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성전환 신입생에 “여자방 가라”…서강대 ‘시끌’
입력 2017.06.07 (21:12)
수정 2017.06.0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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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할 대학 교수가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서강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성전환 신입생에 “여자 방에서 자라”
때는 지난 3월 2일, 수강신청을 하던 시기였다. 한 학생이 서강대학교 인성교육센터가 실시하는 '성찰과 성장1'이라는 교양필수과목에 대한 문의전화를 걸었다. 이 수업에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박 3일 합숙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은 센터에 전화를 걸어 "트렌스젠더 남성이고 호적상으로는 여자인데 합숙을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겠느냐"며 상담을 했다. 전화를 받은 교수의 답은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학생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뒤로는 존댓말을 하다가 "일단 신청을 하라. 합정 쪽에"라는 식의 반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은 당시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며 교내 성소수자협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성소수자협의회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차별"이라고 강조하며 인성교육센터 측에 적절한 대안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인성교육센터 “잘못 인정하고 사과한다”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신입생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한 일이 발생했다"며 "교직원이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반말을 사용해 차별 응대한 점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식이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를 구성원들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도 전적으로 센터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자신을 트렌스젠더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직 국내 성소수자 관련 인식수준이 이만큼밖에 안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측은 그러면서 강의안내문에 "교과목 수강에 제약되는 부분들을 사전에 상의할 수 있도록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학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발언이 드러날 때마다 그에 대한 대책 하나가 마련되는 게 전부. 얼마나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상처를 받아야 우리 사회 내에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차별이 모두 없어질 수 있을까.
지난 2월 대학 측의 승인까지 받은 성소수자모임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한 기독교 학교에서는 동성애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는등 성소수자들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해서 일어날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의 간극을 메우는 토론의 장과 제도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할 때다.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페이스북
■성전환 신입생에 “여자 방에서 자라”
때는 지난 3월 2일, 수강신청을 하던 시기였다. 한 학생이 서강대학교 인성교육센터가 실시하는 '성찰과 성장1'이라는 교양필수과목에 대한 문의전화를 걸었다. 이 수업에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박 3일 합숙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은 센터에 전화를 걸어 "트렌스젠더 남성이고 호적상으로는 여자인데 합숙을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겠느냐"며 상담을 했다. 전화를 받은 교수의 답은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학생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뒤로는 존댓말을 하다가 "일단 신청을 하라. 합정 쪽에"라는 식의 반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은 당시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며 교내 성소수자협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성소수자협의회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차별"이라고 강조하며 인성교육센터 측에 적절한 대안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사과문
■인성교육센터 “잘못 인정하고 사과한다”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신입생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한 일이 발생했다"며 "교직원이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반말을 사용해 차별 응대한 점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식이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를 구성원들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도 전적으로 센터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자신을 트렌스젠더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직 국내 성소수자 관련 인식수준이 이만큼밖에 안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측은 그러면서 강의안내문에 "교과목 수강에 제약되는 부분들을 사전에 상의할 수 있도록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학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발언이 드러날 때마다 그에 대한 대책 하나가 마련되는 게 전부. 얼마나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상처를 받아야 우리 사회 내에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차별이 모두 없어질 수 있을까.
지난 2월 대학 측의 승인까지 받은 성소수자모임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한 기독교 학교에서는 동성애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는등 성소수자들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해서 일어날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의 간극을 메우는 토론의 장과 제도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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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6-07 21:12:50
- 수정2017-06-07 21:13:26
대학가에서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할 대학 교수가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서강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성전환 신입생에 “여자 방에서 자라”
때는 지난 3월 2일, 수강신청을 하던 시기였다. 한 학생이 서강대학교 인성교육센터가 실시하는 '성찰과 성장1'이라는 교양필수과목에 대한 문의전화를 걸었다. 이 수업에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박 3일 합숙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은 센터에 전화를 걸어 "트렌스젠더 남성이고 호적상으로는 여자인데 합숙을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겠느냐"며 상담을 했다. 전화를 받은 교수의 답은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학생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뒤로는 존댓말을 하다가 "일단 신청을 하라. 합정 쪽에"라는 식의 반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은 당시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며 교내 성소수자협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성소수자협의회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차별"이라고 강조하며 인성교육센터 측에 적절한 대안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인성교육센터 “잘못 인정하고 사과한다”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신입생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한 일이 발생했다"며 "교직원이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반말을 사용해 차별 응대한 점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식이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를 구성원들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도 전적으로 센터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자신을 트렌스젠더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직 국내 성소수자 관련 인식수준이 이만큼밖에 안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측은 그러면서 강의안내문에 "교과목 수강에 제약되는 부분들을 사전에 상의할 수 있도록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학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발언이 드러날 때마다 그에 대한 대책 하나가 마련되는 게 전부. 얼마나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상처를 받아야 우리 사회 내에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차별이 모두 없어질 수 있을까.
지난 2월 대학 측의 승인까지 받은 성소수자모임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한 기독교 학교에서는 동성애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는등 성소수자들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해서 일어날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의 간극을 메우는 토론의 장과 제도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할 때다.
■성전환 신입생에 “여자 방에서 자라”
때는 지난 3월 2일, 수강신청을 하던 시기였다. 한 학생이 서강대학교 인성교육센터가 실시하는 '성찰과 성장1'이라는 교양필수과목에 대한 문의전화를 걸었다. 이 수업에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박 3일 합숙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은 센터에 전화를 걸어 "트렌스젠더 남성이고 호적상으로는 여자인데 합숙을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겠느냐"며 상담을 했다. 전화를 받은 교수의 답은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학생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뒤로는 존댓말을 하다가 "일단 신청을 하라. 합정 쪽에"라는 식의 반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은 당시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며 교내 성소수자협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성소수자협의회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차별"이라고 강조하며 인성교육센터 측에 적절한 대안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인성교육센터 “잘못 인정하고 사과한다”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신입생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한 일이 발생했다"며 "교직원이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센터는 "교직원이 반말을 사용해 차별 응대한 점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식이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를 구성원들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도 전적으로 센터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자신을 트렌스젠더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직 국내 성소수자 관련 인식수준이 이만큼밖에 안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측은 그러면서 강의안내문에 "교과목 수강에 제약되는 부분들을 사전에 상의할 수 있도록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학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발언이 드러날 때마다 그에 대한 대책 하나가 마련되는 게 전부. 얼마나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상처를 받아야 우리 사회 내에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차별이 모두 없어질 수 있을까.
지난 2월 대학 측의 승인까지 받은 성소수자모임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한 기독교 학교에서는 동성애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는등 성소수자들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해서 일어날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의 간극을 메우는 토론의 장과 제도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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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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