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휴민트’ 독자 가동…한·미 정보 공유는?

입력 2017.05.17 (16:10) 수정 2017.05.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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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정보가 취약한 미군이 인적정보(HUMINT)를 전담하는 정보부대를 부활한다. 미군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를 한국에 의존해 왔으나 앞으로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대북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발사에 성공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전 단계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군은 정확한 대북 정보에 근거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미군의 독자적인 휴민트 전담부대 재가동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군이 북한 관련 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게 되면 한국군이 정보 공유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524정보대대' 부활, 이유는?


주한미군은 오는 10월, 2018년 회계연도 개시에 맞춰 501정보여단 예하에 524정보대대를 부활한다. 524정보대대는 그동안 532정보대대에서 맡았던 인적정보 분석과 지원 임무를 넘겨받아 수행하게 된다. 인적정보 이른바 '휴민트' 분야를 전담하게 된다.

휴민트(HUMINT·인적정보)는 통신감청을 통한 시긴트(SIGINT·통신정보),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을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와 달리 공작원을 침투시키거나 내부 정보원·협조자를 활용해 수집한 정보를 말한다.

주한미군은 막대한 대북 감시·정찰 자산을 운영하면서도 휴민트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확한 대북 정보 수집·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더욱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휴민트 보강의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규모 굴착작업(왼쪽 원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지난 6일 보도했다. VOA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미사일 발사 관련 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출처:VOA홈페이지)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규모 굴착작업(왼쪽 원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지난 6일 보도했다. VOA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미사일 발사 관련 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출처:VOA홈페이지)

김정은 집권이후 북한이 적극적으로 기만전술을 쓰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파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피하기 위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 실험장에 위장막을 쳐 '도발 디데이'(D-Day) 파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북한의 지휘통신체계가 현대화되면서 감청까지 어려워졌다고 한다. 핵무기 소형화 기술의 완성여부와 핵탄두 재진입 능력의 확보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정확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감청과 위성 영상 정보만으로는 대북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연관기사] [앵커&리포트] 美 대북 정보 수집 강화…독자 작전 구축?

北 강력반발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5월 11일)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5월 11일)

미국의 휴민트 전담부대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그 어떤 정찰 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소탕해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매체는 "미국이 올해 10월경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 안에 간첩, 정보 요원, 내부 협조자 등 주로 사람을 통해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 정보수집대대를 새로 조직하려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추종세력의 정탐, 파괴 암해 책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정찰 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격멸·소탕해버릴 의지와 자신감에 넘쳐있다"라며 "적대 세력의 무모한 반공화국 침략 책동은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CIA '한국임무센터' 신설...北 비핵화 전략 포석

 북한이 지난 14일 오전 5시 30분쯤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탄도 미사일 한 발을 기습 발사해 성공했다. ‘화성 12형’으로 IRBM급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14일 오전 5시 30분쯤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탄도 미사일 한 발을 기습 발사해 성공했다. ‘화성 12형’으로 IRBM급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연관 기사] [뉴스9] 北 탄도미사일 기습 발사…700km 비행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실전배치 전 단계까지 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은 524정보대대 외에 중앙정보국(CIA)에 한국임무센터(KMC)를 최근에 신설했다. 한국임무센터는 국가정보국(DNI)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을 차출해 꾸린 조직으로 대북 정보를 전담하게 된다.

CIA가 특정국가에만 집중한 임무센터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센터의 주요 임무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막고, 북한의 전면전 능력에 대한 독자적 판단기능을 갖는 것이다. 정확한 대북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 전략을 정교하게 짜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스테퍼니 머피 의원이 미국 행정부 안에 북한정보를 다루는 통합정보 조직을 만들기 위한 '북한정보증진법'(North Korea Intelligence Enhancement Act)을 지난달 발의했다. (지난 6일 VOA보도)

이 법안은 미국 내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주도로 유관부처가 '통합조직'을 구성해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감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제결의 이행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이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과 급변상황 등에 대비해 대북 정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켈로 부대(KLO)와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함정에서 망원경을 들고 인천지역을 살피고 있다.(출처:전쟁기념관 블로그)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함정에서 망원경을 들고 인천지역을 살피고 있다.(출처:전쟁기념관 블로그)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후방 유격활동과 첩보활동의 특수임무를 수행한 미군 산하 8240부대(일명 켈로부대)가 인원과 복장 점검을 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후방 유격활동과 첩보활동의 특수임무를 수행한 미군 산하 8240부대(일명 켈로부대)가 인원과 복장 점검을 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부대의 활약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켈로부대가 있다. 켈로부대와 'X-RAY 작전'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켈로부대는 KLO(Korea Liaison Office)로 '주한연락처'를 뜻한다. 1949년 6월 주한 미 극동사령부 정보참모부 예하 특수부대로 창설됐다.

켈로 부대원들은 군번도 계급도 없는 비정규군으로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북한군으로 위장한 뒤 적진에 침투해 첩보수집과 후방교란, 방해공작, 양민구출 등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작전에 필요한 인적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 업무도 함께 수행했다.

인천상륙작전 직전 팔미도에 침투해 등대의 불을 밝힌 최규봉 부대장과 켈로부대원들이 작전성공후 소형보트를 타고 기함 ‘마운트 매킨리’로 복귀하고 있다. 모자를 쓰고 일어서서 옆을 보고 있는 이가 최 부대장이다. (출처:국가기록원)인천상륙작전 직전 팔미도에 침투해 등대의 불을 밝힌 최규봉 부대장과 켈로부대원들이 작전성공후 소형보트를 타고 기함 ‘마운트 매킨리’로 복귀하고 있다. 모자를 쓰고 일어서서 옆을 보고 있는 이가 최 부대장이다. (출처:국가기록원)

1950년 9월 14일 오후 7시쯤 켈로부대의 최규봉 부대장은 맥아더 사령관으로부터 '15일 0시 팔미도 등대에 불을 밝혀라' 암호 명령을 받는다. 최 부대장을 포함해 미군 3명과 한국군 3명으로 구성된 6명의 특공대는 적진 한가운데 있었던 팔미도에 잠입한다.

특공대는 가까스로 적 2개 분대를 섬멸하고 섬을 장악한 뒤, 암호 명령보다 늦은 15일 오전 1시 50분쯤 등대에 불을 밝힌다. 6.25전쟁의 흐름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빛'이었다.

켈로 부대원들은 38선 이북 출신으로 자체 추산 3만 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6천명이 전사했고 2천 명은 행방불명 됐으며, 현재 생존자는 2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 정전협정 후 미군에서 국방부 소속으로 이관됐다가 1954년 해체됐다.

미군, 우리 軍에 정보 제공 계속할까?

지난 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에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한미연합 대테러훈련에서 헌병전대 장병과 미군 헌병대원들이 요원이 탑승한 차량을 경호하고 있다. 지난 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에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한미연합 대테러훈련에서 헌병전대 장병과 미군 헌병대원들이 요원이 탑승한 차량을 경호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휴민트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국군정보사령부 등 한국 정보당국에 주로 의존했다. 또 한미첩보교류회의 정례화를 통해 북한 내 쿠데타 가능성,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동향, 전면전과 국지전 등 북한 도발에 의한 한반도 전쟁 양상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은 자연스럽게 대북 정보를 공유했다. 미국의 휴민트 전담부대 부활은 큰 틀에서 약화된 대북 정보 판단 능력에 대한 강화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휴전이후 휴민트를 한국 측에 이관했던 미국이 다시 직접 관장하려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이 524정보대대를 부활함에 따라 북한에 대한 고급 인적정보를 더 체계적으로, 더 많이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의 독자 휴민트 가동을 한미 간의 정보공유를 더 긴밀하게 해 북한의 도발을 막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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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휴민트’ 독자 가동…한·미 정보 공유는?
    • 입력 2017-05-17 16:10:27
    • 수정2017-05-17 16:12:14
    취재K

북한 내부 정보가 취약한 미군이 인적정보(HUMINT)를 전담하는 정보부대를 부활한다. 미군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를 한국에 의존해 왔으나 앞으로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대북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발사에 성공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전 단계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군은 정확한 대북 정보에 근거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일각에서는 미군의 독자적인 휴민트 전담부대 재가동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군이 북한 관련 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게 되면 한국군이 정보 공유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524정보대대' 부활, 이유는?


주한미군은 오는 10월, 2018년 회계연도 개시에 맞춰 501정보여단 예하에 524정보대대를 부활한다. 524정보대대는 그동안 532정보대대에서 맡았던 인적정보 분석과 지원 임무를 넘겨받아 수행하게 된다. 인적정보 이른바 '휴민트' 분야를 전담하게 된다.

휴민트(HUMINT·인적정보)는 통신감청을 통한 시긴트(SIGINT·통신정보),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을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와 달리 공작원을 침투시키거나 내부 정보원·협조자를 활용해 수집한 정보를 말한다.

주한미군은 막대한 대북 감시·정찰 자산을 운영하면서도 휴민트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확한 대북 정보 수집·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더욱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휴민트 보강의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규모 굴착작업(왼쪽 원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지난 6일 보도했다. VOA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미사일 발사 관련 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출처:VOA홈페이지)
김정은 집권이후 북한이 적극적으로 기만전술을 쓰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파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피하기 위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 실험장에 위장막을 쳐 '도발 디데이'(D-Day) 파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북한의 지휘통신체계가 현대화되면서 감청까지 어려워졌다고 한다. 핵무기 소형화 기술의 완성여부와 핵탄두 재진입 능력의 확보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정만 하고 있을 뿐 정확한 정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감청과 위성 영상 정보만으로는 대북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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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력반발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5월 11일)
미국의 휴민트 전담부대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그 어떤 정찰 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소탕해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매체는 "미국이 올해 10월경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 안에 간첩, 정보 요원, 내부 협조자 등 주로 사람을 통해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 정보수집대대를 새로 조직하려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추종세력의 정탐, 파괴 암해 책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정찰 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격멸·소탕해버릴 의지와 자신감에 넘쳐있다"라며 "적대 세력의 무모한 반공화국 침략 책동은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CIA '한국임무센터' 신설...北 비핵화 전략 포석

 북한이 지난 14일 오전 5시 30분쯤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탄도 미사일 한 발을 기습 발사해 성공했다. ‘화성 12형’으로 IRBM급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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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실전배치 전 단계까지 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은 524정보대대 외에 중앙정보국(CIA)에 한국임무센터(KMC)를 최근에 신설했다. 한국임무센터는 국가정보국(DNI)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을 차출해 꾸린 조직으로 대북 정보를 전담하게 된다.

CIA가 특정국가에만 집중한 임무센터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센터의 주요 임무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막고, 북한의 전면전 능력에 대한 독자적 판단기능을 갖는 것이다. 정확한 대북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 전략을 정교하게 짜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스테퍼니 머피 의원이 미국 행정부 안에 북한정보를 다루는 통합정보 조직을 만들기 위한 '북한정보증진법'(North Korea Intelligence Enhancement Act)을 지난달 발의했다. (지난 6일 VOA보도)

이 법안은 미국 내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주도로 유관부처가 '통합조직'을 구성해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감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제결의 이행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이 북한의 추가 고강도 도발과 급변상황 등에 대비해 대북 정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켈로 부대(KLO)와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함정에서 망원경을 들고 인천지역을 살피고 있다.(출처:전쟁기념관 블로그)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으로 후방 유격활동과 첩보활동의 특수임무를 수행한 미군 산하 8240부대(일명 켈로부대)가 인원과 복장 점검을 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부대의 활약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켈로부대가 있다. 켈로부대와 'X-RAY 작전'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켈로부대는 KLO(Korea Liaison Office)로 '주한연락처'를 뜻한다. 1949년 6월 주한 미 극동사령부 정보참모부 예하 특수부대로 창설됐다.

켈로 부대원들은 군번도 계급도 없는 비정규군으로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북한군으로 위장한 뒤 적진에 침투해 첩보수집과 후방교란, 방해공작, 양민구출 등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작전에 필요한 인적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 업무도 함께 수행했다.

인천상륙작전 직전 팔미도에 침투해 등대의 불을 밝힌 최규봉 부대장과 켈로부대원들이 작전성공후 소형보트를 타고 기함 ‘마운트 매킨리’로 복귀하고 있다. 모자를 쓰고 일어서서 옆을 보고 있는 이가 최 부대장이다. (출처:국가기록원)
1950년 9월 14일 오후 7시쯤 켈로부대의 최규봉 부대장은 맥아더 사령관으로부터 '15일 0시 팔미도 등대에 불을 밝혀라' 암호 명령을 받는다. 최 부대장을 포함해 미군 3명과 한국군 3명으로 구성된 6명의 특공대는 적진 한가운데 있었던 팔미도에 잠입한다.

특공대는 가까스로 적 2개 분대를 섬멸하고 섬을 장악한 뒤, 암호 명령보다 늦은 15일 오전 1시 50분쯤 등대에 불을 밝힌다. 6.25전쟁의 흐름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빛'이었다.

켈로 부대원들은 38선 이북 출신으로 자체 추산 3만 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6천명이 전사했고 2천 명은 행방불명 됐으며, 현재 생존자는 2천 명 정도로 추정된다. 정전협정 후 미군에서 국방부 소속으로 이관됐다가 1954년 해체됐다.

미군, 우리 軍에 정보 제공 계속할까?

지난 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에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한미연합 대테러훈련에서 헌병전대 장병과 미군 헌병대원들이 요원이 탑승한 차량을 경호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휴민트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국군정보사령부 등 한국 정보당국에 주로 의존했다. 또 한미첩보교류회의 정례화를 통해 북한 내 쿠데타 가능성,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동향, 전면전과 국지전 등 북한 도발에 의한 한반도 전쟁 양상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은 자연스럽게 대북 정보를 공유했다. 미국의 휴민트 전담부대 부활은 큰 틀에서 약화된 대북 정보 판단 능력에 대한 강화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휴전이후 휴민트를 한국 측에 이관했던 미국이 다시 직접 관장하려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이 524정보대대를 부활함에 따라 북한에 대한 고급 인적정보를 더 체계적으로, 더 많이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의 독자 휴민트 가동을 한미 간의 정보공유를 더 긴밀하게 해 북한의 도발을 막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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