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드디어 추락하는 아베 지지율…다음달 선거 패배?

입력 2017.06.1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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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같던 아베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제 활성화와 지리멸렬한 야당의 존재감 때문에 어지간한 스캔들에도 꿈쩍 않던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당장 다음 달로 다가온 도쿄 도의회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10%p 대 급락...하락세 심상치 않아

요미우리 신문은 19일 여론조사결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4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뤄졌던 조사에서 61%를 보였었는데 12%p나 급락했다.

지지율이 50%를 밑돈 것은 지난해 6월 조사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하락 폭. 신문은 2012년 2차 아베 내각 발족 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 신문이 17일부터 이틀간 조사한 조사결과 아베 총리 지지율은 36%로 한 달 전에 비해 10%p 떨어졌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44.9%로 한 달 전에 비해 10.5%p 하락했다.

반면 모든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급상승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총리 친구에 특혜...'사학 스캔들' 직격탄

역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다.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 학원'에 수의학과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총리 직할 내각부에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다가 약 한 달 전 쯤 언론 보도를 통해 내각부의 압력을 문부과학성이 정리한 문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총리 의향','관저 최고 레벨의 말이다.'라는 등의 언급이 내각부 쪽에서 있었고 내각부와 이를 협의하던 문부과학성 직원이 문서로 만들어 남긴 사안이었다. 전 문부과학성 차관까지 나서서 문서가 존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총리 측은 '괴문서'라며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그동안 일관해 왔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와 문부과학성 내의 반발로 결국 재조사가 이뤄졌고, 총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같은 문서가 14건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베 내각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지난 50여 년간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수의학과가 총리의 지원으로 신설되게 됐고, 그것이 총리 친구의 학교라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의 단면을 보여주면서 사안은 폭발성을 갖게 됐다.

총리 부인 스캔들에 이어 연이어 터진 악재...돌파구도 만만치 않아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오사카 모리토모 재단에서 설립을 추진 중이던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았고, 이 재단이 감정가 100억 원에 가까운 국유지를 90%나 싸게 불하받은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로 나라가 떠들썩했던 것이 지난 3~4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연이어 스캔들이 터진 꼴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 등을 부각시키면서 강경하게 대응하는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즉 한반도 정세를 교묘히 이용해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내부의 시끄러움에 대해 외부의 위기를 부각시켜 돌파하는 정치적 수를 보였었다.

이번 사학 스캔들 국면은 아키에 스캔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지율을 되돌릴 마땅한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키에 스캔들 당시에는 문제의 오사카 모리토모 재단 이사장의 거짓말 이미지가 겹치면서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총리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부인의 문제인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부성 내부의 공식 문서가 스캔들의 핵심을 증명하고, 총리 본인이 친구에게 혜택을 줬다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다음 달로 다가온 선거...선거의 왕 '아베'의 선택은?

문제는 이번 지지율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지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느냐다.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 최저치는 지난 2015년 9월 안전보장관련법을 강행 처리할 당시의 41%였다. 하지만 결국 지지율은 회복됐고,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다음 달 2일 도쿄 도의회 선거는 그래서 이번 스캔들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고이케 도쿄 도지사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신당을 만들어 자민당에 거세게 도전하고 있고, 국회에서 연립여당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마저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에 등을 돌리고 고이케 지사의 신당과 연합하기로 해 정치지형의 변화마저 예상되고 있다.

10% 대 이하의 낮은 지지율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제 1 야당 민진당과의 싸움이 아닌 만만치 않은 적수가 나타난 상황에서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불패를 달려 '선거의 왕'으로 불리는 아베 총리가 어떤 정치적 수를 가지고 나올지 두고볼 대목이다.

여기에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각종 우익 정책에 헌법 개정까지 밀어붙일 기세인 아베 총리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릴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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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드디어 추락하는 아베 지지율…다음달 선거 패배?
    • 입력 2017-06-19 14:17:14
    특파원 리포트
철옹성 같던 아베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제 활성화와 지리멸렬한 야당의 존재감 때문에 어지간한 스캔들에도 꿈쩍 않던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당장 다음 달로 다가온 도쿄 도의회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10%p 대 급락...하락세 심상치 않아

요미우리 신문은 19일 여론조사결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4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뤄졌던 조사에서 61%를 보였었는데 12%p나 급락했다.

지지율이 50%를 밑돈 것은 지난해 6월 조사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하락 폭. 신문은 2012년 2차 아베 내각 발족 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 신문이 17일부터 이틀간 조사한 조사결과 아베 총리 지지율은 36%로 한 달 전에 비해 10%p 떨어졌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44.9%로 한 달 전에 비해 10.5%p 하락했다.

반면 모든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급상승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총리 친구에 특혜...'사학 스캔들' 직격탄

역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다.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 학원'에 수의학과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총리 직할 내각부에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크게 부각되지 않다가 약 한 달 전 쯤 언론 보도를 통해 내각부의 압력을 문부과학성이 정리한 문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총리 의향','관저 최고 레벨의 말이다.'라는 등의 언급이 내각부 쪽에서 있었고 내각부와 이를 협의하던 문부과학성 직원이 문서로 만들어 남긴 사안이었다. 전 문부과학성 차관까지 나서서 문서가 존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총리 측은 '괴문서'라며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그동안 일관해 왔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와 문부과학성 내의 반발로 결국 재조사가 이뤄졌고, 총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같은 문서가 14건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베 내각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지난 50여 년간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수의학과가 총리의 지원으로 신설되게 됐고, 그것이 총리 친구의 학교라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의 단면을 보여주면서 사안은 폭발성을 갖게 됐다.

총리 부인 스캔들에 이어 연이어 터진 악재...돌파구도 만만치 않아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오사카 모리토모 재단에서 설립을 추진 중이던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았고, 이 재단이 감정가 100억 원에 가까운 국유지를 90%나 싸게 불하받은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로 나라가 떠들썩했던 것이 지난 3~4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연이어 스캔들이 터진 꼴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 등을 부각시키면서 강경하게 대응하는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즉 한반도 정세를 교묘히 이용해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내부의 시끄러움에 대해 외부의 위기를 부각시켜 돌파하는 정치적 수를 보였었다.

이번 사학 스캔들 국면은 아키에 스캔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지율을 되돌릴 마땅한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키에 스캔들 당시에는 문제의 오사카 모리토모 재단 이사장의 거짓말 이미지가 겹치면서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총리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부인의 문제인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부성 내부의 공식 문서가 스캔들의 핵심을 증명하고, 총리 본인이 친구에게 혜택을 줬다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다음 달로 다가온 선거...선거의 왕 '아베'의 선택은?

문제는 이번 지지율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지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느냐다.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 최저치는 지난 2015년 9월 안전보장관련법을 강행 처리할 당시의 41%였다. 하지만 결국 지지율은 회복됐고, 2016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다음 달 2일 도쿄 도의회 선거는 그래서 이번 스캔들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고이케 도쿄 도지사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신당을 만들어 자민당에 거세게 도전하고 있고, 국회에서 연립여당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마저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에 등을 돌리고 고이케 지사의 신당과 연합하기로 해 정치지형의 변화마저 예상되고 있다.

10% 대 이하의 낮은 지지율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제 1 야당 민진당과의 싸움이 아닌 만만치 않은 적수가 나타난 상황에서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불패를 달려 '선거의 왕'으로 불리는 아베 총리가 어떤 정치적 수를 가지고 나올지 두고볼 대목이다.

여기에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각종 우익 정책에 헌법 개정까지 밀어붙일 기세인 아베 총리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릴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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