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쿼터 8.5장으로 늘었는데…한국은???

입력 2017.05.11 (20: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월드컵 아시아쿼터 8.5장으로 늘었는데…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쿼터 8.5장으로 늘었는데…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11일(한국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총회에서 48개국 체제의 2026년 월드컵 대륙별 쿼터 배정안을 승인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국가들의 출전권은 종전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났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8장, 0.5장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주인이 가려진다.

월드컵의 추억 - 험난한 여정

지금까지, 한국 축구의 월드컵 무대 도전사에서 단골처럼 등장했던 표현들이 있다. '죽음의 조', '가시밭길 본선행', '복잡한 본선 진출 경우의 수' 등등이다. 아시아에 배분된 월드컵 본선 티켓 4.5장을 손에 쥐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출전국 확대, 결국 돈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계속되어온 본선 32개국 체제를 FIFA가 2017년 1월 48개국으로의 확대를 결정하면서 월드컵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피파의 이런 결정에는 돈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참가국 확대로 인한 예상 수익참가국 확대로 인한 예상 수익

현행 32개국 체제로 치러질 2018 러시아월드컵의 예상 수입은 약 6조 6천억 원이지만, 48개국으로 확대될 경우 수입은 7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피파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중계권료 등으로 피파의 재정과 영향력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미소

아시아 쿼터 확대로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딱 한 번 등장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였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중동 세에 막혀 좀처럼 월드컵과 인연을 맺을 수 없었지만 이젠 본선 티켓을 잡을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13억 인구의 경제 대국 중국의 월드컵 진출은 천문학적 규모의 중계권 등 FIFA의 상업적 이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피파의 본선 진출국 확대 개편 결정이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의도적인'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주도한 '축구 굴기'를 정책으로 내세워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자국 리그 활성화와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로 연결되는 3단계 목표를 세워 차질없이 진행해왔다.


최근 막강한 돈을 들여 브라질의 오스카, 아르헨티나의 테베스 등 '거물급' 선수들을 중국 슈퍼리그로 불러들였고 광저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학교를 세워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대표팀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 3월, 중국 축구대표팀은 우리나라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겨 우리 대표팀에 충격을 안기며 한층 발전된 경기력을 뽐냈다. 중국은 월드컵 48개국 체제에서 축구 굴기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물음표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로 인한 아시아 쿼터 증가는 월드컵의 세계화 측면에선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입장에선 좋은 일만은 아니다. 본선으로 가는 길은 평지처럼 쉬워졌지만,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따져보면 더 험난한 길을 가게 됐다.

본선 대회 방식이 3개 팀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 2위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으로 바뀌는데 이럴 경우 대륙별 시드 배정에 따라 우리보다 강한 두 팀과 같은 조에 묶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 한 팀과 남미 한팀이 속한 조에 우리가 포함되면 32강 진출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본선 진출 과정은 지금보다 수월해질 수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16강 이상의 진출 가능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한 48개국의 전쟁. 월드컵 참가 기회는 증대됐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오히려 본선 진출국의 자부심이 떨어지고 월드컵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컵 아시아쿼터 8.5장으로 늘었는데…한국은???
    • 입력 2017-05-11 20:27:49
    취재K
국제축구연맹(FIFA)이 11일(한국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총회에서 48개국 체제의 2026년 월드컵 대륙별 쿼터 배정안을 승인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국가들의 출전권은 종전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났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8장, 0.5장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주인이 가려진다.

월드컵의 추억 - 험난한 여정

지금까지, 한국 축구의 월드컵 무대 도전사에서 단골처럼 등장했던 표현들이 있다. '죽음의 조', '가시밭길 본선행', '복잡한 본선 진출 경우의 수' 등등이다. 아시아에 배분된 월드컵 본선 티켓 4.5장을 손에 쥐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출전국 확대, 결국 돈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부터 계속되어온 본선 32개국 체제를 FIFA가 2017년 1월 48개국으로의 확대를 결정하면서 월드컵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피파의 이런 결정에는 돈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참가국 확대로 인한 예상 수익
현행 32개국 체제로 치러질 2018 러시아월드컵의 예상 수입은 약 6조 6천억 원이지만, 48개국으로 확대될 경우 수입은 7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피파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커지면서 중계권료 등으로 피파의 재정과 영향력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미소

아시아 쿼터 확대로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딱 한 번 등장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였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중동 세에 막혀 좀처럼 월드컵과 인연을 맺을 수 없었지만 이젠 본선 티켓을 잡을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13억 인구의 경제 대국 중국의 월드컵 진출은 천문학적 규모의 중계권 등 FIFA의 상업적 이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피파의 본선 진출국 확대 개편 결정이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의도적인'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주도한 '축구 굴기'를 정책으로 내세워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자국 리그 활성화와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로 연결되는 3단계 목표를 세워 차질없이 진행해왔다.


최근 막강한 돈을 들여 브라질의 오스카, 아르헨티나의 테베스 등 '거물급' 선수들을 중국 슈퍼리그로 불러들였고 광저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학교를 세워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대표팀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 3월, 중국 축구대표팀은 우리나라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겨 우리 대표팀에 충격을 안기며 한층 발전된 경기력을 뽐냈다. 중국은 월드컵 48개국 체제에서 축구 굴기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한국은 물음표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로 인한 아시아 쿼터 증가는 월드컵의 세계화 측면에선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입장에선 좋은 일만은 아니다. 본선으로 가는 길은 평지처럼 쉬워졌지만,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따져보면 더 험난한 길을 가게 됐다.

본선 대회 방식이 3개 팀씩 1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 2위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것으로 바뀌는데 이럴 경우 대륙별 시드 배정에 따라 우리보다 강한 두 팀과 같은 조에 묶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 한 팀과 남미 한팀이 속한 조에 우리가 포함되면 32강 진출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본선 진출 과정은 지금보다 수월해질 수 있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16강 이상의 진출 가능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한 48개국의 전쟁. 월드컵 참가 기회는 증대됐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오히려 본선 진출국의 자부심이 떨어지고 월드컵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