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밀수입 수출 담배 어디로 유통됐나 봤더니…

입력 2017.05.22 (17:05) 수정 2017.05.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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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천정부지 담뱃값, 이를 노린 범죄

담뱃값 4500원 시대, 그리고 오른 담뱃값만큼 얇아진 흡연자들의 지갑. 이 수요를 노려 해외로 수출된 국산 담배를 다시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관세법과 담배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출대행업자 김 모(56)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수출용 면세 담배가 담겼던 온풍기 상자수출용 면세 담배가 담겼던 온풍기 상자

화장품과 온열기로 포장된 수출용 면세 담배

이들은 수출용 국산 담배의 국내 시판 가격과 해외판매 가격이 많게는 10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는 점을 노렸다. 이른바 '박스 갈이' 수법을 사용해 지난 2015년 베트남으로 수출된 국산 담배 15만 갑, 시가 7억 원 어치를 국내로 밀수입해 시중에 유통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무역업자를 통해 국산 담배를 구입한 뒤, 항공편 등을 이용 중국으로 운송하고, 현지에서 화장품이나 온열기 상자로 포장해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이렇게 수출용 국산 담배들은 정상 수입 물품으로 신고한 컨테이너에 실려 인천항을 통해 국내 시장에 유통될 수 있었다.

인천의 한 보세 창고인천의 한 보세 창고

밀수입 범죄 사각지대, 인천 보세창고

이들은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제조된 저가 담배 72만갑, 시가 21억원 상당을 제3국으로 수출한다며 국내로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중계무역을 위해 세관의 수입 절차를 마치지 않은 제품을 장기간 보관하는 '보세창고'를 이용한 것이다.

보세창고에서 물품을 반출할 때 보세회사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허점을 노려 수입 담배를 화장품과 의류 등으로 바꿔치기했다. 수입 저가 담배는 니코틴과 타르(12mg) 성분이 국산 담배보다 2배 이상 포함되어 건강에 더욱 해로움에도, 한 갑에 2,500원 정도의 저가에 판매돼 인기가 높았다.

인천 양키시장인천 양키시장

밀수입된 담배는 은밀하게 판매

밀수된 담배는 주로 강남 유흥가와 대림동, 안산 등지의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판매됐다. 남대문과 동대문 일대에서 상인과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도 한 갑 당 2,800∼3,200원에 판매됐다. 특히 해외에서 제조된 저가 담배는 인천, 동두천 등의 ‘양키시장’에서 소매업자 등을 통해 유해성 확인 없이 무등록 판매됐다.

담배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비싼 호주 등지로 우체국 국제특송택배(EMS)를 이용 판매되기도 했다. 거래시에는 추적이 어려운 중국SNS '위챗' 등을 이용해 현금으로만 거래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적발된 압수 물량중 최대... KT&G와 관세청에 제도 개선 요청

이번에 적발된 시가 7억원 상당, 22만갑의 면세담배는 현재까지 적발된 압수 물량 중에 최대다. 갈수록 높아지는 담뱃값에, 높아진 수요를 노리고 대담한 범행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KT&G와 관세청에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청하는 한편, 밀수입한 담배의 유통 과정에서 KT&G 전 영업직원과 조직폭력배도 관련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화면제공: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연관 기사] [뉴스광장] 담배 밀수 적발…“10배 가격 차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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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2 17:05:10
    • 수정2017-05-22 17:12:41
    취재후·사건후
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천정부지 담뱃값, 이를 노린 범죄

담뱃값 4500원 시대, 그리고 오른 담뱃값만큼 얇아진 흡연자들의 지갑. 이 수요를 노려 해외로 수출된 국산 담배를 다시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관세법과 담배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출대행업자 김 모(56)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수출용 면세 담배가 담겼던 온풍기 상자
화장품과 온열기로 포장된 수출용 면세 담배

이들은 수출용 국산 담배의 국내 시판 가격과 해외판매 가격이 많게는 10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는 점을 노렸다. 이른바 '박스 갈이' 수법을 사용해 지난 2015년 베트남으로 수출된 국산 담배 15만 갑, 시가 7억 원 어치를 국내로 밀수입해 시중에 유통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무역업자를 통해 국산 담배를 구입한 뒤, 항공편 등을 이용 중국으로 운송하고, 현지에서 화장품이나 온열기 상자로 포장해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이렇게 수출용 국산 담배들은 정상 수입 물품으로 신고한 컨테이너에 실려 인천항을 통해 국내 시장에 유통될 수 있었다.

인천의 한 보세 창고
밀수입 범죄 사각지대, 인천 보세창고

이들은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제조된 저가 담배 72만갑, 시가 21억원 상당을 제3국으로 수출한다며 국내로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중계무역을 위해 세관의 수입 절차를 마치지 않은 제품을 장기간 보관하는 '보세창고'를 이용한 것이다.

보세창고에서 물품을 반출할 때 보세회사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허점을 노려 수입 담배를 화장품과 의류 등으로 바꿔치기했다. 수입 저가 담배는 니코틴과 타르(12mg) 성분이 국산 담배보다 2배 이상 포함되어 건강에 더욱 해로움에도, 한 갑에 2,500원 정도의 저가에 판매돼 인기가 높았다.

인천 양키시장
밀수입된 담배는 은밀하게 판매

밀수된 담배는 주로 강남 유흥가와 대림동, 안산 등지의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판매됐다. 남대문과 동대문 일대에서 상인과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도 한 갑 당 2,800∼3,200원에 판매됐다. 특히 해외에서 제조된 저가 담배는 인천, 동두천 등의 ‘양키시장’에서 소매업자 등을 통해 유해성 확인 없이 무등록 판매됐다.

담배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비싼 호주 등지로 우체국 국제특송택배(EMS)를 이용 판매되기도 했다. 거래시에는 추적이 어려운 중국SNS '위챗' 등을 이용해 현금으로만 거래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밀수입한 수출용 면세 담배와 해외 저가 담배 압수품
적발된 압수 물량중 최대... KT&G와 관세청에 제도 개선 요청

이번에 적발된 시가 7억원 상당, 22만갑의 면세담배는 현재까지 적발된 압수 물량 중에 최대다. 갈수록 높아지는 담뱃값에, 높아진 수요를 노리고 대담한 범행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KT&G와 관세청에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청하는 한편, 밀수입한 담배의 유통 과정에서 KT&G 전 영업직원과 조직폭력배도 관련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화면제공: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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