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은 일만 하는 곳”…조선 최고의 ‘워커홀릭’ 왕은?

입력 2017.05.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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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은 일만 하는 곳”…조선 최고의 ‘워커홀릭’ 왕은?

“경복궁은 일만 하는 곳”…조선 최고의 ‘워커홀릭’ 왕은?

君子萬年 介爾景福
(군자만년 개이경복)
"임금께서는 천년만년 사시고, 큰 복을 누리셔 만수무강 하옵소서"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시경'의 구절에서 '경복(景福)' 두 글자를 따서 이름 지은 '경복궁'. 궁에 거처하는 왕이 큰 복을 누리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지만, 정작 조선의 왕들은 이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경복궁이 휴식시간도 없이 오직 일만을 위해 꾸며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도전은 왕이 끊임없이 일하도록 모든 설계를 업무 중심으로 꾸몄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궁궐 전각의 이름에도 왕이 지향할 삶의 방향과 정치적 목표를 담았다.

그런데 유일하게 경복궁을 사랑했던 왕이 있다. 조선 4대 왕인 세종이다.

‘천상의 컬렉션’ 네이버 블로그‘천상의 컬렉션’ 네이버 블로그

세종은 재위 32년 중 대부분을 경복궁에서 지낸다. 조선의 왕 대부분이 왕으로서 무게감을 느끼게 한 경복궁보다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주는 창덕궁을 선호한 것과 대비된다.

실제 세종은 경복궁에 새겨진 '왕의 의무'를 다하려 노력했다.


정도전은 경복궁과 함께 정책을 실현하고 행정을 집행하는 공간을 만들어 '근정전(勤政殿)'이라 이름 지었다. 나라를 통솔하는 자에게 부지런함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곳에서 세종은 조회 참석, 업무보고, 국정 회의, 상소문 검토, 정책 지시 등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종일 일에 몰두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세종은 정책을 구상하는 공간인 '사정전(思政殿)'에서 일생동안 1,835회 이상 경연을 주재하면서 신하들의 의견을 묻고 경청했다. 어진 정치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논하라는 뜻의 '사정(思政)'과 걸맞게, 왕이 된 세종이 가장 먼저 한 말도 "의논하자"였다.

그런가 하면 세종은 이름이 없던 경복궁 정문에 '광화(光化)'라고 이름을 붙이고는, 이후에도 단순히 이름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큰 덕을 온 나라에 비추라'는 뜻에 걸맞게, 임금의 뜻을 읽지 못하는 백성들, 자신의 뜻을 임금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이다.



재위 32년간 세종이 경복궁에서 증명한 것은 무엇일까. 왕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 지도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왕 전문 배우' 이민우가 일곱 살 때부터 촬영을 위해 집처럼 드나들었던 추억의 장소, 경복궁을 소개한다.

(사진 왼쪽부터) 경복궁, 창덕궁, 수원화성(사진 왼쪽부터) 경복궁, 창덕궁, 수원화성

'왕의 공간 특집'으로 꾸며지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개그맨 서경석은 조선 최대 신도시 프로젝트 '수원화성'을, 모델 이현이는 조선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공간 '창덕궁'을 소개한다.


특히 서경석은 "수원화성이 궁궐은 아니지만 궁궐 못지 않게 국가 최대 프로젝트로 지어진 '조선판 신도시'"라며 화성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화성 건축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를 보면, 특이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공사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과 일한 기간을 적어 두고, 그에 따른 품삯을 지급한 것이다.
정조는 일꾼들의 복지도 챙겼다. 당시 일과가 끝나고 묵을 곳이 없던 일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을 하다 아프거나 다친 이가 있으면 무료로 치료소를 제공하고 밥값까지 챙겨줬다.

성을 공사하면서 이사를 가게 된 백성들에게는 이사비용과 창업비용도 지원했다. 정조의 수원화성은 '헬조선'이 아닌 '헤븐조선'이었던 것이다.

'열정페이'와 야근을 당연하게 여기는 요즘 사회보다도 더 진보적이었던 수원화성 공사 현장. 정조가 만들고 백성이 따랐던 조선시대 '신의 직장'이 베일을 벗는다.


특별한 공간에 담긴 조선 왕들의 이야기. 그들이 머물렀던 시간과 장소 속 숨겨진 사연을 3인의 호스트가 파헤친다. 자세한 내용은 5월 28일(일) 오후 9시 40분 KBS 1TV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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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은 일만 하는 곳”…조선 최고의 ‘워커홀릭’ 왕은?
    • 입력 2017-05-28 08:06:12
    방송·연예
君子萬年 介爾景福
(군자만년 개이경복)
"임금께서는 천년만년 사시고, 큰 복을 누리셔 만수무강 하옵소서"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시경'의 구절에서 '경복(景福)' 두 글자를 따서 이름 지은 '경복궁'. 궁에 거처하는 왕이 큰 복을 누리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지만, 정작 조선의 왕들은 이곳을 좋아하지 않았다.

경복궁이 휴식시간도 없이 오직 일만을 위해 꾸며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도전은 왕이 끊임없이 일하도록 모든 설계를 업무 중심으로 꾸몄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궁궐 전각의 이름에도 왕이 지향할 삶의 방향과 정치적 목표를 담았다.

그런데 유일하게 경복궁을 사랑했던 왕이 있다. 조선 4대 왕인 세종이다.

‘천상의 컬렉션’ 네이버 블로그
세종은 재위 32년 중 대부분을 경복궁에서 지낸다. 조선의 왕 대부분이 왕으로서 무게감을 느끼게 한 경복궁보다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주는 창덕궁을 선호한 것과 대비된다.

실제 세종은 경복궁에 새겨진 '왕의 의무'를 다하려 노력했다.


정도전은 경복궁과 함께 정책을 실현하고 행정을 집행하는 공간을 만들어 '근정전(勤政殿)'이라 이름 지었다. 나라를 통솔하는 자에게 부지런함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곳에서 세종은 조회 참석, 업무보고, 국정 회의, 상소문 검토, 정책 지시 등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종일 일에 몰두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세종은 정책을 구상하는 공간인 '사정전(思政殿)'에서 일생동안 1,835회 이상 경연을 주재하면서 신하들의 의견을 묻고 경청했다. 어진 정치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논하라는 뜻의 '사정(思政)'과 걸맞게, 왕이 된 세종이 가장 먼저 한 말도 "의논하자"였다.

그런가 하면 세종은 이름이 없던 경복궁 정문에 '광화(光化)'라고 이름을 붙이고는, 이후에도 단순히 이름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큰 덕을 온 나라에 비추라'는 뜻에 걸맞게, 임금의 뜻을 읽지 못하는 백성들, 자신의 뜻을 임금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이다.



재위 32년간 세종이 경복궁에서 증명한 것은 무엇일까. 왕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또 지도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왕 전문 배우' 이민우가 일곱 살 때부터 촬영을 위해 집처럼 드나들었던 추억의 장소, 경복궁을 소개한다.

(사진 왼쪽부터) 경복궁, 창덕궁, 수원화성
'왕의 공간 특집'으로 꾸며지는 KBS '천상의 컬렉션'에서 개그맨 서경석은 조선 최대 신도시 프로젝트 '수원화성'을, 모델 이현이는 조선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공간 '창덕궁'을 소개한다.


특히 서경석은 "수원화성이 궁궐은 아니지만 궁궐 못지 않게 국가 최대 프로젝트로 지어진 '조선판 신도시'"라며 화성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화성 건축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를 보면, 특이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공사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과 일한 기간을 적어 두고, 그에 따른 품삯을 지급한 것이다.
정조는 일꾼들의 복지도 챙겼다. 당시 일과가 끝나고 묵을 곳이 없던 일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을 하다 아프거나 다친 이가 있으면 무료로 치료소를 제공하고 밥값까지 챙겨줬다.

성을 공사하면서 이사를 가게 된 백성들에게는 이사비용과 창업비용도 지원했다. 정조의 수원화성은 '헬조선'이 아닌 '헤븐조선'이었던 것이다.

'열정페이'와 야근을 당연하게 여기는 요즘 사회보다도 더 진보적이었던 수원화성 공사 현장. 정조가 만들고 백성이 따랐던 조선시대 '신의 직장'이 베일을 벗는다.


특별한 공간에 담긴 조선 왕들의 이야기. 그들이 머물렀던 시간과 장소 속 숨겨진 사연을 3인의 호스트가 파헤친다. 자세한 내용은 5월 28일(일) 오후 9시 40분 KBS 1TV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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