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박·불안·빈곤 때문에…’ 죽음택하는 수용소 난민들

입력 2017.06.20 (11:47) 수정 2017.06.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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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에 갇혀 지내는 난민들이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난민들이 겪는 극도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조처가 시급하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지적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IOM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자살 및 자살시도가 급증한 태국 내 최대 미얀마인 난민 수용시설인 '매라 난민 캠프'(Mae La refugee camp)의 문제를 소개했다.

지난 2년간 이 수용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28건, 자살을 시도한 사례는 66건이었다. 전체 수용 인원 대비 자살자 비율은 전 세계 평균 자살률의 3배가 넘는다.
수용소 내 자살 원인 중 절반은 가족 문제였고, 알코올 중독 등에 따른 자살도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었다.

특히 절차상의 문제로 재정착을 위한 제3국행이 장기간 지연되고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줄어드는 상황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IOM의 분석이다.

매라 수용소는 내전을 피해 고향을 버리고 탈출한 미얀마의 소수민족 카렌족을 수용하기 위해 지난 1984년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에 설치됐다.

현재 이곳에는 1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일생 대부분을 수용소에서 보냈다.

지난해 미얀마에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소수민족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난민 대부분은 여전히 치안 불안과 일자리 부족 등을 이유로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

IOM의 태국 지역 담당자인 해리 스미스는 "(수용소 내) 자살률은 놀랄 정도로 높다.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데 따른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적 빈곤, 교육 기회 박탈 등 수많은 원인이 있다"며 "자살을 줄이는 방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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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6-20 11:51:31
    국제
수용소에 갇혀 지내는 난민들이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난민들이 겪는 극도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조처가 시급하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지적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IOM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자살 및 자살시도가 급증한 태국 내 최대 미얀마인 난민 수용시설인 '매라 난민 캠프'(Mae La refugee camp)의 문제를 소개했다.

지난 2년간 이 수용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28건, 자살을 시도한 사례는 66건이었다. 전체 수용 인원 대비 자살자 비율은 전 세계 평균 자살률의 3배가 넘는다.
수용소 내 자살 원인 중 절반은 가족 문제였고, 알코올 중독 등에 따른 자살도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었다.

특히 절차상의 문제로 재정착을 위한 제3국행이 장기간 지연되고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줄어드는 상황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IOM의 분석이다.

매라 수용소는 내전을 피해 고향을 버리고 탈출한 미얀마의 소수민족 카렌족을 수용하기 위해 지난 1984년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에 설치됐다.

현재 이곳에는 1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일생 대부분을 수용소에서 보냈다.

지난해 미얀마에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소수민족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난민 대부분은 여전히 치안 불안과 일자리 부족 등을 이유로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

IOM의 태국 지역 담당자인 해리 스미스는 "(수용소 내) 자살률은 놀랄 정도로 높다. 이동의 자유를 빼앗긴 데 따른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적 빈곤, 교육 기회 박탈 등 수많은 원인이 있다"며 "자살을 줄이는 방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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