그래서 자기가 그런 힘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일정 수준 이상의 외모를 가지면 좋겠다는 이런 바람들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것이 힘의 차이에 의해서 차별이 되는 이런 것이 잘못된 가치이고 사실 우리가 계속 인권이나 이런 부분 얘기하는 게 그거잖아요. 있는 태어난 그대로 존중 받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어야 된다는 게 그런 가치들에서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물론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저희들이 아이들하고 얘기할 때는 스스로 이런 주제를 주고 생각할 수 있는 힘들을 길러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 진짜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많이 주는 그런 기회들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외모 부분까지 저희가 한 번 대안을 생각을 해 봤는데요. 이제 며칠 뒷면 대통령 선거가 있고 또 새 정부가 들어설 텐데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어린이 공약을 끝으로 한 번 살펴볼까요? 여러 가지 공약들을 많이 내놨기 때문에 시간상 다 소개해 드릴 수는 없고 후보별로 중요한 것을 몇 가지만 소개를 해 보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약을 보면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눈에 떼는 게 어린이 안전보장 구축을 위해서 정부가 '전담컨트롤타워'를 설치하겠다, 그리고 수업 없는 날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어린이 문화예술·체육 기회를 확대하겠다, 어린이의 쉴 권리와 놀 권리를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 이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인 것 같고요. 홍준표 후보 공약은 자동육아휴직제, 그리고 소득하위 50% 초중고생 미래양성바우처, 아동수당이죠. 그리고 또 눈에 띄는 게 끔찍한 아동 범죄는 엄벌에 처한다, 이런 거죠. 그러니까 주로 안전한 대한민국에 초점을 맞춘 공약이 눈에 많이 띕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획기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서 학교 수업, 학원 과외에 지쳐서 꿈꿀 시간이 없는 아이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을 되찾아 주겠다." 라고 하면서 아동수당도 하고 학제개편하고 학원 휴일 휴무제 도입하고 이런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네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육아휴직 3년', '칼퇴근' 공약,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했고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라면서,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그리고 국공립어린이집과 유치원 확충, 그리고 슈퍼우먼방지법, 어린이병원비 100% 국가책임제, 이런 공약들을 내세웠는데요. 신원영 박사님, 아공사 굿네이버스도 아동정책을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을 했다고 그러셨는데 전체적으로 이런 후보들의 공약에 관해서 혹시 이런 것은 꼭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어떤 게 있으십니까?

□ 신원영
네. 저희 기관에서 아동정책 중에서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정책이 아동보호정책입니다. 아동보호정책이라는 것은 학대 받는 아이들을 생각하시면 되거든요. 그런데 대선후보들의 아동보호정책들을 저희가 좀 들여다봤을 때 기존에 정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아니면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그런 정책들을 재탕 삼탕하는 경우가 있었고요. 그리고 좀 아쉬운 것은 아동보호정책, 진짜 아동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학대 받는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 그리고 피해 받는 아동이 다시 가족으로 돌아갔을 때 가족기능의 회복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것들에 대한 정책들이 미흡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아동보호정책을 촘촘히 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학대 받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러려면 인프라적인 면들이 확충이 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 예산, 이런 것들이 빠져 있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사실 오늘 <공감토론>에서 아동학대 부분도 다뤄볼까 했는데요. 그것 말고도 나와 있는 자료가 너무 힘들고 어려운 조사들이 많아서 이 문제까지 얘기하면 오늘 어린이날 너무 우울해할 것 같아서 이 부분은 패스했습니다. 이봉주 교수님, 어떤 부분 공약이 좀 눈에 띄십니까?

□ 이봉주
네. 제가 보기에는 행복한 아동, 이런 표현을 실제 쓰기도 했고 그래서 아동건강에 대한 보장, 그리고 놀 권리 쉴 권리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 이런 게 인상이 깊고요. 그다음에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 공약 중에 아동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늘린다는 의미에서 아동수당도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게 저는 인상이 깊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아동수당들은 대체로 거의 모든 후보들이 얘기를 했네요.

□ 이봉주
네. 그렇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저도 심 박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여기에 나와 있는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을 것 같고, 또 여기에는 없지만 저희들이 관심 있게 보는 것은 투표권 연령을 낮추는 이런 것도 아동청소년 권리확대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인 후보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의 공약에 관심이 있고요. 여기에 있는 아동수당도 좋고 칼퇴근 공약, 이런 것도 재밌는 것 같고 칼퇴근이나 이런 것 육아휴직 할 때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그것을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도 함께, 아빠도 함께 하는 그런 정책으로 방향을 전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고맙습니다. 최명기 박사님.

□ 최명기
저는 학제개편이나 고교학점제 도입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요. 많은 아이들이 우리가 등교 거부라고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사실은 등교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있으면 너무 힘들다 보니까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또 우울증으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건 사회공포증이 있건. 그런데 그 아이들이 한 번 학교에서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이제 그 학년을 더 이상 다니지 못하게 되면 그다음에는 계속 다음 학년이 되게 되고 결국은 공교육제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거든요. 그 아이들한테 물론 학교는 같이 지내는 곳이어서 출석을 어느 정도 해야 되는 것도 맞을 수 있지만 그 학생이 일정 정도 학력을 갖췄다고 인정하게 되면 그것을 테스트를 통과하면 꼭 검정고시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학점을 인정해서 그 아이가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게끔 해 주지 않으면 지금 공교육 시스템을 벗어나서 많이 방황하게 되는 아이들의 수가 줄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교학점제에는 굉장히 다른 의미에서 좋은 제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됐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대선 후보들의 공약, 전부 합쳐 가지고 시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요. 이제 마무리해야 될 시간인데요. 전문가들께서 이렇게 나오셨으니까 토론과정을 통해서 내가 꼭 이런 부분은 한 번 강조했으면 좋겠다는 부분 있으면 한 말씀씩 듣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30초씩 드리겠습니다. 신원영 박사님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 신원영
저는 우리 사회가 이제는 아동의 행복에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를 하려면 적극적으로 하셔야 되는데 그러려면 예산이 따라야 하고 정말 이 예산을 실행할 전문적인 기구들, 이런 것들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만드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최명기 박사님.

□ 최명기
공부 열심히 해도 그렇게 성적이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그 어떠한 사소한 학교의 차이가 아니라 그 아이 자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고 얼마나 좋은 친구를 만나고 얼마나 불행을 피하느냐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공부에 신경 쓰시지 마시고 아이 자체를 믿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공감합니다. 이현숙 대표님.

□ 이현숙
네. 우리는 모든 어른들이 사회적 부모가 돼서 모든 정책이라든지 사회에 대해서 고민을 할 때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보장되고 있는지 아동권리협약의 3조가 잘 이행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고요. 이런 것들은 결국은 저녁이 있는 삶 아까 말씀하셨는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더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그래서 여러 가지 사회복지제도라든지 좀 함께 가야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교수님, 마무리 발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봉주 교수님.

□ 이봉주
네. 오늘 우리가 얘기한 아동이 행복한 사회, 그리고 아동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개인이나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이런 사회적인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한 가지만 더, 정말 우리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하려면 누가 제일 중요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봉주
우리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제가 우문을 드렸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어린이날인데요. 동요 가사 하나 제가 읽어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제목이 ‘어른들은 몰라요’ 라는 동요인데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 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 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이런 동요가 있네요.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서 어떻게 하면 우리 어린이들이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까, 전문가들 모시고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토론에 함께 해 주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님,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신원영 박사님,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님, 청담하버드심리연구소장이신 정신과전문의 최명기 원장님,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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