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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신림동 고시촌 책 도둑 잡고보니…
입력 2017.06.20 (11:45) | 수정 2017.06.21 (07:44) 취재후
[취재후] 신림동 고시촌 책 도둑 잡고보니…
고시 서적을 훔쳐 독서실을 나가는 A씨의 모습 (CCTV 화면제공: 서울 관악경찰서)고시 서적을 훔쳐 독서실을 나가는 A씨의 모습 (CCTV 화면제공: 서울 관악경찰서)

신고가 접수된 건 3월 1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의 한 독서실에서 고시 서적이 자꾸만 사라진다는 신고였다. 이어 3월 15일, 인근의 다른 독서실에서 비슷한 신고가 또 다시 접수됐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용의자 A씨(33)를 붙잡았다. A씨는 수년간 행정고시를 준비해왔던 이른바 '장수생'이었다.

A씨가 지방의 한 대학교를 중퇴하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공부하기 시작한 건 8년 전. 시험은 녹록치 않았다. 최근에는 가족에게서 받던 금전 지원도 끊겼다. 당장 월세를 낼 돈이 없어서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해야 했다. 생활비가 절실했던 A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매일 드나들던 독서실에 쌓인 '책'이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독서실의 책을 훔치기 시작했다. 고시생들이 바깥을 드나들 때마다 고시 서적을 사물함 등에 보관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고시생들은 무거운 수험서를 독서실 책상 위에 두고 귀가하기 일쑤였다. 장수생이었던 A씨는 자연스럽게 독서실에 들어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고시 서적을 갖고 나왔다. 주로 밤, 귀가하는 A씨를 의심하는 독서실 관리자는 없었다.

최근까지 17차례에 걸쳐 훔친 책은 54권, 한 권당 만 원에서 2만 원을 받고 동작구 노량진 일대의 중고 서점에 팔아넘겼다.

A씨의 범행은 점점 대담해져, 지난 3월엔 독서실 앞 거리에 잠들어 있던 취객에게서 지갑과 휴대폰 등을 훔쳤다. 이렇게 18차례에 걸쳐 훔친 금품은 422만 원 상당. PC방과 찜질방비, 식비 등의 생활비로 탕진했다.


경찰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A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가 일정치 않고 범행을 계속하는 점으로 미뤄봐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절도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A씨를 구속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훔친 서적과 휴대전화 등을 매입한 중고서점 사장 B씨(48) 등 5명도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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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신림동 고시촌 책 도둑 잡고보니…
    • 입력 2017.06.20 (11:45)
    • 수정 2017.06.21 (07:44)
    취재후
[취재후] 신림동 고시촌 책 도둑 잡고보니…
고시 서적을 훔쳐 독서실을 나가는 A씨의 모습 (CCTV 화면제공: 서울 관악경찰서)고시 서적을 훔쳐 독서실을 나가는 A씨의 모습 (CCTV 화면제공: 서울 관악경찰서)

신고가 접수된 건 3월 1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의 한 독서실에서 고시 서적이 자꾸만 사라진다는 신고였다. 이어 3월 15일, 인근의 다른 독서실에서 비슷한 신고가 또 다시 접수됐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용의자 A씨(33)를 붙잡았다. A씨는 수년간 행정고시를 준비해왔던 이른바 '장수생'이었다.

A씨가 지방의 한 대학교를 중퇴하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공부하기 시작한 건 8년 전. 시험은 녹록치 않았다. 최근에는 가족에게서 받던 금전 지원도 끊겼다. 당장 월세를 낼 돈이 없어서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해야 했다. 생활비가 절실했던 A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매일 드나들던 독서실에 쌓인 '책'이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독서실의 책을 훔치기 시작했다. 고시생들이 바깥을 드나들 때마다 고시 서적을 사물함 등에 보관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고시생들은 무거운 수험서를 독서실 책상 위에 두고 귀가하기 일쑤였다. 장수생이었던 A씨는 자연스럽게 독서실에 들어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고시 서적을 갖고 나왔다. 주로 밤, 귀가하는 A씨를 의심하는 독서실 관리자는 없었다.

최근까지 17차례에 걸쳐 훔친 책은 54권, 한 권당 만 원에서 2만 원을 받고 동작구 노량진 일대의 중고 서점에 팔아넘겼다.

A씨의 범행은 점점 대담해져, 지난 3월엔 독서실 앞 거리에 잠들어 있던 취객에게서 지갑과 휴대폰 등을 훔쳤다. 이렇게 18차례에 걸쳐 훔친 금품은 422만 원 상당. PC방과 찜질방비, 식비 등의 생활비로 탕진했다.


경찰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A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가 일정치 않고 범행을 계속하는 점으로 미뤄봐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절도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A씨를 구속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훔친 서적과 휴대전화 등을 매입한 중고서점 사장 B씨(48) 등 5명도 장물 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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