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자원부국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까닭

입력 2017.06.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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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자원부국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까닭

[특파원리포트] 자원부국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까닭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중앙아시아 최초로 엑스포(EXPO)가 열렸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꼽히는 종합박람회다.

이번 아스타나 엑스포의 주제는 '미래 에너지'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생활 속 에너지 효율', '모두를 위한 에너지' 등 3가지가 하위 주제이다.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열리는 월드 엑스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스타나 엑스포에는 115개 나라와 22개 국제기구가 참가해 저마다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절약형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총 174ha에 달하는 광대한 전시장의 한가운데에 가장 눈길을 끄는 상징적인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다. '누르 알렘(빛의 세계. 빛나는 세계)'이라는 이름의 세계 유일의 직경 80m 지구 모양의 구조물이다. 내부에는 '미래 에너지 박물관'과 카자흐스탄 국가 전시관이 있다.

'누르 알렘'은 마지막 석유 한 방울을 뜻한다. 이 구조물이야말로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이 미래 에너지란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한 배경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개막식 연설에서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전략 2050'이란 목표 아래 '그린 경제'로 전환하려는 국가 정책이다. 우리는 2050년까지 전력 생산의 절반을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 세계 11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7위이며, 전체 수출의 83%가 원유·가스·광물인 자원 부국이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자원 덕분에 연 10%씩 고속성장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국제 원유가가 급락하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는, 유가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바꾸고 석유 고갈 이후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5만㎡의 지역의 평균 풍속이 초속 6m가 넘는 풍력발전 가능 지역이며, 전체 영토의 50%가 태양전지 설치가 가능한 지역일 만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통해 국가 역량을 인정받는 홍보 효과도 있을 것이다. 당장 9일 열린 개막식에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스타나에서는 하루 전날인 8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렸었는데, 회의에 참석했던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벨라루스, 몽골 등 10개국 정상들과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모두 개막식에 참석했다.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넓은 러시아 대통령,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 국가 주석을 양옆에 두고 서 있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갔다.

독일관, 녹조류에서 전기 생산


130개가 넘는 국제 전시관 중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최강국인 독일관을 우선 찾았다. 슈미츠 독일관장은 대표적인 2가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소개했다. 첫 번째가 오·폐수에서 나오는 녹조류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슈미츠 관장은 "우선 양지바른 쪽에 수족관 같은 얇은 유리 벽면을 만들어 그 안에 녹조류를 채운다. 그러면 녹조류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녹조류가 들어있는 유리 벽면이 마치 태양 전지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하이테크 기술이다. 이 기술로 가정에서 쓰는 전기량의 50~60%를 충족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는 강물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조력 발전이다. 전시장 한쪽에 기다란 물통 양쪽 끝에 의자를 설치한 일종의 시소가 한 대 놓여 있다. 물통 중간에는 터빈이 설치돼 있고, 시소가 움직이면서 물이 터빈을 통과할 때마다 터빈에 장치된 LED에 불빛이 들어온다.

슈미츠 관장은 "강물의 많고 적음에 따라 터빈의 크기도 달라진다. 결국 터빈의 크기에 따라 전기 생산량도 결정되는 것이다. 마을 전체를 밝힌 것인지 한 가정에만 전기를 공급할 것인지에 따라 터빈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에 대형 장비가 설치돼 있고 독일 곳곳에 이같은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 에너지 한류의 중심


한국관은 신명나는 풍물놀이와 함께 지난 11일 공식 개관식을 가졌다. 한국관은 1,804㎡로 참가국 중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관에서 첨단 에너지 절약 기술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관은 1층 전시존, 2층 한류 문화촌(한식, 한류 상품)으로 나뉘어 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화석 에너지에서 메가 에너지까지 한국의 에너지 발전사를 라이브 드로잉 쇼로 보여준다. 이어지는 메인 쇼에서는, 소년 '아스탄'이 말라가는 나무를 살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소녀 '아라'의 도움으로 새로운 에너지의 힘을 깨닫게 되는 여정을 애니메이션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복합 연출 쇼로 그려낸다. 마지막으로 빛의 나무가 만개한 숲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한국이 자랑하는 태양 전지, 수소연료 전지, 배터리, 에너지 저장 기술 등 한국이 자랑하는 10대 에너지 기술을 증강 현실(A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또 엑스포 기간 동안 K-Culture 파티, 상설 공연을 통해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K-pop과 드라마 등 한류 문화를 홍보하면서 에너지 기술 전시관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이 새로 떠오르고 있는 한류 소비 국가라는 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현재 한국관 앞에 늘어선 줄이 제일 길고, 제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아스타나 엑스포는 9월 10일까지 93일 동안 열리며, 하루 평균 5만 5,300명씩 총 5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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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자원부국이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까닭
    • 입력 2017-06-17 16:18:03
    특파원 리포트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중앙아시아 최초로 엑스포(EXPO)가 열렸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꼽히는 종합박람회다.

이번 아스타나 엑스포의 주제는 '미래 에너지'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생활 속 에너지 효율', '모두를 위한 에너지' 등 3가지가 하위 주제이다. 미래 에너지를 주제로 열리는 월드 엑스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스타나 엑스포에는 115개 나라와 22개 국제기구가 참가해 저마다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절약형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총 174ha에 달하는 광대한 전시장의 한가운데에 가장 눈길을 끄는 상징적인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다. '누르 알렘(빛의 세계. 빛나는 세계)'이라는 이름의 세계 유일의 직경 80m 지구 모양의 구조물이다. 내부에는 '미래 에너지 박물관'과 카자흐스탄 국가 전시관이 있다.

'누르 알렘'은 마지막 석유 한 방울을 뜻한다. 이 구조물이야말로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이 미래 에너지란 주제로 엑스포를 개최한 배경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개막식 연설에서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전략 2050'이란 목표 아래 '그린 경제'로 전환하려는 국가 정책이다. 우리는 2050년까지 전력 생산의 절반을 재생 에너지로 대체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 세계 11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7위이며, 전체 수출의 83%가 원유·가스·광물인 자원 부국이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자원 덕분에 연 10%씩 고속성장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국제 원유가가 급락하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는, 유가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바꾸고 석유 고갈 이후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5만㎡의 지역의 평균 풍속이 초속 6m가 넘는 풍력발전 가능 지역이며, 전체 영토의 50%가 태양전지 설치가 가능한 지역일 만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통해 국가 역량을 인정받는 홍보 효과도 있을 것이다. 당장 9일 열린 개막식에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스타나에서는 하루 전날인 8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렸었는데, 회의에 참석했던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벨라루스, 몽골 등 10개국 정상들과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모두 개막식에 참석했다.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넓은 러시아 대통령,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 국가 주석을 양옆에 두고 서 있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갔다.

독일관, 녹조류에서 전기 생산


130개가 넘는 국제 전시관 중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최강국인 독일관을 우선 찾았다. 슈미츠 독일관장은 대표적인 2가지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소개했다. 첫 번째가 오·폐수에서 나오는 녹조류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슈미츠 관장은 "우선 양지바른 쪽에 수족관 같은 얇은 유리 벽면을 만들어 그 안에 녹조류를 채운다. 그러면 녹조류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녹조류가 들어있는 유리 벽면이 마치 태양 전지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하이테크 기술이다. 이 기술로 가정에서 쓰는 전기량의 50~60%를 충족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는 강물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조력 발전이다. 전시장 한쪽에 기다란 물통 양쪽 끝에 의자를 설치한 일종의 시소가 한 대 놓여 있다. 물통 중간에는 터빈이 설치돼 있고, 시소가 움직이면서 물이 터빈을 통과할 때마다 터빈에 장치된 LED에 불빛이 들어온다.

슈미츠 관장은 "강물의 많고 적음에 따라 터빈의 크기도 달라진다. 결국 터빈의 크기에 따라 전기 생산량도 결정되는 것이다. 마을 전체를 밝힌 것인지 한 가정에만 전기를 공급할 것인지에 따라 터빈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에 대형 장비가 설치돼 있고 독일 곳곳에 이같은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 에너지 한류의 중심


한국관은 신명나는 풍물놀이와 함께 지난 11일 공식 개관식을 가졌다. 한국관은 1,804㎡로 참가국 중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관에서 첨단 에너지 절약 기술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관은 1층 전시존, 2층 한류 문화촌(한식, 한류 상품)으로 나뉘어 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화석 에너지에서 메가 에너지까지 한국의 에너지 발전사를 라이브 드로잉 쇼로 보여준다. 이어지는 메인 쇼에서는, 소년 '아스탄'이 말라가는 나무를 살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소녀 '아라'의 도움으로 새로운 에너지의 힘을 깨닫게 되는 여정을 애니메이션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복합 연출 쇼로 그려낸다. 마지막으로 빛의 나무가 만개한 숲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한국이 자랑하는 태양 전지, 수소연료 전지, 배터리, 에너지 저장 기술 등 한국이 자랑하는 10대 에너지 기술을 증강 현실(A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또 엑스포 기간 동안 K-Culture 파티, 상설 공연을 통해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K-pop과 드라마 등 한류 문화를 홍보하면서 에너지 기술 전시관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이 새로 떠오르고 있는 한류 소비 국가라는 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현재 한국관 앞에 늘어선 줄이 제일 길고, 제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아스타나 엑스포는 9월 10일까지 93일 동안 열리며, 하루 평균 5만 5,300명씩 총 500만 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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