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뺏고, 대금 안 주고…만화가 불공정 계약 만연

입력 2017.06.13 (06:45) 수정 2017.06.1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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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만화나 웹툰, 일러스트 작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 계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업 대금을 제대로 못 받거나 저작권을 뺏기는 것은 물론 성희롱 등 인권침해까지 적지 않은 것으로 서울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정부 사업에 참여해 법률만화 50편을 그린 최 모 씨.

2천만 원의 작업료 중 아직 절반을 못 받고 있습니다.

작업을 연결해준 하청업체는 서면 계약서도 제대로 써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최OO(만화작가) : "계속 써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써주시지를 않으니까 그러면서 일은 끝났고.. 계속 차일피일(안 주고 있어요.)"

계약서를 쓰더라도 작가에게 크게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작업 금액을 빈칸으로 남기는 '백지계약'에 일정 금액만 받고 2차 저작권을 모두 넘겨야 하는 이른바 '매절계약'도 다반삽니다.

<녹취> 김OO(일러스트 작가) : "그림 작업량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란으로 해놓는다고 하더라고요. 표준계약서 쓰려고 노력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얘기했던 출판사에서는 다시는 전화도 안 오죠."

서울시 조사 결과 일러스트 작가 5명 중 4명이 이렇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당했고, 욕설과 성희롱까지 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OO(만화 작가) : "작가 모임에서 술자리에 있었는데.. 당신 같은 마른 사람을 보면 남성으로서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생활고로 사망한 이후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됐지만 불공정계약과 인권침해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

서울시는 예술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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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뺏고, 대금 안 주고…만화가 불공정 계약 만연
    • 입력 2017-06-13 06:55:35
    • 수정2017-06-13 07: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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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만화나 웹툰, 일러스트 작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 계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업 대금을 제대로 못 받거나 저작권을 뺏기는 것은 물론 성희롱 등 인권침해까지 적지 않은 것으로 서울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정부 사업에 참여해 법률만화 50편을 그린 최 모 씨.

2천만 원의 작업료 중 아직 절반을 못 받고 있습니다.

작업을 연결해준 하청업체는 서면 계약서도 제대로 써주지 않았습니다.

<녹취> 최OO(만화작가) : "계속 써달라고 요구를 했지만 써주시지를 않으니까 그러면서 일은 끝났고.. 계속 차일피일(안 주고 있어요.)"

계약서를 쓰더라도 작가에게 크게 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작업 금액을 빈칸으로 남기는 '백지계약'에 일정 금액만 받고 2차 저작권을 모두 넘겨야 하는 이른바 '매절계약'도 다반삽니다.

<녹취> 김OO(일러스트 작가) : "그림 작업량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란으로 해놓는다고 하더라고요. 표준계약서 쓰려고 노력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얘기했던 출판사에서는 다시는 전화도 안 오죠."

서울시 조사 결과 일러스트 작가 5명 중 4명이 이렇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당했고, 욕설과 성희롱까지 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OO(만화 작가) : "작가 모임에서 술자리에 있었는데.. 당신 같은 마른 사람을 보면 남성으로서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생활고로 사망한 이후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됐지만 불공정계약과 인권침해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

서울시는 예술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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