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의석 0에서 77%가 된 비결은?

입력 2017.06.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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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의석 0에서 77%가 된 비결은?

하루 아침에 의석 0에서 77%가 된 비결은?

국회에 국회의원을 한 명도 갖고 있지 않던 신당이 선거 결과 하루아침에 전체 의석의 77%를 차지하는 거대 여당이 되는 일이 현대사에서 벌어질 수 있을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 같은 일이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일요일인 11일 프랑스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의석의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완승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11일 정오(현지시각) 고향인 프랑스 북부의 르 투케의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11일 정오(현지시각) 고향인 프랑스 북부의 르 투케의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佛 총선 마크롱 신당 ‘싹쓸이’ 예상…하원 최대 77% 석권할 듯

여론조사기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최대 77%의 의석을 신당이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프랑스 전역에 설치된 6만 7,000곳의 투표소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 1차 투표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출구조사를 보면, 1차 투표 정당 득표율은 집권당 '앙마르슈'(민주운동당 포함)가 32.6%로 1위였으며, 이어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이 20.9%로 2위였다.

3위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으로 13.1%를 득표했으며, 장뤼크 멜랑숑의 극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11%,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 순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프랑스24 방송과 공동으로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앙마르슈가 32.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도우파 공화당은 21.5%를 차지하고 극우성향으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FN)이 14%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극좌인 장 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프랑스 앵슈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11%, 직전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이 10.2%, 녹색당이 3%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 르몽드와 BFM TV 등의 출구조사에서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최소 400석에서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 총선은 대선과 마찬가지로 결선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5% 이상 득표율을 올린 후보들끼리 2차 투표에서 승부를 겨룬다.

1차 투표의 각 정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오는 18일 결선투표가 끝나면 마크롱의 신당과 민주운동당 연합은 415∼445석(엘라베 조사 기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 종료…출구조사 “여당이 전체 577석 중 400∼445석 차지”

여당의 최대 예상의석수 445석은 전체 하원의석의 77%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 80∼100석, 사회당과 녹색당 좌파연합은 30∼40석, '프랑스 앵수미즈' 10∼20석, 국민전선 1∼4석으로 나타났다.

입소스 등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도 신당의 예상 의석을 390∼430석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결과가 현실화되면 앙마르슈의 승리는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역대 총선 가운데 최대 승리가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현대 정치를 좌·우로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도 이번 총선에서 완패가 예상된다.

공화당 계열은 지난 의회 의석 215석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정부 제1당이었던 사회당 계열은 315석에서 이번 총선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몰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좌·우 노선으로 구분됐던 프랑스 정계는 마크롱의 중도신당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몰락은 당의 존폐위기로 치닫고 있다. 20대 때 사회당원이었던데다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 때문에 존재근거가 위태로울 정도의 위기에 빠졌다.

사회당은 창당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치러진 1993년 총선에서 직전의 278석에서 56석으로 추락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 직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4%)까지 떨어지면서 전 정부의 낮은 인기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또 이번 총선에서 현역 의원 상당수를 마크롱의 신당에 빼앗기기까지 했다.

사회당의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서기장(당 대표)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좌파 전체의 유례가 없는 후퇴로 기록될 것이며 특히 사회당은 더더욱 그렇다”며 비통해했다.사회당의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서기장(당 대표)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좌파 전체의 유례가 없는 후퇴로 기록될 것이며 특히 사회당은 더더욱 그렇다”며 비통해했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르펜 후보 중심으로 극우 돌풍을 일으켰던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돌풍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FN은 13.1~14% 수준의 득표율을 올려 최소 1석, 많게는 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18일 결선을 거쳐 의석수가 예상 수준으로 확정되면 FN으로서는 참담한 결과다.

르펜은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전반적인 총선 투표율이 낮았던 탓에 FN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의 예상 투표율은 약 49%로 수십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르펜은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전반적인 총선 투표율이 낮았던 탓에 FN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의 예상 투표율은 약 49%로 수십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투표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에 그쳤다.

극좌당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이처럼 낮은 총선 투표율은 프랑스 정치 상황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멜랑숑은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이 투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과제를 지지하는 국민이 결코 절반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방안은 노동 관련 규정이 너무 파괴적인 데다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공격적 행보로 야당 초토화 성공

39살의 나이에 선출직 공직 경험이 전혀 없었던 마크롱은 대선 승리 직후만 해도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마크롱은 이런 예상을 뛰어넘어 국내외 정치무대에서 공격적인 행보로 이슈를 주도하는 등 대선 승리에 이어 총선까지 휩쓸었다.

특히 중도우파 공화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마크롱은 대선 직후 신당 공천과 내각 인선을 통해 총선의 최대 적수였던 공화당을 사실상 붕괴시켰다. 공천자 명단에 공화당의 거물 알랭 쥐페 전 총리 계열 의원들을 다수 포함한 데 이어, 쥐페의 최측근인 에두아르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했다.


마크롱과 신당의 예상외 선전은 마크롱의 저돌적인 스타일과 국정철학이 국내외 정세와 맞물리며 호조건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크롱은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 개혁과 적극적인 기후변화 리더십, 국내에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테러 대처기능 강화 등을 내세워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프랑스 국민과 세계인들로부터 받은 관심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취임 직후 곧바로 유럽연합(EU)의 핵심 파트너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날아가 그동안 EU와 유로 지역(유로화 사용 19개국) 개혁논의에 미온적이었던 독일의 개혁 약속을 끌어냈다.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G7(주요 7개국) 정상외교 무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문제에서도 그는 경직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제1과제로 내걸고 주요 노동대표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개별 면담을 하며 설득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마크롱은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권을 갈아엎겠다면서 앙마르슈 공천자의 절반을 선출직 공직 경험이 없는 시민사회 출신 전문가들로 채웠다.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참패한 브누아 아몽은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이어지는 마크롱의 돌풍을 '마크로마니아'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마크롱의 이름에 '마니아'를 합성한 이 신조어는 마크롱에게 광적으로 열광하는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를 의미한다.

과연 마크롱의 독주는 언제까지, 또 얼마나,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관 기사] 이 악물고 손이 하얗도록…트럼프-마크롱 ‘강렬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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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아침에 의석 0에서 77%가 된 비결은?
    • 입력 2017-06-12 15: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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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국회의원을 한 명도 갖고 있지 않던 신당이 선거 결과 하루아침에 전체 의석의 77%를 차지하는 거대 여당이 되는 일이 현대사에서 벌어질 수 있을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 같은 일이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일요일인 11일 프랑스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의석의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완승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11일 정오(현지시각) 고향인 프랑스 북부의 르 투케의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佛 총선 마크롱 신당 ‘싹쓸이’ 예상…하원 최대 77% 석권할 듯

여론조사기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최대 77%의 의석을 신당이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프랑스 전역에 설치된 6만 7,000곳의 투표소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 1차 투표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출구조사를 보면, 1차 투표 정당 득표율은 집권당 '앙마르슈'(민주운동당 포함)가 32.6%로 1위였으며, 이어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이 20.9%로 2위였다.

3위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으로 13.1%를 득표했으며, 장뤼크 멜랑숑의 극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11%, 전 정부의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 9% 순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프랑스24 방송과 공동으로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앙마르슈가 32.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도우파 공화당은 21.5%를 차지하고 극우성향으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FN)이 14%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극좌인 장 뤼크 멜랑숑이 이끄는 프랑스 앵슈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11%, 직전 집권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이 10.2%, 녹색당이 3%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 르몽드와 BFM TV 등의 출구조사에서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최소 400석에서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 총선은 대선과 마찬가지로 결선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5% 이상 득표율을 올린 후보들끼리 2차 투표에서 승부를 겨룬다.

1차 투표의 각 정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오는 18일 결선투표가 끝나면 마크롱의 신당과 민주운동당 연합은 415∼445석(엘라베 조사 기준)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 종료…출구조사 “여당이 전체 577석 중 400∼445석 차지”

여당의 최대 예상의석수 445석은 전체 하원의석의 77%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예상 의석수는 공화당(민주독립연합 포함) 80∼100석, 사회당과 녹색당 좌파연합은 30∼40석, '프랑스 앵수미즈' 10∼20석, 국민전선 1∼4석으로 나타났다.

입소스 등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도 신당의 예상 의석을 390∼430석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결과가 현실화되면 앙마르슈의 승리는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역대 총선 가운데 최대 승리가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현대 정치를 좌·우로 양분해온 사회당과 공화당도 이번 총선에서 완패가 예상된다.

공화당 계열은 지난 의회 의석 215석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정부 제1당이었던 사회당 계열은 315석에서 이번 총선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몰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좌·우 노선으로 구분됐던 프랑스 정계는 마크롱의 중도신당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이었던 중도좌파 사회당의 몰락은 당의 존폐위기로 치닫고 있다. 20대 때 사회당원이었던데다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 때문에 존재근거가 위태로울 정도의 위기에 빠졌다.

사회당은 창당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치러진 1993년 총선에서 직전의 278석에서 56석으로 추락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 직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4%)까지 떨어지면서 전 정부의 낮은 인기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또 이번 총선에서 현역 의원 상당수를 마크롱의 신당에 빼앗기기까지 했다.

사회당의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서기장(당 대표)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좌파 전체의 유례가 없는 후퇴로 기록될 것이며 특히 사회당은 더더욱 그렇다”며 비통해했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르펜 후보 중심으로 극우 돌풍을 일으켰던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돌풍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FN은 13.1~14% 수준의 득표율을 올려 최소 1석, 많게는 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18일 결선을 거쳐 의석수가 예상 수준으로 확정되면 FN으로서는 참담한 결과다.

르펜은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전반적인 총선 투표율이 낮았던 탓에 FN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의 예상 투표율은 약 49%로 수십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투표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에 그쳤다.

극좌당의 장 뤽 멜랑숑 대표는 이처럼 낮은 총선 투표율은 프랑스 정치 상황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멜랑숑은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이 투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과제를 지지하는 국민이 결코 절반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방안은 노동 관련 규정이 너무 파괴적인 데다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공격적 행보로 야당 초토화 성공

39살의 나이에 선출직 공직 경험이 전혀 없었던 마크롱은 대선 승리 직후만 해도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마크롱은 이런 예상을 뛰어넘어 국내외 정치무대에서 공격적인 행보로 이슈를 주도하는 등 대선 승리에 이어 총선까지 휩쓸었다.

특히 중도우파 공화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마크롱은 대선 직후 신당 공천과 내각 인선을 통해 총선의 최대 적수였던 공화당을 사실상 붕괴시켰다. 공천자 명단에 공화당의 거물 알랭 쥐페 전 총리 계열 의원들을 다수 포함한 데 이어, 쥐페의 최측근인 에두아르 필리프를 총리로 지명했다.


마크롱과 신당의 예상외 선전은 마크롱의 저돌적인 스타일과 국정철학이 국내외 정세와 맞물리며 호조건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크롱은 대외적으로는 유럽연합 개혁과 적극적인 기후변화 리더십, 국내에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테러 대처기능 강화 등을 내세워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프랑스 국민과 세계인들로부터 받은 관심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취임 직후 곧바로 유럽연합(EU)의 핵심 파트너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날아가 그동안 EU와 유로 지역(유로화 사용 19개국) 개혁논의에 미온적이었던 독일의 개혁 약속을 끌어냈다.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G7(주요 7개국) 정상외교 무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문제에서도 그는 경직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제1과제로 내걸고 주요 노동대표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개별 면담을 하며 설득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마크롱은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권을 갈아엎겠다면서 앙마르슈 공천자의 절반을 선출직 공직 경험이 없는 시민사회 출신 전문가들로 채웠다.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참패한 브누아 아몽은 대선에 이어 총선까지 이어지는 마크롱의 돌풍을 '마크로마니아'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마크롱의 이름에 '마니아'를 합성한 이 신조어는 마크롱에게 광적으로 열광하는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를 의미한다.

과연 마크롱의 독주는 언제까지, 또 얼마나,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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