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 “제사도 지낼 줄 모르면 시집가서 어쩌려고?”

입력 2017.06.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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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강단에서의 성차별 및 혐오 발언 등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국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강의 도중 언급된 성차별과 혐오, 비하 발언을 제보받아 문제가 된 부분을 대자보로 게시했다.

접수된 제보 가운데는 여성 혐오 발언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 소수자 혐오(9건)·장애인 혐오(2건)·인종 혐오(2건)·기타(3건) 순이었다.


한 전공 과목 교수는 "여자가 제사도 지낼 줄 모르면 시집가서 어쩌려고"라는 발언을 했다.

또 다른 교양 과목 교수는 '가슴 큰 금발의 백인 여성은 멍청하다'는 속설을 바탕으로 여성 혐오적 맥락의 광고를 시청각 자료로 사용했으며 '재미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줌마들이 민소매에 핫팬츠 같은 걸 입고 다니는 이유는 몸매에 자신이 있어서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발언을 들은 학생도 있었다.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도 제보됐다. "동성애자는 유전적으로 돌연변이"라거나 "동성 커플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번식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장애인 비하 표현인 '병신'이라는 말을 쓰고, 중국인 유학생을 무시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여학생회는 "강의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강의자의 폭력적인 발언이 사소한 문제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발언 공개를 결정했다"며 "강의 중 느낀 제보자의 불편함은 '예민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총여학생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모든 교수에게 발송하고 교내 인권센터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동국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총여학생회의 조사 결과를 받으면 교원들에게 사례를 공유하고 예방교육을 시행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결과를 검토해 심각한 문제 발언은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K스타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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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국대 교수 “제사도 지낼 줄 모르면 시집가서 어쩌려고?”
    • 입력 2017-06-21 15:49:38
    사회
대학가 강단에서의 성차별 및 혐오 발언 등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국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강의 도중 언급된 성차별과 혐오, 비하 발언을 제보받아 문제가 된 부분을 대자보로 게시했다.

접수된 제보 가운데는 여성 혐오 발언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 소수자 혐오(9건)·장애인 혐오(2건)·인종 혐오(2건)·기타(3건) 순이었다.


한 전공 과목 교수는 "여자가 제사도 지낼 줄 모르면 시집가서 어쩌려고"라는 발언을 했다.

또 다른 교양 과목 교수는 '가슴 큰 금발의 백인 여성은 멍청하다'는 속설을 바탕으로 여성 혐오적 맥락의 광고를 시청각 자료로 사용했으며 '재미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줌마들이 민소매에 핫팬츠 같은 걸 입고 다니는 이유는 몸매에 자신이 있어서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발언을 들은 학생도 있었다.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도 제보됐다. "동성애자는 유전적으로 돌연변이"라거나 "동성 커플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번식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장애인 비하 표현인 '병신'이라는 말을 쓰고, 중국인 유학생을 무시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여학생회는 "강의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강의자의 폭력적인 발언이 사소한 문제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발언 공개를 결정했다"며 "강의 중 느낀 제보자의 불편함은 '예민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총여학생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모든 교수에게 발송하고 교내 인권센터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동국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총여학생회의 조사 결과를 받으면 교원들에게 사례를 공유하고 예방교육을 시행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결과를 검토해 심각한 문제 발언은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K스타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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