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백신 보급…대재앙 막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5.31 (18:07) 수정 2017.05.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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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한 실험용 백신 보급을 승인했다. 지난 12일 첫 에볼라 발생 확인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집계한 콩고민주공화국 내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 수는 모두 19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수는 290여 명이다. 에볼라는 감염 동물의 사체나 음식물, 그리고 감염자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치사율은 최대 90%에 달한다.

에볼라 발생 지역인 북부 리카티(Likati)를 중심으로 실험용 백신이 보급되게 된다. 제약회사 머크(Merck)가 개발한 rVSV-ZEBOV다. 이 실험용 백신은 2015년 기니(Guinea) 에볼라 유행 때도 사용된 바 있다. 당시 수천 명이 백신을 맞았는데, 접종자 가운데서는 단 한 명의 추가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 비축된 실험용 백신의 양은 30만 개다. 방역 당국은 지난 2주 동안 가장 효율적인 백신 보급 방식과 경로를 탐색해왔다. 에볼라 발생 지역인 리카티는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다. 열대우림인 데다, 도로 등 교통·운송 기반이 취약하다. 헬리콥터와 오토바이, 배 등 제한된 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다른 문제도 있다. 백신을 영하 80℃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리카티 지역은 대부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백신이 일단 보급되면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접종이 우선 실시된다.백신이 일단 보급되면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접종이 우선 실시된다.

방역 당국은 일단 리카티가 속한 바우엘레(Bas-Uélé) 주에 이동 연구실 2개소를 설치했다. 감염 의심자에 대한 확진 여부를 조속히 파악하려는 조치다.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는 의료 인력을 파견해 감염자 확인과 치료를 돕는다. UNICEF도 콩고민주공화국 적십자 요원 등 145명에 대해 기술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방역 활동을 벌일 의료·구조 인력과 감염자와 직접 접촉한 주민들(1차 접촉자)에 대한 백신 처방이 우선 이뤄진다. 이후 1차 접촉자와 만난 2차 접촉자들에 대한 접종으로 범위를 넓혀나간다. 2015년 기니 에볼라 사태 때 효과를 발휘한 이른바 '링 백신 접종법(Ring-Vaccination)'이다.

방역 당국은 주민들의 거주지와 식수를 우선 소독하는 한편, 에볼라 정보가 부족한 주민들에 대한 교육에 나선다. 손 씻기부터 감염 의심 시체의 화장까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로부터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다.

국제보건기구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의 늦지 않은 조치 덕에 현재까지 에볼라의 빠른 확산은 막아내는 모양새다. 이달 12일 사망자 3명이 나온 이래, 18일간 1명의 추가 사망자만 발생했다.

하지만 3년 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 같은 재앙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2014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을 중심으로 퍼진 에볼라로 1만 1,300명 이상이 숨졌다. 서아프리카의 6개국 외에도 미국·영국 등까지 퍼지는 등 대표적인 방역 실패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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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31 18:07:32
    • 수정2017-05-31 18:16:03
    특파원 리포트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한 실험용 백신 보급을 승인했다. 지난 12일 첫 에볼라 발생 확인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집계한 콩고민주공화국 내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 수는 모두 19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숨졌다.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수는 290여 명이다. 에볼라는 감염 동물의 사체나 음식물, 그리고 감염자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치사율은 최대 90%에 달한다.

에볼라 발생 지역인 북부 리카티(Likati)를 중심으로 실험용 백신이 보급되게 된다. 제약회사 머크(Merck)가 개발한 rVSV-ZEBOV다. 이 실험용 백신은 2015년 기니(Guinea) 에볼라 유행 때도 사용된 바 있다. 당시 수천 명이 백신을 맞았는데, 접종자 가운데서는 단 한 명의 추가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 비축된 실험용 백신의 양은 30만 개다. 방역 당국은 지난 2주 동안 가장 효율적인 백신 보급 방식과 경로를 탐색해왔다. 에볼라 발생 지역인 리카티는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다. 열대우림인 데다, 도로 등 교통·운송 기반이 취약하다. 헬리콥터와 오토바이, 배 등 제한된 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다른 문제도 있다. 백신을 영하 80℃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리카티 지역은 대부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백신이 일단 보급되면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접종이 우선 실시된다.
방역 당국은 일단 리카티가 속한 바우엘레(Bas-Uélé) 주에 이동 연구실 2개소를 설치했다. 감염 의심자에 대한 확진 여부를 조속히 파악하려는 조치다.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는 의료 인력을 파견해 감염자 확인과 치료를 돕는다. UNICEF도 콩고민주공화국 적십자 요원 등 145명에 대해 기술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방역 활동을 벌일 의료·구조 인력과 감염자와 직접 접촉한 주민들(1차 접촉자)에 대한 백신 처방이 우선 이뤄진다. 이후 1차 접촉자와 만난 2차 접촉자들에 대한 접종으로 범위를 넓혀나간다. 2015년 기니 에볼라 사태 때 효과를 발휘한 이른바 '링 백신 접종법(Ring-Vaccination)'이다.

방역 당국은 주민들의 거주지와 식수를 우선 소독하는 한편, 에볼라 정보가 부족한 주민들에 대한 교육에 나선다. 손 씻기부터 감염 의심 시체의 화장까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로부터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다.

국제보건기구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의 늦지 않은 조치 덕에 현재까지 에볼라의 빠른 확산은 막아내는 모양새다. 이달 12일 사망자 3명이 나온 이래, 18일간 1명의 추가 사망자만 발생했다.

하지만 3년 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 같은 재앙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2014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을 중심으로 퍼진 에볼라로 1만 1,300명 이상이 숨졌다. 서아프리카의 6개국 외에도 미국·영국 등까지 퍼지는 등 대표적인 방역 실패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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