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맞아?”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작품

입력 2017.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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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림이 맞나' 한참을 들여다볼 정도로 실물 같은 작품. 왼쪽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유화(油畫)다. 김영성 작가가 그렸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93학번 출신인 김영성 작가는 학부시절부터 극사실주의 작업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실제보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일의 목표이다. 눈으로 보기 힘들어 고화질 렌즈로 봐야 하는 생물의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대형 캔버스에 확대해 작업하는 식이다.

사진과 구분이 어려워 "여기 사진전이네!"라고 착각하는 관객이 많고, 작가 본인도 전시 관계자에게 사진과 작품 파일을 혼동해 보낸 적이 있다.

현재 그는 무(無)·생(生)·물(物)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소홀히 대하기 쉬운 작은 크기의 동물들을 '생(生)'으로, 현대의 물질을 상징하는 금속, 유리 등을 '물(物)'로 등장시킨다. 김 작가는 "생(生)과 물(物)의 공존에서 현대사회의 무(無)를 표현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작은 유리컵 속의 물고기, 스패너 위의 개구리 등이다. 이런 배치는 이질적이면서도 억지로 공존하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작품 속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등은 모두 김영성 작가가 키우는 동물이며, 고화질 렌즈로 촬영한 뒤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를 보여주며, 현대 사회의 상실감·공허함 등을 표현한다. 또한 생명체들을 식용, 관상용, 실험용 등의 목적에서 벗어나 생물 자체로서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는 작은 생물체와 인간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작은 생물체는 인간에게 어떠한 목적이 있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 인간도 비슷하게 하나의 기능적인 물건으로 여겨지고 사용되기도 한다. 김 작가는 "모델로서 동물들의 입장은 매우 답답하고 극도로 불안한 상태일 것이다. 우리 인간들도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듯 보이지만, 누군가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거나, 갑갑한 공간 속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힘들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성 작가가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든다. 한 작업이 완성되는데 최소 2개월에서 10개월이 소요된다. 쉬는 날 없이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한다.

미세한 표현을 위해 아주 가느다란 굵기의 붓을 사용한다. 수명을 다한 붓은 버리지 않고 모으고 있는데 지금까지 2000자루 이상을 모았다.

해외에서도 그를 주목하고 있다. 뉴욕, 런던, 브리즈번에 그의 파트너 갤러리가 있어 지속적으로 해외 전시를 하고 있다.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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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맞아?”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작품
    • 입력 2017-05-28 09:00:20
    문화
'이게 그림이 맞나' 한참을 들여다볼 정도로 실물 같은 작품. 왼쪽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유화(油畫)다. 김영성 작가가 그렸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93학번 출신인 김영성 작가는 학부시절부터 극사실주의 작업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실제보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일의 목표이다. 눈으로 보기 힘들어 고화질 렌즈로 봐야 하는 생물의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대형 캔버스에 확대해 작업하는 식이다.

사진과 구분이 어려워 "여기 사진전이네!"라고 착각하는 관객이 많고, 작가 본인도 전시 관계자에게 사진과 작품 파일을 혼동해 보낸 적이 있다.

현재 그는 무(無)·생(生)·물(物)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소홀히 대하기 쉬운 작은 크기의 동물들을 '생(生)'으로, 현대의 물질을 상징하는 금속, 유리 등을 '물(物)'로 등장시킨다. 김 작가는 "생(生)과 물(物)의 공존에서 현대사회의 무(無)를 표현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작은 유리컵 속의 물고기, 스패너 위의 개구리 등이다. 이런 배치는 이질적이면서도 억지로 공존하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작품 속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등은 모두 김영성 작가가 키우는 동물이며, 고화질 렌즈로 촬영한 뒤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를 보여주며, 현대 사회의 상실감·공허함 등을 표현한다. 또한 생명체들을 식용, 관상용, 실험용 등의 목적에서 벗어나 생물 자체로서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는 작은 생물체와 인간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작은 생물체는 인간에게 어떠한 목적이 있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 인간도 비슷하게 하나의 기능적인 물건으로 여겨지고 사용되기도 한다. 김 작가는 "모델로서 동물들의 입장은 매우 답답하고 극도로 불안한 상태일 것이다. 우리 인간들도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듯 보이지만, 누군가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거나, 갑갑한 공간 속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힘들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성 작가가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든다. 한 작업이 완성되는데 최소 2개월에서 10개월이 소요된다. 쉬는 날 없이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한다.

미세한 표현을 위해 아주 가느다란 굵기의 붓을 사용한다. 수명을 다한 붓은 버리지 않고 모으고 있는데 지금까지 2000자루 이상을 모았다.

해외에서도 그를 주목하고 있다. 뉴욕, 런던, 브리즈번에 그의 파트너 갤러리가 있어 지속적으로 해외 전시를 하고 있다.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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