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만남] 이외수 “쥐들이 쌀을 너무 먹고 있다!”

입력 2017.06.14 (16:38) 수정 2017.06.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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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가 최근 2권짜리 장편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출간했다. 장편소설로는 2005년 『장외인간』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신작 출간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부패상, 특히 사회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할 지도층의 부패와 타락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세상을 좀 더 밝고 맑게 만들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설은 현실 이상이어야 한다'는 소신과 외계 생명체와 교감해온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식물과 교감하는 '채늘링' 능력의 소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덧붙였다.



〔 소설의 주인공 정동언은 수목원을 운영하는 청년이다. 그는 식물과 정보를 교감하는 '채늘링'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채늘링으로 식물들로부터 억울한 사람들의 사정을 듣고, 나쁜 사람들을 응징하는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차린다

정동언은 '고양이 이마에 대못을 박은 동물학대 남자'를 응징해달라는 나무들의 신고를 받고, 이 남자의 몸과 마음을 특정 나무에 빙의시킨 뒤 같은 대못을 박아 고통을 주는 것으로 보복을 대행해준다. 이어 4대강 사업을 왜곡하고 이득을 챙긴 대학교수와 언론인, 목적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징악에 나선다.

보복대행사업에는 무술 고수이자 주인공과 썸 타는 관계의 여성이 행동대장으로, 주인공의 검사 친구가 법률조력가로, 주인공의 고교 국사 선생이자 지역신문 발행인이 고문으로 동참한다.〕

이 작가는 지구의 생명체 가운데 인간만이 유일하게 문자와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특권이라기보다는 만물에게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의지와 영혼을 전파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진정 만물의 영장이라면 쓰러져 있는 약한 자를 잡아 먹으면 안 되고, 힘들겠지만 약한 자에게 손을 내밀고 일으켜 세워, 느리지만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간 사회에는 '약육강식'이라던가, '생존경쟁'이라는 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SNS 등을 통해 정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것에 정치적 목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작가는 그렇지 않다면서 '예술, 특히 문학은 인간이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산물로, 시대 사조나 정치의 도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예술이 철저하게 도구로 전락한 북한을 싫어한다고 전제하고 자기는 일부에서 말하는 이른 바 "종북 좌빨"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외수는 '자신은 단순 사찰 대상자여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지난 정부가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은 문명국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부끄러운 사건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창작 의욕을 떨어뜨렸을 뿐아니라, 나라의 품격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이 작가는 지난 2월부터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한 결과 40만 구독자를 모아 '누적 구독자' 1위를 기록했다며, 책 안 읽는 시대의 대안을 찾아 출판계가 인터넷 시장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이 12년 만에 신작을 낸 것은 중간 시점에 발표한 작품이 세월호 사건으로 묻힌 사정도 있지만 위암과 폐기흉, 유방암이 잇따라 발병해 이를 치료하느라 작품 구상에 몰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71살의 작가는 간담회 막바지에 " 주관을 바꾸거나 흔들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편견이나 아집은 빨리 버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로 특별하고 기이하다는 이미지 대신 조화로운 작가라는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죽을 때까지 소설을 쓸 것"이라며 창작에 대한 애정은 끝이 없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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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6-14 16:55:42
    취재K

소설가 이외수가 최근 2권짜리 장편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출간했다. 장편소설로는 2005년 『장외인간』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신작 출간을 알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부패상, 특히 사회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할 지도층의 부패와 타락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세상을 좀 더 밝고 맑게 만들고 싶어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설은 현실 이상이어야 한다'는 소신과 외계 생명체와 교감해온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식물과 교감하는 '채늘링' 능력의 소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덧붙였다.



〔 소설의 주인공 정동언은 수목원을 운영하는 청년이다. 그는 식물과 정보를 교감하는 '채늘링'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채늘링으로 식물들로부터 억울한 사람들의 사정을 듣고, 나쁜 사람들을 응징하는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차린다

정동언은 '고양이 이마에 대못을 박은 동물학대 남자'를 응징해달라는 나무들의 신고를 받고, 이 남자의 몸과 마음을 특정 나무에 빙의시킨 뒤 같은 대못을 박아 고통을 주는 것으로 보복을 대행해준다. 이어 4대강 사업을 왜곡하고 이득을 챙긴 대학교수와 언론인, 목적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징악에 나선다.

보복대행사업에는 무술 고수이자 주인공과 썸 타는 관계의 여성이 행동대장으로, 주인공의 검사 친구가 법률조력가로, 주인공의 고교 국사 선생이자 지역신문 발행인이 고문으로 동참한다.〕

이 작가는 지구의 생명체 가운데 인간만이 유일하게 문자와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특권이라기보다는 만물에게 서로 사랑할 수 있는 의지와 영혼을 전파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진정 만물의 영장이라면 쓰러져 있는 약한 자를 잡아 먹으면 안 되고, 힘들겠지만 약한 자에게 손을 내밀고 일으켜 세워, 느리지만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간 사회에는 '약육강식'이라던가, '생존경쟁'이라는 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SNS 등을 통해 정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것에 정치적 목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작가는 그렇지 않다면서 '예술, 특히 문학은 인간이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산물로, 시대 사조나 정치의 도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예술이 철저하게 도구로 전락한 북한을 싫어한다고 전제하고 자기는 일부에서 말하는 이른 바 "종북 좌빨"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외수는 '자신은 단순 사찰 대상자여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지난 정부가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은 문명국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부끄러운 사건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창작 의욕을 떨어뜨렸을 뿐아니라, 나라의 품격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이 작가는 지난 2월부터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한 결과 40만 구독자를 모아 '누적 구독자' 1위를 기록했다며, 책 안 읽는 시대의 대안을 찾아 출판계가 인터넷 시장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이 12년 만에 신작을 낸 것은 중간 시점에 발표한 작품이 세월호 사건으로 묻힌 사정도 있지만 위암과 폐기흉, 유방암이 잇따라 발병해 이를 치료하느라 작품 구상에 몰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71살의 작가는 간담회 막바지에 " 주관을 바꾸거나 흔들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편견이나 아집은 빨리 버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로 특별하고 기이하다는 이미지 대신 조화로운 작가라는 이미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죽을 때까지 소설을 쓸 것"이라며 창작에 대한 애정은 끝이 없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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