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보기관 수장들에 ‘코미의 수사 막아달라’ 요청”

입력 2017.06.07 (12:51) 수정 2017.06.07 (13: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자신의 최측근을 겨냥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수사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22일 여러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백악관 브리핑을 마친 뒤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만 남기고 다른 참석자들을 전부 내보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와 코미 전 국장의 일처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는 사실을 코츠 국장이 주변에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츠 국장은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상의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코미 전 국장의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관계자들이 밝혔다.

WP가 폭로한 비밀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 관료들에게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 정부와의 공모 사실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을 넘어 아예 FBI 수사 축소를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과 정치를 분리한다는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22일 회동 하루 또는 이틀 전에 코츠 국장과의 통화에서 'DNI가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캠프 사이에 공모가 있었다는 증거의 존재를 부인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코츠 국장은 이를 거부했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역시 같은 요청을 받았으나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르지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코츠 국장은 7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어서 FBI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놓고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코미 전 국장이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의혹이 금주 미국 정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를 회피했다는 보도도 나와 관련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은 다음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대통령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세션스 장관이 백악관의 외압으로부터 FBI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믿었으며, FBI 국장과 대통령 사이의 사적인 대화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그러나 세션스 장관은 확답을 주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코미 전 국장이 대통령과의 독대를 피하려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그의 불신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도 수사 대상인지 물어볼 것으로 예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질문을 요령 있게 피해갈 수 있을지 측근들에게 자문한 적이 있다고 전직 관료들은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트럼프, 정보기관 수장들에 ‘코미의 수사 막아달라’ 요청”
    • 입력 2017-06-07 12:51:40
    • 수정2017-06-07 13:19:59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자신의 최측근을 겨냥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수사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6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22일 여러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백악관 브리핑을 마친 뒤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만 남기고 다른 참석자들을 전부 내보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와 코미 전 국장의 일처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는 사실을 코츠 국장이 주변에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츠 국장은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상의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코미 전 국장의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관계자들이 밝혔다.

WP가 폭로한 비밀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 관료들에게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 정부와의 공모 사실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을 넘어 아예 FBI 수사 축소를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과 정치를 분리한다는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22일 회동 하루 또는 이틀 전에 코츠 국장과의 통화에서 'DNI가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캠프 사이에 공모가 있었다는 증거의 존재를 부인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코츠 국장은 이를 거부했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역시 같은 요청을 받았으나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르지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코츠 국장은 7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어서 FBI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놓고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코미 전 국장이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하기로 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의혹이 금주 미국 정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를 회피했다는 보도도 나와 관련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은 다음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대통령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세션스 장관이 백악관의 외압으로부터 FBI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믿었으며, FBI 국장과 대통령 사이의 사적인 대화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그러나 세션스 장관은 확답을 주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코미 전 국장이 대통령과의 독대를 피하려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그의 불신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도 수사 대상인지 물어볼 것으로 예상하고 어떻게 하면 그 질문을 요령 있게 피해갈 수 있을지 측근들에게 자문한 적이 있다고 전직 관료들은 전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