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구글에서 검색 안되는 이유는?

세계 최대의 검색 사이트인 구글의 검색 결과에서 '일베'가 사라졌다.

'일베'는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의 준말로 온라인상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구글(google.co.kr)에서 '일베'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에 일베 사이트(ilbe.com)가 노출되지 않는다. 일베의 원래 이름인 '일간베스트저장소'를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대신 일베를 소개하는 인터넷 백과사전 사이트나 일베가 언급된 관련 사이트의 검색 결과만이 노출되고 있다.

구글 사이트 주소뿐만 아니라 구글에 올라온 게시물 또한 제목으로 검색을 해도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는다.

구글 코리아, "차단 안 했다. 검색 순위가 내려갔기 때문"

이에 대해 구글 코리아 측 관계자는 "개별 웹사이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일베가 구글검색에서 차단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글은 200여 가지의 시그널로 구성된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며 일베 사이트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지 않는 것은 "검색 랭킹이 내려간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에서의 검색횟수를 지수화해서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서 일베를 검색해 보면 지난 일주일 가운데 오늘(30일) 오전 9시에 일베에 대한 검색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방문자 수나 검색 순위가 내려가면서 일베 게시물이 검색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서 사이트를 특정해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한 명령어(site:)를 이용해 일베 사이트에서 '문재인'이라는 특정 단어가 사용된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일치하는 검색결과가 없습니다'라고 나온다.

국내 최대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같은 검색을 실시할 경우 무려 36만 6천여 건의 검색 결과와 나오는 것과는 대비된다. 또 다른 대표적 검색 사이트인 다음에서는 9만6천여 건의 웹문서 검색 결과가 나온다.

일베 자체적으로 검색 차단?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와 달리 구글에서만 유독 일베 사이트나 게시물은 검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글 코리아는 일베를 검색 결과에서 차단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남은 가능성은 일베가 사이트 자체적으로 구글에서 자신의 사이트가 검색되지 않도록 막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한 IT업체의 검색 관련 전문가는 "사이트별로 자기 사이트 외부에 있는 수집기(검색 사이트)들이 자신들의 컨텐츠를 가져가지 못 하도록 인터넷 수집 정책을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검색사이트를 IP 기반 방화벽을 통해 필터링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일베 사이트가 구글에서 자신의 게시물이 검색되는 것을 일부러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정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5월 10일 전후로 '일베' 사이트에서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게시물을 삭제해 달라'는 취지의 글들이 폭주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베 사이트에는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나 세월호 유가족 등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을 비록해 극우적이거나 패륜적인 내용의 게시물들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