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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탁구로 이루는 작은 통일…탈북민 탁구단
입력 2017.05.20 (08:19) | 수정 2017.05.20 (08:40) 남북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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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탁구로 이루는 작은 통일…탈북민 탁구단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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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과거 냉전시대,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스포츠가 자주 기여를 했었죠?

네. 남북한도 마찬가진데요.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1년 최초의 남북 탁구 단일팀이었죠?

당시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한데요.

그런데 그 모습을 북한에서 봤던 사람들이 지금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남한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가는 수단으로 탁구단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는군요.

네. 북한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분도 있어서 실력이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일요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 한국에 온지 7년째인 탈북민 정춘희 씨인데요.

<녹취>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녀는 요즘 일요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바로 탁구 때문이라는데요.

일요일마다 이곳 탁구장을 찾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탁구.

이 탁구를 통해 작은 통일을 일구어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인지 함께 만나볼까요?

탁구대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기도 하고 혼자서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

탁구장 안에선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데요.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춘희 씨,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죠?

알고 보니 북한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북한에서는) 저희는 환경이 너무 열악한 데서 해가지고 진짜 공이 없어서 훈련을 못했어요. 맨날 스윙 연습만 2년 동안 스윙 연습만 그러니까 기초의 기초를 배운 거예요, 저희는.”

그녀의 탁구 열정에 불을 지핀 건 199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 최초의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해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현정화·이분희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당시 세계 최강이던 중국을 극적으로 꺾고 남북 선수들이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요.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아리랑이 울려퍼지던 모습.

전 세계에 감동을 줬었죠.

춘희씨도 당시 경기를 보며 탁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아, 나 탁구 잘 해서 나도 저 이분희 선수처럼 되어 가지고 엄마, 아빠 평양 가서 살게 해야지... 저도 그때 그런 꿈이 있었죠.”

하지만 힘들었던 북한에서의 생활과 이후 험난했던 탈북 과정 속에서 재능도 꿈도 모두 잊어버렸다는 춘희 씨.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녀가 다시 탁구에 대한 꿈을 이어가게 된 것은 3년 전, 탈북민으로 구성된 <코리안드림탁구단>을 알게 되면서 부터였는데요.

탁구단의 현재 회원 수는 25명.

탈북민 대안학교의 교장 선생님, 전기 기술자, 학생 등 직업과 연령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주명화(탈북민 대안학교 ‘금강학교’ 교장) : “이런저런 스트레스 모든 일에서 받은 모든 힘든 부분을 운동으로, 땀으로 풀어나가는 그게 더 힐링이 되는 거예요.”

<인터뷰> 김정(탈북민) : “또 저분들을 보면서 나도 대한민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겠구나 이런 자신감도 생기게 됩니다.”

이 탁구단은 2012년 국내 한 비영리단체의 탈북민 정착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비영리단체 ‘통일천사’ 기획국장) : “거대 담론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통일 운동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북에서 오신 분들한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남한 분들도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부분이라서 탁구대회를 통해서 탁구단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회원이 조금씩 늘면서 지난해부터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회비까지 걷어가며 주도적으로 탁구단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데요.

매주 경기도 이천에서 서울까지 달려오는 열성 회원이 있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혜선(가명/탈북민) : “그만큼 탁구가 저한테 중요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또 어울려 고향 분들이랑 또 이제 즐겁게 또 수다도 떨고...”

이 탁구단에서 라켓을 다시 잡은 춘희 씨도 북한에서의 선수 경험을 살려 지금은 탁구 코치이자 아마추어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는데요.

주중에는 학교나 지역 탁구클럽에서 개인 강습을 하고, 일요일에는 이곳에서 초보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을 해 줍니다.

덕분에 탁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신입 회원.

<인터뷰> 장영찬(남북사랑 학교 학생) : “기대는 안 하고 왔는데 오니까 되게 좋았고요. 제가 탁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같은 게 생겨가지고 계속 할 것 같습니다.”

탁구장 한쪽에서 작은 시합이 시작됐는데요.

옆 테이블에서 연습하던 탁구 동호회 회 원들과의 대결에 나선 건 춘희 씨와 새내기 회원인 김 정씨.

한 달에 한 번 다른 동호회와 친선 경기로 우정과 실력을 쌓고, 또, 이렇게 틈나는 대로 탁구장 안에서 반짝 남북 대결도 열리는데요.

처음에는 좀 밀리나 싶던 두 사람.

어느새 환상적인 호흡으로 역전에 성공하더니 결국엔 11대 5로 승리를 거둡니다.

<인터뷰> 김순하(서울시 강서구) : “처음에는 좀 이렇게 만만하게 비슷하게 치겠다 이렇게 했는데 좀 후반에 밀렸어요, 저희가. 그런데 잘 치시네요. 앞으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한국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어요.”

아쉽게 졌지만, 훈훈한 덕담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

이런 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겠죠?

춘희 씨는 그동안 수업이나 시합 등 탁구를 통해 남한 주민들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제가 탁구는 그분들한테 가르쳐 드리지만 남한 생활에서의 일상생활은 또 그분들이 저한테 많이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시고....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제 와서 먼저 남한 분들이 먼저 얘기를 해요. 아 북한에서 오셨다면서요? 이런 얘기를 먼저 해요. 벽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뿌듯하고...”

탁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잃었던 자존감을 높여가고 있는 코리안 드림 탁구단.

매주 탁구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선경기도 자주 하다 보니 어느새 남한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오늘도 기분 좋게 흘린 땀만큼 자신감을 얻어가는 사람들.

든든한 삼겹살 한 점에, 돈독한 우정도 쌓아가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요.

<인터뷰> 김정(탈북민) : “맛있습니다. 땀을 흘린 후에 먹는 음식이 진짜 맛있습니다.”

북한 이분희 선수를 보며 키웠던 열정을 남한에서 이어기고 있는 춘희 씨는 고향에서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통일의 순간을 기다립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지금도 막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아, 그 친구들 하나씩 다 데리고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남북이 솔직히 통일이 되면 그때 가서는 또 한 번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좀 가져보고요.”

<코리안드림탁구단>에게 탁구는 통일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26년 전, 탁구로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듯 탁구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날을, 또, 탁구대를 가른 네트를 넘나드는 탁구공처럼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게 될 그날을, 함께 기대해 봅니다.
  • [통일로 미래로] 탁구로 이루는 작은 통일…탈북민 탁구단
    • 입력 2017.05.20 (08:19)
    • 수정 2017.05.20 (08:40)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탁구로 이루는 작은 통일…탈북민 탁구단
<앵커 멘트>

과거 냉전시대,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스포츠가 자주 기여를 했었죠?

네. 남북한도 마찬가진데요.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1년 최초의 남북 탁구 단일팀이었죠?

당시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한데요.

그런데 그 모습을 북한에서 봤던 사람들이 지금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남한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가는 수단으로 탁구단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는군요.

네. 북한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분도 있어서 실력이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홍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일요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 한국에 온지 7년째인 탈북민 정춘희 씨인데요.

<녹취>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녀는 요즘 일요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바로 탁구 때문이라는데요.

일요일마다 이곳 탁구장을 찾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탁구.

이 탁구를 통해 작은 통일을 일구어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인지 함께 만나볼까요?

탁구대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기도 하고 혼자서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

탁구장 안에선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데요.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춘희 씨,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죠?

알고 보니 북한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북한에서는) 저희는 환경이 너무 열악한 데서 해가지고 진짜 공이 없어서 훈련을 못했어요. 맨날 스윙 연습만 2년 동안 스윙 연습만 그러니까 기초의 기초를 배운 거예요, 저희는.”

그녀의 탁구 열정에 불을 지핀 건 199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 최초의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해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현정화·이분희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당시 세계 최강이던 중국을 극적으로 꺾고 남북 선수들이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요.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아리랑이 울려퍼지던 모습.

전 세계에 감동을 줬었죠.

춘희씨도 당시 경기를 보며 탁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아, 나 탁구 잘 해서 나도 저 이분희 선수처럼 되어 가지고 엄마, 아빠 평양 가서 살게 해야지... 저도 그때 그런 꿈이 있었죠.”

하지만 힘들었던 북한에서의 생활과 이후 험난했던 탈북 과정 속에서 재능도 꿈도 모두 잊어버렸다는 춘희 씨.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녀가 다시 탁구에 대한 꿈을 이어가게 된 것은 3년 전, 탈북민으로 구성된 <코리안드림탁구단>을 알게 되면서 부터였는데요.

탁구단의 현재 회원 수는 25명.

탈북민 대안학교의 교장 선생님, 전기 기술자, 학생 등 직업과 연령도 다양합니다.

<인터뷰> 주명화(탈북민 대안학교 ‘금강학교’ 교장) : “이런저런 스트레스 모든 일에서 받은 모든 힘든 부분을 운동으로, 땀으로 풀어나가는 그게 더 힐링이 되는 거예요.”

<인터뷰> 김정(탈북민) : “또 저분들을 보면서 나도 대한민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겠구나 이런 자신감도 생기게 됩니다.”

이 탁구단은 2012년 국내 한 비영리단체의 탈북민 정착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비영리단체 ‘통일천사’ 기획국장) : “거대 담론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통일 운동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북에서 오신 분들한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남한 분들도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부분이라서 탁구대회를 통해서 탁구단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회원이 조금씩 늘면서 지난해부터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회비까지 걷어가며 주도적으로 탁구단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데요.

매주 경기도 이천에서 서울까지 달려오는 열성 회원이 있을 정돕니다.

<인터뷰> 장혜선(가명/탈북민) : “그만큼 탁구가 저한테 중요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또 어울려 고향 분들이랑 또 이제 즐겁게 또 수다도 떨고...”

이 탁구단에서 라켓을 다시 잡은 춘희 씨도 북한에서의 선수 경험을 살려 지금은 탁구 코치이자 아마추어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는데요.

주중에는 학교나 지역 탁구클럽에서 개인 강습을 하고, 일요일에는 이곳에서 초보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을 해 줍니다.

덕분에 탁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신입 회원.

<인터뷰> 장영찬(남북사랑 학교 학생) : “기대는 안 하고 왔는데 오니까 되게 좋았고요. 제가 탁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같은 게 생겨가지고 계속 할 것 같습니다.”

탁구장 한쪽에서 작은 시합이 시작됐는데요.

옆 테이블에서 연습하던 탁구 동호회 회 원들과의 대결에 나선 건 춘희 씨와 새내기 회원인 김 정씨.

한 달에 한 번 다른 동호회와 친선 경기로 우정과 실력을 쌓고, 또, 이렇게 틈나는 대로 탁구장 안에서 반짝 남북 대결도 열리는데요.

처음에는 좀 밀리나 싶던 두 사람.

어느새 환상적인 호흡으로 역전에 성공하더니 결국엔 11대 5로 승리를 거둡니다.

<인터뷰> 김순하(서울시 강서구) : “처음에는 좀 이렇게 만만하게 비슷하게 치겠다 이렇게 했는데 좀 후반에 밀렸어요, 저희가. 그런데 잘 치시네요. 앞으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한국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어요.”

아쉽게 졌지만, 훈훈한 덕담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

이런 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겠죠?

춘희 씨는 그동안 수업이나 시합 등 탁구를 통해 남한 주민들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제가 탁구는 그분들한테 가르쳐 드리지만 남한 생활에서의 일상생활은 또 그분들이 저한테 많이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시고....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제 와서 먼저 남한 분들이 먼저 얘기를 해요. 아 북한에서 오셨다면서요? 이런 얘기를 먼저 해요. 벽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뿌듯하고...”

탁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잃었던 자존감을 높여가고 있는 코리안 드림 탁구단.

매주 탁구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선경기도 자주 하다 보니 어느새 남한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오늘도 기분 좋게 흘린 땀만큼 자신감을 얻어가는 사람들.

든든한 삼겹살 한 점에, 돈독한 우정도 쌓아가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데요.

<인터뷰> 김정(탈북민) : “맛있습니다. 땀을 흘린 후에 먹는 음식이 진짜 맛있습니다.”

북한 이분희 선수를 보며 키웠던 열정을 남한에서 이어기고 있는 춘희 씨는 고향에서 함께 운동했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통일의 순간을 기다립니다.

<인터뷰> 정춘희(탈북민) : “지금도 막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아, 그 친구들 하나씩 다 데리고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남북이 솔직히 통일이 되면 그때 가서는 또 한 번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좀 가져보고요.”

<코리안드림탁구단>에게 탁구는 통일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26년 전, 탁구로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듯 탁구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날을, 또, 탁구대를 가른 네트를 넘나드는 탁구공처럼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게 될 그날을, 함께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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