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내 책상, 예쁘게 꾸밀래요”…‘데스크테리어 족’ 증가세

입력 2017.05.25 (14:22) 수정 2017.05.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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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lickr)(사진:flickr)

최근 직장에서 자신의 책상을 자신만의 취향대로 꾸미는 이른바 '데스크테리어 족(deskterior 族)'이 늘고 있다. 영어로 책상을 뜻하는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 '데스크테리어 족'은 사무실 책상 위를 예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 문구 제품들로 꾸며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자기표현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와 관련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사무실 책상 위를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한 취업정보 포털이 직장인 7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직장인 69%가 회사 책상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잡코리아)(사진:잡코리아)

특히 여성이면서 젊을수록 책상을 꾸미는 데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남성 직장인이 62.5%를 차지하는 데 비해, 여성 직장인은 75.2%를 차지했다. 또, 20대 직장인 73.1%가 책상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해 전 연령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30대는 69.4%, 40대는 61.8%로 상대적으로 20대보다 책상 꾸미는 일에 관심이 적었다.

자기만의 공간에 집중하는 '데스크테리어 족'

(사진:flickr)(사진:flickr)

그렇다면 이들은 왜 책상을 꾸미는 일에 열중할까.

가장 큰 이유는 '오래 머무는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꾸미고 싶어서'(70%, 복수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직장인 33.4%는 '책상을 꾸미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때 자기 책상에서 무언가를 풀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공간에 의미를 더 많이 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직장에서 책상을 뺀다'는 말이 해고를 의미하는 것처럼, 책상이 자기만의 공간이면서도 고용 안정성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다짐과 계속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책상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사진:gettyimagesbank)(사진:gettyimagesbank)

최근 기업들은 장기화한 경기불황과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전방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업무에 도입되면서 이전만큼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한 은행이 기존 점포의 80%가량을 줄인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여러 이유로 공간에 대한 의미가 이전과 달라지면서 자기가 머무는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있는 동안 멋지게' 실천하는 '데스크테리어 족'

이처럼 회사 내 자기만의 공간에서 몰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직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과거처럼 회식을 자주 하고 동료들과 가족처럼 지내기보다는 점심으로 회식을 대신하거나 회식을 한 차례에 마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또, 동료에 대해서도 '가족 같은' 기존 개념을 지워내고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공간에 집중하는 경향은 주거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과거 세대에게 집은 투자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최근 세대에게는 사는 동안 내가 얼마나 즐겁게 잘 사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엔 자기 집이 아닌 전세나 월세인 경우에도 집을 꾸미는 일이 많아졌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내 집도 아닌데 돈 아깝게 왜 꾸미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있는 동안 멋지게 살겠다는 것"이라며 "사무실도 마찬가지로 내가 머무는 기간 더 멋지게 꾸미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스크테리어 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KBS 1라디오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5월 22일 방송)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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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내 책상, 예쁘게 꾸밀래요”…‘데스크테리어 족’ 증가세
    • 입력 2017-05-25 14:22:22
    • 수정2017-05-25 14: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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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lickr) 최근 직장에서 자신의 책상을 자신만의 취향대로 꾸미는 이른바 '데스크테리어 족(deskterior 族)'이 늘고 있다. 영어로 책상을 뜻하는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인 '데스크테리어 족'은 사무실 책상 위를 예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 문구 제품들로 꾸며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자기표현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와 관련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사무실 책상 위를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한 취업정보 포털이 직장인 7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직장인 69%가 회사 책상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잡코리아) 특히 여성이면서 젊을수록 책상을 꾸미는 데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남성 직장인이 62.5%를 차지하는 데 비해, 여성 직장인은 75.2%를 차지했다. 또, 20대 직장인 73.1%가 책상 꾸미는 일에 관심이 있다고 답해 전 연령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30대는 69.4%, 40대는 61.8%로 상대적으로 20대보다 책상 꾸미는 일에 관심이 적었다. 자기만의 공간에 집중하는 '데스크테리어 족' (사진:flickr) 그렇다면 이들은 왜 책상을 꾸미는 일에 열중할까. 가장 큰 이유는 '오래 머무는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꾸미고 싶어서'(70%, 복수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직장인 33.4%는 '책상을 꾸미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때 자기 책상에서 무언가를 풀겠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공간에 의미를 더 많이 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직장에서 책상을 뺀다'는 말이 해고를 의미하는 것처럼, 책상이 자기만의 공간이면서도 고용 안정성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다짐과 계속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책상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사진:gettyimagesbank) 최근 기업들은 장기화한 경기불황과 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전방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업무에 도입되면서 이전만큼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한 은행이 기존 점포의 80%가량을 줄인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여러 이유로 공간에 대한 의미가 이전과 달라지면서 자기가 머무는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있는 동안 멋지게' 실천하는 '데스크테리어 족' 이처럼 회사 내 자기만의 공간에서 몰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직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과거처럼 회식을 자주 하고 동료들과 가족처럼 지내기보다는 점심으로 회식을 대신하거나 회식을 한 차례에 마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또, 동료에 대해서도 '가족 같은' 기존 개념을 지워내고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공간에 집중하는 경향은 주거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과거 세대에게 집은 투자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최근 세대에게는 사는 동안 내가 얼마나 즐겁게 잘 사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엔 자기 집이 아닌 전세나 월세인 경우에도 집을 꾸미는 일이 많아졌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내 집도 아닌데 돈 아깝게 왜 꾸미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있는 동안 멋지게 살겠다는 것"이라며 "사무실도 마찬가지로 내가 머무는 기간 더 멋지게 꾸미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스크테리어 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KBS 1라디오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5월 22일 방송)에서 다시 들을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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