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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홈쇼핑에 방송해줄게”…대기업 협력사 알고보니
입력 2017.06.01 (16:24) 취재후
[취재후] “홈쇼핑에 방송해줄게”…대기업 협력사 알고보니

[취재후] “홈쇼핑에 방송해줄게”…대기업 협력사 알고보니

"대기업 홈쇼핑 협력사...광고방송 내줄게"

강원도에서 농산품을 가공해 파는 회사를 운영하는 56살 김 모 씨. 회사 대표인 김 씨를 포함해 사원 5명 규모로, 영세 기업이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초쯤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요즘 모 대기업이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영세 업체에 지원을 해줘, 비교적 값싸게 홈쇼핑 방송 채널에 광고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대기업과 협력 관계에 있다는 설명을 듣고 직접 물건을 들고 서울로 쫓아갔다. 업체가 요구한 금액은 495만 원. 영상 촬영 및 제작이 품질이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비싸다, 싸다 말 할 수는 없지만 부담은 되는 가격. 일단 홈쇼핑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KBS가 입수한 당시 계약서 일부. 업체 이름이나 일부 문구가 중의적으로 비칠 수 있다. KBS가 입수한 당시 계약서 일부. 업체 이름이나 일부 문구가 중의적으로 비칠 수 있다.

촬영까지 다 해놓고, 또 홍보 전화

지난해 12월, 계약금도 내고 서울 동작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도 마쳤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작았다고 회상한다. 김 씨 주장에 따르면 업체 측은 촬영을 마치면 편집과정을 거치고 이르면 2주, 늦어도 한 달 내로 방영 일정을 잡아준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다.

그러던 중 김 씨는 다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 받았던 내용과 같은 내용. 김 씨는 이때부터 강한 의심을 하게 됐다. 이미 촬영까지 마친 상태로 방영 일자만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해당 업체 측이 그 내용을 모르거나 잊은 채로 새로운 '계약'을 하자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따져 물으니, 착오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다른 제품으로 광고방송 본을 촬영하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업체 측은 다시 500만 원가량을 제시했다. 김 씨는 기존에 촬영한 것은 어떻게 하고 새 제품을 다시 촬영하자는 말을 하느냐며 항의했다. 결국 새 제품 촬영은 무산됐고, 기존에 촬영한 방송본도 방영 일자가 잡히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김 씨는 아예 환불을 해달라고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 지난 3월 해당 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까지도 김 씨 제품은 홈쇼핑에 방영되지 못했다.

현재 해당 업체는 홈쇼핑 관련 업무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현재 해당 업체는 홈쇼핑 관련 업무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적 없다...영상 제작만 해줄 뿐"

회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자신들이 대기업 협력업체도, 그렇다고 공식 밴더(일종의 중개판매상)도 아닌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해당 대기업 홈페이지에 한 번만 들어가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쉽게 들통 날 일인데 공공연히 대기업 협력사로 소개하며 사업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담당자는 계약서상에 나온 대로 거래를 진행한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자신들은 그저 홈쇼핑 광고용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해주는 일만 했을 뿐이라고 한다.

실제 KBS가 입수한 계약서에도 '물건을 방송에 내주겠다'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다. 다만 해석에 따라, 어떤 설명을 들었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는 문구가 있을 뿐이다. 애매한 부분은 '00 홈쇼핑 런칭'이라는 문구나 자신의 회사 이름 앞에 대기업 이름을 동시에 표기하는 것 등이다.

해당 업체는 지난 2월 해당 대기업 측에서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하는 문서를 받은 이후로는 전혀 이름을 언급한 적도 없고, 홈쇼핑 관련 사업을 접은 것도 수익성이 기대보다 낮다는 등 여러 이유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측, 고발장 접수...경찰 조사 중

지난 2월, 피해자가 협력관계에 있다고 들었다던 대기업 측은 해당 업체에 '우리 회사 이름을 계약서든 홍보에서든 들먹이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경고를 했다. 경고장을 접수한 시점부터 해당 업체는 대기업 이름을 계약서상에서 모두 빼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홈쇼핑 관련 업무를 아예 그만뒀다.

이후 해당 대기업 측은 김 씨 사례와 비슷한 민원이 지난 3월과 4월까지도 계속돼 파악한 사례만 7건이라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이 업체를 사칭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의 고소장을 넘겨받아 피의자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대기업 측이 제출한 고발장도 접수해 함께 조사하고 있다.
  • [취재후] “홈쇼핑에 방송해줄게”…대기업 협력사 알고보니
    • 입력 2017-06-01 16:24:46
    취재후
"대기업 홈쇼핑 협력사...광고방송 내줄게"

강원도에서 농산품을 가공해 파는 회사를 운영하는 56살 김 모 씨. 회사 대표인 김 씨를 포함해 사원 5명 규모로, 영세 기업이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초쯤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요즘 모 대기업이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영세 업체에 지원을 해줘, 비교적 값싸게 홈쇼핑 방송 채널에 광고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대기업과 협력 관계에 있다는 설명을 듣고 직접 물건을 들고 서울로 쫓아갔다. 업체가 요구한 금액은 495만 원. 영상 촬영 및 제작이 품질이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비싸다, 싸다 말 할 수는 없지만 부담은 되는 가격. 일단 홈쇼핑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KBS가 입수한 당시 계약서 일부. 업체 이름이나 일부 문구가 중의적으로 비칠 수 있다. KBS가 입수한 당시 계약서 일부. 업체 이름이나 일부 문구가 중의적으로 비칠 수 있다.

촬영까지 다 해놓고, 또 홍보 전화

지난해 12월, 계약금도 내고 서울 동작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도 마쳤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작았다고 회상한다. 김 씨 주장에 따르면 업체 측은 촬영을 마치면 편집과정을 거치고 이르면 2주, 늦어도 한 달 내로 방영 일정을 잡아준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다.

그러던 중 김 씨는 다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 받았던 내용과 같은 내용. 김 씨는 이때부터 강한 의심을 하게 됐다. 이미 촬영까지 마친 상태로 방영 일자만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해당 업체 측이 그 내용을 모르거나 잊은 채로 새로운 '계약'을 하자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따져 물으니, 착오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다른 제품으로 광고방송 본을 촬영하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업체 측은 다시 500만 원가량을 제시했다. 김 씨는 기존에 촬영한 것은 어떻게 하고 새 제품을 다시 촬영하자는 말을 하느냐며 항의했다. 결국 새 제품 촬영은 무산됐고, 기존에 촬영한 방송본도 방영 일자가 잡히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김 씨는 아예 환불을 해달라고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 지난 3월 해당 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까지도 김 씨 제품은 홈쇼핑에 방영되지 못했다.

현재 해당 업체는 홈쇼핑 관련 업무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현재 해당 업체는 홈쇼핑 관련 업무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적 없다...영상 제작만 해줄 뿐"

회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자신들이 대기업 협력업체도, 그렇다고 공식 밴더(일종의 중개판매상)도 아닌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해당 대기업 홈페이지에 한 번만 들어가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쉽게 들통 날 일인데 공공연히 대기업 협력사로 소개하며 사업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담당자는 계약서상에 나온 대로 거래를 진행한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자신들은 그저 홈쇼핑 광고용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해주는 일만 했을 뿐이라고 한다.

실제 KBS가 입수한 계약서에도 '물건을 방송에 내주겠다'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다. 다만 해석에 따라, 어떤 설명을 들었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는 문구가 있을 뿐이다. 애매한 부분은 '00 홈쇼핑 런칭'이라는 문구나 자신의 회사 이름 앞에 대기업 이름을 동시에 표기하는 것 등이다.

해당 업체는 지난 2월 해당 대기업 측에서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하는 문서를 받은 이후로는 전혀 이름을 언급한 적도 없고, 홈쇼핑 관련 사업을 접은 것도 수익성이 기대보다 낮다는 등 여러 이유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측, 고발장 접수...경찰 조사 중

지난 2월, 피해자가 협력관계에 있다고 들었다던 대기업 측은 해당 업체에 '우리 회사 이름을 계약서든 홍보에서든 들먹이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경고를 했다. 경고장을 접수한 시점부터 해당 업체는 대기업 이름을 계약서상에서 모두 빼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홈쇼핑 관련 업무를 아예 그만뒀다.

이후 해당 대기업 측은 김 씨 사례와 비슷한 민원이 지난 3월과 4월까지도 계속돼 파악한 사례만 7건이라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이 업체를 사칭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의 고소장을 넘겨받아 피의자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대기업 측이 제출한 고발장도 접수해 함께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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