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임금보다 근무 환경”…청년 일자리 대안

입력 2017.05.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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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임금보다 근무 환경”…청년 일자리 대안

[취재후] “임금보다 근무 환경”…청년 일자리 대안

영화 속 캐릭터나 동물 모양 등 다양한 스티커를 선택해 나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스마트폰 카메라 앱, 한 번쯤은 사용해보셨을 텐데요. '롤리캠'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업체는 3년 전 설립된 신생 벤처 기업, 이른바 '스타트업' 입니다.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올해 상반기에만 3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은 2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23일 연세대에서는 민간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101곳이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제품 구매나 서비스 이용을 해봤을 만한 유명한 스타트업들도 다수 있었는데요.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 등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카메라가 달린 헤드셋을 끼면 눈과 뇌파 정보를 인지해 사람의 감정을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은 2년 전 시작한 '룩시드랩스'라는 스타트업의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매출보다는 투자나 연구 의뢰를 받아 수행 중이라는 남재현 룩시드랩스 이사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지향하고 있어 하드웨어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 영업분야에서 앞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스타트업 10곳 가운데 8곳(77.7%)은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다는 취업 준비생은 전체의 5.9%에 그쳐 정부·공공기관(29.9%)이나 대기업(24.6%)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설립된 지 평균 3년 정도인 스타트업의 특성상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낮은 임금 등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인데요. 하윤수 씨어스랩 이사는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스펙보다는 열정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실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 이라며 "그러나 학생들은 아무래도 대기업의 정형화된 업무를 많이 선호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대기업보다 임금은 낮아도 자율적인 업무 환경 등을 선호하는 취업 준비생들은 스타트업 지원에 망설이지 않습니다. 채용 박람회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송동영(30) 씨는 "스타트업의 장점은 유연하게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전하는 산업에서 빨리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면 '내가 빨리 성장할 수 있고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또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스타트업 5곳에 지원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청년위원회 조사 결과,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 만족도(46.4%)가 대기업 및 공공기관(4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스타트업(14.9%)이 대기업 및 공공기관(7.7%)보다 2배 정도 높게 조사됐습니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젊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갖춘 스타트업이 청년들의 일자리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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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임금보다 근무 환경”…청년 일자리 대안
    • 입력 2017-05-24 09:49:34
    취재후·사건후
영화 속 캐릭터나 동물 모양 등 다양한 스티커를 선택해 나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스마트폰 카메라 앱, 한 번쯤은 사용해보셨을 텐데요. '롤리캠'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업체는 3년 전 설립된 신생 벤처 기업, 이른바 '스타트업' 입니다.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올해 상반기에만 3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은 2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23일 연세대에서는 민간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101곳이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가 열렸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제품 구매나 서비스 이용을 해봤을 만한 유명한 스타트업들도 다수 있었는데요.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 등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카메라가 달린 헤드셋을 끼면 눈과 뇌파 정보를 인지해 사람의 감정을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은 2년 전 시작한 '룩시드랩스'라는 스타트업의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매출보다는 투자나 연구 의뢰를 받아 수행 중이라는 남재현 룩시드랩스 이사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지향하고 있어 하드웨어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 영업분야에서 앞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스타트업 10곳 가운데 8곳(77.7%)은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다는 취업 준비생은 전체의 5.9%에 그쳐 정부·공공기관(29.9%)이나 대기업(24.6%)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설립된 지 평균 3년 정도인 스타트업의 특성상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낮은 임금 등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인데요. 하윤수 씨어스랩 이사는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스펙보다는 열정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실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 이라며 "그러나 학생들은 아무래도 대기업의 정형화된 업무를 많이 선호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대기업보다 임금은 낮아도 자율적인 업무 환경 등을 선호하는 취업 준비생들은 스타트업 지원에 망설이지 않습니다. 채용 박람회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송동영(30) 씨는 "스타트업의 장점은 유연하게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전하는 산업에서 빨리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면 '내가 빨리 성장할 수 있고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또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스타트업 5곳에 지원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청년위원회 조사 결과,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 만족도(46.4%)가 대기업 및 공공기관(4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매우 만족한다'는 비율은 스타트업(14.9%)이 대기업 및 공공기관(7.7%)보다 2배 정도 높게 조사됐습니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젊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갖춘 스타트업이 청년들의 일자리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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