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은 걸까?”…세계 교육의 위기

입력 2017.06.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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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육이 위기에 직면했다. 모든 사물의 지식화가 기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기던 지식 습득 활동만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의 교실 풍경은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다. 미래 인재를 키워야 할 학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시험에 갇힌 아이들, 무너지는 영국 공교육


영국인 알로는 올해 6살로, 지난해 영국의 학업성취도평가인 'SATs'대상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알로는 6개월 전부터 학교에서 시험에 대비하는 수업을 받아야 했다. 이유는 영국 교육부가 시험의 난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체육수업도 받지 못하고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야 했다는 알로,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에 알로의 부모는 시험을 포기하려는 고민까지 했었다. 그는 "알로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다"라며 "난 쓰레기고 쓸모없는 인간이다"라고 자책하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 아파했다.

실제로 시험 당일, 4만여 명의 부모가 아이의 시험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교육의 시계를 19세기로 되돌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영국만의 고민일까.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에 주목하라!


"최소의 비용으로 3주 동안 학교 밖으로 떠나라!"

독일 베를린의 대안학교인 'ESBZ'에서는 1년에 한 번 특별한 수업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집짓기, 자전거 여행, 산악 트래킹 등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뤄 떠난다.

아이들은 돌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1년 동안 교실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이러한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지난 5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OECD 교육 포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이 미래 교육의 나침반으로 제시한 '학생 주도성'이 해답이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목표를 결정하고 스스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 및 기술부 총책임자는 "오늘날에 구글에 검색하면 수만 개의 답이 올라와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어떤 게 진실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학생에게 모든 걸 맡기는 교육이 가능한 걸까.

시험이 사라진 학교, 대한민국 '자유학기제'


경기도 한 중학교는 책상에 교과서 대신 게임 도구들이 올려져 있다. '땅따먹기 게임'에 한창인 아이들은 직접 종이 위에 지도를 그려가며 열띤 토론까지 벌인다.

알고 보니 도덕 수업시간이다. 게임을 통해 한정된 땅에 어떤 국가 기반 시설들을 세울지 토론하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국가의 개념을 익힌다. 시끌벅적한 교실, 눈빛이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있다. 시험이 사라진 학교는 정말 괜찮은 걸까. 대한민국 교육 현실은 여전히 대학 입시란 장벽 앞에 가로막혀 있지만 진정한 교육이 살아나는 학생 주도성이란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해 본다.


자세한 내용은 6월 11일(일) 밤 11시 15분 KBS 1TV '미래기획 2030-요동치는 세계교육, 학생이 주도하게 하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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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괜찮은 걸까?”…세계 교육의 위기
    • 입력 2017-06-09 08:00:06
    방송·연예
세계 교육이 위기에 직면했다. 모든 사물의 지식화가 기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기던 지식 습득 활동만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의 교실 풍경은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다. 미래 인재를 키워야 할 학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시험에 갇힌 아이들, 무너지는 영국 공교육


영국인 알로는 올해 6살로, 지난해 영국의 학업성취도평가인 'SATs'대상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알로는 6개월 전부터 학교에서 시험에 대비하는 수업을 받아야 했다. 이유는 영국 교육부가 시험의 난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체육수업도 받지 못하고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야 했다는 알로,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에 알로의 부모는 시험을 포기하려는 고민까지 했었다. 그는 "알로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다"라며 "난 쓰레기고 쓸모없는 인간이다"라고 자책하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 아파했다.

실제로 시험 당일, 4만여 명의 부모가 아이의 시험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교육의 시계를 19세기로 되돌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영국만의 고민일까.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에 주목하라!


"최소의 비용으로 3주 동안 학교 밖으로 떠나라!"

독일 베를린의 대안학교인 'ESBZ'에서는 1년에 한 번 특별한 수업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집짓기, 자전거 여행, 산악 트래킹 등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친구들과 함께 팀을 이뤄 떠난다.

아이들은 돌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1년 동안 교실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이러한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지난 5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OECD 교육 포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이 미래 교육의 나침반으로 제시한 '학생 주도성'이 해답이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목표를 결정하고 스스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 및 기술부 총책임자는 "오늘날에 구글에 검색하면 수만 개의 답이 올라와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어떤 게 진실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말 학생에게 모든 걸 맡기는 교육이 가능한 걸까.

시험이 사라진 학교, 대한민국 '자유학기제'


경기도 한 중학교는 책상에 교과서 대신 게임 도구들이 올려져 있다. '땅따먹기 게임'에 한창인 아이들은 직접 종이 위에 지도를 그려가며 열띤 토론까지 벌인다.

알고 보니 도덕 수업시간이다. 게임을 통해 한정된 땅에 어떤 국가 기반 시설들을 세울지 토론하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국가의 개념을 익힌다. 시끌벅적한 교실, 눈빛이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실시되고 있다. 시험이 사라진 학교는 정말 괜찮은 걸까. 대한민국 교육 현실은 여전히 대학 입시란 장벽 앞에 가로막혀 있지만 진정한 교육이 살아나는 학생 주도성이란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해 본다.


자세한 내용은 6월 11일(일) 밤 11시 15분 KBS 1TV '미래기획 2030-요동치는 세계교육, 학생이 주도하게 하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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