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 한국어…태국에 부는 ‘한국어 열풍’

입력 2017.06.08 (18: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에서 한국어 수업이 한창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수업 풍경일 텐데요. 자세히 보면 외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국인이 아닙니다.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며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태국인 팟싸껀 껫깨우(30)씨입니다.

자칫 틀리기 쉬운 한국어 맞춤법도 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칠판에 적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태국에서 한국인 관광객 가이드를 하던 팟싸껀 껫깨우 씨가 교단에 설 수 있었던 계기는 뭘까요?


팟싸껀 껫깨우 씨는 2년 전 우연히 보게 된 한국어 교원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해 지금은 예비 교사가 되기 위한 연수를 밟고 있습니다. '태국인 한국어 교원 양성 사업'은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태국인들이 늘자, 한국어를 가르치는 태국인 교사를 발굴하기 위해 태국 정부 주도로 지난 2014년부터 이뤄져 왔는데요. 총 2년간의 교육과정 가운데 마지막 학기는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 아래 한국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 실습과 발음 수업, 한국어 교수법 및 한국 문화 등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나라와 태국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에는 다양한 경력의 태국인들이 지원했는데요. 태국에서 관광 가이드를 했던 팟싸껀 께깨우 씨 외에도 태국 현지에 지사를 둔 한국의 유명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온 차다팟 타이씨(35) 씨도 있습니다.

차다팟 타이씨 씨는 생후 16개월 된 아기를 두고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멀리 한국까지 와서 연수를 받았는데요.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던 원조 한류 팬 차다팟 타이씨 씨가 한국어 교사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전공 과정이 없어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던 중 교육부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구한다고 듣고, 꿈꾸었던 것을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해 도전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한류 바람으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 관련 직장을 가졌던 태국인들이 이제는 한국어 교사가 되려고 준비 중입니다. 드라마, K-POP에서 시작된 한류가 한국어 교육 열풍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팟싸껀 껫깨우 씨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이 유명해서 처음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좋은 직장에 취직할 가능성이 높아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국어를 배우는 태국인들은 약 3만 명,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도 지난 2010년 11곳에서 지난해 82곳으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동남아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태국 대학 입학시험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추가됩니다.


아쉽게도 태국인 한국어 교원 양성 사업은 올해 종료되는데요. 올해 36명의 태국인 한국어 교사 양성을 끝으로 4년간 140명의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사업의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이번에 수료한 태국인 예비 교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1년간의 실습을 거친 뒤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차다팟 타이씨 씨는 "착한 교사가 되고 싶다"며, "한국어 외에도 한국 문화, 한국의 좋은 것은 모두 알려주고 싶다"고 답했는데요. 한국을 사랑하는 태국인 예비 교사들이 좋은 추억만 가지고 돌아가 한국어 열풍을 이끌어 주길 바라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학 입시에 한국어…태국에 부는 ‘한국어 열풍’
    • 입력 2017-06-08 18:24:37
    취재K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에서 한국어 수업이 한창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수업 풍경일 텐데요. 자세히 보면 외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국인이 아닙니다.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며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태국인 팟싸껀 껫깨우(30)씨입니다.

자칫 틀리기 쉬운 한국어 맞춤법도 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칠판에 적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태국에서 한국인 관광객 가이드를 하던 팟싸껀 껫깨우 씨가 교단에 설 수 있었던 계기는 뭘까요?


팟싸껀 껫깨우 씨는 2년 전 우연히 보게 된 한국어 교원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해 지금은 예비 교사가 되기 위한 연수를 밟고 있습니다. '태국인 한국어 교원 양성 사업'은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태국인들이 늘자, 한국어를 가르치는 태국인 교사를 발굴하기 위해 태국 정부 주도로 지난 2014년부터 이뤄져 왔는데요. 총 2년간의 교육과정 가운데 마지막 학기는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 아래 한국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 실습과 발음 수업, 한국어 교수법 및 한국 문화 등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나라와 태국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에는 다양한 경력의 태국인들이 지원했는데요. 태국에서 관광 가이드를 했던 팟싸껀 께깨우 씨 외에도 태국 현지에 지사를 둔 한국의 유명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온 차다팟 타이씨(35) 씨도 있습니다.

차다팟 타이씨 씨는 생후 16개월 된 아기를 두고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멀리 한국까지 와서 연수를 받았는데요.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던 원조 한류 팬 차다팟 타이씨 씨가 한국어 교사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전공 과정이 없어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던 중 교육부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구한다고 듣고, 꿈꾸었던 것을 이룰 수 있겠다고 생각해 도전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한류 바람으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 관련 직장을 가졌던 태국인들이 이제는 한국어 교사가 되려고 준비 중입니다. 드라마, K-POP에서 시작된 한류가 한국어 교육 열풍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팟싸껀 껫깨우 씨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이 유명해서 처음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좋은 직장에 취직할 가능성이 높아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국어를 배우는 태국인들은 약 3만 명, 한국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도 지난 2010년 11곳에서 지난해 82곳으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동남아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태국 대학 입학시험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추가됩니다.


아쉽게도 태국인 한국어 교원 양성 사업은 올해 종료되는데요. 올해 36명의 태국인 한국어 교사 양성을 끝으로 4년간 140명의 교원을 양성하겠다는 사업의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이번에 수료한 태국인 예비 교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1년간의 실습을 거친 뒤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차다팟 타이씨 씨는 "착한 교사가 되고 싶다"며, "한국어 외에도 한국 문화, 한국의 좋은 것은 모두 알려주고 싶다"고 답했는데요. 한국을 사랑하는 태국인 예비 교사들이 좋은 추억만 가지고 돌아가 한국어 열풍을 이끌어 주길 바라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