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38시간’…지옥의 시간을 견뎌라!

입력 2017.06.01 (15:14) 수정 2017.06.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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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보통 성인 남성이 1시간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대략 4~5km. 오르막길을 만나거나 걷다가 지치게 되면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다면 100km를 걷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만약 38시간이 주어진다면 완주할 수 있을까.

이 지독한 대회에 팀을 이뤄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올라야 하고, 충분히 잠을 잘 수도 없다. 혼자 가서도 안 되니 팀워크와 완급 조절은 필수. 바로 올해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옥스팜 트레일 워커'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가난한 이웃에게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이 대회는 "물을 얻기 위해 매일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도전이자, 지정된 시간 안에 100km를 완주하는 나를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 지옥의 시간을 견뎌낸 이들은 누구일까.

"내 고통이 누군가에게 도움 준다면 그게 기쁨"

엄청난 기부금을 모아 주목받는 팀이 있다.


'산에서 살고 산에서 죽는다'는 산사랑팀은 사업에 실패한 후 무작정 떠났던 도보여행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다는 서우성 씨가 이끄는 팀이다.

그는 걷기를 통해 극한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 후,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봉 트레킹, 마라톤 풀코스를 차례로 도전, 성공하면 기부금을 마련하는 모임을 만들어 벌써 수년째 나눔을 실천 중이다.

철인 3종 경기를 거뜬히 통과한 임상준 씨, 전직 소방관 출신으로 틈날 때마다 산행하고 있다는 장재영 씨도 오랜 세월 나눔에 동참하면서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하게 됐다.


팀의 홍일점, 이애자 씨는 딸 둘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약했던 왼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바쁜 가족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10년 전 산행을 시작했다. 산을 하나씩 타면서 느껴지는 성취감과 아름다운 국토를 두 다리로 걷고 싶다는 욕심에 시작한 백두대간 등반이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철인 산악 마라톤까지 완주하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도전을 제안한 것도 이애자 씨다. 팀의 선두에서 100km 트레킹을 이끌 그녀의 활약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이들은 끝까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완주할 수 있을까.

여섯 남매의 유쾌한 도전

경상남도 합천에는 소문난 딸부잣집이 있다.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섯 딸을 낳았지만, 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고 끝내 성공했다. 누구보다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는 6남매. 이들은 함께 산을 타면서 가족의 정을 키웠다.


올해 남매는 아주 특별한 가족 단합을 위해 100km에 도전한다. 대회 규정상 4인이 한 팀을 이루는 관계로, 가장 나이가 많은 첫째 전순자 씨와 막내 전태현 씨는 대회에서 제외됐다. 대신 이들은 네 자매 행군에 동참해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 명산을 다니면서 길러온 체력에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한 가족애가 완주 가능성을 높이지만, 아무리 돈독한 우애를 자랑해도 자라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서운한 점이 왜 없었을까. 긴 행군 동안 실타래처럼 펼쳐지는 '자뻑' 패밀리의 유쾌한 수다와 넘치는 가족애가 극한 도전이 주는 긴장을 풀어준다.

아주 특별한 동창회 '응답하라 1958'

58년 개띠인 이들은 목포고등학교 동창생이다.


학창시절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지만, 누군가는 고향을 지키고, 누군가는 도시로 떠나고, 또 누군가는 이 나라를 떠나면서 오랜 세월 얼굴을 보지 못하고 속절없이 시간만 흘렀다.

60대를 앞둔 이들에게는 뭔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그리운 친구를 마주 보고 함께 결의를 다질 수만 있다면. 고향 목포에서 올라온 김장일 씨, 창원에서 온 선상율 씨, 일본에서 날아온 이명식 씨,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내려온 강성봉 씨가 대회 전날 지리산 숙소에서 수년 만에 처음 얼굴을 본다.

단 한 번도 함께 산행하지 않았고 지금은 서로의 근황도 가물가물하지만, 우리가 어디 남인가. 학창시절 추억과 어린 시절 쌓았던 서로에 대한 무한신뢰로 일단 도전해 본다. 산행 중에 펼쳐지는 네 남자의 뜨거운 인생 회고를 따라가 본다.


38시간 만에 100km 걷기, 극한에서 인생을 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6월 3일(토) 오후 7시 10분 KBS 1TV '다큐 공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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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km, 38시간’…지옥의 시간을 견뎌라!
    • 입력 2017-06-01 15:14:02
    • 수정2017-06-01 15:24:45
    생활·건강
사람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보통 성인 남성이 1시간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대략 4~5km. 오르막길을 만나거나 걷다가 지치게 되면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다면 100km를 걷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만약 38시간이 주어진다면 완주할 수 있을까.

이 지독한 대회에 팀을 이뤄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올라야 하고, 충분히 잠을 잘 수도 없다. 혼자 가서도 안 되니 팀워크와 완급 조절은 필수. 바로 올해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옥스팜 트레일 워커'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가난한 이웃에게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이 대회는 "물을 얻기 위해 매일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도전이자, 지정된 시간 안에 100km를 완주하는 나를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 지옥의 시간을 견뎌낸 이들은 누구일까.

"내 고통이 누군가에게 도움 준다면 그게 기쁨"

엄청난 기부금을 모아 주목받는 팀이 있다.


'산에서 살고 산에서 죽는다'는 산사랑팀은 사업에 실패한 후 무작정 떠났던 도보여행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다는 서우성 씨가 이끄는 팀이다.

그는 걷기를 통해 극한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 후,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봉 트레킹, 마라톤 풀코스를 차례로 도전, 성공하면 기부금을 마련하는 모임을 만들어 벌써 수년째 나눔을 실천 중이다.

철인 3종 경기를 거뜬히 통과한 임상준 씨, 전직 소방관 출신으로 틈날 때마다 산행하고 있다는 장재영 씨도 오랜 세월 나눔에 동참하면서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하게 됐다.


팀의 홍일점, 이애자 씨는 딸 둘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약했던 왼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바쁜 가족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10년 전 산행을 시작했다. 산을 하나씩 타면서 느껴지는 성취감과 아름다운 국토를 두 다리로 걷고 싶다는 욕심에 시작한 백두대간 등반이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철인 산악 마라톤까지 완주하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도전을 제안한 것도 이애자 씨다. 팀의 선두에서 100km 트레킹을 이끌 그녀의 활약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이들은 끝까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완주할 수 있을까.

여섯 남매의 유쾌한 도전

경상남도 합천에는 소문난 딸부잣집이 있다.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섯 딸을 낳았지만, 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고 끝내 성공했다. 누구보다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는 6남매. 이들은 함께 산을 타면서 가족의 정을 키웠다.


올해 남매는 아주 특별한 가족 단합을 위해 100km에 도전한다. 대회 규정상 4인이 한 팀을 이루는 관계로, 가장 나이가 많은 첫째 전순자 씨와 막내 전태현 씨는 대회에서 제외됐다. 대신 이들은 네 자매 행군에 동참해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 명산을 다니면서 길러온 체력에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한 가족애가 완주 가능성을 높이지만, 아무리 돈독한 우애를 자랑해도 자라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서운한 점이 왜 없었을까. 긴 행군 동안 실타래처럼 펼쳐지는 '자뻑' 패밀리의 유쾌한 수다와 넘치는 가족애가 극한 도전이 주는 긴장을 풀어준다.

아주 특별한 동창회 '응답하라 1958'

58년 개띠인 이들은 목포고등학교 동창생이다.


학창시절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지만, 누군가는 고향을 지키고, 누군가는 도시로 떠나고, 또 누군가는 이 나라를 떠나면서 오랜 세월 얼굴을 보지 못하고 속절없이 시간만 흘렀다.

60대를 앞둔 이들에게는 뭔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그리운 친구를 마주 보고 함께 결의를 다질 수만 있다면. 고향 목포에서 올라온 김장일 씨, 창원에서 온 선상율 씨, 일본에서 날아온 이명식 씨,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내려온 강성봉 씨가 대회 전날 지리산 숙소에서 수년 만에 처음 얼굴을 본다.

단 한 번도 함께 산행하지 않았고 지금은 서로의 근황도 가물가물하지만, 우리가 어디 남인가. 학창시절 추억과 어린 시절 쌓았던 서로에 대한 무한신뢰로 일단 도전해 본다. 산행 중에 펼쳐지는 네 남자의 뜨거운 인생 회고를 따라가 본다.


38시간 만에 100km 걷기, 극한에서 인생을 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6월 3일(토) 오후 7시 10분 KBS 1TV '다큐 공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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