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테레사 메이 승부수…‘조기 총선’ 어떤 결과 나올까?

입력 2017.06.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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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테레사 메이 승부수…‘조기 총선’ 어떤 결과 나올까?

英 테레사 메이 승부수…‘조기 총선’ 어떤 결과 나올까?

"의회의 분열은 브렉시트 성공에 위협이 되고 영국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영국에 확실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총선을 실시해 내가 하는 결정에 대해 여러분의 지지를 얻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EU와의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기회입니다. 지금이 총선이 시행돼야 합니다."

지난 4월 18일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2020년 실시 예정이던 총선을 2년 이상 앞당겨 6월에 실시하겠다는 '조기 총선'을 전격으로 발표하면서 행한 연설 일부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집권당 일부와 야권을 반발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강력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꺼내 들었던 영국의 조기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영국은 물론 EU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영국 국민들은 총선 없이 총리에 오른 테레사 메이의 리더십에 정통성을 부여해주고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하드 브렉시트'(영국이 EU를 떠나면서 EU 단일 시장과 관세 동맹에서 떠나는 것을 의미)주장해온 테레사 메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인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월 18일 현지시각) 북부 핼리팩스에서 ‘더 강한 영국과 더 번영한 미래’를 표제로 한 공약집을 공개하면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월 18일 현지시각) 북부 핼리팩스에서 ‘더 강한 영국과 더 번영한 미래’를 표제로 한 공약집을 공개하면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

보수당 과반 의석 확보할까?. 여론조사 기관별로 예측 들쭉날쭉

테레사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4월 당시만 해도 테레사 메이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제러미 코빈의 노동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무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정도였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은 없을 것이라는 했던 기존의 견해를 바꾸며 자신 있게 조기 총선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지지율 격차 때문이었다.

이렇게 보수당이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주도하면서 한때 지지율이 15% 이상 유지했던 영국 독립당의 지지자 대부분이 보수당 지지로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이런 흐름은 총선 발표 이후 한 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각 당의 공약 발표를 계기로 지지율 추세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5월 16일(현지시각) 브래드퍼드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라는 구호를 내건 총선공약집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5월 16일(현지시각) 브래드퍼드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라는 구호를 내건 총선공약집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AP)

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돌봄'(social care)지원을 축소한 보수당 공약이 지지층인 노년층에게서 역풍을 불러일으킨 반면 노동당은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로 요약된 공약으로 서민층 공략에 주력했다.

그 결과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9%에서 12% 포인트 차이로 줄어들었다. 집권 보수당은 지지도가 급락하자 사흘 만에 '사회적 돌봄'지원 축소 공약을 사실상 철회해야 했다.

5월 2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세인트 앤스 광장에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와 풍선들이 놓여있다. (사진=AP)5월 2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세인트 앤스 광장에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와 풍선들이 놓여있다. (사진=AP)

지난달 22일 밤 일어난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도 지지율에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실시된 6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43~46%로 낮아졌다. 반면 노동당은 32~38%로 올랐다. 격차가 5~14%포인트로 축소됐고 4개 조사에서 한 자릿수 격차를 보였다.

테러범이 정보당국의 감시망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테러를 사전 차단하지 못한 책임론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테러의 배경에는 7년간 계속된 보수당 정부의 긴축 정책 아래 이루어진 경찰 인력 축소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노동당의 공세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7개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해 현재 판세를 분석한 결과 영국 보수당이 44%, 노동당의 지지율이 3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지율 차이는 한 자릿수인 9%포인트이다. 자유 민주당 8%의 지지율을 보였고 영국 독립당 4%, 스코틀랜드 국민당 3%, 녹색당 1% 순이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은 노동당이 맹추격 중이지만 보수당이 아직도 전체 지지율 측면에서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고 의석 확보에서도 전체 650석 가운데 과반인 325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보수당이 지금보다 10석을 잃은 310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을 상실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놨다. 반면 노동당은 지금보다 29석을 늘린 2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고브는 지난 1주일간 개별 선거구별로 모두 5만 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해 이 같은 예측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차가 커 보수당이 적게는 275석에서 많게는 344석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의석도 227~289석 범위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과반 의석인 331석을 차지했고 노동당은 232석에 그쳤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56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영국 제2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5월 30일(현지시각) 퍼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총선공약집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영국 제2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5월 30일(현지시각) 퍼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총선공약집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테레사 메이 승리하면 '하드 브렉시트' 현실화할 듯

현재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 예상대로 테레사 메이가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영국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EU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최악의 경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수 있다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메이는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어려운 여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겠다며 "브렉시트를 성공하기 위해 바람직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최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나는 나쁜 합의(bad deal)보다는 아예 합의하지 않는 게(no deal) 낫다는 점을 계속 말해왔다.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EU 양측이 2019년 3월까지 합의를 하지 못하면 영국은 협정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 물론 양측이 합의하면 협상 기간 연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에 맞선 EU 역시 공격적인 협상을 예고하고 있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선(先) 탈퇴조건 협상, 후(後) 미래 관계 협상'(자유무역협정 협상) 원칙을 정했다. 영국 측의 병행협상 요구를 명백히 거부한 셈이다. 특히 '이혼합의금' 등 탈퇴조건들과 관련해 '충분한 진전' 이루어져야 2단계 협상으로 나아가겠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이혼합의금과 관련해선 요구액이 600억 유로~1천억 유로가 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온 가운데 영국 측 협상대표는 "심지어 10억 유로도 커다란 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 "협상 과정에서 EU 단일 시장 혜택 유지"

반면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제1야당인 노동당이 선전할 경우 EU와의 협상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노동당은 '하드 브렉시트'를 반대하고 있다.

노동당 대표인 코빈은 '노 딜'((no deal)을 배제하고 어떻게든 EU와의 협정을 성사시키겠다고 주장해왔다. 노동당은 공약에서 "브렉시트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중점을 두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다"고 표현했다. 테레사 메이의 집권당과는 사뭇 다른 견해이다.

심지어 의회가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한 의미 있는 표결을 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코빈 대표는 "총리가 된다면 EU 탈퇴 협상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7차례에 걸친 질문에도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할 정도로 브렉시트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은 영국의 EU 탈퇴 투표가 부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 찬성 결과가 나와 여론 조사 기관들이 망신을 샀다. 이번 총선과 관련해서도 영국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이 보수당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이번에는 일치할까? 노동당이 6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고 EU 탈퇴 반대 여론이 우세한 25세 이하 연령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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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1 09:59:30
    취재K
"의회의 분열은 브렉시트 성공에 위협이 되고 영국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영국에 확실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총선을 실시해 내가 하는 결정에 대해 여러분의 지지를 얻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EU와의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기회입니다. 지금이 총선이 시행돼야 합니다."

지난 4월 18일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2020년 실시 예정이던 총선을 2년 이상 앞당겨 6월에 실시하겠다는 '조기 총선'을 전격으로 발표하면서 행한 연설 일부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집권당 일부와 야권을 반발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강력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꺼내 들었던 영국의 조기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영국은 물론 EU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영국 국민들은 총선 없이 총리에 오른 테레사 메이의 리더십에 정통성을 부여해주고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하드 브렉시트'(영국이 EU를 떠나면서 EU 단일 시장과 관세 동맹에서 떠나는 것을 의미)주장해온 테레사 메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인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월 18일 현지시각) 북부 핼리팩스에서 ‘더 강한 영국과 더 번영한 미래’를 표제로 한 공약집을 공개하면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
보수당 과반 의석 확보할까?. 여론조사 기관별로 예측 들쭉날쭉

테레사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4월 당시만 해도 테레사 메이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제러미 코빈의 노동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무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정도였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은 없을 것이라는 했던 기존의 견해를 바꾸며 자신 있게 조기 총선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지지율 격차 때문이었다.

이렇게 보수당이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주도하면서 한때 지지율이 15% 이상 유지했던 영국 독립당의 지지자 대부분이 보수당 지지로 돌아섰기 때문이었다.

이런 흐름은 총선 발표 이후 한 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각 당의 공약 발표를 계기로 지지율 추세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5월 16일(현지시각) 브래드퍼드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라는 구호를 내건 총선공약집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AP)
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돌봄'(social care)지원을 축소한 보수당 공약이 지지층인 노년층에게서 역풍을 불러일으킨 반면 노동당은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로 요약된 공약으로 서민층 공략에 주력했다.

그 결과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9%에서 12% 포인트 차이로 줄어들었다. 집권 보수당은 지지도가 급락하자 사흘 만에 '사회적 돌봄'지원 축소 공약을 사실상 철회해야 했다.

5월 2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세인트 앤스 광장에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화와 풍선들이 놓여있다. (사진=AP)
지난달 22일 밤 일어난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도 지지율에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테러 사건 이후 실시된 6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43~46%로 낮아졌다. 반면 노동당은 32~38%로 올랐다. 격차가 5~14%포인트로 축소됐고 4개 조사에서 한 자릿수 격차를 보였다.

테러범이 정보당국의 감시망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테러를 사전 차단하지 못한 책임론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테러의 배경에는 7년간 계속된 보수당 정부의 긴축 정책 아래 이루어진 경찰 인력 축소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노동당의 공세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7개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해 현재 판세를 분석한 결과 영국 보수당이 44%, 노동당의 지지율이 3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지율 차이는 한 자릿수인 9%포인트이다. 자유 민주당 8%의 지지율을 보였고 영국 독립당 4%, 스코틀랜드 국민당 3%, 녹색당 1% 순이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은 노동당이 맹추격 중이지만 보수당이 아직도 전체 지지율 측면에서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고 의석 확보에서도 전체 650석 가운데 과반인 325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보수당이 지금보다 10석을 잃은 310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의석을 상실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놨다. 반면 노동당은 지금보다 29석을 늘린 2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고브는 지난 1주일간 개별 선거구별로 모두 5만 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해 이 같은 예측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차가 커 보수당이 적게는 275석에서 많게는 344석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의석도 227~289석 범위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과반 의석인 331석을 차지했고 노동당은 232석에 그쳤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이 56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영국 제2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인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5월 30일(현지시각) 퍼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총선공약집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
테레사 메이 승리하면 '하드 브렉시트' 현실화할 듯

현재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 예상대로 테레사 메이가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영국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EU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최악의 경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수 있다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메이는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어려운 여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겠다며 "브렉시트를 성공하기 위해 바람직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최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나는 나쁜 합의(bad deal)보다는 아예 합의하지 않는 게(no deal) 낫다는 점을 계속 말해왔다.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EU 양측이 2019년 3월까지 합의를 하지 못하면 영국은 협정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 물론 양측이 합의하면 협상 기간 연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에 맞선 EU 역시 공격적인 협상을 예고하고 있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선(先) 탈퇴조건 협상, 후(後) 미래 관계 협상'(자유무역협정 협상) 원칙을 정했다. 영국 측의 병행협상 요구를 명백히 거부한 셈이다. 특히 '이혼합의금' 등 탈퇴조건들과 관련해 '충분한 진전' 이루어져야 2단계 협상으로 나아가겠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이혼합의금과 관련해선 요구액이 600억 유로~1천억 유로가 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온 가운데 영국 측 협상대표는 "심지어 10억 유로도 커다란 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 "협상 과정에서 EU 단일 시장 혜택 유지"

반면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제1야당인 노동당이 선전할 경우 EU와의 협상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노동당은 '하드 브렉시트'를 반대하고 있다.

노동당 대표인 코빈은 '노 딜'((no deal)을 배제하고 어떻게든 EU와의 협정을 성사시키겠다고 주장해왔다. 노동당은 공약에서 "브렉시트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중점을 두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다"고 표현했다. 테레사 메이의 집권당과는 사뭇 다른 견해이다.

심지어 의회가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한 의미 있는 표결을 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코빈 대표는 "총리가 된다면 EU 탈퇴 협상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7차례에 걸친 질문에도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할 정도로 브렉시트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은 영국의 EU 탈퇴 투표가 부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브렉시트 찬성 결과가 나와 여론 조사 기관들이 망신을 샀다. 이번 총선과 관련해서도 영국 대부분의 여론 조사 기관들이 보수당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이번에는 일치할까? 노동당이 6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고 EU 탈퇴 반대 여론이 우세한 25세 이하 연령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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