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는 진정성 있는 사과

입력 2017.05.23 (15:58) 수정 2017.05.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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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7개월이 흐른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선서식에서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 치지 않겠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을 속였던 대통령이 파면되고,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이 기사화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언론마다 이를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박창식 한겨레신문사 전략기획실장은 이달초 출간한《언론의 언어 왜곡, 숨은 의도와 기법》에서 "언어와 언론은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필자는 독자에게 "언어 속에 권력과 기득권의 이해관계가 숨어있기 때문에 언어를 비판적 관점에서 치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하는 동시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는 "잘못을 범해 위기를 초래했다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조언한다.

책은 위기 극복의 언어를 잘 활용한 정치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진정성있는 사과는 위기를 해소하고 여론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지도자의 올바른 사과는 민주주의에 기여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사과를 잘 하면 지도자 개인은 비난에서 벗어나 평판을 회복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기본적으로 사과를 하기 싫어했다"며 "사과 대신에 남 탓을 많이 했고 사과를 할 경우에도 사과, 사죄라는 말보다는 '유감'이나 '책임을 느낀다'라는 우회적 표현을 썼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필자는 프레임, 정치적 올바름, 규범 이탈과 정치적 사과, 이념 언어 등의 목차로 구성된 책에서 언어 행위와 언론 현상 이면의 권력 논리에 대해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책을 통해 언어 속에 숨겨진 권력과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밝혀내려 했으며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어떤 언어가 활성화되어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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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를 극복하는 진정성 있는 사과
    • 입력 2017-05-23 15:58:30
    • 수정2017-05-23 15:59:47
    사회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7개월이 흐른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선서식에서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다.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 치지 않겠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을 속였던 대통령이 파면되고,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이 기사화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언론마다 이를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박창식 한겨레신문사 전략기획실장은 이달초 출간한《언론의 언어 왜곡, 숨은 의도와 기법》에서 "언어와 언론은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필자는 독자에게 "언어 속에 권력과 기득권의 이해관계가 숨어있기 때문에 언어를 비판적 관점에서 치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하는 동시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는 "잘못을 범해 위기를 초래했다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조언한다. 책은 위기 극복의 언어를 잘 활용한 정치인의 사례를 소개하며, 진정성있는 사과는 위기를 해소하고 여론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지도자의 올바른 사과는 민주주의에 기여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사과를 잘 하면 지도자 개인은 비난에서 벗어나 평판을 회복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기본적으로 사과를 하기 싫어했다"며 "사과 대신에 남 탓을 많이 했고 사과를 할 경우에도 사과, 사죄라는 말보다는 '유감'이나 '책임을 느낀다'라는 우회적 표현을 썼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필자는 프레임, 정치적 올바름, 규범 이탈과 정치적 사과, 이념 언어 등의 목차로 구성된 책에서 언어 행위와 언론 현상 이면의 권력 논리에 대해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책을 통해 언어 속에 숨겨진 권력과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밝혀내려 했으며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어떤 언어가 활성화되어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K스타 정혜정 kbs.spri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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