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48년만에 모교 졸업연설…닉슨 빗대 트럼프 비판

입력 2017.05.27 (04:46) 수정 2017.05.27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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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모교인 웰즐리대 졸업식 연설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언급했다.

1969년 3월 학생대표로 기성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졸업연설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던 클린턴 전 장관이 48년 만에 원로 정치인이 돼 다시 모교 졸업식에서 연사로 나선 것이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1870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대표 연설을 했다.

그녀는 학교 당국과의 투쟁에서 이를 관철시켰고, 여성과 흑인 인권을 주제로 한 연설은 라이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녀의 이날 연설은 1973년 닉슨의 하야를 초래한 '토요일 밤의 대학살'을 거론한 것이다.

닉슨은 당시 워터게이트 수사 특검을 경질하고자 법무부 장관과 부장관을 해임해 탄핵 여론에 휩싸였다.

클린턴 전 장관이 연설에서 닉슨의 하야를 꺼낸 것은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가 백악관을 조여오자 제임스 코미 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닉슨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비판했다.

그녀는 "권력을 쥔 사람들이 사실을 조작하고 자신을 조사하려는 사람들을 공격한다"면서 "이는 자유로운 사회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과장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독재정권들이 공공연하게 해왔던 것"이라며 "그들은 현실을 통제하려고 한다. 우리의 법과 권리, 예산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상과 신념도 통제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 말미에서 "내 마음 속에 늘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믿는다"면서 "자기 확신을 갖고 꾸준히 정진해 위대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파울라 존슨 웰즐리대 총장은 연사로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을 "우리의 유명한 동문이 미국에서 가장 높고 두꺼운 유리천장을 거의 깰 뻔했다"면서 "그녀는 일반 투표에서는 승리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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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7 04:46:33
    • 수정2017-05-27 04:47:02
    국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모교인 웰즐리대 졸업식 연설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언급했다.

1969년 3월 학생대표로 기성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졸업연설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던 클린턴 전 장관이 48년 만에 원로 정치인이 돼 다시 모교 졸업식에서 연사로 나선 것이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1870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대표 연설을 했다.

그녀는 학교 당국과의 투쟁에서 이를 관철시켰고, 여성과 흑인 인권을 주제로 한 연설은 라이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녀의 이날 연설은 1973년 닉슨의 하야를 초래한 '토요일 밤의 대학살'을 거론한 것이다.

닉슨은 당시 워터게이트 수사 특검을 경질하고자 법무부 장관과 부장관을 해임해 탄핵 여론에 휩싸였다.

클린턴 전 장관이 연설에서 닉슨의 하야를 꺼낸 것은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가 백악관을 조여오자 제임스 코미 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닉슨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비판했다.

그녀는 "권력을 쥔 사람들이 사실을 조작하고 자신을 조사하려는 사람들을 공격한다"면서 "이는 자유로운 사회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과장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독재정권들이 공공연하게 해왔던 것"이라며 "그들은 현실을 통제하려고 한다. 우리의 법과 권리, 예산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상과 신념도 통제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 말미에서 "내 마음 속에 늘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믿는다"면서 "자기 확신을 갖고 꾸준히 정진해 위대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파울라 존슨 웰즐리대 총장은 연사로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을 "우리의 유명한 동문이 미국에서 가장 높고 두꺼운 유리천장을 거의 깰 뻔했다"면서 "그녀는 일반 투표에서는 승리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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