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병사를 잃은 미 구축함 피제럴드…한반도 파장 없나

입력 2017.06.18 (18:03) 수정 2017.06.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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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병사를 잃은 미 구축함 피제럴드…한반도 파장 없나

7인의 병사를 잃은 미 구축함 피제럴드…한반도 파장 없나

일본 요코스카 항으로 귀환한 사고 함정 피제럴드 호일본 요코스카 항으로 귀환한 사고 함정 피제럴드 호

한반도 주변에서 평시 훈련중에 7명의 미군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한미연합훈련이나 미일연합훈련 중에 발생한 최악의 인명피해다. 사고를 당한 미 구축함 피제럴드는 17일 새벽 2시 반쯤 일본 요코스카 남서 해역에서 필리핀 국적의 컨테이너 상선과 충돌했다. 구축함이 침몰되지는 않았지만 병사들의 숙소가 있는 충돌 부분이 크게 파손되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피제럴드는 이달초인 지난 1일 기항지인 요코스카 항을 출발한 것으로 돼있다. 당시 일본 언론의 보도들에 따르면 일본 해상 자위대와 합동으로 북한에 대한 위력 시범을 벌였고 사고 당시에는 귀항중이었다. 이 해상 훈련은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과 로널드 레이건도 동시에 참가해 강력한 위용을 선보였다.

이달초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과 로널드 레이건이 참가한 가운데 미일 합동 해상훈련이 실시되고 있다.이달초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과 로널드 레이건이 참가한 가운데 미일 합동 해상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사고가 나자 미국은 애초 실종 상태였던 7명의 병사들을 찾기 위해 듀이 함을 즉각 투입했고 일본 해상 자위대도 여러 척의 함정과 항공기들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실종됐던 병사들은 피제럴드 함정 내에서 물이들어찬 공간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미일합동의 수색구조작업(Search And Resque)이 희극으로 끝나지는 못했지만 이런 불행 중에도 일본은 득을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일본의 도움에 감사를 표시했고 그토록 원하던 미일 합동구조훈련을 실제상황으로 진행해봤다.

수색 구조 작전에 일본 해상자위대 등 적극 참여

비극을 겪고 있는 미군을 위해 일본이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던 시점에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아주 색다른 메시지가 나갔다. 한미합동훈련 축소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언급이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물론 평소 주장하던 자신의 개인 지론이고 나름대로 효용성있는 아이디어인 것도 부인할 수 없지만 시점이 참 좋지 않았다. '한국도 별로 중시하지 않는 훈련해주다 아까운 미군 목숨이나 잃었다'는 비난의 빌미가 될 수 있기에 미국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 국무부가 한국 언론 문의에 '문교수 개인 의견'이라고 평소와 달리 즉각 답변한 것이 심상치 않다.

미국이 한국과 합동훈련을 펼치고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것은 그냥 재미로 하거나 좋아서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미군이 괌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전략 폭격기를 한차례 전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50억원 이상이다.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국방 예산의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북한 도발시에 확장된 억지력을 그때 그때 보여주는 미국이 있기에 경제도 동요하지 않고 안심이 된다는 점에서 고마운 존재임에 분명하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이 빈번해지면서 미국은 올해들어서 공개, 비공개로 수시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해왔다. 합동군사훈련에 소요된 비용을 빼더라도 두척의 항모와 핵잠수함 전개까지 포함하면 올들어 미군이 전략자산 전개에 쓴비용은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천억원 상당에 이를 것이다.

문정인 특보가 정부 입장 대변하는 지 분명히 해야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대통령 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이처럼 돈을 물쓰듯하며 북한의 도발에 즉각 즉각 대응해온 미국 입장에서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이득 확보에 관심이 큰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또다른 호재일 수도 있다. 평소 행태를 볼 때 '북한 도발시에 미국 전략 자산 전개가 필요하면 한국이 돈내고 요청하라'고 안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피제럴드 사고가 한반도에 좋지 않은 파장을 미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정인 특보는 정부의 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석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것인지, 아니면 정부 정책과 관련없이 과거처럼 날카로운 혜안을 자유롭게 펼치는 전문가로 활약할 것인지 결단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 못지않게 예측 불가능하고 위태로운 트럼프 시대에 한미간 외교 혼선에 따른 후과는 새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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