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항공기·헬기에 규격 미달 윤활유 대거 납품 업체 적발

입력 2017.05.25 (12:02) 수정 2017.05.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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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저가 오토바이용 윤활유를 군 무기나 특수 장비에 사용되는 특수윤활유인 것처럼 속여 납품해 온 군납업체가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 윤활유를 방위사업청과 화력발전소에 납품한 군납업체 대표 이 모(58)씨를 공문서위조와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대표 이 씨는 공군 부사관 출신이다.

해당 군납업체는 경기도 파주의 한 공장에서 저가의 오토바이용 윤활유를 배합해 빈 용기에 넣은 뒤 미국 유명 석유 회사의 상표 라벨을 부착해 방위사업청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제품을 미국에서 수입한 것처럼 속이기 위해 미국에 유령 회사까지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국내에서 제조한 저가 윤활유를 미국 유령 회사로 수출한 뒤, 현지에서 위조 라벨을 붙여 방위사업청에 제품을 납품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신고필증과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2년 동안 이런 수법으로 43차례 국방 규격에 미달하는 윤활유를 군에 납품해 15억 원 상당을 챙겼다. 업체가 납품한 윤활유는 드럼통 489개, 캔과 튜브 등 기타 용기 33990개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업체는 2014년 12월 지방의 한 화력발전소에 발전기 엔진용 '터빈 작동유'를 남품하면서 위조 라벨을 붙인 저가 윤활유를 납품해 2,3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규격 미달의 윤활유가 납품되면서 군 무기나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군 모 항공기에 사용된 저가 윤활유는 엔진 실린더를 망가뜨렸고 이로 인해 항공기가 5차례 이상 조기에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해군 헬기와 함정에 사용된 제품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장비가 손상될 위험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업체가 군에서 제품을 검수할 때 수량과 포장 상태, 파손 여부만 육안으로 확인한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밝혔다. 화력발전소 역시 시험성적서 등 문서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제품의 외관만 확인하는 점을 악용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가 저가 윤활유를 추가로 납품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방위사업청과 화력발전소 측에 윤활유 검수 절차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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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항공기·헬기에 규격 미달 윤활유 대거 납품 업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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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5-25 13:20:36
    사회
국내산 저가 오토바이용 윤활유를 군 무기나 특수 장비에 사용되는 특수윤활유인 것처럼 속여 납품해 온 군납업체가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 윤활유를 방위사업청과 화력발전소에 납품한 군납업체 대표 이 모(58)씨를 공문서위조와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대표 이 씨는 공군 부사관 출신이다.

해당 군납업체는 경기도 파주의 한 공장에서 저가의 오토바이용 윤활유를 배합해 빈 용기에 넣은 뒤 미국 유명 석유 회사의 상표 라벨을 부착해 방위사업청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제품을 미국에서 수입한 것처럼 속이기 위해 미국에 유령 회사까지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국내에서 제조한 저가 윤활유를 미국 유령 회사로 수출한 뒤, 현지에서 위조 라벨을 붙여 방위사업청에 제품을 납품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신고필증과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2년 동안 이런 수법으로 43차례 국방 규격에 미달하는 윤활유를 군에 납품해 15억 원 상당을 챙겼다. 업체가 납품한 윤활유는 드럼통 489개, 캔과 튜브 등 기타 용기 33990개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업체는 2014년 12월 지방의 한 화력발전소에 발전기 엔진용 '터빈 작동유'를 남품하면서 위조 라벨을 붙인 저가 윤활유를 납품해 2,3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규격 미달의 윤활유가 납품되면서 군 무기나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군 모 항공기에 사용된 저가 윤활유는 엔진 실린더를 망가뜨렸고 이로 인해 항공기가 5차례 이상 조기에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해군 헬기와 함정에 사용된 제품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장비가 손상될 위험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업체가 군에서 제품을 검수할 때 수량과 포장 상태, 파손 여부만 육안으로 확인한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밝혔다. 화력발전소 역시 시험성적서 등 문서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제품의 외관만 확인하는 점을 악용했다.

경찰은 해당 업체가 저가 윤활유를 추가로 납품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방위사업청과 화력발전소 측에 윤활유 검수 절차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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