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욕설 논란’ 김장훈, 사과는 했지만…

입력 2017.05.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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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욕설 논란’ 김장훈, 사과는 했지만…

[취재후] ‘욕설 논란’ 김장훈, 사과는 했지만…

2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5월 23일)를 앞두고 열린 추모 문화제. 가수 김장훈(50) 씨는 이날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초청 가수로 올랐다. 그런데 김 씨는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자마자 “제가 지금 얼굴이 맛이 갔죠”라며 말문을 연 뒤 “밑에서 경찰들이랑 ‘한 따까리’ 했다”고 말했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경찰은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해 차도 1~2차로 보행자 통로로 개방했다. 그런데 김 씨가 탄 차량이 이처럼 보행자 통로로 개방된 도로에 정차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교통 통제를 하던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은 김 씨 측에 차를 이동시켜 줄 것을 요청했고, 그러자 김 씨는 “매니저가 잠깐 자리를 비웠으니 곧 차량을 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이 “즉시 차량을 옮겨달라”고 했고, 이에 김 씨는 화를 내며 맞서다 욕설까지 하게 됐다. 김 씨에게 차량을 빼줄 것을 요청한 경찰은 종로경찰서 소속 김 모(57) 경위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경찰관이었다.

2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 무대에 오른 가수 김장훈 씨.2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 무대에 오른 가수 김장훈 씨.

김 씨는 무대에서 “서로 잘못이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단속이) 좀 부당하다고 생각해 ‘XX’라고 했더니 경찰이 ‘공인이 욕을 하느냐’고 하더라”고 말을 이었다. 김 씨는 “일단은 노래를 한 곡 할텐데, XX 진짜” “아, X새끼들 진짜. 오늘 좋은 날인데 왜 그러지”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씨는 공연 막바지에 자신이 “공권력에 대해 두드러기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는데, 이 가운데 일부 참석자는 환호하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김 씨가 욕설을 하는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21일 새벽, 김 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사과문을 올렸다.

가수 김장훈 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가수 김장훈 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추모 무대에 올랐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김 씨가 신속히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김 씨의 당시 행동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김 씨 입장에서 당시 경찰의 대응에 대해 아쉬운 면이 있을 수 있다. 김 씨가 차량을 장시간 주차하려 한 것도 아니었고, 매니저가 잠시 이동한 상황에서 마음대로 차를 이동하는 것 역시 여의치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의 공무 집행에 대해 무대 위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욕설을 한 건 분명 지나친 처사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해 수많은 시민들이 있는 앞에서 굳이 욕설까지 해야만 했냐는 아쉬움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나간 상황인 만큼 논란이 확산되길 원치 않는다”면서도 “어찌 됐건 당시 상황은 정당한 공무 집행 과정이었고, 이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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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욕설 논란’ 김장훈, 사과는 했지만…
    • 입력 2017-05-22 15:32:00
    취재후·사건후
2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5월 23일)를 앞두고 열린 추모 문화제. 가수 김장훈(50) 씨는 이날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초청 가수로 올랐다. 그런데 김 씨는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자마자 “제가 지금 얼굴이 맛이 갔죠”라며 말문을 연 뒤 “밑에서 경찰들이랑 ‘한 따까리’ 했다”고 말했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경찰은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해 차도 1~2차로 보행자 통로로 개방했다. 그런데 김 씨가 탄 차량이 이처럼 보행자 통로로 개방된 도로에 정차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교통 통제를 하던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은 김 씨 측에 차를 이동시켜 줄 것을 요청했고, 그러자 김 씨는 “매니저가 잠깐 자리를 비웠으니 곧 차량을 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이 “즉시 차량을 옮겨달라”고 했고, 이에 김 씨는 화를 내며 맞서다 욕설까지 하게 됐다. 김 씨에게 차량을 빼줄 것을 요청한 경찰은 종로경찰서 소속 김 모(57) 경위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경찰관이었다.

2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문화제 무대에 오른 가수 김장훈 씨.
김 씨는 무대에서 “서로 잘못이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단속이) 좀 부당하다고 생각해 ‘XX’라고 했더니 경찰이 ‘공인이 욕을 하느냐’고 하더라”고 말을 이었다. 김 씨는 “일단은 노래를 한 곡 할텐데, XX 진짜” “아, X새끼들 진짜. 오늘 좋은 날인데 왜 그러지”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김 씨는 공연 막바지에 자신이 “공권력에 대해 두드러기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는데, 이 가운데 일부 참석자는 환호하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김 씨가 욕설을 하는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21일 새벽, 김 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사과문을 올렸다.

가수 김장훈 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추모 무대에 올랐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김 씨가 신속히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김 씨의 당시 행동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김 씨 입장에서 당시 경찰의 대응에 대해 아쉬운 면이 있을 수 있다. 김 씨가 차량을 장시간 주차하려 한 것도 아니었고, 매니저가 잠시 이동한 상황에서 마음대로 차를 이동하는 것 역시 여의치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의 공무 집행에 대해 무대 위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욕설을 한 건 분명 지나친 처사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해 수많은 시민들이 있는 앞에서 굳이 욕설까지 해야만 했냐는 아쉬움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나간 상황인 만큼 논란이 확산되길 원치 않는다”면서도 “어찌 됐건 당시 상황은 정당한 공무 집행 과정이었고, 이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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