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게임 아이템 사기로 ‘펜트하우스’ 호화 생활

입력 2017.06.22 (08:34) 수정 2017.06.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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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월세 4백만 원짜리 고급 펜트하우스 주택.

일반 서민이 이런 곳을 임대해 살기란 부담스러운 일이죠.

그런데 한 20대가 이 펜트하우스를 직접 빌려 호화롭게 생활했습니다.

이웃들은 온라인 쇼핑몰로 큰돈을 번 청년으로 생각했다는데요,

얼마 못 가 이 청년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온라인 쇼핑몰 사장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사기 거래하는 조직의 총책이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을 중간에서 가로챈 뒤 현금을 챙겨왔습니다.

치밀한 사기극에 당한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있었는데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의 한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지난달 이 곳의 부동산 중개 사무실에 25살 김 모 씨가 집을 구한다며 찾아왔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다른 작은 집도 보여주고 큰집도 보여줬는데 생각보다 집들이 평형 대비해서 작다 보니까 그쪽을 마음에 들어 하더라고요.”

여러 곳을 둘러 본 김 씨가 고른 집은 월세 4백만 원이 넘는 펜트하우스.

20대 나이에 혼자 살기에는 부담스러운 264㎡, 80평이 넘는 집이지만,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옷 쇼핑몰 한다고 그렇게 해서 들어간 거예요. 도매해서 월수입이 2천만 원 이상 된다고 하더라고요. 능력 있는 사람 많더라고요. 젊은 분들이. 그래서 의심 없이 그렇게 (계약)한 거예요.”

아파트 관계자들도 새로 이사 온 청년을 젊은 사업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사 온 지 한 달 뒤, 이 20대 사업가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김 씨가 사는 펜트하우스를 경찰이 급습합니다.

<녹취> “경찰이야. 들어가, 들어가.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변명할 기회 있어요.”

집안 풍경은 여느 가정집과 달랐습니다.

거실에는 컴퓨터가 줄지어 설치돼 있고, 모니터 속 화면은 하나 같이 한 게임사이트에 접속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저희가 검거할 때는 4명이 있었고요. 총책하고 나머지 작업팀 한 명은 계속 거기서 숙식을 하면서 사기 행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 씨를 포함해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모두 9명.

게임 아이템 거래를 빌미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을 돈을 주고 구매를 해야 하는데 돈을 준다고 속이고 돈을 안 주고 아이템만 받는 범행입니다.”

김 씨 일당의 사기 행각이 시작된 건 지난해 10월.

김 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을 모아 사기극을 꾸밉니다.

김 씨가 사기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습니다.

게임 아이템을 가로채는 이른바 작업팀, 가로챈 아이템을 판매하는 속칭 장사꾼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들을 유인하고 아이템들을 건네받는 작업팀. 또 그렇게 아이템을 공짜로 받아서 그거를 처분하는 장사꾼. 이런 형식으로 범행을 각각 분담했습니다.”

22살 조 모 씨는 지난 2월,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려다 이들의 사기극에 당했습니다.

<녹취> 조○○(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처음 거래를 해서 그 방법을 잘 몰랐어요. 그 사람이 좀 익숙하게 거래를 한 것처럼 저한테 다가오더라고요.”

조 씨에게 접근한 상대방은 한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를 하면 안전하다고, 조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이 중개 사이트에서 보낸 것처럼 발신 번호를 조작해 아이템 거래 대금이 입급됐다는 문자메시지를 허위로 보냅니다.

<녹취> 조○○(피해자/음성변조) : “거래하는 시간에 딱딱 맞춰서 문자가 오더라고요. 사이트 전화번호랑 똑같이 해서 ‘돈이 얼마 입금되었습니다.’ 하고 ‘거래를 진행하시려면 뭐 하세요.’ 막 이런 식으로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거래된 줄 알고…….”

하지만 조 씨의 통장에는 입금된 돈이 한 푼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는 8달 동안 현재 확인된 것만 62명, 피해금액은 5천1백만 원에 이릅니다.

이들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 중에는 10대들도 있었습니다.

<녹취>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만19세, 만17세도 있네요. (피해액은) 110만 원.팔려고 하는 아이템 가격이 110만 원 정도 한다는 거죠.”

김 씨 일당이 사기 행각의 주무대로 삼은 건 3개의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

피해자들은 입금이 됐다는 거짓 문자메시지에 속아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을 넘겨줬습니다.

김 씨 일당은 이렇게 가로챈 아이템을 되팔아 현금을 챙겼습니다.

가로챈 돈은 펜트하우스에서 호화생활을 하면서 유흥비로 탕진하고, 여자친구의 성형수술 비용까지 내줬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팀장) : “총책이 여자 친구 계좌를 사용해서 범죄 수익금 관리를 했고요. 진술 과정에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한테 받은 돈으로 성형 수술을 했다. 그런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한 겁니다.”

김 씨는 경찰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나름대로 치밀한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팀장) : “검거를 할 때 범행 현장에 보니까 경찰 수사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름대로 메모를 해서 정리한 메모지를 저희가 입수를 했고요. 변호사를 통해서 입수한 기존 지방 법원 판례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범행 8개월 만에 막을 내린 김 씨 일당의 사기극.

경찰은 이들이 보낸 가짜 문자메시지가 1만여 건이 넘고, 게임 아이템 거래 계좌 내역이 수억 원대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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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게임 아이템 사기로 ‘펜트하우스’ 호화 생활
    • 입력 2017-06-22 08:37:11
    • 수정2017-06-23 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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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월세 4백만 원짜리 고급 펜트하우스 주택.

일반 서민이 이런 곳을 임대해 살기란 부담스러운 일이죠.

그런데 한 20대가 이 펜트하우스를 직접 빌려 호화롭게 생활했습니다.

이웃들은 온라인 쇼핑몰로 큰돈을 번 청년으로 생각했다는데요,

얼마 못 가 이 청년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온라인 쇼핑몰 사장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사기 거래하는 조직의 총책이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을 중간에서 가로챈 뒤 현금을 챙겨왔습니다.

치밀한 사기극에 당한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있었는데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의 한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지난달 이 곳의 부동산 중개 사무실에 25살 김 모 씨가 집을 구한다며 찾아왔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다른 작은 집도 보여주고 큰집도 보여줬는데 생각보다 집들이 평형 대비해서 작다 보니까 그쪽을 마음에 들어 하더라고요.”

여러 곳을 둘러 본 김 씨가 고른 집은 월세 4백만 원이 넘는 펜트하우스.

20대 나이에 혼자 살기에는 부담스러운 264㎡, 80평이 넘는 집이지만,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옷 쇼핑몰 한다고 그렇게 해서 들어간 거예요. 도매해서 월수입이 2천만 원 이상 된다고 하더라고요. 능력 있는 사람 많더라고요. 젊은 분들이. 그래서 의심 없이 그렇게 (계약)한 거예요.”

아파트 관계자들도 새로 이사 온 청년을 젊은 사업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사 온 지 한 달 뒤, 이 20대 사업가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김 씨가 사는 펜트하우스를 경찰이 급습합니다.

<녹취> “경찰이야. 들어가, 들어가.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변명할 기회 있어요.”

집안 풍경은 여느 가정집과 달랐습니다.

거실에는 컴퓨터가 줄지어 설치돼 있고, 모니터 속 화면은 하나 같이 한 게임사이트에 접속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저희가 검거할 때는 4명이 있었고요. 총책하고 나머지 작업팀 한 명은 계속 거기서 숙식을 하면서 사기 행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 씨를 포함해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모두 9명.

게임 아이템 거래를 빌미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을 돈을 주고 구매를 해야 하는데 돈을 준다고 속이고 돈을 안 주고 아이템만 받는 범행입니다.”

김 씨 일당의 사기 행각이 시작된 건 지난해 10월.

김 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을 모아 사기극을 꾸밉니다.

김 씨가 사기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습니다.

게임 아이템을 가로채는 이른바 작업팀, 가로챈 아이템을 판매하는 속칭 장사꾼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들을 유인하고 아이템들을 건네받는 작업팀. 또 그렇게 아이템을 공짜로 받아서 그거를 처분하는 장사꾼. 이런 형식으로 범행을 각각 분담했습니다.”

22살 조 모 씨는 지난 2월,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려다 이들의 사기극에 당했습니다.

<녹취> 조○○(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처음 거래를 해서 그 방법을 잘 몰랐어요. 그 사람이 좀 익숙하게 거래를 한 것처럼 저한테 다가오더라고요.”

조 씨에게 접근한 상대방은 한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를 하면 안전하다고, 조 씨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이 중개 사이트에서 보낸 것처럼 발신 번호를 조작해 아이템 거래 대금이 입급됐다는 문자메시지를 허위로 보냅니다.

<녹취> 조○○(피해자/음성변조) : “거래하는 시간에 딱딱 맞춰서 문자가 오더라고요. 사이트 전화번호랑 똑같이 해서 ‘돈이 얼마 입금되었습니다.’ 하고 ‘거래를 진행하시려면 뭐 하세요.’ 막 이런 식으로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거래된 줄 알고…….”

하지만 조 씨의 통장에는 입금된 돈이 한 푼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는 8달 동안 현재 확인된 것만 62명, 피해금액은 5천1백만 원에 이릅니다.

이들에게 돈을 떼인 피해자 중에는 10대들도 있었습니다.

<녹취>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 : “만19세, 만17세도 있네요. (피해액은) 110만 원.팔려고 하는 아이템 가격이 110만 원 정도 한다는 거죠.”

김 씨 일당이 사기 행각의 주무대로 삼은 건 3개의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

피해자들은 입금이 됐다는 거짓 문자메시지에 속아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을 넘겨줬습니다.

김 씨 일당은 이렇게 가로챈 아이템을 되팔아 현금을 챙겼습니다.

가로챈 돈은 펜트하우스에서 호화생활을 하면서 유흥비로 탕진하고, 여자친구의 성형수술 비용까지 내줬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팀장) : “총책이 여자 친구 계좌를 사용해서 범죄 수익금 관리를 했고요. 진술 과정에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한테 받은 돈으로 성형 수술을 했다. 그런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한 겁니다.”

김 씨는 경찰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나름대로 치밀한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인터뷰> 김오권(일산서부경찰서 사이버팀장팀장) : “검거를 할 때 범행 현장에 보니까 경찰 수사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름대로 메모를 해서 정리한 메모지를 저희가 입수를 했고요. 변호사를 통해서 입수한 기존 지방 법원 판례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범행 8개월 만에 막을 내린 김 씨 일당의 사기극.

경찰은 이들이 보낸 가짜 문자메시지가 1만여 건이 넘고, 게임 아이템 거래 계좌 내역이 수억 원대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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