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이화여대 때 아닌 물난리…늑장 대처 논란

입력 2017.06.02 (11:37) 수정 2017.06.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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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수업에 들어갔을 무렵, 이화여대 인문대 건물 천장에서 갑자기 물이 흘러내렸다. 비가 오지도 않은 화창한 날씨, 학생 천여 명(경찰 추산)은 황급히 건물을 빠져나와야했다.

화면출처: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화면출처: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건물 옥상 물 탱크 파손

어제(1일) 오후 1시 20분쯤 건물 옥상에 있는 물탱크가 터졌다. 이 물은 계단과 천장, 틈을 타고 흘러내렸다. 일부 학생들은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삽시간에 물에 잠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물은 1층까지 흘러내려 건물 전체의 출입이 통제됐다. 누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경찰은 통제선을 설치하고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에 착수했다. 1시간 쯤 지난 뒤 안전경로를 확보한 소방의 안내에 따라 학생들은 물에 젖은 소지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학교 측의 대처는 어땠을까.

사진제공: 이화여대 학생사진제공: 이화여대 학생

이화여대 측 "천장재 일부가 떨어졌다"

터진 물탱크는 지름 3미터, 높이 2미터의 25톤짜리 물탱크였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물탱크에 대부분 물이 2/3이나 1/2 가량 담겨있다고 설명했는데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7톤 정도의 물이 탱크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탱크가 파손됐기 때문에 물의 무게가 건물 가장 위층인 5층 천장으로 전달됐을거고 흘러내린 물로 인해 마감재가 눅눅해진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건물이 붕괴되거나 천장이 무너진게 아니라 천장 마감재 일부가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놀라 대피한 학생들의 '건물 붕괴' 혹은 '천장 붕괴' 제보를 바로잡았다. "천장재 일부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이화여대 측의 설명대로라고 해도 부족한 설명이다. 이화여대 측은 이에 대해 "학생들의 불안감이 컸기 때문에 건물 붕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골조가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알림 공지글 (화면출처: 이화여대 홈페이지)사고 알림 공지글 (화면출처: 이화여대 홈페이지)

사고 알림 문자 한 시간 뒤에 보내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사고에 대해 단체 문자와 같은 공식적인 공지가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고 시각은 오후 1시 20분. 항의를 받고 이화여대가 발송한 단체 SMS는 3시쯤이었다. 이미 학생들이 모두 대피하고나서 한창 배수작업이 진행됐을 무렵이다. 건물 통제 사실과 건물 붕괴는 아니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재한 시각은 그보다 늦은 40분 뒤인 3시 40분쯤이었다.

사진제공: 서울 서대문소방서사진제공: 서울 서대문소방서

노후된 물 탱크 탓?!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탱크가 노후해 갑자기 터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매달 자체적으로 물탱크 외부와 밸브를 점검했으나 당시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이화여대 측에서도 1999년도에 설치한 탱크가 오래돼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여대는 소방당국의 점검에 따라 터진 물탱크는 현재 안전하다고 판단을 받고 오늘 오전 8시를 기점으로 건물 통제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2일) 예정된 102개 수업을 모두 다른 건물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이화여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건물의 안전 점검을 다시 한번 실시하고 주말 동안 해당 건물을 재정비해 다음주부터는 수업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관기사] 이대 인문대 건물 물탱크 터져…천여 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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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이화여대 때 아닌 물난리…늑장 대처 논란
    • 입력 2017-06-02 11:37:48
    • 수정2017-06-06 15:48:50
    취재후·사건후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수업에 들어갔을 무렵, 이화여대 인문대 건물 천장에서 갑자기 물이 흘러내렸다. 비가 오지도 않은 화창한 날씨, 학생 천여 명(경찰 추산)은 황급히 건물을 빠져나와야했다.

화면출처: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건물 옥상 물 탱크 파손

어제(1일) 오후 1시 20분쯤 건물 옥상에 있는 물탱크가 터졌다. 이 물은 계단과 천장, 틈을 타고 흘러내렸다. 일부 학생들은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삽시간에 물에 잠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물은 1층까지 흘러내려 건물 전체의 출입이 통제됐다. 누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경찰은 통제선을 설치하고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에 착수했다. 1시간 쯤 지난 뒤 안전경로를 확보한 소방의 안내에 따라 학생들은 물에 젖은 소지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학교 측의 대처는 어땠을까.

사진제공: 이화여대 학생
이화여대 측 "천장재 일부가 떨어졌다"

터진 물탱크는 지름 3미터, 높이 2미터의 25톤짜리 물탱크였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물탱크에 대부분 물이 2/3이나 1/2 가량 담겨있다고 설명했는데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7톤 정도의 물이 탱크 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탱크가 파손됐기 때문에 물의 무게가 건물 가장 위층인 5층 천장으로 전달됐을거고 흘러내린 물로 인해 마감재가 눅눅해진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건물이 붕괴되거나 천장이 무너진게 아니라 천장 마감재 일부가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놀라 대피한 학생들의 '건물 붕괴' 혹은 '천장 붕괴' 제보를 바로잡았다. "천장재 일부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이화여대 측의 설명대로라고 해도 부족한 설명이다. 이화여대 측은 이에 대해 "학생들의 불안감이 컸기 때문에 건물 붕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골조가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알림 공지글 (화면출처: 이화여대 홈페이지)
사고 알림 문자 한 시간 뒤에 보내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번 사고에 대해 단체 문자와 같은 공식적인 공지가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고 시각은 오후 1시 20분. 항의를 받고 이화여대가 발송한 단체 SMS는 3시쯤이었다. 이미 학생들이 모두 대피하고나서 한창 배수작업이 진행됐을 무렵이다. 건물 통제 사실과 건물 붕괴는 아니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재한 시각은 그보다 늦은 40분 뒤인 3시 40분쯤이었다.

사진제공: 서울 서대문소방서
노후된 물 탱크 탓?!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탱크가 노후해 갑자기 터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매달 자체적으로 물탱크 외부와 밸브를 점검했으나 당시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는 이화여대 측에서도 1999년도에 설치한 탱크가 오래돼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여대는 소방당국의 점검에 따라 터진 물탱크는 현재 안전하다고 판단을 받고 오늘 오전 8시를 기점으로 건물 통제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2일) 예정된 102개 수업을 모두 다른 건물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이화여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건물의 안전 점검을 다시 한번 실시하고 주말 동안 해당 건물을 재정비해 다음주부터는 수업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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