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실세 맏사위’ 쿠슈너 내칠까?

입력 2017.05.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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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처음으로 나선 해외 순방을 통해 자신의 탄핵 위기를 돌파하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각 기준) 9일 동안 이루어진 해외 첫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이번 순방에서 미국을 위해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자평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세계의 미래와 관련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가는 곳곳마다 '미국 우선주의'에 외교를 통해 전통적인 주요 동맹국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타오르미나에서 26일(현지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타오르미나에서 26일(현지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

제임스 코미 미 연방 수사국 (FBI) 국장의 전격 해임 후폭풍으로 해외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새 국면을 맞았던 '러시아 스캔들'은 잠잠해지는 커녕 더욱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핵심 측근이자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백악관에 야당과 언론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작전 상황실'(WAR ROOM)을 설치를 검토하는 등 '러시아 스캔들' 정면 돌파에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충성심이 높은 측근으로 백악관 참모진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백악관 최고 실세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을 경질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러드 쿠슈너는 백관에서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

미 민주당 ,"재러드 쿠슈너 즉각 해임해야…."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수사가 백악관 심장부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러시아 측과 비밀 대화 채널을 구축하려고 시도했고 이를 연방 수사국(FBI)이 수사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쿠슈너가 대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초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때 쿠슈너가 트럼프 인수위와 러시아 정부 간 비밀 대화 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쿠슈너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통신 장비를 이용해 (트럼프 측과 러시아 간에) 연락을 하자"는 방안을 키슬랴크 대사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는 또 "드러내 놓고 러시아와 만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므로 제3국에서 만나자"고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키슬랴크 대사가 모스크바에 쿠슈너 면담 내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감청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는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요르단 강 서안 베들레헴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공관을 방문한 재러드 쿠슈너. (사진=AP)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요르단 강 서안 베들레헴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공관을 방문한 재러드 쿠슈너. (사진=AP)

미국 언론 보도를 접한 전·현직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쿠슈너의 비밀 채널 구축 의혹을 '간첩 행위'에 맞먹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을 지낸 존 맥라클란은 "이 사건을 과장해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미 정보기관 관계자가 이런 행위를 했다면, 우리는 이를 '간첩 행위'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국(NSA) 변호사로 일했던 수전 헤네시는 "쿠슈너가 계속 백악관에 머무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럼프는 쿠슈너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키슬랴크 대사와의 만남을 보고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쿠슈너의 러시아 대사 접촉과 비밀 채널 개설 논의를) 승인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여러 국가와 비밀 채널 운영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직후 "우리는 여러 국가와 비밀 채널 통로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보도가)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견해를 밝혔다.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도 28일(현지시각) 일부에서 '간첩 행위'로까지 비판받고 있는 쿠슈너의 러시아 측에 대한 '비밀채널' 개설 제안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켈리 장관은 이날 ABC와 폭스,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그 제안은 정상적이다.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며 "어떤 의사소통의 방식도, 비밀이든 아니든, 좋은 것(a good thing)"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우리와 친하지 않은 단체라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강조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켈리 장관은 러시아 측과의 비밀채널이 미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하면서 "나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쿠슈너가 비밀채널을 추진한 게 사실이라도 비밀채널이 있다는 단지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비밀로 하려 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지만 다른 정부 부처에는 반드시 비밀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일부 측근, "쿠슈너 휴직하라"

이런 공식 입장과 달리 쿠슈너의 일선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은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의혹이 제기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에게 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쿠슈너 고문에게 잠시 백악관을 떠나 있으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 쿠슈너의 해임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쿠슈너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한 만큼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는 것을 막고자 수사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백악관에서 떠나 있으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다만 측근들은 쿠슈너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만큼 그를 아예 축출하는 문제까지는 당장 요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에 맞춰지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자타가 공인하는 백악관의 최고 실세 쿠슈너를 옮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겉으로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뉴스를 모두 '가짜뉴스'라고 공격을 퍼부으며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순방기간 트위터에 글 올리기를 자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돌아오자마자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가짜뉴스이자 조작된 거짓말"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유출된 정보 중 다수는 가짜뉴스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조작된 거짓말들이라며 가짜뉴스에서 '소식통들에 의하면'이라는 단어가 보인다면, 또 언론이 (소식통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 소식통은 존재하지 않으며 가짜뉴스 필자들이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가짜뉴스는 적(enemy)이다."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와 관련해 USA투데이는 28일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미친 듯이(like crazy)’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작전 회의실' (WAR ROOM)을 설치해 러시아의 관계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회의실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전투적 성향으로 분류됐던 측근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작전회의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설치한 것을 본떴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대규모 인사개편, 지역 유세 등을 통해 탄핵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고 하겠지만, 트럼프의 의도대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을 경우 쿠슈너등 최고 핵심 실세들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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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실세 맏사위’ 쿠슈너 내칠까?
    • 입력 2017-05-29 14:56:08
    취재K
취임 후 처음으로 나선 해외 순방을 통해 자신의 탄핵 위기를 돌파하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각 기준) 9일 동안 이루어진 해외 첫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이번 순방에서 미국을 위해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자평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세계의 미래와 관련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가는 곳곳마다 '미국 우선주의'에 외교를 통해 전통적인 주요 동맹국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타오르미나에서 26일(현지시각)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P)
제임스 코미 미 연방 수사국 (FBI) 국장의 전격 해임 후폭풍으로 해외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새 국면을 맞았던 '러시아 스캔들'은 잠잠해지는 커녕 더욱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핵심 측근이자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백악관에 야당과 언론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작전 상황실'(WAR ROOM)을 설치를 검토하는 등 '러시아 스캔들' 정면 돌파에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충성심이 높은 측근으로 백악관 참모진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백악관 최고 실세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을 경질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러드 쿠슈너는 백관에서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
미 민주당 ,"재러드 쿠슈너 즉각 해임해야…."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 수사가 백악관 심장부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러시아 측과 비밀 대화 채널을 구축하려고 시도했고 이를 연방 수사국(FBI)이 수사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쿠슈너가 대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초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때 쿠슈너가 트럼프 인수위와 러시아 정부 간 비밀 대화 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쿠슈너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통신 장비를 이용해 (트럼프 측과 러시아 간에) 연락을 하자"는 방안을 키슬랴크 대사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는 또 "드러내 놓고 러시아와 만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므로 제3국에서 만나자"고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은 키슬랴크 대사가 모스크바에 쿠슈너 면담 내용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감청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는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요르단 강 서안 베들레헴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공관을 방문한 재러드 쿠슈너. (사진=AP)
미국 언론 보도를 접한 전·현직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쿠슈너의 비밀 채널 구축 의혹을 '간첩 행위'에 맞먹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을 지낸 존 맥라클란은 "이 사건을 과장해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미 정보기관 관계자가 이런 행위를 했다면, 우리는 이를 '간첩 행위'라고 여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국(NSA) 변호사로 일했던 수전 헤네시는 "쿠슈너가 계속 백악관에 머무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럼프는 쿠슈너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키슬랴크 대사와의 만남을 보고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쿠슈너의 러시아 대사 접촉과 비밀 채널 개설 논의를) 승인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여러 국가와 비밀 채널 운영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직후 "우리는 여러 국가와 비밀 채널 통로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보도가)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견해를 밝혔다.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도 28일(현지시각) 일부에서 '간첩 행위'로까지 비판받고 있는 쿠슈너의 러시아 측에 대한 '비밀채널' 개설 제안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켈리 장관은 이날 ABC와 폭스,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그 제안은 정상적이다.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며 "어떤 의사소통의 방식도, 비밀이든 아니든, 좋은 것(a good thing)"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우리와 친하지 않은 단체라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강조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켈리 장관은 러시아 측과의 비밀채널이 미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하면서 "나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쿠슈너가 비밀채널을 추진한 게 사실이라도 비밀채널이 있다는 단지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비밀로 하려 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지만 다른 정부 부처에는 반드시 비밀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일부 측근, "쿠슈너 휴직하라"

이런 공식 입장과 달리 쿠슈너의 일선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은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의혹이 제기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에게 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쿠슈너 고문에게 잠시 백악관을 떠나 있으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 쿠슈너의 해임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쿠슈너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한 만큼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는 것을 막고자 수사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백악관에서 떠나 있으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다만 측근들은 쿠슈너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만큼 그를 아예 축출하는 문제까지는 당장 요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에 맞춰지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자타가 공인하는 백악관의 최고 실세 쿠슈너를 옮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겉으로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뉴스를 모두 '가짜뉴스'라고 공격을 퍼부으며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순방기간 트위터에 글 올리기를 자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돌아오자마자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가짜뉴스이자 조작된 거짓말"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유출된 정보 중 다수는 가짜뉴스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조작된 거짓말들이라며 가짜뉴스에서 '소식통들에 의하면'이라는 단어가 보인다면, 또 언론이 (소식통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 소식통은 존재하지 않으며 가짜뉴스 필자들이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가짜뉴스는 적(enemy)이다."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와 관련해 USA투데이는 28일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미친 듯이(like crazy)’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작전 회의실' (WAR ROOM)을 설치해 러시아의 관계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회의실에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전투적 성향으로 분류됐던 측근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작전회의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설치한 것을 본떴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대규모 인사개편, 지역 유세 등을 통해 탄핵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고 하겠지만, 트럼프의 의도대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을 경우 쿠슈너등 최고 핵심 실세들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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