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국장 전격 해임한 트럼프, ‘제2 워터게이트’로 번지나

입력 2017.05.10 (09:27) 수정 2017.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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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가 러시아와 유착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된 두 사람의 갈등 때문으로 보이는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여 코미 국장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BI는 미국의 가장 소중하고 존경 받는 기관"이라며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하며 그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장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정"이라며 "지금 당장(immediately) 사무실에서 떠나라"고 코미 국장에게 통보했다.

코미에게 보낸 해임 통보문. 코미에게 보낸 해임 통보문.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와 관련한) 조사 대상이 아님을 알려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당신이 연방수사국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 출신으로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다. 지난해 미 대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 FBI의 수사 결정 발표로 힐러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와 코미 국장의 관계는 꼬였다.

코미 국장의 지휘로 FBI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대선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유착돼 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이와 관련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대한 파장이 커지면서 코미 국장과 백악관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코미 FBI 국장코미 FBI 국장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코미에 대해 전격적인 해임 카드를 꺼내자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BI의 수사 결과에 따라 제2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부분의 백악관 인사들이 코미의 해고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트럼프가 월요일과 화요일 공식 일정을 모두 비워둔 것이 코미의 해임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백악관은 코미 국장 해임과 함께 곧바로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미 해임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토요일 밤의 학살’에 비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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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국장 전격 해임한 트럼프, ‘제2 워터게이트’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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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5-10 1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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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가 러시아와 유착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된 두 사람의 갈등 때문으로 보이는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여 코미 국장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BI는 미국의 가장 소중하고 존경 받는 기관"이라며 "오늘 미국은 사법당국의 꽃인 FBI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하며 그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장차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정"이라며 "지금 당장(immediately) 사무실에서 떠나라"고 코미 국장에게 통보했다.

코미에게 보낸 해임 통보문.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와 관련한) 조사 대상이 아님을 알려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당신이 연방수사국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 출신으로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다. 지난해 미 대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 FBI의 수사 결정 발표로 힐러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와 코미 국장의 관계는 꼬였다.

코미 국장의 지휘로 FBI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대선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유착돼 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이와 관련해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대한 파장이 커지면서 코미 국장과 백악관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

코미 FBI 국장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코미에 대해 전격적인 해임 카드를 꺼내자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BI의 수사 결과에 따라 제2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부분의 백악관 인사들이 코미의 해고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트럼프가 월요일과 화요일 공식 일정을 모두 비워둔 것이 코미의 해임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 백악관은 코미 국장 해임과 함께 곧바로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미 해임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를 해임한 ‘토요일 밤의 학살’에 비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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