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스마트 쓰레기통…헛 똑똑이 된 이유는?

입력 2017.05.15 (10:53) 수정 2017.05.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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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스마트 쓰레기통…헛 똑똑이 된 이유는?

[취재후] 스마트 쓰레기통…헛 똑똑이 된 이유는?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겉보기엔 평범한 쓰레기통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무리도 아니다. 생긴 것도 평범하고, 주변도 여느 쓰레기통과 다르지 않게 지저분하니 말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똑똑한 쓰레기통'이다. 가까이서 보면 보인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설치된 스마트 휴지통입니다.'

IoT 쓰레기통 내부 뚜껑 위에 적재량 감지 센서가 붙어 있다.IoT 쓰레기통 내부 뚜껑 위에 적재량 감지 센서가 붙어 있다.

스마트 쓰레기통, 들어보셨나요?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통 내부 뚜껑 위에 까만 센서가 붙어 있다. 센서가 쓰레기통 안의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한 데이터는 3G 통신을 활용해 서버로 전송된다. 환경미화원들은 측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쓰레기통이 가득 찬 것 같으면 그제야 출동한다. 그러면 쓰레기통이 넘쳐 거리가 지저분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게다가 환경미화원들의 효율적인 업무도 돕는다. 기존에 환경미화원들은 새벽 5시, 오전 9시 반, 오후 1시 반 이렇게 하루 세 번씩 쓰레기를 거둬갔다. 하지만 이 스마트 쓰레기통을 통해 쓰레기가 가득 찰 때만 출동하면 되니, 환경미화원들의 쓰레기 수거 횟수가 하루 평균 1~2회로 줄었다고 한다. 그밖에 쓰레기 수거 차의 운행에 따른 유류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주정차로 인한 교통 혼잡도 덩달아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루 세 번 거두러 나와요.”

IoT 쓰레기통은 신촌 일대에 76대가 설치돼 있다. 연세로에 설치된 쓰레기통이 전부 이 IoT 쓰레기통이다. 홍보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을까?

스마트 쓰레기통 내부가 가득 차 있다. 주변도 쓰레기로 지저분하다. 하지만 이를 비우러 오는 사람은 없다.스마트 쓰레기통 내부가 가득 차 있다. 주변도 쓰레기로 지저분하다. 하지만 이를 비우러 오는 사람은 없다.

쓰레기통 밖에 봉투를 달아놨다. 사실상 센서를 부착한 의미가 없다. 센서는 쓰레기통 내부의 적재량을 인식하게 돼 있다. 쓰레기통 안으로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이렇게 쓰레기봉투를 밖에 걸어놨다지만, 이러면 센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쓰레기통 밖에 봉투를 달아놨다. 사실상 센서를 부착한 의미가 없다. 센서는 쓰레기통 내부의 적재량을 인식하게 돼 있다. 쓰레기통 안으로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이렇게 쓰레기봉투를 밖에 걸어놨다지만, 이러면 센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스마트 쓰레기통을 아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스마트 쓰레기통은 구청과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것이니 당연히 그럴 거다. 그런데 일부 환경미화원들도 스마트 쓰레기통을 모른다. 또, 하루 1~2회로 수거 횟수가 줄었다는 설명과는 달리, 여전히 하루 세 번씩 쓰레기를 거둬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센서 부착형 IoT 쓰레기통은 서대문구 등 서울시 내 7개 구에 210개가 설치돼 있다. 센서 한 대를 부착하는 데는 20만 원, 매달 통신료 등 유지비에만 구청마다 5~60만 원이 들어가고 있다.


잘 써먹어야 진짜 똑똑해질 수 있다!

쓰레기가 거리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마트 쓰레기통이 설치되고 있다. 호주 멜버른 시는 서대문구의 IoT 쓰레기통과 비슷한 '통합 쓰레기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영국 런던시 역시 쓰레기통에 무선랜 제공 기능을 접목했고, 테러에 대비한 방폭 기능을 갖춘 쓰레기통을 도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스마트 쓰레기통에는 IoT 쓰레기통과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 있다. 태양광 에너지로 구동되는 압축 쓰레기통은, 쓰레기가 쌓이면 자동으로 압축해 적재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원리다. 똑똑한 쓰레기통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제대로 써먹어야 예산만 잡아먹는 '헛 똑똑이'로 만들지 않는 길일 거다.

[연관기사] [뉴스9] 미화원도 모르는 ‘스마트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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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스마트 쓰레기통…헛 똑똑이 된 이유는?
    • 입력 2017-05-15 10:53:42
    • 수정2017-05-15 19:59:02
    취재후·사건후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겉보기엔 평범한 쓰레기통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무리도 아니다. 생긴 것도 평범하고, 주변도 여느 쓰레기통과 다르지 않게 지저분하니 말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똑똑한 쓰레기통'이다. 가까이서 보면 보인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설치된 스마트 휴지통입니다.'

IoT 쓰레기통 내부 뚜껑 위에 적재량 감지 센서가 붙어 있다.
스마트 쓰레기통, 들어보셨나요?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통 내부 뚜껑 위에 까만 센서가 붙어 있다. 센서가 쓰레기통 안의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한 데이터는 3G 통신을 활용해 서버로 전송된다. 환경미화원들은 측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쓰레기통이 가득 찬 것 같으면 그제야 출동한다. 그러면 쓰레기통이 넘쳐 거리가 지저분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게다가 환경미화원들의 효율적인 업무도 돕는다. 기존에 환경미화원들은 새벽 5시, 오전 9시 반, 오후 1시 반 이렇게 하루 세 번씩 쓰레기를 거둬갔다. 하지만 이 스마트 쓰레기통을 통해 쓰레기가 가득 찰 때만 출동하면 되니, 환경미화원들의 쓰레기 수거 횟수가 하루 평균 1~2회로 줄었다고 한다. 그밖에 쓰레기 수거 차의 운행에 따른 유류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주정차로 인한 교통 혼잡도 덩달아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루 세 번 거두러 나와요.”

IoT 쓰레기통은 신촌 일대에 76대가 설치돼 있다. 연세로에 설치된 쓰레기통이 전부 이 IoT 쓰레기통이다. 홍보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을까?

스마트 쓰레기통 내부가 가득 차 있다. 주변도 쓰레기로 지저분하다. 하지만 이를 비우러 오는 사람은 없다.
쓰레기통 밖에 봉투를 달아놨다. 사실상 센서를 부착한 의미가 없다. 센서는 쓰레기통 내부의 적재량을 인식하게 돼 있다. 쓰레기통 안으로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이렇게 쓰레기봉투를 밖에 걸어놨다지만, 이러면 센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스마트 쓰레기통을 아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스마트 쓰레기통은 구청과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것이니 당연히 그럴 거다. 그런데 일부 환경미화원들도 스마트 쓰레기통을 모른다. 또, 하루 1~2회로 수거 횟수가 줄었다는 설명과는 달리, 여전히 하루 세 번씩 쓰레기를 거둬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센서 부착형 IoT 쓰레기통은 서대문구 등 서울시 내 7개 구에 210개가 설치돼 있다. 센서 한 대를 부착하는 데는 20만 원, 매달 통신료 등 유지비에만 구청마다 5~60만 원이 들어가고 있다.


잘 써먹어야 진짜 똑똑해질 수 있다!

쓰레기가 거리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마트 쓰레기통이 설치되고 있다. 호주 멜버른 시는 서대문구의 IoT 쓰레기통과 비슷한 '통합 쓰레기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영국 런던시 역시 쓰레기통에 무선랜 제공 기능을 접목했고, 테러에 대비한 방폭 기능을 갖춘 쓰레기통을 도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스마트 쓰레기통에는 IoT 쓰레기통과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 있다. 태양광 에너지로 구동되는 압축 쓰레기통은, 쓰레기가 쌓이면 자동으로 압축해 적재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원리다. 똑똑한 쓰레기통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제대로 써먹어야 예산만 잡아먹는 '헛 똑똑이'로 만들지 않는 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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