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말 올레길’…수십 억 세금 ‘줄줄’

입력 2017.06.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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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중턱에 조성된 말 올레길, '마로'입니다.

바닥에 굵은 자갈이 나뒹굽니다.

말이 다니기 힘들 정도.

빼어난 경관에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녹취> 승마 애호가(음성변조) : "관심 있는 분들이 한 번씩은 갔다 왔는데, 즐겁게 승마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 많이 부족했던 겁니다."

마을 공동목장을 가로지르는 구간은 아예 길이 막혀 있습니다.

마로를 유지하기보다 목장 관리가 우선, 진입을 막고 소를 풀어놓았습니다.

<녹취> 공동목장 관계자(음성변조) : "사전에 전화해도 (이용이) 쉽지가 않아요. 말들이랑 소들이랑 있어서요."

개장 초 승마대회까지 열렸던 이 마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마로로 정비된 길이지만 잡풀만 무성해 말이 다닌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용률이 저조한 겁니다.

<녹취> 마로 관계자(음성변조) : "사람이 걸어 다닐 수는 있는데 말 타고는 아직. (개장은) 했지만 동네 사람도 아직은 이용 안 하거든요."

이용객이 없으니 수입도 없어 주민 소득에 도움은커녕 사후 관리에 쓸 돈도 없습니다.

<녹취> 마로 관계자(음성변조) : "야자수 매트 깔아서 (보수하면) 괜찮긴 한데, 돈이 비싸잖아요. 그걸 하려면."

2억 원을 들여 공유지에 만든 다른 마로는 개인승마장이 독점하다시피 사용합니다.

<녹취> 승마장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여기서 승마를 하니까 기왕이면 우리 말을 데리고 (타는 게 좋죠.)"

제주도가 2년 동안 마로 7곳, 72km를 만드는 데 쏟아부은 돈은 28억 원.

어설픈 수요조사와 사후관리 탓에 애물단지가 돼 버렸지만, 제주도는 올해 또 15억 원을 들여 마로 3곳을 더 만듭니다.

현장추적, 강나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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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물단지 된 ‘말 올레길’…수십 억 세금 ‘줄줄’
    • 입력 2017-06-18 21:56:13
    사회
한라산 중턱에 조성된 말 올레길, '마로'입니다.

바닥에 굵은 자갈이 나뒹굽니다.

말이 다니기 힘들 정도.

빼어난 경관에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녹취> 승마 애호가(음성변조) : "관심 있는 분들이 한 번씩은 갔다 왔는데, 즐겁게 승마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 많이 부족했던 겁니다."

마을 공동목장을 가로지르는 구간은 아예 길이 막혀 있습니다.

마로를 유지하기보다 목장 관리가 우선, 진입을 막고 소를 풀어놓았습니다.

<녹취> 공동목장 관계자(음성변조) : "사전에 전화해도 (이용이) 쉽지가 않아요. 말들이랑 소들이랑 있어서요."

개장 초 승마대회까지 열렸던 이 마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마로로 정비된 길이지만 잡풀만 무성해 말이 다닌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용률이 저조한 겁니다.

<녹취> 마로 관계자(음성변조) : "사람이 걸어 다닐 수는 있는데 말 타고는 아직. (개장은) 했지만 동네 사람도 아직은 이용 안 하거든요."

이용객이 없으니 수입도 없어 주민 소득에 도움은커녕 사후 관리에 쓸 돈도 없습니다.

<녹취> 마로 관계자(음성변조) : "야자수 매트 깔아서 (보수하면) 괜찮긴 한데, 돈이 비싸잖아요. 그걸 하려면."

2억 원을 들여 공유지에 만든 다른 마로는 개인승마장이 독점하다시피 사용합니다.

<녹취> 승마장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여기서 승마를 하니까 기왕이면 우리 말을 데리고 (타는 게 좋죠.)"

제주도가 2년 동안 마로 7곳, 72km를 만드는 데 쏟아부은 돈은 28억 원.

어설픈 수요조사와 사후관리 탓에 애물단지가 돼 버렸지만, 제주도는 올해 또 15억 원을 들여 마로 3곳을 더 만듭니다.

현장추적, 강나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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