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먹던 종어 40년 만에 잡혔다!

입력 2017.06.16 (15:06) 수정 2017.06.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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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먹던 종어 40년만에 잡혔다!

임금이 먹던 종어 40년만에 잡혔다!


[연관 기사] [뉴스9] 임금님 수라상 ‘종어’…40년 만에 금강서 포획

1925년 1월 4일 동아일보는 '부호의 음식과 극빈자의 음식'이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내보낸다. 부자와 빈자의 식생활을 비교하는 기사였는데, 부유층의 대표로 전북 전주 지방 거부(백남신)의 아들 백인기가 등장한다.

기사에 따르면 백인기가 손님을 초청하는 만찬은 국빈 만판에 필적할 정도의 산해진미로 가득찬 호화 식단이었다. 특히 배인기는 고기보다 나물을 좋아해서 봄이나 여름에만 나는 나물이 동지섣달까지 상에 오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게다가 백인기는 한 마리에 30원쯤 하는 종어(宗魚)를 좋아해 사람을 강경(江景)지방까지 보내 보내 구해오게 했다고 한다.

1931년 삼천리 잡지에 의하면 그 무렵 교사의 월급이 30~60원, 점원 월급이 15원이었다고 나온다. 당시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한 마리에 30원하는 종어가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가 짐작이 간다.

예부터 '천하일미'로 알려졌지만 우리 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민물고기인 '종어'가 40여 년 만에 금강에서 포획되면서 복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25년 1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는 부유층 식생활을 소개하면서 종어에 대한 부유층의 인기를 전하고 있다.  (종어신문)1925년 1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는 부유층 식생활을 소개하면서 종어에 대한 부유층의 인기를 전하고 있다. (종어신문)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금강 하류에서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살아있는 종어를 포획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육질이 연하고 가시와 비늘이 거의 없는 물고기인 종어는 조선 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 맛이 단연 최고란 뜻에서 '종어'(宗魚)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70년대까지 금강과 한강에서 많이 잡혔던 종어는 1982년 이후 거의 잡히지 않아 사실상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산과학원은 종어 자원을 되살리기 위해 2000년부터 중국에서 들여온 종어를 사육해 치어를 생산했다. 1세대 양식 종어를 4∼5년간 길러 2004년에는 다시 2세대 양식 종어를 얻는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 어린 종어를 분양한 데 이어 2009년 금강 하류에 5천 마리의 어린 종어를 방류하기도 했지만, 그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충남 부여군 세도면 금강 중류에서 몸길이 15∼20㎝의 어린 종어 2천 마리를 시험 방류한 후 올해 금강에서 종어를 포획하게 됐다.

이번에 잡힌 종어는 길이 23cm, 무게 88g가량이다. 작년 10월 방류한 장소 근처인 충남 부여군 양화면에서 발견됐다.

종어를 방류하는 행사.종어를 방류하는 행사.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작년에 방류한 종어 중 일부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성장해 자연 서식지인 금강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시 방류했던 종어와 동일한 개체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봉석 중앙내수면연구소장은 "이번 종어 재포획은 국내 하천에서 한때 완전히 사라졌던 종어 자원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최초로 확인한 계기"라며 "종어 인공 양식·방류 등 종어 살리기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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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이 먹던 종어 40년 만에 잡혔다!
    • 입력 2017-06-16 15:06:24
    • 수정2017-06-16 22: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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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임금님 수라상 ‘종어’…40년 만에 금강서 포획 1925년 1월 4일 동아일보는 '부호의 음식과 극빈자의 음식'이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내보낸다. 부자와 빈자의 식생활을 비교하는 기사였는데, 부유층의 대표로 전북 전주 지방 거부(백남신)의 아들 백인기가 등장한다. 기사에 따르면 백인기가 손님을 초청하는 만찬은 국빈 만판에 필적할 정도의 산해진미로 가득찬 호화 식단이었다. 특히 배인기는 고기보다 나물을 좋아해서 봄이나 여름에만 나는 나물이 동지섣달까지 상에 오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 게다가 백인기는 한 마리에 30원쯤 하는 종어(宗魚)를 좋아해 사람을 강경(江景)지방까지 보내 보내 구해오게 했다고 한다. 1931년 삼천리 잡지에 의하면 그 무렵 교사의 월급이 30~60원, 점원 월급이 15원이었다고 나온다. 당시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한 마리에 30원하는 종어가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가 짐작이 간다. 예부터 '천하일미'로 알려졌지만 우리 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민물고기인 '종어'가 40여 년 만에 금강에서 포획되면서 복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25년 1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는 부유층 식생활을 소개하면서 종어에 대한 부유층의 인기를 전하고 있다.  (종어신문)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금강 하류에서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살아있는 종어를 포획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육질이 연하고 가시와 비늘이 거의 없는 물고기인 종어는 조선 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 맛이 단연 최고란 뜻에서 '종어'(宗魚)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70년대까지 금강과 한강에서 많이 잡혔던 종어는 1982년 이후 거의 잡히지 않아 사실상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산과학원은 종어 자원을 되살리기 위해 2000년부터 중국에서 들여온 종어를 사육해 치어를 생산했다. 1세대 양식 종어를 4∼5년간 길러 2004년에는 다시 2세대 양식 종어를 얻는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 어린 종어를 분양한 데 이어 2009년 금강 하류에 5천 마리의 어린 종어를 방류하기도 했지만, 그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충남 부여군 세도면 금강 중류에서 몸길이 15∼20㎝의 어린 종어 2천 마리를 시험 방류한 후 올해 금강에서 종어를 포획하게 됐다. 이번에 잡힌 종어는 길이 23cm, 무게 88g가량이다. 작년 10월 방류한 장소 근처인 충남 부여군 양화면에서 발견됐다. 종어를 방류하는 행사.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작년에 방류한 종어 중 일부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성장해 자연 서식지인 금강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시 방류했던 종어와 동일한 개체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봉석 중앙내수면연구소장은 "이번 종어 재포획은 국내 하천에서 한때 완전히 사라졌던 종어 자원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최초로 확인한 계기"라며 "종어 인공 양식·방류 등 종어 살리기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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