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남중국해 자원 건드리면 전쟁” 두테르테 발언 파장

입력 2017.05.20 (13:16) 수정 2017.05.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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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의 분쟁해역 석유시추 추진에 반발해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협했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공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통 우방인 미국에 거리를 두고 친중 행보를 거듭하는데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발언이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까지 언급한 시진핑의 발언 배경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중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해안경비대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필리핀 언론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남중국해 자원 탐사 계획에 관해 설명하면서 최근 시 주석이 전쟁위협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상회담 당시 필리핀이 분쟁해역 석유시추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표명하고 "이 지역이 중국령이라면 그건 당신의 견해일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히 해당 해역에 석유가 일부 매장돼 있다면 필리핀 영해인 만큼 당연히 시추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경고했다고 두테르테는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당시 우리는 친구라서 싸움 대신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분쟁해역에서 석유시추를 강행한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언론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지난해 국제 중재재판소 판결을 거론하면서 항의하자, 시 주석이 "그럼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전쟁을 할 것이다. 당신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직후 사전녹화로 방영된 방송 발언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당시 정상회담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관련 판결을 향후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현재로서는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못받았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특히 베트남 등 다른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이 분쟁사안 제소를 결정할 수 있는 민감한 시점에 PCA 판결 내용을 거론하는 자체를 원치 않고 있다고 두테르테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PCA측은 필리핀이 리드뱅크 등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해역에서 석유 천연가스 시추권을 갖는다고 판결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아키노 대통령과 달리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는 대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 공여와 인프라 투자를 챙기는 실리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최근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차세대 연료,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NGH) 추출에 성공하는 등 자원 탐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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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0 13:16:43
    • 수정2017-05-20 13:19:24
    국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필리핀의 분쟁해역 석유시추 추진에 반발해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협했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공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통 우방인 미국에 거리를 두고 친중 행보를 거듭하는데 대한 비판론을 의식한 발언이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까지 언급한 시진핑의 발언 배경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중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해안경비대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필리핀 언론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남중국해 자원 탐사 계획에 관해 설명하면서 최근 시 주석이 전쟁위협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상회담 당시 필리핀이 분쟁해역 석유시추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표명하고 "이 지역이 중국령이라면 그건 당신의 견해일뿐"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히 해당 해역에 석유가 일부 매장돼 있다면 필리핀 영해인 만큼 당연히 시추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경고했다고 두테르테는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당시 우리는 친구라서 싸움 대신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분쟁해역에서 석유시추를 강행한다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언론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지난해 국제 중재재판소 판결을 거론하면서 항의하자, 시 주석이 "그럼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전쟁을 할 것이다. 당신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직후 사전녹화로 방영된 방송 발언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당시 정상회담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관련 판결을 향후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현재로서는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못받았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특히 베트남 등 다른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이 분쟁사안 제소를 결정할 수 있는 민감한 시점에 PCA 판결 내용을 거론하는 자체를 원치 않고 있다고 두테르테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PCA측은 필리핀이 리드뱅크 등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해역에서 석유 천연가스 시추권을 갖는다고 판결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아키노 대통령과 달리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는 대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 공여와 인프라 투자를 챙기는 실리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최근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차세대 연료,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NGH) 추출에 성공하는 등 자원 탐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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