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둑 된 고시 8수생…잇따르는 수험생 일탈

입력 2017.06.20 (19:12) 수정 2017.06.20 (19: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랫동안 고시를 준비하다 생활비가 떨어지자 동료들의 책을 훔쳐 판 30대가 구속됐습니다.

지난해엔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정부청사에 침입해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등, 취업에 좌절한 청년들의 일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쓴 남성이 독서실로 들어갑니다.

수험서를 챙겨 나서는 이 남성은 33살 A씨.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18차례에 걸쳐 서울 신림동 고시촌의 독서실 등에서 수험서와 지갑 등 4백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특히 수험생들이 외출시 무거운 수험서를 책상에 놓고 다닌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녹취> 독서실 관리자(음성변조) : "개인 책상에 위에 책장도 있고 밑에 서랍도 있거든요. (그런데 귀찮으니까 (책장을) 이용을 잘 안하게 되는?) 그렇죠, 그렇죠. (책은) 그냥 책상 위에다가 올려놓죠."

8년 동안 5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A씨는 최근 집에서 생활비 지원이 끊기자 유혹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2팀장) : "(돈은) 피씨방이라든지 아니면 음식을 사 먹는다든지 그 다음에 이제 기타 숙박업소, 찜질방 그런 데서 (사용했습니다)."

지난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최대 80대 1.

치열한 경쟁 만큼 부작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천안에선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며 거짓 출근을 하던 3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월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20대가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시험 성적을 조작하다 발각됐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수험생이) 의존적인 생활을 계속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한테도 큰 부담이고, 본인도 굉장히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그로 인해서 굉장히 피폐해질 수가 있습니다."

취업난 속,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

한 설문조사에선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 뒤 대안이 있다고 답변한 수험생은 2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책 도둑 된 고시 8수생…잇따르는 수험생 일탈
    • 입력 2017-06-20 19:14:47
    • 수정2017-06-20 19:18:17
    뉴스 7
<앵커 멘트>

오랫동안 고시를 준비하다 생활비가 떨어지자 동료들의 책을 훔쳐 판 30대가 구속됐습니다.

지난해엔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정부청사에 침입해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등, 취업에 좌절한 청년들의 일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쓴 남성이 독서실로 들어갑니다.

수험서를 챙겨 나서는 이 남성은 33살 A씨.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18차례에 걸쳐 서울 신림동 고시촌의 독서실 등에서 수험서와 지갑 등 4백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특히 수험생들이 외출시 무거운 수험서를 책상에 놓고 다닌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녹취> 독서실 관리자(음성변조) : "개인 책상에 위에 책장도 있고 밑에 서랍도 있거든요. (그런데 귀찮으니까 (책장을) 이용을 잘 안하게 되는?) 그렇죠, 그렇죠. (책은) 그냥 책상 위에다가 올려놓죠."

8년 동안 5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A씨는 최근 집에서 생활비 지원이 끊기자 유혹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현(서울 관악경찰서 강력2팀장) : "(돈은) 피씨방이라든지 아니면 음식을 사 먹는다든지 그 다음에 이제 기타 숙박업소, 찜질방 그런 데서 (사용했습니다)."

지난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최대 80대 1.

치열한 경쟁 만큼 부작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천안에선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며 거짓 출근을 하던 3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월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20대가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시험 성적을 조작하다 발각됐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수험생이) 의존적인 생활을 계속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한테도 큰 부담이고, 본인도 굉장히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그로 인해서 굉장히 피폐해질 수가 있습니다."

취업난 속,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

한 설문조사에선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 뒤 대안이 있다고 답변한 수험생은 2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