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근무 중 미성년자 성매매’…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경찰

입력 2017.06.05 (14:30) 수정 2017.06.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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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근무 중 미성년자 성매매’…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경찰

[취재후] ‘근무 중 미성년자 성매매’…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경찰

1일 밤 10시 쯤, 서울 광진교에서 한 남성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인근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에 접수됐다. 다행히 해당 남성은 곧 구조돼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지나 이 남성은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기동단에 근무하는 A(37) 경사로 밝혀졌다.
알고보니 A씨는 이날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당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고 나오던 길에 미리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은 A씨는 향후 이어질 감찰 조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청 본청 경비를 담당하는 부대에서 의경들을 관리·감독하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이날은 평일인 목요일이었는데, A씨는 '외출' 신청을 하고 부대를 벗어나 성매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성매매를 한 것은 맞지만 상대방이 나이를 속여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앞서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간부(경위)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간부는 심지어 근무 시간에 사무실을 벗어나 성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줬다. 여기에 31일에는 외박을 나온 의경이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의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현직 경찰이 3명이나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특히 이같은 성추문이 이어지면서 경찰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5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자리에서 "국민들께 참 송구스럽다는 말 외에 드릴 말이 없다"며 "유사한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전국 모든 경찰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4만 경찰 모두를 일일이 통제할 수도 또 그래서도 안 되는 만큼 제아무리 교육을 철저히 하고 단속에 힘쓰더라도 경찰 개개인의 비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이번 일련의 사건이 경찰의 역할과 사명감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새정부가 들어선 후 경찰 스스로 여러 개혁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 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그러한 기대는 언제든 실망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찰 스스로가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연관기사] 경찰관 또 ‘미성년자 성매매’…감찰 도중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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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근무 중 미성년자 성매매’…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경찰
    • 입력 2017-06-05 14:30:15
    • 수정2017-06-06 15:50:27
    취재후·사건후
1일 밤 10시 쯤, 서울 광진교에서 한 남성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인근 수난구조대와 한강경찰대에 접수됐다. 다행히 해당 남성은 곧 구조돼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지나 이 남성은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기동단에 근무하는 A(37) 경사로 밝혀졌다.
알고보니 A씨는 이날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당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미성년자와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고 나오던 길에 미리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은 A씨는 향후 이어질 감찰 조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청 본청 경비를 담당하는 부대에서 의경들을 관리·감독하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이날은 평일인 목요일이었는데, A씨는 '외출' 신청을 하고 부대를 벗어나 성매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성매매를 한 것은 맞지만 상대방이 나이를 속여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앞서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간부(경위)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간부는 심지어 근무 시간에 사무실을 벗어나 성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줬다. 여기에 31일에는 외박을 나온 의경이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 경찰의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현직 경찰이 3명이나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특히 이같은 성추문이 이어지면서 경찰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5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이자리에서 "국민들께 참 송구스럽다는 말 외에 드릴 말이 없다"며 "유사한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전국 모든 경찰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4만 경찰 모두를 일일이 통제할 수도 또 그래서도 안 되는 만큼 제아무리 교육을 철저히 하고 단속에 힘쓰더라도 경찰 개개인의 비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이번 일련의 사건이 경찰의 역할과 사명감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새정부가 들어선 후 경찰 스스로 여러 개혁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 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그러한 기대는 언제든 실망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찰 스스로가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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