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건조기 등장…인도 빨래터 ‘탈바꿈’

입력 2017.06.11 (21:32) 수정 2017.06.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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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도에는 '도비가트'라고 불리는 공동 빨래터가 있습니다.

하루 10만 벌에 가까운 옷을 세탁하던 이곳에서도 경제성장과 함께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김종수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

180년 전에 지어진 인도 최대의 공동 빨래터, 도비가트는 화려한 고층 빌딩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5천 명이 넘는 빨래꾼들이 하루 평균 10만 벌을 세탁하는 곳입니다.

매일 새벽, 빨래꾼들은 세제에 적신 빨랫감을 빨래 돌 위에 내려치는 전통 방식으로 세탁합니다.

<인터뷰> 람(빨래꾼) : "새벽 4시부터 길게는 자정까지 일하는데, 대를 이어서 해온 일입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제 직업입니다."

전통의 빨래터에도 현대화의 바람은 피해가지 않습니다. 대형 세탁기계와 건조기를 들어놓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하룬(세탁업자) : "비가 많은 몬순 시즌에는 밖에서 빨래 건조가 힘들어 15만 루피(2백60만 원)를 들여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세탁은 최하층민 직업이란 부정적 인식은 여전합니다.

가업으로 세탁을 물려받는걸 기피하는 풍조 속에 빨래터를 떠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로브쿠시(14살) : "저는 이 힘든 빨래터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교육을 받은 뒤 다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이처럼 하나둘 일손이 떠나가는 전통 빨래터의 모습은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허물어져 가는 인도 신분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뭄바이에서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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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탁기·건조기 등장…인도 빨래터 ‘탈바꿈’
    • 입력 2017-06-11 21:34:37
    • 수정2017-06-11 21: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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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도에는 '도비가트'라고 불리는 공동 빨래터가 있습니다.

하루 10만 벌에 가까운 옷을 세탁하던 이곳에서도 경제성장과 함께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김종수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

180년 전에 지어진 인도 최대의 공동 빨래터, 도비가트는 화려한 고층 빌딩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5천 명이 넘는 빨래꾼들이 하루 평균 10만 벌을 세탁하는 곳입니다.

매일 새벽, 빨래꾼들은 세제에 적신 빨랫감을 빨래 돌 위에 내려치는 전통 방식으로 세탁합니다.

<인터뷰> 람(빨래꾼) : "새벽 4시부터 길게는 자정까지 일하는데, 대를 이어서 해온 일입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제 직업입니다."

전통의 빨래터에도 현대화의 바람은 피해가지 않습니다. 대형 세탁기계와 건조기를 들어놓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하룬(세탁업자) : "비가 많은 몬순 시즌에는 밖에서 빨래 건조가 힘들어 15만 루피(2백60만 원)를 들여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세탁은 최하층민 직업이란 부정적 인식은 여전합니다.

가업으로 세탁을 물려받는걸 기피하는 풍조 속에 빨래터를 떠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로브쿠시(14살) : "저는 이 힘든 빨래터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교육을 받은 뒤 다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이처럼 하나둘 일손이 떠나가는 전통 빨래터의 모습은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허물어져 가는 인도 신분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뭄바이에서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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