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벌떼처럼 ‘윙윙’…안 잡나 못 잡나?

입력 2017.06.14 (15:33) 수정 2017.06.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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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벌떼처럼 ‘윙윙’…안 잡나 못 잡나?

北 무인기 벌떼처럼 ‘윙윙’…안 잡나 못 잡나?


[연관 기사] [뉴스9] 北 무인기 ‘고도화’…軍 대응 체계 3년째 ‘제자리’

<미상항체→무인기→새떼→풍선>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3일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미상항체'가 군사분계선을 남하하는 것이 식별돼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을 했고, K-3 기관총으로 수십 발의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미상항체'라는 말, 참 낯선 단어인데요.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는 의미였겠지요.

군은 뭔지 모르니까, 최악의 경우 무인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구에서 F-15K 전투기도 출격시켰습니다. 매뉴얼대로 대응한 거죠.

그런데, 이후 군 관계자는 속도나 경로를 봤을 때 무인기일 가능성은 작아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떼'일 수 있다고 덧붙였고요.

과거에도 미상항체를 식별하던 중 레이더 영상에 새떼가 포착돼 오류로 확인된 적이 있었다는 이유였지요.

'미상항체'에서 '무인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새떼'일 가능성이라...

이후 만 하루가 지나 군은 전날 정오부터 밤 8시반까지 계속해서 포착된 것들을 분석한 결과 '풍선'으로 결론내렸습니다.

남한에 대남전단을 살포하는 기구로 추정한다는 거죠.

'미상항체'가 '풍선'이 되는 데 꽤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전방지역은 날씨가 상당히 안좋았다고 합니다. 먹구름이 짙고 비까지 와서 육안으로 식별이 제한됐다고 하는데요.

결론적으로 이게 새인지 무인기인지 풍선인지 뭔지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지요.

열화상 감시장비인 TOD로 풍선모양이 터져서 뭔가 흩어지는 것이 나중에 확인된 게 풍선이었다는 근거로 제시되며,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레이더상 항적, 美 F-35B 스텔스 전투기급"...北 무인기 안 잡나 못 잡나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강구영 예비역 중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의 방공망 레이더에서 쏜 전파가 항공기나 물체에 닿으면, 전파가 반사되는데 그 때 탐지돼 돌아오는 값을 RCS(Radar Cross Section)이라고 합니다.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 F-35B의 경우에는 스텔스 기능이 탑재돼 레이더에 피탐되는 면적이 극도로 작아서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데, RCS값이 0.1 정도 됩니다. 그런데 소형 무인기의 경우는 0.1보다 더 작죠. 게다가 산지의 협곡이나 계곡 사이를 파고들면서 500m 미만의 저고도로 날아들기 때문에 더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의 방공망은 주로 항공기를 포착하는 용도로 산 정상에 레이더가 위치해 있거나, 하늘 높이 공중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소형 무인기의 탐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 육안으로 보는 건 가능하겠지만요.

"북한 무인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벌떼처럼 윙윙거려"

북한 무인기는 지난 2014년 백령도와 파주, 삼척 등지에서 발견됐고, 약 3년만인 이번에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기존 무인기에서 엔진을 하나 더 달아 두 개의 심장(?)으로 성주 사드 부지 일대까지 휘젓고 다닌 거죠.

군 당국은 북한이 300여 대의 무인기를 운용 중이고, 정찰용 뿐 아니라 공격용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인기를 북한 것으로 확정할 수는 없으나, 여러가지 정황상 북한 것으로 추정되지요.

군의 한 관계자는 이런 얘길 합니다. "최전방 지역에서는 북한 무인기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마치 벌떼가 윙윙거리는 것처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무인기가 심심찮게 포착됩니다. 하지만 군사분계선을 넘어오지 않으며 근처에 오더라도 북쪽을 향해 쏘는 게 다소 제한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격추하더라도 아군 쪽으로 맞혀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 관계자는 도발 주체가 불분명한 도발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대량으로 넘어온다면, 생화학물질을 탑재하거나 자폭테러용 등 공격용으로 무인기가 변질되면 그야말로 위협이겠지요.

방공레이더 집중 방사, 전방 위주 촘촘히


현재 우리 군은 임시방편으로 후방의 방공체계를 전방으로 급파해서 집중 감시를 하면서, 이스라엘제 소형무인기 탐지레이더 약 10대 정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종들은 청와대나 서울 주요 핵심시설 위주로 배치가 돼 있는 상태라 전방지역에는 태부족이지요.

자체 개발은 전력화가 진행 중이고 아직 2~3년은 더 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군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제 무인기 탐지기가 추가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초경량 항공기를 잡을 수 있는 단거리 레이더를 전방 위주로 곳곳에 촘촘하게 설치하는 걸 권장하는데요.

이런 단거리 레이더들이 전파를 세게 방사하면 가까이 있는 작은 물체들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도 세기 때문에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위협도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이지만, 초보적인 기술 수준의 무인기 같은 재래식 전력에 대응할 방안부터 마련하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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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4 15: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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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K
[연관 기사] [뉴스9] 北 무인기 ‘고도화’…軍 대응 체계 3년째 ‘제자리’ <미상항체→무인기→새떼→풍선>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3일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미상항체'가 군사분계선을 남하하는 것이 식별돼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을 했고, K-3 기관총으로 수십 발의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미상항체'라는 말, 참 낯선 단어인데요.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는 의미였겠지요. 군은 뭔지 모르니까, 최악의 경우 무인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구에서 F-15K 전투기도 출격시켰습니다. 매뉴얼대로 대응한 거죠. 그런데, 이후 군 관계자는 속도나 경로를 봤을 때 무인기일 가능성은 작아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떼'일 수 있다고 덧붙였고요. 과거에도 미상항체를 식별하던 중 레이더 영상에 새떼가 포착돼 오류로 확인된 적이 있었다는 이유였지요. '미상항체'에서 '무인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새떼'일 가능성이라... 이후 만 하루가 지나 군은 전날 정오부터 밤 8시반까지 계속해서 포착된 것들을 분석한 결과 '풍선'으로 결론내렸습니다. 남한에 대남전단을 살포하는 기구로 추정한다는 거죠. '미상항체'가 '풍선'이 되는 데 꽤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전방지역은 날씨가 상당히 안좋았다고 합니다. 먹구름이 짙고 비까지 와서 육안으로 식별이 제한됐다고 하는데요. 결론적으로 이게 새인지 무인기인지 풍선인지 뭔지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지요. 열화상 감시장비인 TOD로 풍선모양이 터져서 뭔가 흩어지는 것이 나중에 확인된 게 풍선이었다는 근거로 제시되며, 사건은 일단락 됐습니다. "레이더상 항적, 美 F-35B 스텔스 전투기급"...北 무인기 안 잡나 못 잡나 공군참모차장을 지낸 강구영 예비역 중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의 방공망 레이더에서 쏜 전파가 항공기나 물체에 닿으면, 전파가 반사되는데 그 때 탐지돼 돌아오는 값을 RCS(Radar Cross Section)이라고 합니다. 미군의 최신예 전투기 F-35B의 경우에는 스텔스 기능이 탑재돼 레이더에 피탐되는 면적이 극도로 작아서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데, RCS값이 0.1 정도 됩니다. 그런데 소형 무인기의 경우는 0.1보다 더 작죠. 게다가 산지의 협곡이나 계곡 사이를 파고들면서 500m 미만의 저고도로 날아들기 때문에 더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의 방공망은 주로 항공기를 포착하는 용도로 산 정상에 레이더가 위치해 있거나, 하늘 높이 공중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소형 무인기의 탐지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 육안으로 보는 건 가능하겠지만요. "북한 무인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벌떼처럼 윙윙거려" 북한 무인기는 지난 2014년 백령도와 파주, 삼척 등지에서 발견됐고, 약 3년만인 이번에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기존 무인기에서 엔진을 하나 더 달아 두 개의 심장(?)으로 성주 사드 부지 일대까지 휘젓고 다닌 거죠. 군 당국은 북한이 300여 대의 무인기를 운용 중이고, 정찰용 뿐 아니라 공격용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인기를 북한 것으로 확정할 수는 없으나, 여러가지 정황상 북한 것으로 추정되지요. 군의 한 관계자는 이런 얘길 합니다. "최전방 지역에서는 북한 무인기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마치 벌떼가 윙윙거리는 것처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무인기가 심심찮게 포착됩니다. 하지만 군사분계선을 넘어오지 않으며 근처에 오더라도 북쪽을 향해 쏘는 게 다소 제한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격추하더라도 아군 쪽으로 맞혀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 관계자는 도발 주체가 불분명한 도발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대량으로 넘어온다면, 생화학물질을 탑재하거나 자폭테러용 등 공격용으로 무인기가 변질되면 그야말로 위협이겠지요. 방공레이더 집중 방사, 전방 위주 촘촘히 현재 우리 군은 임시방편으로 후방의 방공체계를 전방으로 급파해서 집중 감시를 하면서, 이스라엘제 소형무인기 탐지레이더 약 10대 정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종들은 청와대나 서울 주요 핵심시설 위주로 배치가 돼 있는 상태라 전방지역에는 태부족이지요. 자체 개발은 전력화가 진행 중이고 아직 2~3년은 더 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군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제 무인기 탐지기가 추가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초경량 항공기를 잡을 수 있는 단거리 레이더를 전방 위주로 곳곳에 촘촘하게 설치하는 걸 권장하는데요. 이런 단거리 레이더들이 전파를 세게 방사하면 가까이 있는 작은 물체들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도 세기 때문에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조언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위협도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이지만, 초보적인 기술 수준의 무인기 같은 재래식 전력에 대응할 방안부터 마련하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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